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랄랄랄라!

오상헌200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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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밤 거리를 피하기 위해서 제니스 바에 들렸다.

제니스 바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즐길 수 있다.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감자 튀김을 먹을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그 곳 제니스 바!

 

제니스 바에 처음 들어갔던 날에도 비가 내렸었다.

비가 너무 억수같이 쏟아져서 내 옷도 물에 젖은 새양쥐꼴이 되어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힘조차 없었다.

그렇다. 그 날은 나의 첫 사랑과 헤어진 날이다.

제니스 바에 처음 들어선 날에 난 정말 지지리도 운이 없는 사람이라 느꼈다.

어떻게 찾아와도 이렇게 허름하고 낡은 술집을 골라서 들어왔는지 나 조차도 놀랍고 슬픈 결정이었다.

천천히 안쪽으로 들어와 주인장 범에게 맥주를 한 잔 시켰다.

그 날의 맥주의 맛은 세상 어느 맥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원하고 매끄러웠다.

목넘김이 너무좋아 연거푸 3잔을 더 들이키고 감자튀김을 집어 먹었다. 아마 범은 나를 미친 술꾼으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날의 맥주는 나를 제정신으로 인도해준 안내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제니스바에 들어선 나는 서둘러 범에게 맥주를 시키고 성를 기다리며 기사들을 다시 보았다.

더 좋은 기사 거리가 있을지? 혹은 내가 쓸만한 블로그 기사 거리가 있는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앉아있는 지루함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기사를 보면서 즐겁게 미소를 지어보았다. 기사를 두개쯤 보고있을 즈음에 성이 들어왔다.

성은 역시 성을 내면서 급하게 범을 부르고 맥주를 시켰다.

연거푸 2잔을 비우고는 다시 그의 철학인 삶의 철학 이야기를 늘여놨다. 물론 듣기에는 거북했지만 늘 듣는 이야기인지라 나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얘기를 듣고 세상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런데 오늘따라 성의 이야기는 나와 맞아들기 시작했고 성은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살면서 성에게 받은 첫 질문일 것이다.

 

"부자가 된다면 넌 무엇을 제일 먼저 할 것 같냐?"

"글쎄? 맛있는 음식을 매일 실컷 먹겠지?"

쥐는 언제나 그랬듯이 내 말에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졸부들이나 하는 짓이고, 재벌 말이야 재벌! 재벌들은 절대 맛있는걸 먹지않아! 생각하지도 않고 먹을 뿐이지. 그리고 건강식이다 뭐다 그러면서 구역질나는 음식들만 잔뜩먹는다구."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성의 말을 듣고나서 맞다는 듯이 장구를 춰주었지만 성은 성에 차지 않는 나의 반응에 다시 시큰둥하며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술에 적당히 취한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성은 잘사는 부자이다. 재벌은 아니지만 확실히 부자이긴 하다.

그가 살고있는 집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는 언제나 유명한 메이커의 옷을 입고 다녔고 그런 종류가 아닌 옷은 입지도 않았다.

 

성은 나에게 차를 타고 가자고 권유를 했다.

물론 택시를 탈 줄 알았지만 성의 차를 타고 가자고 말하는게 아닌가? 나는 적당히 취해서인지 말리지도 못하고 함께 차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열심히 달리던 차를 타고 가다가 어딘지도 모르는 길을 타기 시작했으며 우리 앞에 보이는 것은 바다였다.

그런데 갑자기 성은 나에게 말을 걸더니 핸들을 꺽으면서 나무숲으로 들어가는게 아닌가?

 

"인생은 별게 없어 즐겁고 돈쓰며 사는게 인생이야!"

성은 마치 부자라는 티를 내면서 차를 격하게 몰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결국 우리의 차는 성이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여 큰 나무에 부딪히고 말았다.

차의 앞 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지고 우리는 그저 앞으로 고꾸라지며 한 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먼저 정신이 든 나는 성을 깨우려고 노력을 했지만 성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일단 자리에서 담배를 한 대 물면서 생각을 하는 중에 성은 깨어나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 머리야, 가슴도 아프고, 이래서 나무는 다 잘라야해!"

성은 온갖 불평을 해대며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곧바로 담배를 입에다 물려주고 그 시끄러운 입을 막기에 바빴다.

 

"나무라는게 없었다면 우리는 다치지도, 차는 망가지지도 않았을텐데 그 놈의 나무는 왜 우리 앞에 있었던 거야?"

성은 아직도 담배를 피우면서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바다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고 성은 계속 궁시렁 거리며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바다는 언제나 그렇듯이 잔잔한 파도를 우리 발밑 아래로 보내고 있고 바다는 새빨간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성은 그런 바다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저 바다만 아니었다면 비행기나 배 따위가 없어도 다른 나라에 갈 수 있었을텐데, 젠장할 바다, 차라리 물이 없었다면..."

나는 성의 이야기를 듣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만약 물이 없었다면 너가 좋아하는 술? 맥주는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어, 더 중요한건 우리는 살 수 없었을거야."

성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도 잊고있었다.

"어쨌든 우리가 다치지 않았으면 되는거 아냐?"

성의 임기응변식 발언이 결국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백사장에 누운 우리는 그저 말없이 웃기만을 반복했다.

하지만 수풀림을 오염시킨 우리는 약 2달동안을 힘들게 보내야만 하는 엄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행복은 그 누구에게도 존속되어 있는게 아니야 행복은 그냥 먼지처럼 우리 주위에 날리다 바람결에 우리를 스쳐서 만들어주는 그런, 그냥 그런거야."

주는 거울을 보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주는 천천히 얼굴을 매만지다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청초한 얼굴에 여느 여자들처럼 로션하나 바르지 않고 출근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옷을 대충 입고는 아파트 5층을 언제나 그랬듯이 걸어서 천천히 내려와 걸어서 레코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겨워, 일상이 지겨워, 사는게 지겨워."

중얼거리면서 레코드 가게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20세기 최고의 그룹은 비틀즈, 비틀즈의 음악이 없었더라면 나는 누구의 음악을 들었을까?

여왕? 전갈? 엘튼존? 마이클 볼튼?

수 많은 뮤지션들의 이름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낙원 레코드에 들어섰고 그녀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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