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전쟁 - 괴물 히드라

jjangga742003.02.25
조회504

 

보트랭 제2실험실

니온왕국의 모든 실험을 하는 이곳 보트랭지역은 비밀유지가 철통같아 니온의 수내부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이다.

이곳 실험실의 위치는 지역적으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외부에서는 전혀 이러한 시설이 있는지도 알수 없을 정도였고, 도로 역시 없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불가능하다. 마법통로를 통해서만이 출입이 가능하고 일반병사는 단 한명도 없고 오로지 기사급 실력을 가진 기사들만이 이곳 보안을 맡고 있었다.


많은 마법사들이 이곳에서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하고는 있지만 모두가 똑같지는 않았다. 우수한 실력을 가진 마법사들은 마법관의 직책을 가지고 자신의 연구를 독자적으로 할 수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마법사들은 마법관의 지시에 따라서 실험을 도와주거나 마법관들의 뒤치닥꺼리나 하는 정도로 있었다. 이곳 제2실험실 역시 다른 곳과는 그리 큰 차이는 없었지만 실험을 하고 있는 마법관들의 수가 다른 곳보다는 조금 많았다.

그 이유는 바로 히드라때문이었다. 히드라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마법사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히드라를 조정하고 묶어두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구속물보다 마법력으로 구속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구속물로는 히드라의 괴력을 당할 수 있는 물질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제2실험실의 책임을 맡고 있는 마법관 가느리엘은 조금 전 상부에서 보내온 전문을 자신의 책상에서 읽고있었다.

‘ 히드라의 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 ’


“ 아~ 진정 히드라를 사용한다는 말인가. 태어나지 말아야 할 괴물을 탄생시킨것도 엄청난 재난이거늘 그것을  전쟁에 투입시킨다니... 진정 이것이 하늘의 뜻인가. ”


마법관 가느리엘은 자신이 창조한 히드라가 세상에 나올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수차례 히드라를 폐기 할 것을 상부에 건의를 했고 그때마다 상부에서는 그의 건의를 묵살했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크 ~ 워 ~ 어


마법사들의 결속마법으로 인해서 히드라숙주인 여왕 히드라가 괴음을 내며 소리치고 있었다, 언틋 보기에도 5M정도의 큰 몸체에 커다란 입, 울긋불긋한 색깔의 피부를 가진 괴물이었다. 커다란 입사이로 튀어나온 날카로운 이빨은 날카롭기가 예리한 도를 연상시켰고, 입에서는 연신 투명한 액체를 흘리고 있었는데 그 액체가 바닥에 떨어질때마다 돌바닥이 조금씩 패이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양쪽 허리부분에서 나온 세 개의 손가락을 가진 팔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았다. 뱀처럼 바닥을 기어다니는 신체이기에 다리가 없었으며 그로인해 피부는 철갑처럼 단단하여 왠만한 보검으로도 뚫리지 않고 상처하나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히드라의 기본일 뿐 정작 히드라의 무서움은 엄청난 번식력과 자체 치유능력이었다. 어느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해도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저절로 아물고 치료가 되며, 하루에 여왕 히드라가 생산해내는 알의 숫자는 1000개가 조금 넘는 엄청난 양이었다. 그러기에 생산되는 어느정도의 알만이 실험을 위해서부하를 시키고 나머지 알들은 모두가 냉동보존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알에서 깨어나는 시간은 단 하루. 그 이상의 시간은 들지 않았고 3M정도의 성체 히드라가 되는 시간 역시 일주일이면 충분했다. 그 정도로 히드라의 번식력은 무서웠다. 또 한가지 히드라의 가장 무서운 부분이 있었으니 살아있는 생명체는 어느 것이든 다 먹어버린다는 것이었다. 히드라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양은 살아있는 소 한 마리정도로 그 식성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었다. 그러니 히드라 1000마리만 있어도.... 그 이상은 생각하기 조차 싫은 그러한 일이 될 것이다.


