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제치하의 치욕스런 과거를 그만 묻어두어야 할까요??

이연옥2009.07.31
조회641

전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고, 회화 실력이 부족하단 생각에 원어민에게 1:1로 일주일에 한시간씩 튜터를 받고 있답니다.

 

오늘은 주제가 Annoyances였는데 어떻게 대화를 하다보니 일본과 한국과의 역사며 두 나라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까지 주고 받게 되었어요.

 

참고로 저는 82년생으로 올해 28살이랍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국사 시간에 항상 일본놈은 나쁜놈, 일본은 우리에게 만행을 저지른 민족,

일본은 잔악무도한 짓도 서슴치 않는 그런 나.쁜.놈. 이라는 적개심과 더불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만행과 같은 역사적인 사실도  함께 배웠더랬죠.

그런 이유 때문인지, 전 사실 일본을 너무 싫어합니다.

어쩜 싫어한다는 말 대신 혐오한다는 말을 쓰는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튼, 그런 저에게 오늘 회화 수업은 아주 곤혹스러웠어요.

 

회화수업해주는 원어민 강사가 학원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거든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다소 기준 미달의 원어민 강사들과 달리 유식한 면도 많이 보이고 평소에 한국 돌아가는 상황이나 여러 정보를 얻으려고 신문도 틈틈이 보시더라구요.

거기다 한국 여자랑 결혼까지 하신 분이라 믿음이 가서 회화 수업을 부탁드렸었는데요.

어쨌든, 오늘 수업으로 어쩜 외국인들 눈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과거를 붙들고 늘어지는 그런 민족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저런 생각에 앞서 우리 원어민 선생님의 잘못된 생각을 꼭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에 이 곳에 글을 올릴 생각을 했습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원어민 선생님이 질문을 했어요.. 어떤 것들이 널 짜증나게 하거나 화나게 하니? 라고요..

 

그래서 그랬죠.."특별히 없는데 역사가 중요한데 한때 학교 교과 과정중에 국사를 빼니 마니 하는 그런 상황이 있었어. 그때 솔직히 너무 화가 나더라고. 과거는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되는 것인데..그런 국사과목을 하니마니 한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가. 그리고 국사 수업을 제대로 안 시키는 현 한국 교육을 보면 진짜 답답해.

내가 하루는 가르치는 학생중에 고등학교 1학년생들 몇명이랑 대화를 나눴었는데, 정말 쇼크받았었어.

어떻게 얘기가 흘러 가다가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그러더라..

왜 어른들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만행을 저질렀다고 계속 세뇌시키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면서 그 일을 겪은 세대는 우리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사셨던 분들인데 이제는 과거의 일이니까 우리랑은 상관이 없는데 도대체 왜 우리가 과거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하고 그 당시 저질렀던 잘못들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일본을 미워하게끔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구. 난 사실 미래에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었고, 도대체 학교 국사 교육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 사실에 너무너무 화가 나." 

 

그러더니 원어민 샘 왈,

"말이 나와서 얘긴데 도대체 한국 사람들은 왜 일본을 싫어하는 건지 이해가 안가."

 

그래서 제가 그랬죠.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 때문에 그래." 라구요...

(편의상 대화식으로 적겠음..^^;)

 

"나도 한국역사는 알아. 하지만, 역사는 역사일 뿐 왜 아직도 옛날 일을 왈가왈부 하는지 모르겠어."

 

"단순히 옛날 일을 왈가왈부 하는게 아니라 일본이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고 자꾸 숨기려하고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화가 나는거야."

 

"그러니까 그게 왜 화가 날 일이야? 너희 세대는 겪지도 않았고 이미 지나간 일인데 아무리 일본이 잘못을 했어도 그걸 사과를 하니 안하니 하면서 붙잡고 있을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과거에 연연하는 건 좋지 않잖아."

