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말하다

가인2009.07.08
조회183
사랑을말하다

"이야기좀... 했냐?"

 

"아 뭐... 잠깐...?"

 

"야~ 헤어졌어도 니들 뭐 계속 통하기는 통하나보다...

니가 요 몇일 이야기 하더니 말이야...

어떻게 여기서 딱 만나냐

헤어지고 몇년을 어떻게 한번을 안 마주치나... 그지?"

 

"그러게..."

 

"괜찮아?"

 

"어~ 그럼~"

 

"그래~ 그럼 됐지 뭐... 별로 안괜찮아 보이긴 한다만 뭐..."

 

"그래도 그렇게라도 보고나니까... 좀 낫지...

보고싶어 하더니만"

 

"아니..."

 

"왜~ 또..."

 

"한번 보고나니까... 더 보고싶다..."

 

"난리났다 난리났어... 에이그 에이그..."

 

"제대로 못봤어... 이상한 얘기 하느라고...

생각이 하나도 안나.

아까 머리 풀고 있었지...? 묶고 있었나?"

 

"내가 알게 뭐냐 임마... 반만 묶고 있었는지 뭐..."

 

"야~ 보게되면... 자세하게 볼라 그랬는데...

살은 쩠는지 빠졌는지... 얼굴에 주름은 생겼는지

예전에 뺐다가 다시 생긴 점은 아직 그냥 있는지...

그런거 다..."

 

"야 그런걸 왜보냐 굳이... 너 공자님 말씀도 모르냐?

자고로말이야 옛날 여자친구의 지금 얼굴 보는건

만화영화 더빙하는 성우들, 그 얼굴 보는거랑 똑같은거라고...

한마디로 안보는게 낫다는 말이지...

짱구목소리는 짱구가 내는거라고 믿고

은하철도 메텔 목소리는 메텔이 내는거라고 믿어야 되는거야

실제 성우가 아무리 잘생기고 예쁘다 그래도

일단 실체를 확인하고 나면 말이야...

만화볼때 거 자꾸 왜 생각나잖아...

옛사랑도 똑같다고 본다 나는..."

 

"그래... 니 말도 맞어... 근데..."

 

"근데... 아까 서로 민망하니까 날씨얘기 했거든?

몇년만에 만나가지고...

암튼 걔가 올가을에 비가 왜 이렇게 오냐 그러면서

얼굴을 이렇게... 이렇게 찡끗 했는데

그건 정말 똑같았어 예전이랑..."

 

"내가 보니까 뭐 한개도 안 똑같더만 뭐...

눈가가 그냥 자글자글하더만 뭐..."

 

"그랬나?"

 

"솔직히 난 쫌 놀랐어...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팍~ 그냥 어?

너하고 만날때는 참 예뻤는데... 아니... 내말은...

객관적으로 그랬다고... 내가 걔를 예뻐했다는게 아니라"

 

"누가 뭐래..."

 

"아무튼 너 이번에 제대로 못봤으면... 다시 보지마라...

다시 보고 제대로 보고... 응? 그러면은 괜히 마음만 아플거야~

아효~ 너 또 걔 만나고 술푸고~ 뭐~ 응? 전화한다고 난리치고

야~생각만해도 무섭다 진짜...

뭐 인제 만날일도 없겠지만 말이야

하긴 또 뭐 만난다 한들..."

 

"걱정하지마... 니 말대로 만날일도 없고...

그리고 난 또 만나도... 또 못볼거야...

뭐가 변했는지... 뭐가 덜 예뻐졌는지... 그런거 하나도

못볼걸?

난 둔해서 그런지 짱구목소리내는 성우 봤는데도

아직 짱구보면 재미만 있던데 뭐..."

 

"근데 짱구는 그렇다 치고... 은하철도999 메텔 목소리는

정말 영원히 그 얼굴을 모르고 싶다...

크하하~ 내 첫사랑이잖아 메텔누나...

아오~ 그 머리카락, 그 눈빛, 몸매 아하하하~"

 

초등학교 졸업 후... 한번도 만나지 못한 내 친구 누구는

내 기억속에선 영원히 코찔찔이...

고등학교 졸업 후 한번도 만나지 못한 그때 교생 선생님은

이제 나보다 어린 영원한 스물세살...

그런데 몇년이 지나 다시 만나버린 그대는

그래도 여전히 그때와 똑같다고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