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직원 꼬시기 대작전 14

도도한병아리2006.09.18
조회5,371

14.



어라..? 아는... 사이인가?

그러고보니 도희도 매일 은행에 온다고 그랬다.

그러면 둘이서 알고 있는건 당연한 사실인가?..

그런데 뭐란 말인가... 이 어색한 분위기... 분명 뭔가 있다!!


그 적막한 분위기를 깬건 나였다.


"은별씨 여기서 뭐해요!?"

"아..저..그게..."


설마.. 날 기다리고 있었던거....?

나와 한 약속 때문에??....

나중에 연락한다고 그랬는데..왜 바보 같이 기다린거지..?

아.. 생각해보니..

좀 있다 연락한다고 했었다.

그럼 그것 때문에.. 기다린 거란 말인가..

난 순간 미안한 감정 교차되고 있었다.


옆에 있던 도희가 조금 쌀쌀 맞은 말투로 은별씨에게 말했다.


"휴하고는 아는 사이야?"

"어..? 응..응.. 우리 단골 고객이야..."


"그런데 이름까지 아네?"

"알고 지낸지 꽤 됐어."


그 순간 도희가 아랫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그래..? 그런데 퇴근 안하구 여기서 뭐 해?"

"으..응? 그..그냥.. 바람 좀 쐴까하고..."


"혼자??..."

"...으..응..."


왠지 둘 사이에 틀 낌이 없었다. 뭐지 이 느낌은...

왠지 질문이 꼭 추궁하는 것만 같았다. 은별씨가 잘 못한게 뭐 있다고..?

게다가 언니일텐데 말투가 왜 저러지?...

도희가 착하긴 한데.. 말투가 원래 좀 저런가?...


"장휴."

"어..응?"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는 날 꺼낸 것은 도희였다.

도희의 부름에 난 도희를 바라보며 대답했고, 도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 집에까지 데려다줘~"

"어..?"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데 도희가 나 팔짱을 끼고서는

날 이끌기 시작했다.


"얼른~"


도희는 왜 은별씨에게 인사도 안하고 사라질까?...

하긴 처음 부터 인사따위는 하지 않았었다. 아는 척을 하긴 했지만..


그 정도로 친한 건 아니란 말인가? 그래도 말을 놓을 정도면...

게다가 지금 이 상황!!!


내가 좋아하는 은별씨 앞에서!!!!

다른 여자와 팔짱을 끼다니!!!!

그것도 모자라서

집에까지 데려다 줘야하다니!!!

지금까지 날 기다린 은별씨는 어쩌고?


그렇다고 도희의 말을 딱 짤라서 거절하는 성격도 되지 못 한다..

난 당황한 체 도희에게 이끌려 은별씨 앞을 지나가게 되었고...

은별씨의 눈빛이 왠지 모르게 슬프게 변하고 있었다..

....


은행을 지나 골목길로 접어들었을때였다..


이건 아니잖아!!!


난 도희의 팔을 살짝 빼면서 말했다.


"저기 도희야."

"응?"


"나 아까 약속 있다고 그랬잖아.. 지금 약속이 늦었거든. 빨리 가봐야 할꺼 같아."

"피.. 뭐야? 그럼 나 혼자가라구?"


"미안. 다음엔 데려다 줄께."

"그래? 꼭이다!!"

"으응."


그녀는 조금 아쉬운 듯한 말투를 내뱉고서는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평소 차를 주로 타던 그녀였을테다.

오늘 좀 오래걸어서 다리가 아플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뾰족구두를 신고 있는데..

나 때문에.. 아무 말하지 않고서.. 걸은건가?


그런 그녀의 뒷 모습을 바라보다가 은별씨 생각에 서둘러 은행으로 걸음을 옴겼다.

은행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주위를 서성거리며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으..은별씨!!?

도대체 어디 간거야!! 그 짧은 시간 안에 사라져버리다니...!!


"은별씨!!!?"


난 큰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외쳐보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주변을 거닐던 사람들의 이상한 눈초리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녀가 향했을 만한 곳으로 발걸음을 옴겼다.

