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를 위한 신랑의 선물

일이 각시 2006.09.08
조회1,179

신방님들 금요일 저녁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일이 각시는 오늘도 아침에 학교 갔다가 일찍 수업을 마치구

 

집으로 와서 신랑이랑 저녁 해 먹구 친정서 키우던 강아지 2마리가 저희 집에 와 있거든요

 

친정 부모님들이 담주 주말이면 서울로 이사를 가시는 관계로

 

짐 싸고 이것 저것 해야 하는 데 강아지들이 원채 장난이 심해서 잠시 저희 집으로 왔답니다 ㅋㅋ

 

그래서 신랑 교회 보내 놓구 강아지들이랑 셋이서 지내고 있어요

 

저두 좀 있다가 나가봐야 해서 나가기 전에 잠시 들려쬬

 

어제요 신랑이 아가 위한 선물 준비한다고 기대하라고 했었거든요

 

아버님이 그제 선물 해 주신 CD로 자극을 받았는지 암튼 아침에 학교 가는 데 그 소릴 하더군요

 

그래서 내심 잔뜩 부풀어서는 학교 수업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왔죠

 

근데!! 일이 각시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서 왔건만 선물은 커녕 신랑도 온데간데 없는 겁니다 ^^;;

 

제가 어젠 수업이 5시까지 있는 날이라 집에 오면 8시쯤 되거든요

 

신랑은 6시 퇴근이구요

 

당연히 선물 이야기와 늘 상 그래왔듯이 신랑이 있을꺼라 생각하고 왔더니 아무도 없는 겁니다 ^^;;

 

친정 이사 준비땜에 갔나 싶어서 집에 전화 했더니 점심 때 와서 점심 묵고 짐 정리하다 갔답니다

 

그래서 시댁으로 전화 했더니 아버님 어머님도 행방을 모르시더군요

 

핸드폰은 장식품으로 가지고 다니는 지 꺼놓구 받지도 않구 ;;

 

어찌나 성질이 나고 당황스러운지...

 

연애할 때는 미국에 있어서 그런 걸 모르고 한국에 나와있을 때나

 

결혼 해서 지금껏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성질도 나지만 한편으론 이런 저런 불길한 생각들이 머리속으로 스쳐지나가더군요

 

오겠지 좀 있음 오겠지 하구 있는 데 11시 좀 넘으니까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일이 :각시야 아직 안 자??

 

일이 각시 :(버럭) 자기 어디야? 왜 전활 안 해

                다른 때는 문자도 잘 하드만 왜 오늘은 폰도 꺼 놓고 이게 짐 뭐하는 거야

                얼마나 가슴 조린 줄알어?

 

일이 :^^;; ㅎㅎ 미안 미안 각시야 정말 미안한데 앞에 놀이터로 잠깐 안 나올래??

 

일이 각시 :싫어 안 나가 각시 삐졌어 안 나갈꺼야

 

일이 :각시야 나와라 응?? 나와봐 밤하늘에 별이 떴는데 울 각시랑 같이 보고 싶어서 그래 응??

 

일이 각시 :담에 또 이렇게 걱정하게 할꺼야??

 

일이 :아니 안 그래 다신 이런 일 없을꺼야

 

일이 각시 :정말 이쥐? 담에 또 이러믄 나 짐 싸가꼬 아버님한테 가버릴 꺼다

 

일이 :ㅋㅋ 알았어 밤에 좀 서늘하니까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와

 

일이 각시 : 알았어요 좀만 기달려 ㅎㅎ

 

이렇게 해서 조리던 가슴 진정시키고 놀이터로 나갔습니다

 

놀이터로 나갔는데 신랑이 없네요 ^^;;

 

한참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울 신랑 그네 옆에 앉아 있더군요 ㅎㅎ

 

일이 각시 :자기야 뭐 해??

 

일이 :각시 나왔어?? 이리 앉어봐 저기 하늘 별 많이 떴다

 

일이 각시 :응 정말이네?? 이쁘다 

 

일이 :각시야 우리도 저기 하늘에 밝게 떠 있는 별처럼 이쁘게 행복하게 살자 울 아가랑

 

일이 각시 :ㅎㅎ 그래요 처음 맘 변치 말구...