 

"니가 한국 역사를 안다니까 하는 말인데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아서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한국인을 다뤘는지 알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적 자부심과 문화에 대한 긍지가 높아서 그들이 통치하기가 힘들었어. 그런 이유로 우리 역사를 각색하여 피해의식을 심어주려 했고, 우리 조상과 선인들을 부정하고 경멸하게끔 교육을 시켜 자신들만의 신민 국민으로 만들려고 했어. 거기다 조선의 처자들을 끌고가 일본군의 노리개로 이용했고,  조선인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까지 했어. 그리고 걸핏하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말도 안되는 막말에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자신들의 후손에게는 제대로된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데 매일같이 역사를 왜곡해서 흔들리는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자긍심을 심어주려 하는데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화가 나는거야."

 

"난 그래도 이해가 안가. 왜 과거에 대한 일을 지금 후손들이 사과해야하는거지? 그리고 니 말대로 일본이 한국사람에게 큰 과오를 저질렀다고 치자. 그럼 역사적으로 봤을때 중국도 한국을 여러차례 침입을 했는데 그럼 중국도 너희한테 사과해야겠네? 그리고 너희는 이라크에 파병도 했었잖아. 그럼 한국 사람들은 이라크 국민들한테 사과 해야겠네? 그리고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식민화했던 유럽인들도 마찬가지겠네? 그리고 내 조국 캐나다도 원래는 그 땅의 주인이 인디언인데, 그럼 인디언들한테 사과해야겠네?"

 

전 참 답답했답니다. 짧은 영어로 갑자기 말문이 막히더군요..

말만 들으면 맞는 말 같은데 이치에 맞진 않는 말....제가 믿고 좋아하던 동료 원어민 강사가 궤변을 늘어놓고 있었으니까요...그래서 그랬죠...

 

"니가 지금 말하는 것들은 이치에 맞지 않잖아. 니가 말한 중국은 우리나라를 쳐들어오긴 했지만,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진 않았어. 그리고 일본인들처럼 극악무도한 짓도 하지 않았지. 중국도 일본처럼 역사를 왜곡하긴 하지만, 일본하고는 비교가 안되지.  그리고 이라크에 파병한 건 우리도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우리가 나서서 보낸건 아니었어. 그리고 우리가 파병을 했지, 일본처럼 우리가 이라크를 식민지로 삼은건 아니잖아.  그리고 니 말대로 이라크 국민들이 우리가 파병한 걸로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아니 가지고 있겠지...그렇다면 우린 사과할 수 있어. 그리고 니가 말한 경우들은 지금 일본과 대한민국의 관계와는 다소 거리가 먼 예인 것 같아."

 

사실 캐나다 사람들이 인디언한테 사과해야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싸움될 것 같아서 참았지요....

 

"그런데 식민지로 삼건 안 삼건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너희나라 쳐들어온 건 화 안나? 그리고 다른 나라들도 보면 너희나라처럼 억울한 일 당했지만, 다 묻어두고 사는데 왜 그렇게 한국 사람들은 일본을 싫어하는 건지 모르겠어."

 

"있지...내가 말했잖아.. 그들의 과오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과오를 저지르고 난 후의 그들의 태도에 우리는 분개하는 거라고. 내가 한 예로 독일에 대해서 말해볼까? 독일이 유대인들한테 저지른 잔혹한 짓을 알고 있지? 그리고 독일 때문에 1,2차 세계대전도 벌어졌잖아. 그런데 같은 잘못을 한 일본은 오리발 내밀고 반성할 줄 모르는 반면, 독일은 자신들의 과오를 사과하고 반성하고 후손들에게 수치심을 심어주면서까지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안 저지르도록 교육을 하고 있어. 그런데 일본은 어때? 일본이 독일의 반만 따라 했어도 우리 한국사람들이 그 정도로 악감정을 가지진 않겠지. "

 

 

"그런데 니가 말한건 경우가 달라. 니가 말한대로 독일은 세계전쟁을 일으켰잖아. 그런데 일본은 고작 한국을 통치한 것밖엔 없잖아."

