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자뻑 하림’으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완소남 김동욱. 이후 그는 영화 ‘달콤한 거짓말’, ‘동거, 동락’, 뮤지컬 ‘온에어 시즌2’, ‘형제는 용감했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청춘의 모습을 그려왔다. 그가 영화 ‘국가대표’의 거칠지만 귀여운 바람둥이 흥철로 돌아왔다.
-현장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고 들었다. 특히 감독님이 컷을 외치면 배우들 모두 모니터로 몰려와 마치 관객이 된 듯 본인들 연기를 보며 즐거워했다고 하던데.(웃음)
● 진짜 그랬다.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를 끝까지 읽기도 전에 느낌이 왔었다고 할까? 특히 5명의 캐릭터 조화가 너무 좋아 이런 놈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무척 궁금했었다. 그런데 실제 촬영해 보니 배우들과 리딩하며 리허설 했을 때보다 결과물이 훨씬 잘 나와 다들 현장에서 모니터를 보고 마치 관객이 된 듯 환호성도 지르며 즐거워했던 것 같다.(웃음)
-스포츠 영화인만큼 기본적인 훈련 과정들이 따라왔을 텐데 스키점프란 종목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꽤 하드한 훈련이었을 듯하다.
● 점프 스키는 길이만 2미터 가량, 크기에 있어 일반 스키와 비교가 안 된다. 무게도 굉장하고 활강할 때 속도를 최고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스키 날에 엣지도 없다. 때문에 5인의 배우들 모두 점프 스키에 익숙해지는 훈련은 물론이고 자세, 체력 훈련까지 집중적으로 받았다. (하)정우 형이랑 (김)지석이 형은 원래 굉장히 스키를 잘 타서 저랑 최재환이랑 이재응이 초반 훈련을 받을 때 거의 하루에 4~5시간씩 스키연습을 했었고.
-스키 점프의 경우 에너지 소모가 큰 운동이라 하루에 뛸 수 있는 양이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실제 촬영 과정도 녹록치 않았겠다.
● 아직까지 국내에서 스키 점프는 생소한 스포츠지만 스케일도 장대하고 굉장히 다이내믹한 운동이다. 그만큼 선수들도 하루에 뛸 수 있는 체력의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맥시멈을 뽑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점프 하는 부분을 제외한 모든 촬영에서 배우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직접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부상당하면 촬영에 문제가 생기니 배우는 물론이고 스텝들 역시 잠시도 방심을 하거나 긴장을 풀 수 없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얼음으로 된 슬로프의 경사가 장난 아니지 않나? 혹여라도 와이어를 놓치거나 잘 못 잡으면 멈추지 못 하고 바로 뛰어야 하니 두려운 마음에 스텝들이 와이어를 잘 잡고 있는지 누차 확인하게 되기도 했고.(웃음)
-알파인 스키 선수였다 약물 중독으로 메달을 박탈당하고 웨이터로 전전하다 스키 점프 국가 대표 선수가 되는 흥철이는 꽤나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 한 마디로 시골 깡촌 출신에 말 안통하고 재대로 삐뚤어진 막가파 양아치다. 흥철은 굉장히 단순한 구석도 많은데 아픔이 많은 캐릭터이기에 여자 때문에 고민하고 그럴 시기나 환경이 아님에도 그것이 스키점프를 시작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흥철의 성향이 보이지 않나?(웃음)
-동욱씨의 경우 하정우씨와 붙는 신이 유독 많은 편인데 현장에서 액션과 리액션을 주고받는 두 분의 에너지가 상승 작용을 이룰 때가 많았다고.
● (하)정우 형과 붙는 신이 가장 많은 편이었는데 내 연기를 너무 잘 받아줘 고마웠다. 정우 형은 상대배우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편안하게 끌어낼 수 있도록 상대 연기 방식에 맞춰주는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그에 대한 리액션이 너무 좋기 때문에 내가 정우형의 리액션을 받아 더 좋게 갈 수 있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작품에 들어가기 전 리딩할 때 약속 되어진 것을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당시 감정과 느낌에 충실해 연기한 것인데 시나리오와 다른 변화가 생기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받아주고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나온 신들을 보면 시나리오를 보며 생각했던 느낌이나 이미지보다 더 잘 나온 것이 많다.
-7개월이란 합숙기간을 거치며 배우들 모두 절친이 됐다고?
● 감독님 포함 5인의 배우들이 7개월 동안 훈련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절친이 돼 버렸다. 가족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니.(웃음) 사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는 건데 몸이 힘들어 지치면 예민해 질 수밖에 없지 않나?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너무 즐거워서. 우리 중 분위기 메이커는 (하)정우형이랑 성동일 선배였는데 현장에서 웃을 수 있는 일이 많아 정말 좋았다.
