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생, 또는 미대생 애인 두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

가을바람2006.09.07
조회715

 

연애하면서 서로를 너무 배려하는것이, 때로는 독이 될수도 있다는 말이 있더군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미대생' 이에요.

나이는 꽤 많지만,

여차저차 이제 졸업반이고 여름방학부터 졸업전시회를 위한 졸업작품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고, 사실 둘 다 너무나 바쁩니다.

남자친구는 거의 매일 학교에서 수업이 다 끝나면 피곤한 몸으로 야간작업하며 밤을 새고

새벽에 집에 들어갑니다. 주말에는 교회일을 열심히 합니다.

 

둘 다 서울에 살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고 일주일에 한번, 이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며

2년이 되도록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저희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고 서로의 부모님도 알고 계시고, 서로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남자친구가 너무 바쁘고 시간을 못내서 속이 상할대로 상합니다.

9월 10월은 모두 학교에 반납한 것 같네요.

저도 오빠의 상황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보고싶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나봅니다.

하지만, 제가 철없는 애인같이 질척거리고 투정하면

안그래도 힘든 오빠가 더 힘들까봐 꾹 참고 저 자신을 달래고 있습니다.

 

저한테 많이 미안한지,

그렇게 무뚝뚝한 사람인데도 요즘은 문자도 자주 보내주고

회사에 있을 때 틈틈히 전화해서 다정하게 이것저것 챙겨줍니다.

'사랑한다'는 표현도 쑥스러워서 못하던 사람인데, 요즘은 자기전에는 사랑한다고 말해줍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두어달을 못만날거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여자들은 연애를 할 때 남자친구한테 올인하려는 경향이 짙습니다.

저도 예전엔 그랬던거 같은데, 죽을것같던 이별의 시간도 지나고 지금의 사랑을 만나오면서

내 삶과 내 시간을 얼마나 잘 보내야하는지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친구들도 잘 만나고 학원도 다니고 여러가지 열심히 배우며 가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보고싶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는 것은 참 힘이 드네요.

몇 개월을 그렇게 오빠를 배려하고 배려하고 또 배려하고 내가 이해하고....

이런 시간이 반복되다보니 너무 지치고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오빠에게 투정하거나 내가 이러이러해서 너무 힘들다고- 말도 잘 못하겠습니다.

그냥 혼자 삭히고 넘어가는데, 울컥 하고 눈물이 날 때가 있습니다.

 

맑은 하늘에 좋은 가을 날씨에, 애인 손잡고 걷고 싶은 마음이 가엽기만 하네요.

 

제가 정말 이 남자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여자'에 대해서 의심은 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여자 관계가 너무나 깨끗한걸 저도 잘 알고 있고, 믿습니다.

오빠도 졸업전시회 끝날 때까지만 힘내서 잘 참고 이겨내자고 합니다.

(성취욕도 강하고 잘해내고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해하면서 이번만 봐달라고 누누히 얘기하고

저더러 힘내달라고, 지치지말고 힘내달라고 늘 보고싶다고 얘기하며 사랑한다고 얘기해줍니다....

 

하지만 애인을 누리지 못하니 저는 참 속이 상하네요.

저도 학교 작업실에 가봐서 얼마나 바쁘고 힘들고 어려운지 압니다.

얼마나 지치고 피곤한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내서 만나주면 좋겠고 같이 맛있는 밥 한끼 먹었으면 좋겠고.

그런 소박한 바램이 있네요...

 

다 참고 모든걸 다 이해하고, 모든걸 내가 다 포기하면서 견뎌내야 하는게 이제와서 참 지칩니다...

 

 

오빠는 제가 이렇게

속앓이를 하고 있는지 알까요?

둔한 사람이라 모를 것 같네요. 요즘은 더 기운도 없고 지치네요.

이러다가 제가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네요...

이런 마음을 말해야할지,

어떻게 잘 말해야할지,

오빠에게 부담을 주거나 마음을 힘들게 하고 싶진 않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아주 바쁜 미대생-과 '연애'하시는 분들 있으면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