 

"아니지, 한국만 식민지화 했던게 아니야. 일본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도 몹쓸 짓 많이 저질렀어. 그런데 반성은 커녕 지 잘났다고 고개 쳐들고 다니시잖아?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후손이 무슨 죄야? 잘못은 조상들이 한건데 후손들이 왜 사과해야 해? 그리고 넌 그 후손들이 한국사람들의 그러한 태도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꺼라고 생각하니? 그들은 관심초자 없어. 세계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저 일본과 한국의 두 나라간의 일이지. 세계사람들은 일본이 잘못을 저질렀는지 안 저질렀는지 반성을 하는지 안하는지 그런것에는 관심도 없오. 오히려 일본을 한국보다 더 좋아한다고. 그리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내가 말했잖아. 한국 사람들은 빨리 과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

 

"아이고~ 내가 널 어떻게 이기겠냐? 내 영어실력이 원어민인 너만큼만 됐어도 너한테 더 자세하게 말해줘서 설득할 수 있었을텐데..내 영어실력이 밉다.."

 

" 아니, 너 나 설득 못했을꺼야. 그리고 나도 한국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거야. "

 

"알겠어. 여기까지 하자. 니가 그렇게 생각하는건 니 의견이니까 내가 뭐라 말할 수 없는거지 뭐.

그리고 넌 캐네디언이고 난 코리언이잖아. 그러니까 보는 관점이 다를 수 밖에 없어. 너네 나라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말 할 수 있는거야. 난 코리언이라서 아무 이유없이 일본이 싫고 일본과 우리나라와 관련된 역사 외에 일본에 대한 어떤 것도 관심없어.  니가 뭐라해도 내 생각은 변하지 않을꺼야. 그렇지만, 너처럼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말을 너한테 들으니까 한번 생각은 해봐야 될 문제인 것 같긴 해."

 

 

뭐 그렇게해서 대화가 마무리 되었어요.

여러분은 대화를 읽어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전 제 주위의 외국인 친구들은 물론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일본인들이 독일처럼 반성하고 우리나라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해줘서 모든 외국인들이 다 그런줄 알았어요.

이 부분도 제 개인튜터 해주시는 외국인 샘에게 얘기했더니 이러더군요..

"그럼 한국에 살면서 일본 최고! 일본이 잘했어!...라고 외치겠어? 한국에 사니까 그렇게 얘기한 걸꺼야.."

ㅡㅡ;

 

진짜 욕 나오려고 했으나 참았지요..

위의 대화내용을 보면 제가 마치 영어가 아주 유창하게끔 보이지만, 그런건 아니고 우리말로 적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어쨌든 내용은 저런 내용..다만 영어 단어는 아주 쉬운 표현들을 사용해서 다 설명을 해줬답니다.

장장 2시간 동안이나요...ㅠㅠ

 

 

그런데 저의 저질 영어실력 때문에 저 샘의 생각을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는 제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났었어요.

 

맞아요...어쩜 일제치하라는 치욕적인 과거는 말그대로 과거일 뿐일 수도 있겠죠...

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그치만 전 한국 사람이라 그냥 과거로 생각되지는 않더라구요..

이런 제가 의식 변화가 필요한 걸까요??

 

그런데 문득 프랑스의 한 수상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과거의 과오는 용서할 수 있어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일본의 과오는 시간이 지나면 어쩜 용서될지 모르지만, 전 이 일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참 안타깝게도 우리 자라나는 새싹들은 점점 과거의 치욕을 잊어 가는 듯 하네요...

아무튼, 이 글을 읽어보신 분들 중에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시거나 외국인에게 이러한 부분을 아주 상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이라면 저 좀 도와주지 않으시겠어요?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픈 간절한(?) 저의 작은 바람에서 이런 글을 남깁니다.

저보다 더 많은 지식이 있으신 분은 시간이 걸리시겠지만, 답글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