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주차 시사안보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우리 군의 자세

오두영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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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주차 시사안보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우리 군의 자세

 
1. 들어가는 말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11시 30분쯤 끝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 김정일의 무모하고도 무책임한 도발 책동임에 틀림이 없다. 인민들이야 굶주리든 말든 몇억 달러씩 퍼부어 로켓 개발을 감행하는 북한에 주변국의 경고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북한은 최초에 목표로 했던 지구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장거리 로켓이 미사일 발사체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일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서 강력 대응키로 하였다. 북한은 2006년 7월에 실패로 끝난 대포동 2호 발사와 같은 해 10월의 핵 실험에 이어 또 한번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는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해치는 행위임과 동시에 장거리 탄도미사일 활동을 금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다. 위성발사체이든 미사일이든 북한이 쏜 장거리 로켓은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여기서 그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주민들을 확고히 통제하면서 김정일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리고 또 다른 강력한 대미협상 카드를 마련함과 동시에 대남 군사우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 북한은 왜 로켓 발사를 강행하는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대외적으로는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도모하고 대내적으로는 김정일 정권 제3기 체제 출범에 맞춰 체제결속 다지기 등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 핵무기 운반수단 확보는 대미협상의 수단 : 핵실험을 마친 북한이 장거리 로켓발사에 매달린 이유는 핵무기를 미국으로 보낼 수 있는 운반능력을 보유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에 나서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북한은 로켓 발사의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발사준비 단계에서부터 이미 정치적 효과를 의도했고, 이런 효과를 국제정치 협상으로 계속 이어가기 위해 추가적인 핵실험 준비 등 강경한 움직임을 계속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북한 내부 단속 효과 : 김정일 3기 체제의 출범을 공식화할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첫 회의(9일)에 맞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북한 내부적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달성했다. 김정일의 건강 악화설 확산에 따른 체제 이완을 막고 권력 장악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미국과 일본이 로켓을 요격하려 한다면 대응타격에 따라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을 극대화해 주민통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또한 남북 교류와 북·중 교류가 증가함에 따라 ‘황색바람(자본주의 풍조)’이 불어와 남한 드라마나 가요가 유행하고 포르노와 같은 서양문화가 싹트자 김정일의 대내적 관심사는 정권·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시장을 통제하라”는 김정일의 지시가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북한은 체제 위기 때마다 NLL 무력충돌이나 핵 협상·미사일 발사 등을 내부통제 및 정적제거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 온 전례가 있다.

△ 대남 군사적 우위 확보 : 이번 로켓 발사가 최종적으로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북한은 미사일을 수천㎞ 밖으로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전하는 데는 충분한 효과를 보았다.북한은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사거리 300~700㎞의 스커드-B(화성5호)와 스커드-C(화성6호) 600여 발, 사거리 1,300㎞에 달하는 노동미사일 200여 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집트의 스커드-B를 모방·개량해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만들었고, 장거리용 대포동 1·2호를 개발했다. 나아가 지난해까지 일본 오키나와와 태평양 괌의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둔 사정거리 3000~4000㎞ 이상의 신형 중거리미사일(IRBM) 10여 기를 실전 배치한 바 있다. 이는 전시에 한반도 증원미군 전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반면 우리 군이 현재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00㎞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사거리 300㎞와 탄두중량 500㎏ 이하로 제한하는 한·미 간 미사일 협정 및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지하 미사일 시설 파괴나 스커드 발사대를 공격할 수 있는 ATACMS(에이태킴스) 200여 발, 사정거리 180~300㎞의 국산 현무 1·2호 수백 발 등이 있으며, 이번에 장거리 로켓이 발사된 북한 함경북도 무수단리를 비롯한 북한 북부 지역을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미국의 토마호크 크루즈(순항) 미사일과 유사한 순항미사일 ‘천룡’ 등을 개발하여 배치해 왔다. 포물선 비행을 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수평비행을 하는 순항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500㎏을 넘지 않으면 MTCR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천룡’도 최대 사거리가 500~1000㎞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한반도 안보에 절대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다.

3. 북한의 로켓 발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북한이 주변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사를 감행한 저의는 여러 가지로 판단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내부 결속력 강화와 대미 직접협상을 노린 압박카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강요하고 남북관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의 군사적 위상제고와 해외 무기수출의 선전효과를 노린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북한은 로켓 발사 4시간 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가 지구에서 490~1426㎞ 떨어진 타원궤도를 104분 12초의 주기로 돌고 있으며 혁명송가와 측정자료를 전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북미방공우주사령부는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고 우리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3단계 추진체는 태평양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미국 정보기관의 추적 결과 확인되었다.그러나 북한 입장에서 보면 궤도 진입 실패가 곧바로 전면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속셈이 위성을 운용하는 데 있다기보다는 군사적 목적, 즉 미사일 투발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8000㎞를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1998년 대포동 1호보다는 분명히 늘어났음은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열도를 지나 2100㎞지점에 낙하했다는 것은 지난 2006년 발사 후 42초 만에 2단계 분리조차 못하고 해상에 추락했던 시험발사 때보다는 훨씬 개선된 기술이다.

