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몸으로 벌초때 갈것인가..말것인가..이것이 문제로다

예비 엄마2006.09.13
조회1,720

저는 임신 13주 5일된 임산부입니다..

임신 6주부터 12주때까지 유산끼로 한달 넘게 하혈하고 이제 겨우 한 고비 넘겼습니다..

꼼짝말고 집에 있으라는 의사의 말에 집 현관밖을 나가본지 한달이 넘었네요..

다행이 지금은 핏물이 보이지 않고 의사쌤도 괸찮아졌다고 해서 

집 안에서나마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있는데요

 

이번주 일요일에 시댁에 벌초를 한답니다..

신랑이랑, 도련님이랑,작은 아버님께서 산에 가십니다..

아~숙모님도 오셔서 산에 잔풀을 정리해 주십니다..

어머님은 산에 안 가시고 벌초 끝나면 식구들 먹으라고 집에서 식사 준비 하시지요..

 

결혼4년차이지만 작년까지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직장을 다녔던지라

벌초때 단 한번도 간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새벽에 일어나 식구들 산에 가서 드시라고(어머니 점심 챙기지 마시라고)

제가 집에서 김밥 직접 말아서 찬합에 담아 신랑편으로 보내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제 직장도 나가지 않고,임신한 몸이지만 위험한 고비도 넘겼는데

올해 벌초는 어찌해야 할지..고민입니다..

신랑은 오지 말라고..올 생각도 말라고 말도 못 꺼내게 합니다..

아직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 한다고 어머님한테 알아서 말할테니 집에 있으라고 합니다..

혼자 있기 싫으면 친정에 가 있으라고 하네요..집에 올때 데리러 온다구요..

 

시어머님은 저한테 정말 잘해주십니다..

집안일 신랑한테 다 시켜라 하시고..임신하니까 더더욱 저를 잘 챙겨 주십니다..

어머님은 벌초할때 어차피 산에는 안가도 되니까 시댁에 와서 그냥 놀고 있으랍니다..

저번에 전화 통화할때 벌초때 맛있는거 사줄테니 먹고 싶은거 있으면 기억해 뒀다가

신랑올때 같이 오라고 하셨는데

차마 거기다 대고 못 가겠다 소리가 입에서 안 떨어지네요..

 

아무리 저한테 잘 해주시고 좋으신 어머님이지만 (설겆이도 어머님이 하십니다..) 

누워 있으라고 한들 옆에서 어른이 일하는데 가만히 누워 있기도 사실 그렇고 

김치랑 밑반찬이랑 고추장까지..다 해놓으셨다는데

어머님이 해주시는거 당연하다는 듯이 신랑보고 덜렁 가져오라 하기에 정말 민망스럽고..

여러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렇다고 못 움직인다고 못 간다고 어머님한테 거짓말하고서

친정 가서 놀다 오기는 입장 바꿔 내 엄마라 생각하면 더더욱 양심상 그렇게는 못하겠구요..

혼자 그냥 집에 있을려니 그럴봐엔 여름 휴가도 못가고 그동안 바깥출입도 못했는데

코에 바람도 쐴겸 차타고 붕 갔다가(시댁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 30분 정도..)

몸은 좀 불편하지만 어머님이랑 수다도 좀 떨고,맛난거 해주시는거 먹고..

반찬 해 놓으신거,,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받아 올까..싶기도 하구요..

어찌 해야 할지 제 마음이 50 대 50 이네요..

제 마음속에 가라..가지마라..천사와 악마가 서로 줄다리기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ㅠㅠ

 

시댁가면 제 마음은 편하지만, 몸이 아직은 힘들것 같구요..

안가고 집에 있자니 제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가시방석 일것 같습니다..

(시댁 가서도 어머님이 다 하시지 제가 하는 게 없으니까요..ㅠㅠ)

어머님께 간다..못 간다..아직 전화는 못 드렸습니다..

신랑만 믿고 모른척 눈 딱 감고 있어야 할지..

아님 가서 어머님 식사 준비하시는거 숟가락이라도 놓아야 할지..

어찌해야 좋을지..현명한 방법 조언 부탁드립니다..

남들이 보면 정말 별거 아닌 문제로 고민하는 제 모습에 스트레스가 더 힘드네요..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