마넬라 산맥

깎아 내려지는 듯한 절벽들이 다른 산맥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산새의 함하기는 대륙의 첫째 둘째를 가눌 정도로 산새가 험한 곳이었다. 그 험한 마넬라 산맥의 한 곳을  크로노스의 전함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크로노스 함대 중 가장 큰 전함인 루엔공작의 전함은 모든 함대의 가장 중앙에서 이동을 하고 있었다. 루엔공작의 함대 주위로 그 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전함들이 4척 정도가 포진해서 이동을 하고 있었고, 전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순양함 정도 크기의 함정들이 그 다음 외각에 20척 정도 이동을 하고 있었다.

“ 흠.... 마넬라 산맥은 언제 보아도 참으로 산새가 험하군. 크로노스의 아르키나 산맥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정도야. 참으로 대단하구나! ”


루엔공작은 전함의 선수(船首)에 서서 한 잔의 와인을 마시며 마넬라 산맥의 웅장함을 바라보고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항상 혼자서 와인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그이기에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 내가 크로노스가 아닌 이곳 니온에서 태어났다면 아마 난 지금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꺼야. 기사를 중심으로 하는 크로노스와는 달리 이곳 니온은 과학을 중시하고 마법사를 더 활성화 시키고 대우를 해주지. 그러니 마법으로 국가방어를 하고 이제껏 그 방어막으로 인해 다른 나라에게 침범을 당하지는 않았었고, 그래서 기사의 중요함을 잘 모를 수 밖에 없지.

후 후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기사단과 전함들을 동원한 부대에게는 지상에 펼쳐놓은 지뢰와 대전함 방어마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펼쳐놓은 마법들이 파해되지는 않을거라는 그러한 안일한 생각이 너희들의 멸망을 가져올 것이다. 하 하 하 “ 


마넬라 산맥을 넘어서 수도인 니온으로 향하는 곳으로는 두개의 커다란 요새가 있다. 바로 마넬라 산맥 넘어 위치한 발트렝시와 토시트램이었다. 그 중 발트랭시는 마넬라 산맥 바로 가까이에 위치해 있었고, 토시트램은 수도 니온과 조금 더 가까이 있는 중요한 요새로 니온으로 가려면 꼭 거쳐야하는 곳이었다.


발트랭 시

지금 이곳 발트랭시에는 벌써부터 니온의 주력부대가 진을 치고 크로노스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니온의 가장 강력한 부대로써 정평이 나있는 아스트라 기사단을 비롯해서 4개의 기사단과 3개의 보병사단, 마법사로만 이루어져있는 마법단인 제1마법단과 제2마법단이 있었고, 대 전함만을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야마토포대 역시 6대대가 발트랭시에 있었다. 거의 니온의 주력부대 반 이상이 이곳에 모여 있었기에 보트랭시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발트랭시 보랜트 성


“ 수도에서 연락이 왔다구여? ”


이곳 보랜트 성은 임시로 만들어진 사령부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령부의 최고 지휘부인 쟈일러 공작 집무실로 미히엘 공작이 들어오며 수도에서 온 소식을 묻고 있었다.

쟈일러 공작은 니온에서 유일하게 무가(武家)로써 공작의 작위를 받은 사람이었다. 일찍이 젊은 나이인 17살에 기사시험에 합격하여 주위의 주목을 받았고, 빠른 성장으로 인해서 기사단장과 백작의 작위를 나이 30살에 받고, 그 이듬해인 31살에 자신의 기사단인 아스트라 기사단을 이끌고 니온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을 사냥해 니온의 평화를 가져온 공을 인정받아 후작의 작위를 받았다. 그리고 후작의 작위를 받은지 꼭 5년만인 10년 전 니온의 모든 기사단을 훌륭하게 성장시켰다는 것이 공작의 작위를 받은 이유가 되어 니온 최고의 고수로 또한 니온 최고의 가문으로 인정을 받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스터의 경지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고 그로인해 니온에는 아직까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


“ 어서 오십시요.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쟈일러 공작은 들어오는 미히엘 공작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맞이했다. 미히엘 공작이 나이가 많은 것도 있었지만 마법사로써 미히엘의 위치는 항상 쟈일러의 위에 있었기에 그렇게 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자신이 사령관임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 그래. 수도에서 뭐라고 왔습니까? ”


“ 국왕폐하께서 저 못된 크로노스 놈들에게 우리 니온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부딪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


“ 흠.... 그렇습니까? "


" 네. 전쟁은 불가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는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그래야겠지요. ”


미히엘의 생기없는 대답으로 쟈일러 역시 좋지 않은 상황으로 된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군인이기에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인것을.....