그녀의 집이 저 골목길 사이니까.. 저 쪽으로...

골목길은 아무도 거닐고 있지 않았다.

당연히 은별씨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은별씨!!!"


한 번더 소리내에 불러보았지만 주변은 고요할 뿐이었다.


"...."


왠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놓친 듯 한 것만 같다.

차라리... 은별씨가 시선에서 사라지기 전에 돌아왔어야 했는데...


이제야 겨우 그녀랑 친해지나 싶었는데...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난 발걸음을 옴겨 게임방으로 향했다.

아버지 얼굴이라도 보면 왠지 기분이 나아질 것만 같았다.

우리 아버진 유쾌하신 분이니까.


피씨방 문을 열고 들어섰을땐.. 낯익은 사람이 있었다.

검고 긴 머리를 선풍기바람에 휘날리며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는 그녀는..

바로..







엄마! -_-;


"엄마? 집에 안가고 뭐해?"


무심한 표정으로 엄마가 말했다.


"사냥."

"-_-..아부지는?"


"집에 밥 먹으러 갔어."

"...그래도 밥은 집에서 드시는구나."


내가 이렇게 중얼거린 이유도 다 따로 있었다.

난 우리 아부지가 평소에도 맨날 컵라면이나, 식당에서 시켜드시는 줄로만 알았다. -_-

사냥-_-하느라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이셨으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니..!!

그래.. 밥은 집에서!!

역시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시켜먹는다는거 내가 대신 사냥해준다고 집에가서 밥 먹으라고 그랬어.
아빠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엄청나지 않니?"

"...-_-으..응."


따뜻하다 못해 엄청 뜨거운걸.. -_-;

역시나 우리 가족이었다. 덜덜덜..


날 바라보며 말하시다가 화면으로 향해 고개를 돌리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경악하시며 말하셨다.


"헉!!! 너랑 수다 떠느라 누어버렸잖아!!! 렙따 됐다!!"

"...-_-;;; 어..엄마.. 누어버렸다느니, 렙따라느니.. 하는 말은 일반인들은 못 알아 듣는 다구..
'사냥하던 캐릭터가 죽어버렸잖아. 레벨이 다운되어버렸어.' 라고 했어야지.."


"야, 이자시가~! 지금 농담이 나오냐!? 너희 아빠한테 죽었다... 야.. 휴야"

"네-_-?"


"이리와봐. 앉아봐."

"...왜?"


엄마는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그리고는 어리둥절한 채로 있는 나를 자리에 앉게했다.

그러고서는 이 말을 남기고 사라져버리셨다.


"당분간 나 찾지마라!! 아빠에겐 모른다 그래!!"


쾅!~!

-_-;;;;;


엄마의 가출이었다. -_-;

열두번째 가출.. -_-;;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나곤 했다.

그러면 어머님은 외갓집에 가서 게임에 접속하여.. 아버지께 귓말을 넣어서..

사죄를 한 다음에서야 -_-;; 집으로 돌아오곤 하셨기 때문이다.

.... -_-




아아.. 지금 이런 사소한(?) 집안 일에 신경쓸때가 아닌데..

은별씨는 어디갔지.....

아참!!



순간 나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게 있었으니..

예전에 그녀와 피씨방에서 만났을때.. 카운터에서 몰래 훔쳐보았던 아이디가 떠올랐다.


kanasye.

카나시이..

슬프다라는 뜻의 일어.


뜻까지 찾아보아서 그런지 아직까지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던 것이다.

난 서둘러 메신저를 실행 시켰고..


그녀의 아이디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접속해있기를 바라면서...




by 도도한병아리



자격?
사랑에 자격이 어딨어요?
그런 기준은 누가 정한거죠?
사랑은 자기가 하는거라구요! 왜 자신의 마음을 숨겨요!
도대체 왜!!
상처 받을까봐 그래요? 그래서 그렇게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거냐구요!!?
언제까지요?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껀데요?
왜...
제가 들어가지 못하게.. 그렇게 막고 있냐구요....
..왜.......

아직..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