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슬픈 채송화에게너는,무지개 언덕 꿈꾸는아침 이슬 머금고 피어나는꽃의 요정이던가. 빨간 가슴 보랏빛 속삭임으로하얀 손목 내밀고 연분홍 미소 날리며노란 발꿈치로 색색의 옷을 갈아입는너는 한 떨기의 채송화. 여름과 가을 아침으로부터 한낮까지온몸으로 햇빛 받아연모의 정을 불사르다가저녁이면 가슴 여미고사르르 고개 숙이는작고 가녀린 분홍빛 줄기의잎겨드랑이엔희고 부드러운 긴 털이 빛나고 언제나 앉은 모습으로 일어설 줄 모르는 채잔잔히 미소 짓는호수 빛 동공(瞳孔) 속을 잠시 들여다보고 있으면아, 나는 목마른한 마리 나비이어라. 떠오르는 태양의 입김을 그리워하는너의 가슴 한복판에는촉촉하고 따스한 꽃 수술이 많아더욱 향기롭고 사랑스럽지만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이면 이웃을 스치는 눈물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고때로는 그 작고 좁은 가슴이 터져손발 떨리고 허리도 흔들려삼킨 눈물 왈칵 쏟아 파도치듯 어깨로 소리 내어 우는 부끄러움도 잊어버린 네 모습은 정녕, 소복 입은 여인 같구나. 그러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한 너는, 아무에게나 밟히기 쉬운 뜰 앞에 길가에 피어 있어서한결같은 따스한 손길의가시울타리가 있어야 겠지만,뿌리 내린 오늘의 기슭을 지키고높고 어두운 내일의 언덕을 넘는슬기로운 새 걸음걸이를 배워라.멀리 땅 끝까지 귀 기울이고바다가 들려주는고향의 목소리를 들어라.별들이 움직이는 밤하늘을 쳐다보며신비의 베일 속에 숨쉬는 생존의 아름다움을 읽어라.흙바람 진눈깨비가 쏟아져 내리는혼돈과 절망의 어둠 속에서도 사뿐사뿐 걸어 나갈 오솔길을 익혀두어라.사랑의 환희가, 감사의 눈물이 언제나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샘솟아 넘치게 하라. 갈잎 지고 풀벌레 우는 슬픔의 시간이 닥쳐와도뜨거운 앞가슴 풀어헤치어못 다한 사랑 한 움큼 둥글고 까만 씨 속에 쏟아, 흩뿌리며손 흔들어 눈물 감추고 떠나가는 뒷모습이 더욱 안타까운너,그림자 없는 꽃이여. ♣ 1965년 가을의 을 생각하며, 67년 여름, 동산골 집 돌계단 채송화 곁에서 2
♡ 이별이 슬픈 채송화에게...
♡이별이 슬픈 채송화에게


너는,
무지개 언덕 꿈꾸는
아침 이슬 머금고 피어나는
꽃의 요정이던가.
빨간 가슴
보랏빛 속삭임으로
하얀 손목 내밀고
연분홍 미소 날리며
노란 발꿈치로
색색의 옷을 갈아입는
너는 한 떨기의 채송화.
여름과 가을
아침으로부터 한낮까지
온몸으로 햇빛 받아
연모의 정을 불사르다가
저녁이면 가슴 여미고
사르르 고개 숙이는
작고 가녀린 분홍빛 줄기의
잎겨드랑이엔
희고 부드러운 긴 털이 빛나고
언제나 앉은 모습으로
일어설 줄 모르는 채
잔잔히 미소 짓는
호수 빛 동공(瞳孔) 속을
잠시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 나는 목마른
한 마리 나비이어라.
떠오르는 태양의 입김을 그리워하는
너의 가슴 한복판에는
촉촉하고 따스한 꽃 수술이 많아
더욱 향기롭고 사랑스럽지만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이면
이웃을 스치는 눈물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때로는 그 작고 좁은 가슴이 터져
손발 떨리고 허리도 흔들려
삼킨 눈물 왈칵 쏟아
파도치듯 어깨로 소리 내어 우는
부끄러움도 잊어버린 네 모습은
정녕, 소복 입은 여인 같구나.
그러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한
너는, 아무에게나 밟히기 쉬운
뜰 앞에 길가에 피어 있어서
한결같은 따스한 손길의
가시울타리가 있어야 겠지만,
뿌리 내린 오늘의 기슭을 지키고
높고 어두운 내일의 언덕을 넘는
슬기로운 새 걸음걸이를 배워라.
멀리 땅 끝까지 귀 기울이고
바다가 들려주는
고향의 목소리를 들어라.
별들이 움직이는 밤하늘을 쳐다보며
신비의 베일 속에 숨쉬는
생존의 아름다움을 읽어라.
흙바람 진눈깨비가 쏟아져 내리는
혼돈과 절망의 어둠 속에서도
사뿐사뿐 걸어 나갈 오솔길을
익혀두어라.
사랑의 환희가, 감사의 눈물이
언제나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샘솟아 넘치게 하라.
갈잎 지고 풀벌레 우는
슬픔의 시간이 닥쳐와도
뜨거운 앞가슴 풀어헤치어
못 다한 사랑 한 움큼
둥글고 까만 씨 속에 쏟아, 흩뿌리며
손 흔들어 눈물 감추고 떠나가는
뒷모습이 더욱 안타까운
너,
그림자 없는 꽃이여.
♣ 1965년 가을의
을 생각하며,
67년 여름,
동산골 집 돌계단 채송화 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