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김선기20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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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FUN20 Academy 정치 섹션의 1강이 고려대학교 법대신관 207호에서 진행되었다. 참신한 주제와 화려한 강사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치 섹션의 첫 강의는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민주주의는 왜 위기를 맞이하였나"라는 주제로 진행하였다. 민주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탐색, 그리고 서구와 한국의 민주화 과정,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담론들을 강의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시간 관계로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은 짧게 다루어진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강의는 수강생들로 하여금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과 민주주의의 의미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민주주의가 위기임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들

 사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들 스스로가 너무나 잘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불문하고 광장은 폐쇄되어 가고 있고, 시민사회와 국가는 전혀 소통다운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4대강 정비사업, 미디어법 등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는 정책들이 독단적으로 심지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면서까지 정부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의 대부분은 상류층에게 유리한 것들이어서 정부가 나서서 계층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격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여당은  '오해', '친북 좌빨의 공작',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해서 그러는 것' 등의 비논리적인 식상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출처 | 명박도를 아십니까?


투표로 당선된 대표니까 국민은 따라야 한다고?

 마찬가지로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고 있지만, 이것 역시 오해일 뿐이란다. 심지어 "절차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이 선출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인 만큼, 정부와 여당의 정책에 야당과 국민은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를 강요한다. 적어도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의미을 따져 본다면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절차적 민주주의만 충족되면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작동한다라고 말할 정치학자는 없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 특히 미디어법의 경우는 현재 여당인 한나라당의 영구 집권을 위한 포석이 되는 정책이다. 기본적으로 다원주의적 1인1표 원리에 따라 정권이 교체 가능한 사회에서 이러한 정권 획득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언론 장악만한 정책은 없다. 언론의 80% 이상을 장악하면서 Animal voting의 수혜를 입고 있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의 경우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출처 | 닮은 꼴 두 사람. 이명박과 베를루스코니.


심지어 이것은 대한민국 근대성의 위기다

 근대 사회의 특징 중의 하나는 삼권 분립 등 권력이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분산되고, 각 영역이 자기 준거 체계를 가지게 되어 국가, 정치 사회로부터의 영향력을 적게 받게 되는 것이었다. 근대 사회에서 언론은 다양한 권력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 온 기관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에는 관변 단체(정부의 지원을 받는 보수 단체)들이 존재하며, 한예종 사태 등에서 볼 수 있었듯 문화의 영역에도 정치 세력이 간섭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법이 통과된다면 언론마저 정치 권력인 국가, 경제 권력인 대기업의 간섭을 받아 제 의견을 펼치지 못하는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히 대한민국이 근대성의 위기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화에는 끝이 있는가?

 2009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정치 상황들은 우리나라의 87년 민주화가 완전한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자각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홍성태 교수가 강의에서 설명했듯이, 우리의 민주화는 보수, 독재 세력에게 포위된 민주화이며 '대통령 직선제 달성'만을 이뤄냈던 취약한 민주화였다. 또한 민주화라는 개념 자체는 끝이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그 의미 자체가 달성되기 매우 어려운 것임으로, 끊임 없이 추구해나가야 할 가치이다. 기존의 비민주 독재 사회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권리들을 하나씩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민주주의를 내면화하지 못한 우리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 1 조, 촛불 집회에서 따라부르며 드디어 외웠지만 사실 그 의미가 정확히 무엇이고, 그것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사회탐구' 과목이 선택인 나라에서 우리들은 역사도 몰랐지만, 우리 생활의 근간이 되는 정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살아왔다. 그렇게 정치에 무관심해지도록 교육받았고, 지금의 20대는 '탈정치 세대'라는 오명을 얻었다. 정치는 어려운 것, 복잡한 것, 우리와 무관한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하다. 이러한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민주주의는 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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