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 짱! 최고!

해피니200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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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 짱! 최고! 너무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저희 집 행복을 조금이나마 나눠드리고 싶네요.

 우리 남편 짱! 최고!저는 결혼한 지 해수로 9년째 되는 주부예요.
남편과는 만난 지 1년만에 결혼했는데, 한번 만나달라고, 석 달을 하루같이 아침마다 저 출근 시켜 주겠다고 집 앞에 와 있고(알고 봤더니 울 남편 지독한 잠보예요...그런 사람이 석 달, 아니 그 후로도 매일같이 절 태우러 가락동에서 면목동까지 데리러 왔었더라구요) 저녁이면 잘 들어갔는지 통화 한번 할 수 없겠냐며 꼬박꼬박 전화했죠. 그래도 전 석 달 내내 냉랭했구요.

 

 우리 남편 짱! 최고!그러다가 저희 엄마가 한번 만나보라구 해서...
울 남편 첫데이트 때, 글쎄 프로포즈 하더라구요.
첨엔  '뭐 이런 남자가 다 있나...' 싶었어요.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짜고짜 결혼인가 해서요.
글쿠 울 남편이 사진을 전공한 사람이라...뭐 선입견이긴 한데 좀 바람둥이 같은 그런 느낌이 들잖아요.
사진하는 사람들... 그래서 무지 못되게 굴었죠. 그 사람 앞에서 소개팅도 하고 다른 사람 만나느라 하루 종일 기다리게 하고...

 

 우리 남편 짱! 최고!친구들하고 지방에 놀러갔다가 차편이 불안하면 호출기에다 무작정 몇 시에 서울 도착하니까 데리러 와줄 수 없냐고 메시지 남기기도 하고....그러면 도착 시간 1시간 저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환하게 맞아주고 친구들 집까지 데려다 주고.... 그래도 이 남자 화 한번 안내고 묵묵히 기다리는 거 있죠. 무서웠죠! 나중에 복수하면 어쩌나 해서...

 우리 남편 짱! 최고!그런데 너무 한결같은 거예요. 그리고 돌아가시고 한번도 꿈에 나타나지 않으셨던 아빠가 꿈에 나타나 저희 신랑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는 거 있죠. 마음이 조금 움직이기 시작했죠. 아빠가 정해 주신 사람...그것도 돌아가신 분이 꿈에 나타나셔서 정해준 사람이니....그러고 얼마 후 또 꿈을 꾸었는데 저 이 사람하고 커플링 고르고 있는 거 있죠.
그래서 결정했죠. '아, 나 이사람하고 결혼해야 하나부다.'

 우리 남편 짱! 최고!마음 고쳐 먹고 열심히 만나기로 했죠. 솔직히 저 별로 이쁜 얼굴도 아니고 몸매가 환상도 아니고 집안이 빵빵한 것도 아닌데....지극히 평범하거든요. 반면에 이 남자는 키가 183이 넘구 몸매도 호리호리하고 매너 좋구 호남형이거든요.

 

 우리 남편 짱! 최고!그리고 이 사람 여자친구들 봤는데 무지 이쁘고 그러더라구요. 색달라서 끌린 건지....나중에 왜 이쁜 여자 친구들 놔두고 나냐고 물어봤더니 글쎄 다른 애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대요. 그냥 절 보자마자 아니 본 지 일주일쯤 지나고 나서 문득 저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다나요. 우습죠? 그런데 그게 진심이었더라구요.

 우리 남편 짱! 최고!9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때의 한결같은 마음 변하지 않고 있거든요.

 우리 남편 짱! 최고!아직도 하루에 세 번은 꼬박 전화해서 사랑한다는 말 남겨주죠, 기념일이란 기념일은 모두 챙겨주죠. 제 생일날 아침은 직접 미역국에 반찬에 솜씨는 없지만 나름대로 정성껏 차려줘요. 또 저녁이면 장미꽃에 선물(선물도 용돈에서 조금씩 모아뒀다가 해줘요)에 맛있는 저녁까지....

 

 우리 남편 짱! 최고!아주 중요한 회식 자리 아니면, 또 아주 친한 친구들과의 자리 아니면 언제나 일 끝나면 집으로 달려오구요, 휴일이면 언제나 저와 아들을 데리고 어딜 가면 좋을까 생각해 줍니다. 또 사진하면서 가본 멋진 카페들은 꼭 데려가 주구요, 아직도 저를 예쁘다고 말해 주는 사람이죠. 또 방금 일어나 부시시한 모습으로 기지개를 켜면 배시시 웃으며 귀엽다고 뽀뽀해줍니다.

 

 우리 남편 짱! 최고!또 결혼하고 몸매도 여전하구요, 남자들도 결혼하면 망가지잖아요. 저도 물론 노력하구 있구요. 길을 걸을 때면 여느 부부들은 아이를 가운데 두고 걷지만 저희는 저를 가운데 두고 두 남자가 제 손을 꼭 잡고 걷는답니다.

 

 우리 남편 짱! 최고!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저희 아들 역시 저를 끔직하게 생각한답니다. 올해 6살인데, 작년에 같이 치악산에 갔는데요, 글쎄 길가쪽으로 가는 저를 안쪽으로 밀며 자기가 길가쪽으로 가더라구요, 위험하다고.... 뭔가 바뀐 것 같죠? 저는 너무 행복했답니다.
 

 우리 남편 짱! 최고!가끔 밤 산책을 할 때면 돌아오는 길에 업어주기도 하구요, 제가 뭘하든 이 남자 싫은 소리 한번 한 적이 없어요, 이사람.... 그럴 때면 저는 일부러 건수를 만들어 부부싸움을 겁니다. 너무 조용한 것도 재미없잖아요. 늘 한결같은 남편 대신 저는 변화무쌍하여 저희 남편 말에 따르면 아직도 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늘 긴장이 되고 재미있대요.
아직도 할 말이 많은데 오늘은 이 정도 할까요?
 

 우리 남편 짱! 최고!9년을 살면서 느끼는 건 부부도 그렇고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부부건 연인이건, 부모 자식 사이건, 친구건 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안일하게 익숙해져 가고 옛날의 좋은 감정과 추억이 바래지면 슬프잖아요. 서로서로 노력하면서 아끼고 살아야죠.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짧은 생 아닌가요?
장황한 글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여러분들도 저처럼 행복한 시간들을 꾸려나가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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