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내 아들 딸 앞에서 부끄러울 것 없었노라고 호탕하게 외치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스스로의 힘으로 몸조차 가누지 못하게 되실 그 언젠가, 언제나 자기 품 안에 있을것만 같았던 자식들에게"미안하고 부끄럽구나"라고 말하실까봐 참으로 겁이 나고 낯이 절로 화끈거려집니다.이 땅에 모든 아버지들이 아버지 될 수 있었던 것은언제나 당신께서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족들 때문이었거늘,정작 당신이 가족의 그늘 아래 보살핌을 받게 될 그 어느 날이당신에게는 사형선고를 받는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고통의 날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당신의 굵은 팔뚝과 떡 벌어진 어깨를 놀이터 삼아 매달리고 부벼대던 아들 딸들이당신의 힘 없고 가느다란 팔을 붙잡아 부축하고 가녀린 어깨를 주물러드릴 때, 당신은 한사코 그럴 것 없다고 손사래를 치시겠지요.세월의 흔적은 당신의 얼굴을 낙서장으로 만들고 당신의 성성하던 머리칼은 산들바람에도 흩날리는 힘 없고 새하얀 삼오라기같아 지겠지요.아버지, 당신이 끝끝내 놓아주지 않으시려는 아버지란 이름이 아직도 저에겐 한 없이 높고 오롯한데,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는 당신의 육신 앞에서 제가 언제까지 당신보다 유약한 자식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언젠가는 당신을 업어야 할 날이 올텐데,언젠가는 당신의 대소변을 봐드려야 할 날이 올텐데,언젠가는 당신 입에 기름지고 맛난 음식을 먹여드려야 할 날이 올텐데,언제까지 저는 당신 앞에서 당신보다 작은 존재일 수 있을까요. 제가 세상의 빛을 보고 벌거벗었을 때 당신에게 받았던 모든 것을당신에게 고스란히 돌려 드릴 그 날, 당신은 제가 그랬던 것처럼 철없이 빽빽대거나 버둥거리지 않으시겠지요."아서라, 그만 둬라, 내가 하마."당신은 분명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아버지.못나고 되먹지 못한 자식이 당신의 가슴에 꽂은 비수들을 다 뽑기도 전에 당신이 영원으로 돌아가실까봐 두렵습니다. 무섭습니다.당신은 영원히 그 비수들을 간직하시고 늘 푸른 소나무처럼 위풍당당하게 돌아가시겠지만,그 전에 저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이 땅의 모든 아버지!가슴 속에 있는 말하지 못했던 그 말씀, 눈빛으로, 고갯짓으로, 손짓으로 수없이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던 것,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시던 말,이제야 알 것 같아요. 밥 먹으라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이었고조심히 잘 다녀와라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이었고성난 모습도, 매질하는 모습도 죄다 사랑한다는 말이었는데,이 못난 자식은 왜 곧이 곧대로만 듣는 나쁜 병에 걸려 이 날 이 때까지 살아왔을까요.이 땅의 모든 아버지!그저 한 없이 죄송해요. 사랑해요. 감사해요.저도 당신을 닮아서 차마 말로는 못하겠어요.아버지는 소리 없는 울음을 우시고 소리 없는 웃음을 웃으시며 소리 없는 사랑으로 사랑하시는 분.빈 수레가 아닌, 속이 가득 차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사랑으로 충만한 당신의 넓은 마음.당신의 이름, 이 땅의 모든 아버지입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에게
단 한 번도 내 아들 딸 앞에서 부끄러울 것 없었노라고
호탕하게 외치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스스로의 힘으로 몸조차 가누지 못하게 되실
그 언젠가, 언제나 자기 품 안에 있을것만 같았던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럽구나"
라고 말하실까봐 참으로 겁이 나고 낯이 절로 화끈거려집니다.
이 땅에 모든 아버지들이 아버지 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당신께서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족들 때문이었거늘,
정작 당신이 가족의 그늘 아래 보살핌을 받게 될 그 어느 날이
당신에게는 사형선고를 받는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고통의 날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당신의 굵은 팔뚝과 떡 벌어진 어깨를 놀이터 삼아
매달리고 부벼대던 아들 딸들이
당신의 힘 없고 가느다란 팔을 붙잡아 부축하고
가녀린 어깨를 주물러드릴 때,
당신은 한사코 그럴 것 없다고 손사래를 치시겠지요.
세월의 흔적은 당신의 얼굴을 낙서장으로 만들고
당신의 성성하던 머리칼은 산들바람에도 흩날리는
힘 없고 새하얀 삼오라기같아 지겠지요.
아버지,
당신이 끝끝내 놓아주지 않으시려는 아버지란 이름이
아직도 저에겐 한 없이 높고 오롯한데,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는 당신의 육신 앞에서
제가 언제까지 당신보다 유약한 자식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당신을 업어야 할 날이 올텐데,
언젠가는 당신의 대소변을 봐드려야 할 날이 올텐데,
언젠가는 당신 입에 기름지고 맛난 음식을
먹여드려야 할 날이 올텐데,
언제까지 저는 당신 앞에서
당신보다 작은 존재일 수 있을까요.
제가 세상의 빛을 보고 벌거벗었을 때
당신에게 받았던 모든 것을
당신에게 고스란히 돌려 드릴 그 날,
당신은 제가 그랬던 것처럼
철없이 빽빽대거나 버둥거리지 않으시겠지요.
"아서라, 그만 둬라, 내가 하마."
당신은 분명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아버지.
못나고 되먹지 못한 자식이
당신의 가슴에 꽂은 비수들을 다 뽑기도 전에
당신이 영원으로 돌아가실까봐 두렵습니다. 무섭습니다.
당신은 영원히 그 비수들을 간직하시고
늘 푸른 소나무처럼 위풍당당하게 돌아가시겠지만,
그 전에 저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 땅의 모든 아버지!
가슴 속에 있는 말하지 못했던 그 말씀,
눈빛으로, 고갯짓으로, 손짓으로
수없이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던 것,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시던 말,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밥 먹으라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이었고
조심히 잘 다녀와라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이었고
성난 모습도, 매질하는 모습도 죄다 사랑한다는 말이었는데,
이 못난 자식은 왜 곧이 곧대로만 듣는
나쁜 병에 걸려 이 날 이 때까지 살아왔을까요.
이 땅의 모든 아버지!
그저 한 없이 죄송해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저도 당신을 닮아서 차마 말로는 못하겠어요.
아버지는 소리 없는 울음을 우시고
소리 없는 웃음을 웃으시며
소리 없는 사랑으로 사랑하시는 분.
빈 수레가 아닌, 속이 가득 차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사랑으로 충만한 당신의 넓은 마음.
당신의 이름, 이 땅의 모든 아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