-영화 쪽에선 무거운 청춘, 마이너리티의 삶을 주로 연기해 왔다면 드라마 쪽에선 좀 더 팬시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로 소비됐는데 ‘국가대표’의 흥철은 그 두 가지 이미지가 적절한 접점을 이루게 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 그렇다. 영화에선 루저나 마이너 성향의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했는데 캐스팅 제안이 먼저 들어온 부분도 있지만 내 기본 성향을 봐도 쉽게 접해 보지 못 한 것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말씀하신 것처럼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팬시하고 대중적인 모습과 무거운 청춘을 연기했던 영화 속 이미지가 믹스된 모습이 ‘국가 대표’ 흥철이라 할 수 있는데 정말 후회 없이 연기했다. 이후 평가나 결과? 글쎄... 솔직히 욕심나는 작품을 만났을 때 대부분의 배우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질 거라고 보는데 먼저 흥행적으로나 작품성 면에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영화가 되는 것. 그리고 정말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20대 후반, 배우로서 갈증이 있다면?
● 사실 젊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뭔가를 할 수 있는 나이이지만 그런 열정에 반해 지금의 나이나 외모, 에너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물론 이번 영화가 아홉 편째인데 시작했던 횟수에 비해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경험해 보긴 했지만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는데 아무리 연기를 잘 하고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는 배우라 해도 20대가 줄 수 있는 깊이와 5-60대 배우들이 줄 수 있는 깊이는 다르니까. 그런 시각에서 보면 나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뭔가 배우로서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나이에 대한 동경이 큰 거지.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갈증 때문에 빨리 나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배우 김동욱의 모습은 어땠나?
● 처음 한예종에 입학 했을 때 나는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연기 선생님께서 연기를 그만두던지 다시 시험 봐서 대학가라고 충고하실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연기 수업 시간에 말하는 것과 듣는 것, 무대 위에서 거짓말하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를 늘 강조하셨는데 그 중 아무것도 안 됐으니까. 그래서 학교 다시는 2년 동안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다 휴학을 했는데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가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그 때부터 선생님이 조금씩 인정해 주셔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던 것 같다.
-‘커피프린스’ 때 동욱씨 연기가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이유는 연기스럽지 않은, 애드리브 같은 그 리듬감과 호흡 때문이었다.
● 그게 많이 바뀐 거다. 학교 다닐 때는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분석적이었다. 학교 수업 중 상황만 주어지고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수업은 너무 즐겁고 연기도 잘 됐는데 대분을 보고 연기하는 수업은 잘 못 했다. 연기 할 때 이 두 가지 방식이 잘 합체돼야 하는데 내 경우는 그게 분리돼 있던 거지. 그래서 대본을 세밀하게 분석해 내 대사 밑에 꼼꼼하게 적어 놓고 대사도 토시하나 안 틀리도록 애를 썼다. 그러다보니 대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나 스스로가 혼란스러워지더라. 이후 영화 ‘발레교습소’에 출연했을 때 변영주 감독님이 작품 끝날 때쯤 내게 “동욱아. 너는 에너지도 좋고 기본기도 있는데 좀 더 유해질 필요가 있다. 좋은 배우로 성장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해 주시더라. 내가 연습한 것에서 벗어나면 달라지지 못 하는 상황이었으니 그 때 그 말이 굉장히 와 닿았지. 내 연기가 처음으로 달라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는데 그때부터 너무 연습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버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런 연기 방식이 가장 성공적으로 보여 졌던 작품이 ‘커피 프린스’일 거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 장난치는 것 좋아하긴 하지만 폭 넓게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편이지. 사람들 많은 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낯가림도 좀 있다. 그래서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알던 사람들은 내가 이쪽일 하는 거 되게 의아하게 생각한다. 부모님도 이젠 그런 생각 안 하시는데 처음엔 좀 의아해 하셨지. 물론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늘 믿어주시는 편이라 크게 반대하시진 않았지만.
-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해 늘 일정의 결과물을 보여줬던 아들이었나 보다.
● 그랬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특히 저희 부모님이 좀 보수적인 스타일이시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 있었는데 그 외에 ‘공부해라’ 등등 강제로 시키는 것은 없었다. 뭘 해도 말씀이 잘 없다.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믿고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라. 연기 처음 시작하고 힘들었을 때, 영화일 시작하고 일이 없어 고민하던 때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으니까.
-마지막으로 배우 김동욱의 지향점 혹은 목표는 무엇인가?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드라마, 시트콤,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직은 본인의 특정 색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나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만으로도 배우로서 특별히 안 할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웃음)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웃음) 단기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꽤 많은 작품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한 번에 여러 작품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기회가 닿아서 출연하게 됐다. 어쨌든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 왔는데 아직까지는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가고 싶다.