“ 전 군에 비상령을 내려야 겠습니다. 준비를 해 주십시요. 그리고 마법단의 준비는 차질없이 준비가 된 것입니까? ”


“ 그렇습니다. 차질없이 준비는 되었습니다. 그리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


“ 네 그건 그렇게 하시면 될 것 같구.... 대 전함 포대인 야마토포대의 상황이 가장 걱정입니다. 지금 적의 전함 숫자가 월등히 많은데 과연 이 숫자로 막을 수 있을지가 심히 걱정입니다. 기사단 역시 적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모자란 상황이니..... ”


“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요. 곧 수도에서 증원군도 올것이고 이곳 지형으로 볼때 우리가 많이 유리한 입장이니 그리 크게 걱정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


“ 그래도 적은 기사단으로 이루어진 최정예의 전함대대입니다. 일방적인 전투가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걱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군요. ”


쟈일러의 걱정어린 말과 달리 미히엘 공작은 담담한 말로 쟈일러 공작을 위로했다. 그도 나이 많은 노장이기에 많은 전투로 인해서 큰 전투에 임하는 기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다. 그러기에 쟈일러의 기분을 이해할 수도 있었고, 조언을 할 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전쟁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루엔공작의 함대


“ 전하! 곧 적의 본거지인 발트랭시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


루엔공작의 보좌관인 제레미백작이 보고를 하고 있었다.


“ 그래 적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 네! 적의 규모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라고 합니다. 기사단은 아스트라기사단을 비롯해서 4개의  기사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보병사단역시 3개의 보병사단정도가 있고, 특이한 점은 마법단과 야마토포대가 있다는 것뿐입니다. ”


“ 그래? 야마토 포대와 마법단이라......  그래 마법단은 어느 정도라던가? ”


“ 그리 많은 수는 아닙니다. 전하. 2개의 마법단이 있다고 합니다. ”


“ 그래? 흠..... 야마토포대야 멀리에서 공격을 들어가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고, 마법단이 문제군. 따로 기습작전을 감행한 듀란만으로는 힘이 들것 같군. ”


“ 아닙니다. 전하. 그리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마법단은 이미 적의 본거지내에 침입한 듀란후작께서 처리하시기로 되어있으니 걱정을 안하셔도 될 것입니다. 듀란 후작께서 함께한 기사단이야말로 우리 크로노스의 침투조로 정평이 나있는 은색기사단이니 꼭 성공하실 것이옵니다. ”


“ 그래 그러면 그리 힘든 전투가 되지는 않을 것이야. 참! 상대의 사령관이 누구라고 하던가? ”


“ 네! 전하. 상대의 사령관은 니온의 쟈일러 공작입니다. ”


“ 쟈일러라고? ”


“ 네! 그렇습니다. 전하. ”


“ 흠..... 그리 쉽지는 안겠군. 상대가 상대이니 말이야. ”


“ 그건 그렇습니다. 전하. ”


“ 흠...... ”


루엔은 상대를 알았을때의 고뇌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도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를 말이다.


“ 우리 크로노스의 승리를 기원하며 건배. ”


루엔 공작은 자신이 마시고 있던 잔을 깨끗이 비우고는 승리를 기원하며 잔을 전함밖으로 떨어뜨리고는 돌아서서 전함 내부로 들어가 버렸다.


