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듯 대한민국 현대사에 획을 그을만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5. 18 민주화운동 전태일 분신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씨랜드 화재 김일병 GOP 총기난사 용산참사 촛불집회 유죄 삼성 편법승계 무죄 전직 대통령 표적수사 서거 눈물자욱과 원통함, 주름 사이로 깊이 쉬는 한숨 그저 브라운관 앞에서 한번 하고 마는 욕지꺼리 희노애락의 감정에 능수능란한 냄비들은 그렇게 끓다 넘어버리면 제풀에 지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히 식어 차가워져 버린다 그저 혀 끝을 한번 차고, 내일을 살아간다 10 살배기 꼬마도 처음 자전거를 배울때 넘어지고 부딪히고 쓰러져서 눈물콧물 범벅인 얼굴로 분해하고 화내고 눈물을 흘려내지만 이내 기운을 차리고 자전거를 곰곰히 바라보며 왜 넘어졌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방법을 바꿔 보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이 타는 걸 유심히 보기도 하고 잘못된 걸 고치고, 열심히 노력해서 어느샌가 동네 어귀를 씽- 씽- 가로지르는 다시는 넘어지지도, 울지도 않는 자전거를 잘 타는 아이가 된다 큰 틀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언제나 끼워 맞추고, 눈치보고, 숨기고 적당히 책임을 떠넘기며, 여차하면 사과없는 사과박스들이 혹 어긋나버리면 그건 재수가 드럽게 없어 걸린것이고 줄을 잘못 섰거나, 조상님 묘자리를 잘못 써서 그런거다 그렇게 왜 넘어졌는지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엎드려 있다가 잠잠해지면 몰래 조용히 자전거에 올라탄다 그리고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질주를 시작한다 다시 넘어지면 또다시 하염없이 그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리겠지 무작정 끓기전에 한번쯤은 시퍼렇게 차가워져 볼품없이 넘어져있는 자전거를 바라보며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무엇이 문제인지 이제 다시는 울지말자
냄비
언제나 그랬듯
대한민국 현대사에 획을 그을만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5. 18 민주화운동
전태일 분신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씨랜드 화재
김일병 GOP 총기난사
용산참사
촛불집회 유죄
삼성 편법승계 무죄
전직 대통령 표적수사 서거
눈물자욱과 원통함, 주름 사이로 깊이 쉬는 한숨
그저 브라운관 앞에서 한번 하고 마는 욕지꺼리
희노애락의 감정에 능수능란한 냄비들은
그렇게 끓다 넘어버리면 제풀에 지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히 식어 차가워져 버린다
그저 혀 끝을 한번 차고, 내일을 살아간다
10 살배기 꼬마도 처음 자전거를 배울때
넘어지고 부딪히고 쓰러져서
눈물콧물 범벅인 얼굴로
분해하고 화내고 눈물을 흘려내지만
이내 기운을 차리고
자전거를 곰곰히 바라보며
왜 넘어졌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방법을 바꿔 보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이 타는 걸 유심히 보기도 하고
잘못된 걸 고치고, 열심히 노력해서
어느샌가 동네 어귀를 씽- 씽- 가로지르는
다시는 넘어지지도, 울지도 않는
자전거를 잘 타는 아이가 된다
큰 틀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언제나 끼워 맞추고, 눈치보고, 숨기고
적당히 책임을 떠넘기며, 여차하면 사과없는 사과박스들이
혹 어긋나버리면
그건 재수가 드럽게 없어 걸린것이고
줄을 잘못 섰거나, 조상님 묘자리를 잘못 써서 그런거다
그렇게 왜 넘어졌는지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엎드려 있다가 잠잠해지면 몰래 조용히 자전거에 올라탄다
그리고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질주를 시작한다
다시 넘어지면 또다시 하염없이
그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리겠지
무작정 끓기전에
한번쯤은 시퍼렇게 차가워져
볼품없이 넘어져있는 자전거를 바라보며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무엇이 문제인지
이제 다시는 울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