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의 의미....

동그라미2003.03.07
조회296

직장을 그만두고 올만에..

무척 올만에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값진 시간에 무얼할까?

정신 나간 사람처럼 한가지일에 몰두하지 못하고

집안에서 방황아닌 방황을 하고 있었다.

컴을 켰다 꺼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티비를 켰다 껐다를 반복하고...

그러다 지쳐

커피 한잔과 함께 멍하니 창밖 전봇대에 걸려 있는

그리움과 대화하고..........

잔잔한 음악과 함께 지나온 일들을 회상하며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장농속에 꼭꼭 숨어 있는 해묵은 일기장들.......

오늘은 그 일기장들을 모두 꺼내어 소각시켰다.

내 살아온 날들의 회한과

한숨과 기쁨과 아픔들이 모두 묻혀 있는 그 잔해들을 모두 버렸다.

무슨 일인지....

무엇때문에 일기를 쓰왔는지...

무엇때문에 그것들을 간직해 왔는지......

오랫동안 쓰왔던 일기가 별 의미없이 느껴진다.

지금은 가금 인터넷으로 쓰지만..

지나온 감정들,,,그 동안 소유했던 모든 걸 이제는 버리고 싶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의 홀가분함이랄까?

5년전 일기를 남편이 몰래 읽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다 소각시켰다.

남이 본 일기장은 일기장으로써의 가치가 없을거 같아서.......

결혼전부터 써왔던 일기인데

그속엔 내 남편과의 결혼생활과

내 아이들의 출생과 아이들의 성장과

시부모님과의 충돌과...

수많은 일들이 벌어져 있는데..........

문득 의미가 없어지고

그 모든것들이 허무하더고 느껴진다.

 

언젠가 내가 남을 더 이해하고

내가 나를 더 알아갈 즈음 이면

다시 일기를 쓰지않을런지....

이제는 누가 볼새라 가슴조이며

장농 깊숙히 숨길일도 없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하루하루 매시간마다마음속으로 일기를 쓴다.

오늘도 마음과 머리로 일기를 쓰며

그 모든 문장과 낱말들을 가슴속 깊이 저장하고 있다.

 

더 이상 저장이 어려울땐 공개 일기장으로 다시 와서 쓸수 있으리라...........

 

 

젊은날 내 삶의 잔해들이여 ,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