 

이렇게 일이와 일이 각시는 잠시 밤 하늘에 별을 보며 그네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길 주고 받았죠

 

그리고 한참을 이야길 하는데 울 신랑 절 데리고 놀이터에 있는 조끄만 집 밑으로 가더군요

 

일이 각시 :어디가? 그만 들어가자

 

일이 :응 이제 들어갈꺼야 잠깐만..

         울 각시 선물 가꼬 들어가야쥐

 

일이 각시 :선물?? 무슨 선물??

 

일이 :내가 울 각시랑 아가 선물 기대하라고 했잖오

 

신랑말을 듣고 따라갔습니다

 

아주 큰 상자가 하나 있더라구요 아주 큰...(TV 살 때 포장되어 있는 박스 정도의 크기더군요)

 

일이 각시 :이게 뭐야??

 

일이 :울 각시랑 아기 선물 얼른 풀어봐

 

일이 각시 :이거 열믄 뭐 튀어나와?? 나 놀라믄 안 돼

 

일이 :설마 내가 울 각시 놀래킬 걸 준비했을까? 그런거 아니니까 언능 풀어봐

 

이렇게 해서 상자를 열어봤죠 ㅋㅋ

 

그걸 열어본 순간 일이 각시 눈에 눈물이 또 한번 맺혔습니다

 

그 상자안에요...

 

아기 심장 소리 들을 수 있는 기계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것두 있구요

 

아직은 조금 이르다 싶은 철분제도 있구요(철분제는 5개월때부터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구 저번에 시내 나갔다가 보구 제가 이쁘다고 한 임부복도 들어 있구요

 

저희 연애 때 제가 좋아하던 군것질 거리두 한 보따리 들어있더라구요

 

그리구 신랑이 직접 피아노 치면서 노래 녹음한 CD 까지...

 

정말 신랑 연락 안된다구 짜증 부리고 화 냈던게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더군요

 

그 감동이 채 식지도 않은 채 울 신랑 또 어디로 데리고 갑니다

 

이번엔 차로 가더군요 차에 타라길래 드라이브 가는 줄 알고 울 색시 탔습니다

 

그런데 차에 타보니 뭔가 좀 이상하더군요

 

한참 신랑 뒤에서 부시럭 부시럭 거리더니 뭐가 번쩍 하더라구요

 

뭐지 하구 뒤를 돌아보니까 영사기를 어서 구해와가지고는

 

그 동안 저희 연애 할 때 부터 지금까지 찍은 사진을 동영상 CD로 만들었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로만 배경으로 깔아 놓구요

 

그걸 준비하느라고 그 동안 한 번씩 늦게 들어온건데 것두 모르고 짜증만 낸 일이 각시입니다

 

그 동안 저 힘든 것만 생각하고 짜증내구 화 내구 투정부렸던 게 어찌나 미안하든지...

 

암튼 거기에 감동해서 일이 각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한참을 보고 있는데 울 신랑 거기에 동영상으로 편지까지 준비 했더라구요

 

그걸 다 보구두 일이 각시는 신랑 품에 안겨서 한참을 펑펑 울었답니다

 

그 덕에 울 신랑 우는 각시 달래느라 무지 애 먹었구요 ㅋㅋ

 

우는 각시 겨우 겨우 달래서 글구 선물 챙겨서 집에 들어왔더니 새벽 1시더군요

 

너무 울어서 기운 다 빼버린 일이 각시는 그 날 새벽 예배 못 갔구요

 

아침에 신랑이 깨워서야 일어났답니다 눈은 퉁퉁 부어서 말이죠 ㅋㅋ

 

암튼 아직은 부족한게 많은 절 엄마로 찾아와서 제 몸에 둥지를 튼 울 아가덕에

 

신랑한테 시부모님께 이쁨 받구 사랑 받구 하루 하루를 감동과 감사의 눈물로 살아가네요

 

신방님들도 주말 잘 보내시구요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네요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