마넬라 산맥 북동쪽


이곳 마넬라 산맥에는 예부터 한 마리의 드래곤이 살고 있었다. 그 이름은 오스트라노스. 자존심 강하기로 따지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레드드래곤인데 이곳 마넬라 산맥이 산새가 험하여 다른 이의 침범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곳에 정착을 해서 원래 이곳에 살고 있던 몬스터와 동물들을 모두 쫒아버리고는 여유롭게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긴 붉은색 머리에 깔금한 옷차림과 보통키에 잘생긴 인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 하고 있었다. 레드 드래곤 답지않게 언제나 조용함을 좋아하고 불과 포악함에 친숙한 레드족만의 성격을 완전히 무시하고 오로지 평화와 여유로움만을 느끼기를 사랑하는(?) 아주 이상한 돌연변이 였던 것이다. 그런 오스트라노스가 점심을 가볍게 오거 한 마리로 때우고는 자신의 레어 앞에 만들어 놓은 통나무집에서 여유로운 차 한잔을 마시고 있었다.


“ 아~ 함. 좋다. 이런 여유가 있어서 난 이곳이 좋단말이야. ”


길게 하품까지 하며 자신의 평화로운 시간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었다.


“ 점심때 너무 멀리까지 가서 음식(?)을 가져온 것이 조금은 흠이지만, 그래도 그런 정도의 운동도 안하면 살이 많이 찌니까 뭐 그정도는 해야지. 흐 흐 흐 ”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던 그는 차를 다 마시고는 자신이 지난 겨울에 만들어 놓은 흔들침대에 누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는 점심을 먹은 뒤 차를 한 잔 마시고는 자신이 대륙을 돌아다니며 모아놓은 책을 읽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이 시간 만큼은 어느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흔들침대에 누워 책장을 두어장 넘길 즈음에 그의 신경을 거스르는 일이 발생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크로노스의 전함들이 오스트라노스의 상공을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그냥 조용히 지나가면 될 것을 전함들 중 한 전함에서 그것도 루엔공작의 전함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루엔 공작이 마시고 있던 와인잔을 깨끗이 비우고는 승리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잔을 전함 아래로 떨어뜨리는 순간 발생했다.

떨어진 와인잔은 정확하게 책을 읽고 있던 오스트라노스의 머리를 향해서 떨어졌던 것이다.



“ 누.. 누구야! ”


갑자기 벌어진 일에 약간은 놀란 음성으로 소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시선을 하늘로 가져간 그는 자신의 머리위로 꽤 많은 수의 전함들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머리위로 떨어진 것이 와인잔인 것을 그 깨어진 파편으로 알아본 그는 무지 무지 열받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본 성격이 나오기 시작했다.


“ 이.. 이... 이... 이 되먹지 못한 놈들이 감히 누... 누... 누구에게.... 이런 싸가지 없는..... ”


너무 흥분하여 말까지 더듬는 그였다. 그리고는 손에 있던 책을 집어던지고는 바로 하늘로 솟아 올라가 버렸다..

퍼시픽 후작은 자신의 선실에서 다음 전쟁에 대비하여 자신의 애병인 롱소드를 손질하고 있었다. 조용한 가운데 검을 닦으며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기사들의 유일한 즐거움이듯이 그도 이 시간을 좋아하고 있었다.

정신을 집중하여 검을 닦고 있던 그는 밖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들었고, 조금 후에는 병장기들이 부딪히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아군밖에 없는 이 상공에서 적이 공격했다는 생각이 절대 들지않았기에 ‘기사들끼리 훈련을 하고 있겠구나’ 라고 생각만 한 그는 개의치 않고 다시 검을 닦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거대한 기운의 느낌이 온 몸으로 전해지며 위험을 감지할 찰나 엄청난 굉음을 내며 폭발소리가 들리더니 전함이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퍼 ~ 펑


밖으로 달려나간 그의 눈에 비친 광경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전함 선미쪽 중앙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고 그 안에서는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쪽에 처음보는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고, 부서진 선창 뒤로 여러명의 기사들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 이것들이 감히 누구에게 가소로운 짓 꺼리를 하는 거야! 내가 누구라고 그따위 쇠꼬챙이로 덤비고 있어. 이것들을 확 그냥.. ”


퍼시픽 후작은 상대가 그냥 듣기에도 무척이나 화난 음성이었고, 말 하는 어투로 보건데 보통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곳에 어떻게 침입을 했는지(?) 이런 저런 생각이 스치듯이 지나갈 찰나 사내의 다음 말이 들렸다.