탤런트 김동욱 인터뷰
200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자뻑 하림’으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완소남 김동욱. 이후 그는 영화 ‘달콤한 거짓말’, ‘동거, 동락’, 뮤지컬 ‘온에어 시즌2’, ‘형제는 용감했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청춘의 모습을 그려왔다. 그가 영화 ‘국가대표’의 거칠지만 귀여운 바람둥이 흥철로 돌아왔다.
-현장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고 들었다. 특히 감독님이 컷을 외치면 배우들 모두 모니터로 몰려와 마치 관객이 된 듯 본인들 연기를 보며 즐거워했다고 하던데.(웃음)
● 진짜 그랬다.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를 끝까지 읽기도 전에 느낌이 왔었다고 할까? 특히 5명의 캐릭터 조화가 너무 좋아 이런 놈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무척 궁금했었다. 그런데 실제 촬영해 보니 배우들과 리딩하며 리허설 했을 때보다 결과물이 훨씬 잘 나와 다들 현장에서 모니터를 보고 마치 관객이 된 듯 환호성도 지르며 즐거워했던 것 같다.(웃음)
-스포츠 영화인만큼 기본적인 훈련 과정들이 따라왔을 텐데 스키점프란 종목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꽤 하드한 훈련이었을 듯하다.
● 점프 스키는 길이만 2미터 가량, 크기에 있어 일반 스키와 비교가 안 된다. 무게도 굉장하고 활강할 때 속도를 최고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스키 날에 엣지도 없다. 때문에 5인의 배우들 모두 점프 스키에 익숙해지는 훈련은 물론이고 자세, 체력 훈련까지 집중적으로 받았다. (하)정우 형이랑 (김)지석이 형은 원래 굉장히 스키를 잘 타서 저랑 최재환이랑 이재응이 초반 훈련을 받을 때 거의 하루에 4~5시간씩 스키연습을 했었고.
-스키 점프의 경우 에너지 소모가 큰 운동이라 하루에 뛸 수 있는 양이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실제 촬영 과정도 녹록치 않았겠다.
● 아직까지 국내에서 스키 점프는 생소한 스포츠지만 스케일도 장대하고 굉장히 다이내믹한 운동이다. 그만큼 선수들도 하루에 뛸 수 있는 체력의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맥시멈을 뽑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점프 하는 부분을 제외한 모든 촬영에서 배우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직접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부상당하면 촬영에 문제가 생기니 배우는 물론이고 스텝들 역시 잠시도 방심을 하거나 긴장을 풀 수 없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얼음으로 된 슬로프의 경사가 장난 아니지 않나? 혹여라도 와이어를 놓치거나 잘 못 잡으면 멈추지 못 하고 바로 뛰어야 하니 두려운 마음에 스텝들이 와이어를 잘 잡고 있는지 누차 확인하게 되기도 했고.(웃음)
-알파인 스키 선수였다 약물 중독으로 메달을 박탈당하고 웨이터로 전전하다 스키 점프 국가 대표 선수가 되는 흥철이는 꽤나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 한 마디로 시골 깡촌 출신에 말 안통하고 재대로 삐뚤어진 막가파 양아치다. 흥철은 굉장히 단순한 구석도 많은데 아픔이 많은 캐릭터이기에 여자 때문에 고민하고 그럴 시기나 환경이 아님에도 그것이 스키점프를 시작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흥철의 성향이 보이지 않나?(웃음)
-동욱씨의 경우 하정우씨와 붙는 신이 유독 많은 편인데 현장에서 액션과 리액션을 주고받는 두 분의 에너지가 상승 작용을 이룰 때가 많았다고.
● (하)정우 형과 붙는 신이 가장 많은 편이었는데 내 연기를 너무 잘 받아줘 고마웠다. 정우 형은 상대배우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편안하게 끌어낼 수 있도록 상대 연기 방식에 맞춰주는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그에 대한 리액션이 너무 좋기 때문에 내가 정우형의 리액션을 받아 더 좋게 갈 수 있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작품에 들어가기 전 리딩할 때 약속 되어진 것을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당시 감정과 느낌에 충실해 연기한 것인데 시나리오와 다른 변화가 생기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받아주고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나온 신들을 보면 시나리오를 보며 생각했던 느낌이나 이미지보다 더 잘 나온 것이 많다.
-7개월이란 합숙기간을 거치며 배우들 모두 절친이 됐다고?
● 감독님 포함 5인의 배우들이 7개월 동안 훈련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절친이 돼 버렸다. 가족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니.(웃음) 사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는 건데 몸이 힘들어 지치면 예민해 질 수밖에 없지 않나?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너무 즐거워서. 우리 중 분위기 메이커는 (하)정우형이랑 성동일 선배였는데 현장에서 웃을 수 있는 일이 많아 정말 좋았다.
