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외교관의 완벽한 배우자찾기, fulltime daddy?

신봉길20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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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들어 외무고시를 통해 외교부에 들어오는 여성들이 급증하면서 여성외교관들의 결혼문제가 상당한 문제가 되고있는것 같다.

 

 외교관인 부인을 따라 세계 이곳저곳을 옮겨다닐 남성을 찾기가 만만치 않으니 그럴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내 결혼도 있지만 해외근무시 두사람을 한공관에 발령시켜주는것도 여러 문제점이 있어 이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것 같다.

 

 그래서 그야말로 청운의 꿈과 이상을 안고 외교관이 되었지만 여성외교관들은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문제에 부딪쳐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절감하게 된다고 할수있다.

 

 여성외교관들의 결혼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있는 요르단이 하나의 예가 될수있을것 같다.

 

 요르단에는 유독 여성을 대사로 파견한 나라들이 많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등 북구3국에다 유럽의 체코 스위스 프랑스 그리고 캐나다등이 여성대사를 파견하고 있다.

 

 아마도 요르단이 중동국가중에는 가장 개방적이고 서구적인 나라인데다 기후등 자연환경도 비교적 괜찮아 대사급에 이른 여성들을 우선 이곳에 파견하는것 같다. 하기야 여성들은 혼자서 외출도 하지못하게하는 사우디 쿠웨이트같은 나라에 여성들을 외교관으로 파견할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도 내가 아는한 여성대사들중에 남편을 동반한 경우는 노르웨이뿐이다.체코대사는 결혼은 했으나 지금은 혼자라고하며 고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살고있다.나머지 여성대사들은 모두 싱글이다.여성외교관의 결혼문제는 서구구가들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최근 나는 평소 알고지내던 요르단 예술가부부의 자택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아주 재미있는 커플을 만났다.

 

 부인은 세계적 금융기관인 HSBC은행의  요르단암만지점장이었다. 부임한지  얼마되지않았지만 외국계은행 지점장이라는지위와 대단한 미모로서 이곳에선 꽤 알려진 여성이었다.나도 그동안 리셉션등에서 인사를 나눈 기억이 있었다.

 

 동반한 신랑도 훤칠한 키에 프랑스의 명배우 알랑들롱을 연상케하는 미남자였다.마흔을 갓 넘겼을것 같은 이부부와 대화를 나누던 나는 언뜻 신랑은 무었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했다. 

 

 요르단에서 무었을 하느냐고 물었는데 뜻밖에도 `fulltime daddy` 라고 대답을 하는것이었다.그는 부부사이에 아홉살과 일곱살된 두아들이 있다고 했다.그리고는 결혼후 어느때부터인가 아내는 은행일에 전념하고 자기는 집안에 남아 육아에 전념하게 됐다고 했다.

 

 물론 아이들이 간난애기일때는 기저기채우는 일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애들을 챙겨야했다고 한다.

 

 아내의 은행일을 따라 지금까지 런던을 시작으로 인도의 뭄바이 그리고  홍콩 서울 북경 상하이지점을 거쳐 요르단까지 왔다고 한다. 한곳에서 1년반 또는 2년만되면 다른곳으로 발령이나 정신없이 다녔다고 한다.

 

 서울근무시에는 한남동의 유엔빌리지에서 살았는데 서울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다고도 했다.

 

  다행히 근년에 들어 아내가 은행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이제는 꽤 높은 지위가 되어 요르단의 책임자로 오게 되었다는것이다.

 

 외교관들보다 더 정신없이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 다닌셈인데 그러다보니 그때마다 새부임지에서 정착하는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학교에 입학시키고 숙제를 챙기는 일에서부터 피아노레슨등 방과후 과외활동에 데리고 다니는 일까지 하루 하루를 바쁘게 지내고있다고 했다.

 

 요르단에 와서는 필리핀계 보모를 한명 둘수있어서  그날같이 저녁파티에 올때는 보모가 아이들을 챙기고있다고 했다.

 

  아내는 평일에는 사무실일로 정신없이 바쁘지만 주말에는 꼭 두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하면서 고마워했다.

 

 전업주부역할을 하고 있는 이 신랑은 아내와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부터 같이 다닌 학교친구로서 자신은 대학시절에는 미술을 전공했다고 한다.아이들이 어느정도 크면 그림과 조각등 대학시절의 전공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이쯤되면 이신랑은 보통 아내들이 하는 육아와 가사를 완전히 책임지고 있었고 부인은 보통 남편들이 하는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책임지는 상호간의 거꾸로된 역할분담을 완벽히 하고 있는 셈이었다.

 

 내가 이전에 미얀마에 근무할때도 그런 케이스를 본일이 있는데 부인은 그곳의 미국대사관에서 일하고 남편은 화가였다.그동안 화가인 남편은 아내의 부임지를 따라다녔다고 한다.

 

 직업이 화가인만큼 큰 무리는 없었을것이다.  자녀가 없어서인지 남편은 미얀마의 화가들과 어울리며 그림을 그렸다. 나도 수채화하나를 사주었던 기억이 난다. 

 

 앞서의 부부들의 예로 보아서는 남편이 전업주부의 역할을 할수있거나 화가등 비교적 자유스러운 직업을 가진 경우가  여성외교관의 배우자로서는 최선의 상대인것 같다. 물론 우리의 형편으로보아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