“ 도대체 어떤 놈이야?  어떤 놈이 감히 이 위대하신 몸에 그따위 짓을 했냐 말이야? 빨리 안나오면 너희 천한 놈들을 모조리 구워 먹어 버리고 말겠다. ”


오스트라노스가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전함은 여전히 계속 기울어지고 있었고, 선창밑에 있던 기사들과 다른 모든 마법사들이 선창위로 나오고 있었다. 전함이 기울어지며 고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간 루엔공작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발트랭시에 대한 공격로를 점검하고 있다가 밖에서 들리는 엄청난 폭음에 잠시 놀라있었다. 폭음이 있은 후 얼마뒤에 제레미백작의 급한 발걸음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똑


“ 들어오게. ”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제레미의 얼굴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 무슨일인가? ”


“ 네! 전하. 후미에 있는 퍼시픽후작의 전함에 적의 공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그래? 적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 저.... 그것이..... ”


제레미의 우물쭈물한 대답에 화가 난 루엔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 무슨 대답이 그런가! 똑바로 말하라! ”


상관의 질책에 정신이 번쩍 든 제레미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대답했다.


“ 네! 전하. 그것이 이상하게도 적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


“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


“ 네! 전하. 그것이... 주위에는 아무런 적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 퍼시픽후작의 전함이 어떤 공격으로 인해 선체가 화염에 휩싸이며 추락하고 있습니다. ”


“ 선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그럼 무슨 사고가 난 것은 아닌가? ”


“ 그런 것 같지는 안습니다만..... 정찰병을 보냈으니 곧 무슨 소식이 올 것입니다. 소식이 오는데로 보고을 드리겠습니다. 전하. ”


“ 서둘러 알아보라. 전함이 추락하고 있다면 보통일은 아닐것이다. ”


“ 네! 알겠습니다. 전하. ”


대답을 마치고 경례를 한 제레미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제레미가 나간 뒤 루엔공작은 이상한 생각에 잠시 머리에 손을 얹고는 생각에 잠겼다가 아니되겠는지 서류를 놓고는 밖으로 나갔다.


루엔이 가볍게 생각할 정도로 퍼시픽후작의 전함은 그리 만만하게 볼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밖으로 나간 루엔공작은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퍼시픽후작의 전함을 바로 볼 수가 있었다. 선체가 화염과 연기로 뒤덮혀 형체가 미약하게 보일뿐 어떤 것도 확연하게 볼 수가 없었다. 그러더니 조금 후 추락하는 전함에서 와이번을 타고 탈출하는 기사들을 몇 명 볼 수가 있었는데 그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전함에 승선한 마법사와 기사단의 수를 합치면 4~50명 정도가 되는데 그 수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인원이었던 것이다. 그걸 바라보는 루엔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마음에 속만 답답하기만 할 뿐이었다.

한편 퍼시픽후작의 전함에서는 여전히 대노한 오스트라노스가 여기 저기에 쓰러져 있는 기사들을 하나 하나 잡아 흔들고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 너야? 왜 말이 없어. 이봐! 일어나 보란 말이야! ”


“ 켁... 케....켁 ”


오스트라노스의 손에 멱살을 잡힌 기사는 말도 하지 못하고 숨이 막혀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 상당한 수련을 쌓은 기사를 아무렇게나 가지고 노는 이 황당한 광경을 지켜보는 퍼시픽후작은 정신이 혼미해져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그가 언제 이런 일을 당해보기나 했더란 말인가.

그런 광경을 지켜보던 퍼시픽의 얼굴이 한 순간 흑빛으로 변해버린 것은 순간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오스트라노스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퍼시픽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오스트라노스가 번쩍이는 눈을 기이한 미소와 함께 나타내며 손에 잡고 있던 기사를 팽개치고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퍼시픽은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며 뒷걸음 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자신이 이 전함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내밀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퍼시픽은 자신의 멱살이 상대의 손에 잡혔다는 것을 다음 순간에 바로 알게되었다.


