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권하는 정부를 떠나고 싶다

단무지200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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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권하는 정부를 떠나고 싶다

 

얼마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언론사의 지면을 빌어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파랑새 플랜'에 대해 직접 글을 발표했습니다. '술권하는 사회와 결별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 장관은 음주중독의 위험성을 지적하고,음주를 줄여나가는데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장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가운데 알코올 중독단계에 들어선 사람이 220만명이 넘어섰습니다. 성인 셋 가운데 하나가 고위험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때 술을 곁들여 마시는 정도를 넘어서 대신 술로 끼니를 때운다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술은 우리네 삶의 일부가 되었고 술은 멀쩡한 우리 사회와 개인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신사가 술에 만취하면 폭력남편이 되는 일이 많고 평소 단정하고 얌전한 사람이 술을 마시고 나서 '운전대를 잡은 네안데르탈인'으로 돌변해 대형사고를 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수많은 강도·살인·성범죄 사건들이 지나친 음주로 인해 일어납니다.

 

유 장관은 이같이 음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지적한 뒤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했습니다.

"물론 법령으로 술을 마시지 못하게 강제할수는 없습니다. 국민들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드림으로써 스스로 음주를 절제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정책의 기본입니다"라고.

 

지당한 말씀이 아닐수 없습니다. 적절한 음주는 우리사회와 개인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지만 지나친음주는 우리사회를 병들게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 장관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믿을 국민은 과연 몇 %될것 같지 않습니다.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꿍꿍이 속마음'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무슨 꿍꿍이 속마음일까요?. 그것은 바로 세금입니다.단순히 "음주때문에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장관이 직접 언론에 글을 쓰는 '수고'를 감수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음주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하루이틀 얘기도 아닌데.

 

그리고 유 장관은 이글 말미 부분에 "(정부의 정책은)스스로 음주를 절제하도록 권유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아닐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스스로 음주를 절제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느 누가 유 장관의 글에 감동을 받아 "오늘부터 금주할꺼야"라고 생각하겠습니까?

 

과연 그렇다면 왜 유장관이 이런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접 언론에 글을 밝히고 장관 스스로 "음주 유해성'을 천명하고 나왔는지. 그 '꿍꿍이 속마음'이 너무나 자명하게 들여다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나리오는 대충 다음과 같지 않을까요.

우선 정부는 음주의 유행성을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여론몰이 할려고 할 것입니다. 유 장관이 직접 글을 써서 홍보하는 마당에 앞으로 복지부는 전면적으로 대홍보전을 펼치지 모릅니다. 이런 여론몰이와 함께 정부는 우선 국민들의 음주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당연히 변하지 않겠죠?. 그렇다면 정부는 몇번의 경고와 함께 그렇게 몸에 안좋은 음주문화가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대책을 강구할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할 것입니다. 바로 정책의 당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죠. 술값인상에 대한 저항을 피할려면 이 길에 없습니다.

 

결국 이런 여론이 어느정도 형성되었다 싶으면 정부는 '술값인상'이라는 금주정책을 들고 나올것입니다. 그때는 이런식으로 말하겠죠. "음주가 그렇게 몸에 좋지않다고 해도,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음주량을 줄이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가 불가피하게 국민의 건강을 위해 나설수밖에 없었다"라고.

 

이들의 술값인상 로드맵을 볼까요. ◆음주의 유해성 여론몰이 → ◆변하지 않는 음주문화에 대한 경고 → ◆정부로서의 대책강구 당위성 확보 → ◆정부, 술값인상으로 금주정책. 뭐 대충 이런 그림이 나오네요.

 

사실 이같은 '꿍꿍이 속마음'을 우리는 담배에서 미리 보아왔습니다. 정부는 '담배=암'이라는 공식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점차 암의 주범인 흡연을 줄이기 위해 가격인상을 단행할밖에 없다는 명분을 길러왔습니다.

 

하지만 술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우선 담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그 국민적 저항이 엄청날 것입니다. 특히 담배로 이미 정부의 가격인상정책에 반감이 커지 국민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인상 정책을 펴는 것은 어쩌면 자살골이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런 분위기를 간파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섣불리 가격인상으로 연결시키기 보다 여론형성에 안간힘을 쏟을 것입니다. 그래서 유 장관은 '술권하는 사회와 결별합시다'라고 촉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국민들은 술 권하는, 담배 권하는 정부와 결별하고 싶은 마음일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