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처리에 부쳐

나인찬2009.07.22
조회35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주의 사상가였던 볼테르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18세기 시민 혁명의 시대와 지금을 1대1 대응하는 것은 분명히 많은 차이가 존재하고, 시민혁명 시기를 풍미한 계몽주의 역시 많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미디어법 강행 처리라는 Fact자체만 보았을 때 지금 한국의 법치는 계몽주의가 일세를 풍미하던 18세기의 프랑스 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미디어법 자체에 대한 법리상의 문제, 미디어법이 몰고올 파장들은 이미 수많은 이들이 분석과 비판의 글을 쏟아내고 있으니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말하는 '법치'의 허구성이다.

 

 법치의 사전적 정의는 법에 의한 통치가 이뤄지고 시민이 법을 잘 준수하여 일 개인의 자의에 의한 사회운영이 아닌 법에 의해 기본 사회 운영과 피드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아마 2MB 정권 들어 언론 상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법치, 선진화, 경제성장, 747 대략 이정도 일 것이다.(물론 필자는 이 단어들 중 80%이상은 레토릭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정권이 오매불망 이야기하는 법치는 오히려 정권 기간동안 후퇴했다. 신영철 대법관이 판사들에게 스팸메일을 보내고, 법원 행정처에서 텔레마케터 까지 나서면서 촛불 재판 관련 판결을 뒤 흔들고, 판사회의가 불러올 파장을 애써 축소시키는 모습을 보라.-신영철 대법관은 아직도 사퇴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 일을 어느새 잊은듯하다.-

 

 난무하는 법 속에 법치주의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것이 법률가들이 내놓고 있는 공통적인 지적이다. 그 안에는 사회 지도층의 '반 법치적 행태'가 자리잡고 있으며 법치를 하나의 수식어로밖에 여기지 않는 정권의 천박함은 이번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법은 시민을 불합리한 처사로부터 지키고 국가 기본체계를 유지시킬 수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지만 전술한 것과 같이 2MB 정권에서 온갖 법은 난무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사회 내부 통제의 법체계는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 아마 그들이 말하는 '법치'는 이렇게 바꿔 불러야 한다.

 

법치=맘에 안드는 것들, 대드는 것들을 통제하는 것

 

(이름도 화려하다. '떼법 방지' , '마스크 금지법..등등등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이들의 미적감성은 정말 70년대의 북한이 울고갈 만큼 후지다. 이름이 저게 뭔가?ㅉㅉ)

  

 자의적인 해석과 적용에 의한 대민 통제가 그들이 생각하는 법치 라면 이것은 대한민국을 5~60년대 수준으로까지 퇴행시키는 재앙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법치를 말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법을 잘 지키는가? 아니 법이라도 잘 안지켜서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노무현 정권 인사들에게 '도덕성이 밥먹여주냐'고 비아냥 댔던 것처럼 유능하기나 한가?

 

정권 초기와 촛불 정국을 지나면서 우리가 봐왔던 수많은 삽질들을 통해 그들은 유능하지 않다는 것을 몸에 똥물을 스스로 뿌려가며 입증했다.(Doing Best 좋아하네..2MB가 첫 내각 인선을 하고 기자회견을 할때 했던 Doing Best는 사실 문법 오류다. Doing their best가 맞다. 대통령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시켜라!)

 

다시 돌아와서 이들은 '법치'와는 거리가 멀다. 위장전입, 세금탈루, 공직자 윤리법 위반은 기본이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경기도 김포의 농지를 불법 취득했던 사실이 드러나 취임도 못해보고 낙마했던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가 사퇴 회견을 하면서 했던 "나는 자연을 사랑할 뿐이다." 법 지키는 것이야 바라지도 않으니 자연을 사랑해서 토지를 매입한다는 논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좀 가르쳐 달라. 정말 궁금하다.

 

이번 정권의 장관 인선부터 유난히 도덕성 추문으로 낙마한 장관 후보자, 장관들이 많았다는 것을 기억하자.(최근에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사퇴했다.) 하긴 대통령부터 전과 14범이니 별로 기대하지도 않는다만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재 태크 실력'이지 '법 준수'는 아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사회에서 '법치'를 자신들이 앞장서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코미디다. 있는 사람들이 안 지키는데, 그리고 법을 안 지킬수록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했는데, 세상의 어떤 바보들이 퍽이나 잘도 법을 지키겠다. 시민들에게 '법치질서'확립 이랍시고 떠들기 전에 자기 주문이라도 걸어야 할 판이다.

 

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그리고 법을 지키지 않는 세상에서 MB정권이 법치를 말하는건 비극이다. 그리고 그 비극은 오늘 미디어법 통과로 다시한번 여과없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일사부재의 의 원칙에 따라 한번 부결된 법안은 같은 회기 내에 다시 상정될 수없는것이 원칙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국회법은 헌법의 하위법일 뿐이고 헌법에 따라서는 잘 되었다."고 언급했던데 도대체 헌법의 어느조항에서 재투표를 인정하고 있으며 결과 무효화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지 좀 들어보자.-_-

 

 

 볼테르는 저들이 말할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서 싸울 것이라고 했지만 난 저렇게 법을 개 똥으로 하는 사람들의 권리까지 수호해 줄 생각은 없다. 우리는 이제 아이들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