“ 컥.... ”


퍼시픽을 손아귀에 쥔 오스타라노스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퍼시픽에게 조용하고 무게있는 한 마디를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 넌 알고 있는 듯 하구나. 아가야 누가 그랬는지 넌 알고 있지? ”


퍼시픽은 온 몸이 심하게 떨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름끼치듯 부드러운 목소리가 더욱 더 온몸이 떨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자신은 분명 이러한 느낌을 결코 평생 단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순간을 느끼는 것도 잠시. 퍼시픽은 자신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것을 알았다. 상대가 자신의 멱살을 잡은 채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오스트라노스는 상대가 다른 돼먹지 못한 호비트들 보다는 조금 강한 마나를 가지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는 이 전함의 사령관임을 짐작해 추락하는 전함을 그대로 나둔 채 하늘로 솟아 오른 것이었다. 


“ 넌 알고 있지? 호비트. 네가 이곳에서 가장 강한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난 안다고. 분명 넌 이곳의 주인이겠지? 그럼 아마 내가 알고 싶어하는 것도 넌 알고 있을것이 분명해. 안그래? ”


퍼시픽은 오스트라노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뇌리를 울리며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도대체 자신에게 뭐라 말하는 것인지, 도대체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순간에도 여전히 멱살을 잡혀 숨은 턱밑까지 올라오고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 켁... 켁... 무슨..... 윽.... ”


허공에서 바둥바둥 대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럽게 보였지만 어느 누구 하나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루엔공작은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정확히 자신의 충실한 부하인 퍼시픽임을 루엔은 알아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모든 이들은 알아 볼 수가 없었지만 루엔은 마스터라는 위치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루엔공작은 그러한 마스터의 위치에 있음에도 지금 이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것이란 걸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상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능력이 아니기에 그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생각을 할 찰나 루엔은 어느덧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체모를 상대를 발견했다. 그리고나서 온몸으로 느껴지는 위기감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전에도 그는 커다란 위험이나 죽음의 위기가 올때에는 이러한 느낌이 왔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상대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를 머릿속으로 빠르게 생각했다.

오스트라노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한 명의 강한 마나를 소유한 인물을 발견하고는


‘ 그래. 이놈보다는 저 놈이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 같으니 저 놈을 족쳐서 물어보면 되겠구나. 흐 흐 흐 ’


이런 생각이 끝나자 마자 오스트라노스는 곧바로 루엔 공작의 전함으로 향해 날아갔다.

상대가 루엔공작의 전함으로 향하자 그때까지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던 외각의 순양함들과 나머지 3척의 전함도 포진을 바꾸어 루엔공작의 전함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몇 척의 순양함들은 벌써 오스트라노스에게 공격을 시작하고 있었다.


“ 다가오지 못하도록 공격을 해라! ”


선두에 선 아이짐 제1 기사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순양함에 탑승해있던 마법사들과 전함의 양쪽에 탑재한 대포들이 일제히 공격마법과 포문을 열고 오스트라노스를 향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퍼~ 펑 펑


쿠 콰 쾅 쾅


쉴새없이 쏟아대는 공격에 오스트라노스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격은 멈출지를 몰랐다.

그때 자욱한 연기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번쩍이더니 제일 앞에 위치한 순양함 한 척이 폭발해버렸다.


번쩍


콰 쾅


그것을 시작으로 번쩍이는 빛이 보일때마다 전함들이 한 척씩 박살났다.

루엔공작은 그러한 상황을 보고는 아군의 피해를 최대한으로 막기 위해 즉시 큰 소리로 전군에 소리를 쳤다.


“ 모두 방어진형으로 변환하라! ” 

  

루엔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든 전함들은 공격을 멈추고는 방어망으로 형성하기 시작했다. 마스터의 목소리니 쩌렁쩌렁 울리며 퍼져나가 모두가 들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방어망이 가동되자 번쩍이는 빛이 전함에 부딪쳐도 방어망에 튕겨져 나가 폭발하지는 않았다.