4. 북한의 로켓 발사를 왜 저지해야 하는가?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을 피하려 해 왔다. 로켓 발사를 앞두고 ‘우주천체조약’과 ‘우주물체등록 협약’ 등 국제우주조약에 새로 가입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발사계획을 통보하는 등 치밀하게 위장해 왔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로켓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한·미·일 3국을 비난하면서 “제국주의 국가들의 준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성 발사국으로서의 과학기술력을 전 세계에 자신 있게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친북단체들의 이러한 억지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의 제재결의안(1718호)을 통해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통제하고 있는 국가다.

인공위성이든 대륙간탄도미사일이든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리는 장거리 로켓 기술은 동일하기 때문에 핵실험까지 한 북한이 ‘운반수단’인 장거리 로켓 기술까지 확보하는 것은 국제평화의 위협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므로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며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장거리 로켓처럼 평화적 목적과 군사적 목적에 모두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핵 및 장거리 투발기술)은 국제사회의 엄격한 감시를 받게 돼 있다. 특히 북한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탈퇴(’94)와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03),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 미 가입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효과적인 통제가 불가능한 국가이다.

따라서 투명하지 않은 핵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차별적인 통제를 하는 것이다.식칼로 요리를 할 수도 살인을 할 수도 있지만, 연쇄살인 전력이 있는 사람 손에 들려 있는 식칼은 일단 뺏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이 때문에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한·미·일은 물론, 국제사회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안보리결의 1718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므로 제재 대상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

북한은 ‘인공위성’으로 철저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장거리 핵미사일을 실험한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남북간 합의’에도 위배된다.

‘남북 기본합의서’(92. 2. 19) 전문에는 “남과 북은 무력에 의한 침략과 충돌을 막고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며…”로 명시되어 있고, ‘10·4 선언’(2007. 10. 4) 3조에는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남북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상호 신뢰를 깨뜨리는 도발행위임이 분명하다.

5. 우리 정부의 입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의 부당성을 집중 제기하면서도 일단 북한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해 ‘단호하고도 의연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표명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식목일 기념식수를 하면서 “북한은 로켓을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고 언급한 것도 우리 정부의 신중한 대응기조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온 세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으고 있는 이때에 장거리 로켓 발사로 한반도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안겨준 북한 당국의 무모한 행동에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그러나 동시에 열린 자세로 인내와 일관성을 갖고 북한의 변화를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처럼 우리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의 부당성을 분명하게 지적하면서도, 인내와 절제를 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차분하게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6. 향후 전망과 우리 군의 자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대외적 관심을 끌기 위한 도발행위의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해질 경우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로켓 발사로 촉발된 긴장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후속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북한은 핵무기 투발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집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사일에 장착할 제2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의 부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북한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쥐게 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무기 체계의 완성을 위해 2차 핵실험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2006년 10월에 무수단리 발사장 인근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강행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 기술 축적 및 로켓 발사 능력을 과시하며 대중동 수출 활동을 꾀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핵과 미사일 문제를 빌미로 북·미 간 직접대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통미봉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대내적 측면에서 보면 동·서해안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남북관계의 주요 고비 때마다 자주 있어 왔다.

서해 북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 등 전방지역에서 기습 도발을 하거나 연평해전과 같이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해 아군 고속정을 기습하거나 서해안에 배치된 해안포와 지대함 미사일로 아군 초계함 등을 공격할 수도 있다. 북한 전투기가 MDL까지 근접하는 위협비행을 하거나 북한군 초소에서 남측을 향해 총격 등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의 대남도발 사례들을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들이다. 따라서 우리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하여 한·미 간에 긴밀한 공조가 이뤄진 것처럼, 대북억제를 위해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도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 참여로 북한을 제재함은 물론, 국제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이번 기회에 북한 당국의 비인륜성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북한이 최근 김정일 초호화 요트를 구입하려다 유럽 금융당국으로부터 계약금을 압수당했다는 외신 보도는 더욱 웃음거리지만, 로켓 발사에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되는 3억 달러로 쌀 100만 톤을 살 수 있다.

이는 북한이 매년 겪는 식량 부족분을 해소하고도 남는 양이라는 점에서 무책임한 정권의 야만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따라서 우리 군은 항상 철통같은 대적경계와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군에 바라는 것은 대북절대 우위의 전쟁억제력과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도발에도 단호히 대처할 수 있는 강한 국방력을 갖추는 것이다.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200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