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이에 스물두살 애한테 당하다니

ㅠㅠ2006.08.20
조회44,162

저는 한 5년 넘게 개인적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생활하고 여행을 좋아해 그간 여행한 곳에 관련된 생활정보나 외국어에 관한 강좌도 하고 있어서 특정 매니아 방문객수가 꽤 높은 편인 비교적 활성화 된 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 제공보다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관계를 중요시 해, 커뮤니티 형식으로 홈을 꾸며가고 있어 비록 온라인이지만 서로 기쁨을 나누고 어려움이나 고민들을 상의하며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데요.
얼마전 홈페이지가 세번에 걸쳐 크래킹을 당하고 홈페이지의 많은 내용이 악의적으로 삭제된 사건이 발생했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개인 홈페이지 게시판으로 흔히 쓰이는 제로보드 라는게 쉽게 말해 PHP라는 언어를 쓰는 데이터 저장 및 정렬 관리 프로그램으로) 이곳에 관리자로 침입해 DB 파일들을 몽땅 지워버린거에요.
html 자료는 다시 업로드 하여 복구를 할 수 있었으나 삭제된 자료 중에는 제로보드를 이용한 DB와 가입자 정보가 포함되어 많은 피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도 로그 정보를 통해 침입자의 IP를 찾았는데, 글쎄 제 홈페이지에 그동안 몇번 방문 한적이 있는 22살 (몇주전 공익을 제대했다는) 젊은 친구의 소행이더라고요.
얼마전부터 제 홈페이지를 찾아와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몇번이나 반말이나 홈페이지에 오신 다른 가족들을 불편케 하는 무례한 글을 올려 제가 관리자의 권한으로 주위를 주었던데 앙심을 품었던가봐요. (그래도 저는 홈페이지의 방문에 대한 답례로) 그분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가입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곳에서 입력한 제 아이디와 비빌번호를 추출해 내 제 홈페이지에 관리자로 들어와 관리자 비밀번호도 바꿔버리고 모든 자료를 삭제해 버린거 더군요.
결국 (접속이 불가능해진) 제 홈페이지를 해킹하여 들어가 사건의 내막을 깨닫고 바로 서버 관리업체의 도움으로 대략 자료 복구를 하였고 사이버 경찰청에 신고를 한 뒤 제 홈페이지에 범인 이름을 밝히고 사법처리 들어가겠다는 공지를 냈더니 (다시 홈을 방문한)이 친구가 겁을 먹긴 한 모양입니다.

 

>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닌데...한번만 용서해주시면 안되요? ㅠ.ㅠ
>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ㅠ.ㅠ
> 제가 이짓을 저지르고서 깊이 반성합니다 ㅠ.ㅠ
> 제가 왜 이짓을 했는지...저로써도 감당이 안되네요 ㅠ.ㅠ
> 저 깊이 반성합니다 ㅠ.ㅠ 다시는 이런 짓 안하고 착하게 살게요 ㅠ.ㅠ
> 지금 마음이 불안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어요 ㅠ.ㅠ 살려주세요.. ㅠ.ㅠ
> 정말 저로써도 할말이 없어서 죄송할 따름 입니다 ㅠ.ㅠ

 

라는 글을 남겨 놨더군요.
(물론 저역시 굳이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젊은친구의 앞날에 빨간줄 긋겠다는 생각은 없었으므로)
바로 용서를 해 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혹시라도 이 젊은 가해자의 추후(다른분들에게라도 유사한 짓을 저지르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버릇을 고치는 따끔한 방편이 필요할듯 싶어 이를 질책하는 내용의 글과 함께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하였습니다.

 

ㅇㅇㅇ씨, 무엇보다 사이버 테러란 신체적 폭행 못지않게 정말 큰 범죄 라는 사실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온라인상의 상대방도 엄연한 인격체이고 직접 얼굴 맞대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본인이 이제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성인임을 자각하셔야 해요.
한순간의 장난이나 오기가 인생의 흠집이 되어서 남은 시간을 망칠 수도 있는거니까...
다행이 삭제된 자료는 최대한 복구 되어 분노와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었지만 관리자인 나와 갑수씨 뿐만 아니고 많은 이들에게 충격이었고 심적인 피해였다는 점 아시겠습니까?
그래도, 늦었지만 이렇게 이미 본인이 잘못을 시인하였고 사죄하였으니,
그럼 대신 아래의 내용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본인 게시판에 올려 사죄를 구하는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해 드리겠습니다.
알다시피 경찰청에 이미 지인이 대행해서 신고 처리 되었고 아직 고소를 취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두르셔야 할 듯 싶습니다. 글을 다 올리신 후 이곳 게시판에 내용을 (저 역시 아래 리스트에 모든 홈페이지에 올려진 내용을 확인 해야 하니까요)

반성문

저 ㅇㅇㅇ(198ㅇ년 ㅇ월 ㅇㅇ일생)는 본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방문자인 ㅁㅁㅁ님이 회원정보란에 기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지난 2006년 08월17일 10:01:24 10:03:56 10:12:45 세번에 걸쳐 ㅁㅁㅁ님이 운영하시는 [ http://es75.new21.org ] 홈페이지에 접속, 크레킹을 시도하여 홈페이지의 많은 부분이 악의적으로 삭제 되었습니다.
결국 IP 가 조회되어 이 사실이 발각되, 급기야 사이버 경찰청에 신고되었고 법적인 책임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한순간의 객기로 이런 큰 잘못을 저지른 점 눈물을 흘려 후회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이 반성문을 올리는 조건으로 ㅁㅁㅁ님께서 선처(고소를 취하해) 주심에 따라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고 하니 추후 다시는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것이라 다짐합니다.
이해를 해 주신 넓은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취한 방법이 잘못 된 걸까요?
아니면 보다 나은 방법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금쯤 친구는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것일까요? 아니면 오히려 저를 비웃고 있는건 아닐까요?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진심 어린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저도 기분좋게 용서해 줄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경우 이 22살 친구에게 나이먹은 저로써 바보같이 두번 당하는 꼴이 되고 마는 것 이니까요...
작은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화초 가꾸듯 5년 가까이 정성스레 관리했던 홈페이지를... 하루아침에 이처럼 줄기가 싹뚝 잘려서 잘렸던 줄기를 겨우 붙여 놨으나 뿌리 부분이 많이 상해 있음과 다름 없는 상황! (아마 이것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분들은 누구보다 저의 안타까운 마음, 잘 이해 하시리라 믿어요) 외국의 경우엔 사이버 범죄를 중범죄로 다스리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이런 경우 거의 솜방망이인듯 해서 매우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사이버 테러 없는 따뜻한 세상이 오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염두의 당부말씀 드리자면 (본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저 처럼 관리 소홀로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당하지 않으시길 바래요.

그럼 여러분들의 현명한 조언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