트리플

신혜인2009.07.02
조회199
트리플

[연애시대] 이후 모처럼

성공과 배신, 욕망과 복수 등을 깨끗이 배제하고

감정과 관계 자체에만 집중한 작품이 나왔다.

 

 

하루(민효린)는 부모는 다르지만 평생을 ‘오빠’로 여겨온 활(이정재)을 좋아하게 되고,

아내(이하나)의 외도로 별거 중인 활 역시 자신의 감정에 갈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활의 17년 지기 친구인 현태(윤계상)은 활의 아내인 수인에게 한 눈에 반해 염치 불문 들이대는 중이고,

현태와 활의 또 다른 친구 해윤(이선균)은 친구 상희(김희)와 ‘잤지만 연인은 아닌, 또 친구도 아닌’ 모호한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트리플]의 주인공들은 이렇듯

뒤죽박죽 엇갈려 ‘각각’ 또 '따로' 연애 중이다.

그런데 이 억지스러운 스토리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는커녕 이토록 사랑스러운 것은,

일상과 맞물려 천천히 진행되고 있는 이 관계들이 암시하는

몇 가지 매우 '다행스러운' 사실들 때문이다.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를 좋아하지도,

좋아하는 감정이 반드시 연애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 모두가 다 하는 것 같아도

결코 세상 모든 사람이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 모든 '건강한' 연애가

결혼, 혹은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 지금 누군가와 행복하다고 해도

또 다른 누군가 때문에 흔들릴 수 있고, 

이것이 지극히 당연하고도 평범한 현상이라는 사실.

 

--이래도 안 보시겠소?--

 

 

: 하루

 

- 우린 가끔 상처를 입는다.

스케이트의 날, 그중에서도 빙판에 닿는 부분. 엣지.

엣지는 안쪽 엣지와 바깥쪽 엣지로 나뉘는데

그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이 예민한 엣지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

고통과 기쁨이 엇갈리는 것이다.

 

- 몸에 상처가나면

슬기로운 우리 몸은 그 상처를 돌보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총동원한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외면 당하기 쉽다.

 

 

: 해윤과 상희

 

- 쪼잔하게 굴어 미안해.

 

- 마음 풀어줘서 고마워.

 

- 너 그거 기억나냐? 대학 3학년 때 너 실연당했다고 울고불고, 술 취해가지고는 다음날 보니 그냥 소주 7병이 자취방 머리 맡에 쫙..

 

- 야, 그거 우리 아빠의 실연 선물이었다.

 

- 내가, 너회 아버지처럼 품이 넓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노력을 해보겠다구요.

그러니까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