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11

허하나2009.07.25
조회203
사랑을 말하다 #11

 

 

그래, 나는 그 친구가 뭐가 그렇게 좋았을까?

무슨 짓을 했길래 난 아직 이러고 있을까?

 

훗, 많이 남다르긴 했지.

꽃다발을 보고 꺾여있는 죽은 시체라고 했던 거.

바베큐치킨 보고 방화로 죽은 닭이라고 했던 거.

그러면서 좋아라 꽃다발을 받고 그러면서 맛있게 닭고기를 먹는 거.

근데 말만 그랬거든, 말로만.

 

'난 사랑같은거 몰라.' '난 그런거 필요없어'

그러면서도 내가 사랑해 말하면 그 얼굴이 얼마나 행복해졌는지 몰라.

한번도 내게 사랑해 말해 달라고 보챈 적은 없었지만

그 행복한 얼굴을 한번 보고난 뒤에 나는 완전 자동반응이었어.

내 앞에 마주선 그 얼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사랑해.

 

자주 늦는 편은 아니었지만 몇분이라도 늦어서

아니 늦지 않아도 내가 먼저 와있는걸 발견하면

그 친구는 정신없이 달려오곤 했었는데,

마치 나를 만나려고 지구를 반 바퀴쯤 달려온 사람처럼.

숨찬 얼굴 이마엔 땀이 반짝반짝.

그러면 나는 또 사랑해 말을 하게 됐고,

 

 

나는 오히려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왜 늘 예측가능하고 따분한 평범한 나를 왜 좋아하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물어봤더니 대답이 꿀꺽꿀꺽 맥주를 마시는 내 목이 좋았대.

내가 꿀꺽꿀꺽 마시는걸 보고 있으면

꼭 자기가 먹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시원하더래.

 

덕분에 식당에 가거나 하면 난 물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몰라.

'빨리 물 좀 마셔봐.'

'이것도 마셔봐.'

'한잔만 더 마셔봐.'

그러면서 신이 나서는 박수를 짝짝짝~

 

그러는 사람 앞에서 무슨 짓인들 어려웠겠냐.

길거리에서 재주를 넘으라면 재주도 넘었겠지.

내가 평생 못해본 괴상한 일들도 뭐든 다 했겠지.

 

평범한 나한테는 특별하게 행복했던 시간이었으니깐

특별히 더 오래 가는 거겠지.

하나하나 다 기억나.

눈을 감지 않아도 생각나고 눈을 감으면 더 잘 생각나고

비가 오면 더 그렇고.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꼭 그런 것 때문에 사랑했던건 아니야.

그냥, 그냥 많이 좋았어.

 

 

 

사랑을 말하다

 

사랑을 말하다 #11

 

-푸른밤,그리고성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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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저: 나나님의 싸2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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