-영화 쪽에선 무거운 청춘, 마이너리티의 삶을 주로 연기해 왔다면 드라마 쪽에선 좀 더 팬시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로 소비됐는데 ‘국가대표’의 흥철은 그 두 가지 이미지가 적절한 접점을 이루게 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 그렇다. 영화에선 루저나 마이너 성향의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했는데 캐스팅 제안이 먼저 들어온 부분도 있지만 내 기본 성향을 봐도 쉽게 접해 보지 못 한 것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말씀하신 것처럼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팬시하고 대중적인 모습과 무거운 청춘을 연기했던 영화 속 이미지가 믹스된 모습이 ‘국가 대표’ 흥철이라 할 수 있는데 정말 후회 없이 연기했다. 이후 평가나 결과? 글쎄... 솔직히 욕심나는 작품을 만났을 때 대부분의 배우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질 거라고 보는데 먼저 흥행적으로나 작품성 면에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영화가 되는 것. 그리고 정말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20대 후반, 배우로서 갈증이 있다면?
● 사실 젊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뭔가를 할 수 있는 나이이지만 그런 열정에 반해 지금의 나이나 외모, 에너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물론 이번 영화가 아홉 편째인데 시작했던 횟수에 비해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경험해 보긴 했지만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는데 아무리 연기를 잘 하고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는 배우라 해도 20대가 줄 수 있는 깊이와 5-60대 배우들이 줄 수 있는 깊이는 다르니까. 그런 시각에서 보면 나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뭔가 배우로서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나이에 대한 동경이 큰 거지.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갈증 때문에 빨리 나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배우 김동욱의 모습은 어땠나?
● 처음 한예종에 입학 했을 때 나는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연기 선생님께서 연기를 그만두던지 다시 시험 봐서 대학가라고 충고하실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연기 수업 시간에 말하는 것과 듣는 것, 무대 위에서 거짓말하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를 늘 강조하셨는데 그 중 아무것도 안 됐으니까. 그래서 학교 다시는 2년 동안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다 휴학을 했는데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가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그 때부터 선생님이 조금씩 인정해 주셔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던 것 같다.
-‘커피프린스’ 때 동욱씨 연기가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이유는 연기스럽지 않은, 애드리브 같은 그 리듬감과 호흡 때문이었다.
● 그게 많이 바뀐 거다. 학교 다닐 때는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분석적이었다. 학교 수업 중 상황만 주어지고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수업은 너무 즐겁고 연기도 잘 됐는데 대분을 보고 연기하는 수업은 잘 못 했다. 연기 할 때 이 두 가지 방식이 잘 합체돼야 하는데 내 경우는 그게 분리돼 있던 거지. 그래서 대본을 세밀하게 분석해 내 대사 밑에 꼼꼼하게 적어 놓고 대사도 토시하나 안 틀리도록 애를 썼다. 그러다보니 대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나 스스로가 혼란스러워지더라. 이후 영화 ‘발레교습소’에 출연했을 때 변영주 감독님이 작품 끝날 때쯤 내게 “동욱아. 너는 에너지도 좋고 기본기도 있는데 좀 더 유해질 필요가 있다. 좋은 배우로 성장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해 주시더라. 내가 연습한 것에서 벗어나면 달라지지 못 하는 상황이었으니 그 때 그 말이 굉장히 와 닿았지. 내 연기가 처음으로 달라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는데 그때부터 너무 연습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버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런 연기 방식이 가장 성공적으로 보여 졌던 작품이 ‘커피 프린스’일 거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 장난치는 것 좋아하긴 하지만 폭 넓게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편이지. 사람들 많은 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낯가림도 좀 있다. 그래서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알던 사람들은 내가 이쪽일 하는 거 되게 의아하게 생각한다. 부모님도 이젠 그런 생각 안 하시는데 처음엔 좀 의아해 하셨지. 물론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늘 믿어주시는 편이라 크게 반대하시진 않았지만.
-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해 늘 일정의 결과물을 보여줬던 아들이었나 보다.
● 그랬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특히 저희 부모님이 좀 보수적인 스타일이시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 있었는데 그 외에 ‘공부해라’ 등등 강제로 시키는 것은 없었다. 뭘 해도 말씀이 잘 없다.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믿고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라. 연기 처음 시작하고 힘들었을 때, 영화일 시작하고 일이 없어 고민하던 때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으니까.
-마지막으로 배우 김동욱의 지향점 혹은 목표는 무엇인가?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드라마, 시트콤,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직은 본인의 특정 색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나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만으로도 배우로서 특별히 안 할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웃음)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웃음) 단기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꽤 많은 작품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한 번에 여러 작품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기회가 닿아서 출연하게 됐다. 어쨌든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 왔는데 아직까지는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