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브레이크' 웃음속에 철거민 등 사회적 메시지 담아

중앙전문학교2009.07.10
조회119

 

 

 예능의 본령은 '웃기는 것'이다. 3년 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고수하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은 일단 합격인 셈이다. 은 여기에 두 가지를 추가한다. 드라마 같은 플롯과 시사성 짙은 메시지다.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가 추구하는 '작가주의 예능'의 종착지다.

 

 은 20일과 27일 방송된 '여드름 브레이크' 편에서 예능 드라마 시사를 절묘한 비율로 배합했다. 단편적 웃음보다 멤버들이 속고 속이는 관계 속에서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었다. '100% 리얼이 맞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정교한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주어진 게임 속에서 멤버들이 자율적으로 사고한다는 차원에서 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았다.

 

 여기에 사회적 메시지가 첨가됐다. 남산시민아파트 연예인아파트 오쇠동철거지로 이어지는 재개발 장소를 소개하며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점과 철거민의 아픔을 보듬었다.

 

 의 미덕은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철거민의 마음을 알아달라 부르짖지 않는다. 멤버들이 차지해야 하는 '300만원'이 오쇠동철거지 주민들의 이주비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웃음만 얻고자 하는 사람은 고민없이 을 보기만 하면 된다.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곳곳에 메시지를 담아 냄으로써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큰 틀은 지키되 그 이상을 바라는 시청자들에게 생각하고 되새길 여지를 남겨 두는 상수(上數)를 뒀다.

 

 의 가장 큰 무기는 자막이다. 현대 예능프로그램의 폐단이자 홍수로 지적받는 자막이 을 만나면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철거' '몸싸움' 등 자막을 슬쩍 던져 의미를 부여하는 식이다.

 

 은 그 동안도 촌철살인의 자막 솜씨를 보여줬다. 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의 목소리가 높던 시절 '미국산 소 쓰러지듯' '명치기 박치기' '미국산 소 백스텝하다 쥐 밟은 격'과 '여의도 모처 연상시키는 난투극' 등 뼈 있는 자막으로 의식있는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절묘한 패러디라고 웃어넘길 시청자에게도, 의도성 짙은 비판이라고 눈살 찌푸릴 시청자에게도 효과 만점인 식 화법인 셈이다.

 

 은 27일 방송에서 또 한 차례 의미를 담았다. 방송 말미에 고(故)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를 삽입했다. 잭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송출된 프로그램에 재빨리 추모의 의미를 담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잭슨을 기리기 위해 자막의 대부분을 백색과 흑색으로 처리했다는 주장도 있다.(< Black or White>는 마이클 잭슨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로 꼽힌다) 속내는 알 수 없다.

 

 은 여전히 친절한 설명은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의 분석과 추측을 통해서만 알음알음 전해지는 정도다. 은 인터넷 세대들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 가장 정통에 가까운 소통법을 구사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