전함의 방어망은 전함을 형성하고 있는 마법의 힘을 70퍼센트 정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함의 이동속도라든가 공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기에 일반적인 전투에서는 방어망을 형성하지 않고 그대로 전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쓰지도 않은 방어마법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하늘에서의 최강생물인 드래곤을 방어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드래곤의 하늘에서의 공격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기에 방어망을 안 만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방어망을 가동하고도 전함들의 상태는 그리 좋은 것이 아니었다. 방어망과 오스트라노스의 공격이 충돌할 때 마다 그 충격이 무척 심했기 때문이었다.

빛이 한 번씩 전함들의 방어망과 부딪힐 때마다 전함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러기를 몇 번의 공격이 더 있은 후 아무런 효과가 없었는지 오스트라노스에게서 더 이상의 공격이 가해지지는 않았다.

전함들의 공격이 멈추자 오스트라노스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그의 손아귀에는 퍼시픽후작이 잡혀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잡혀 있었던지 실신을 한 것처럼 축 늘어진 상태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저것들이 제법 한다 이거지? ’


오스트라노스의 기분은 아까보다 더 뚜껑이 열릴 정도로 나빠져버렸다. 자신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호비트들이 그렇게 곱게만 보이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자신은 명색이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이 아니던가.

순간 빛이 번쩍이며 오스트라노스의 몸체가 점점 더 커지더니 급기야는 본체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거대한 몸체에 특유의 엄청난 존재감을 나타내며  전함들을 향해 커다란 포효를 한 번 하고는 다른 레드 드래곤들이 그렇듯이 잔인하고 포악하게 손에 잡고 있던 퍼시픽후작의 머리를 사정없이 부숴버렸다. 그리고는 전함들을 향해서 서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상대가 강렬한 붉은색을 띤 엄청난 크기의 드래곤으로 변해 버리고서는 자신들에게 서서히 다가오자 모든 전함에는 비상이 걸린 듯 술렁이기 시작했다. 루엔공작 역시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그러한 보통의 드래곤이 아닌 포악하기로 유명한 레드드래곤이었기에 약간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루엔이 그러한데 다른 사람들은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렇게 상황이 바뀔 찰나 루엔은 상대의 엄청난 공격을 곧바로 볼 수가 있었다. 방어막으로 뒤덮힌 전함 한 대가 오스트라노스의 브래스 한 방에 산산조각이 나며 부서져 버렸던 것이다. 공중에서 폭파되는 영향으로 인해 주위에 있는 다른 전함들에게까지 그 여파가 밀려와 전함들은 폭풍을 만난 배들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

루엔은 빨리 선택을 해야만 했다. 싸울 것인지 아니면 도망칠 것인지를.... 자신의 판단이 느려지면 느려질수록 자신의 수하들이 하나 둘씩 저 망할놈의 드래곤에게 당하고 있었기에 빨리 판단을 해야만 했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지만 어떤 것을 선택해도 자신들이 모두 죽는다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만 같았다.

하늘에서 드래곤을 상대로 도망친다는 것은 확률이 제로에 가까운 일이었고, 그렇다고 싸우자니 아무런 대책도 없이 덤벼들었다가는 개죽음을 당하기 딱 좋았기에 어떤 것도 루엔의 선택을 빨리 결정지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루엔이 이러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저울질 하고 있을 때 또 한번의 브래스가 루엔의 바로 옆에 있는 전함에 작렬하여 폭파되고 말았다.

순간 루엔은 무엇인가 결심을 한 듯 전함의 뒤쪽에 묶여있는 자신의 와이번을 타고는 오스트라노스에게 날아갔다. 조금이라도 지체할 수가 없었기에 어느 누구도 루엔의 움직임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빠른 동작이었다.

오스트라노스는 두 번의 브래스 공격으로 인해 자신의 위용을 한껏 나타냈다고 생각하고는 득의의 웃음을 지으며 저 괘씸하고 멍청한 벌레같은 호비트놈들을 어떻할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이 가장 높은 위치의 호비트라고 생각한 놈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자 오스트라노스는 다시 한번 숨을 들이쉬고는 브래스를 쏘아낼 준비를 했다.

그러고는 어느정도 자신에게 다가오자 브래스를 정면으로 쏘아버렸다.

루엔은 상대가 또 한 번의 브래스를 뿜어 자신을 공격하자 즉시 자신의 와이번을 하늘로 솟아오르게 하여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하지만 자신이 피한 후 곧이어 들리는 전함의 폭발음이 루엔의 귓가를 울렸다.

또 하나의 전함이 폭파되는 소리였다.


‘ 이러다가는 전함 전체가 저 흉악한 놈에게 몰살을 당할지도 모를일이다. ’


루엔의 머릿속에 이러한 생각이 스치듯이 지나갈 찰나 오스트라노스의 다음 브레스가 루엔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엄청난 열기를 내뿜으며 다가오는 상대의 공격에서 어떠한 방어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직 피해야겠다는 본능적인 움직임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한 주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이 루엔의 와이번은 오스트라노스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고 있었다.

와이번의 속도가 빠르기도 빨랐지만 크로노스제국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루엔의 직위를 생각해보면 와이번의 품종 역시 가장 좋은 것 중에서 고른 최고의 품종이었던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자 오스트라노스의 자존심은 다시 한 번 상하기 시작했다. 이세계 최강의 생명체라는 자신의 공격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게 만드는 상대가 그리 좋게 생각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이번에도 피할 수 있는지 보겠다. ]


오스트라노스의 거대한 울림의 한 마디가 루엔의 귓가를 때리더니 곧바로 루엔의 전신피부가 가볍게 떨릴 정도의 전율이 전해졌다. 그것은 바로 오스트라노스가 들이쉬는 엄청난 양의 공기와 마나로 인해 겉으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거대한 기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위력에 놀라 루엔의 와이번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러 저리 방향을 못 잡고 날뛰기 시작했다. 자신의 와이번이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루엔은 이번에는 결코 그냥 곱게 넘어가기는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자신의 애병인 롱소드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전신에 있는 모든 힘을 끌어 모아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스트라노스는 자신이 드래곤으로서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많은 양의 마나를 소비하는 최고써클의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소 13써클의 마법을 시전할 작정이었다.

13써클의 마법이면 웬만한 도시하나쯤은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 수 있는 그런 위력이 있었다.

드래곤이 마법을 사용하는 생명체로서 최고의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인간이 소유할 수 있는 마나는 한계가 있지만 드래곤은 그렇지 않고 무한한 마나를 소유할 수가 있기에 그러한 것이 가능했다. 몇 천년을 살 수 있으니 어쩌면 그것이 세월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해도 그러한 고급마법을 연속으로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최후의 순간이나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리 사용하지는 않는다.

마나의 소모가 무척 크다는데 위험이 있고 그렇게까지 사용할 만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다른 하나의 이유였다.

오스트라노스는 어느 정도 마나가 자신의 몸 안에 모였다는 것을 확인한 후 루엔과 전함이 있는 곳으로 쏘아버렸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실로 엄청난 크기의 브래스가 오스트라노스에게서 뿜어져 나와 하늘을 뒤덮으며 공격해갔다.

루엔은 어떻게 해야겠다는 어떠한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상대에게서 펼쳐진 공격을 본 순간 머릿속이 멍해지며 하얗게 되더니 그대로 온 몸이 굳어져버렸다. 와이번의 재빠른 움직임으로 인해 브래스의 중앙에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영향권에는 있었기에 그 충격에 와이번과 루엔은 튕겨져 나가 버렸다. 그리고 그 뒤로 방어형태를 취하고 있었던 전함들이 어떻게 해볼 것도 없이 엄청난 브래스에 의해 방어막이 파해되며 한 순간에 쓸려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일순간에 모두 전멸해버렸던 것이다.


[ 크 크 크 크 ]


오스트라노스는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한 호비트들이 모두 자신의 공격에 싸그리 전멸을 당하자 기분이 약간은 좋아진 듯  뿌듯한 웃음을 내뱉고는 유유히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