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혼시절

끔찍이2006.09.20
조회1,780

글들 읽다보니 제 신혼이 생각이 나서리...

지금이야 막가는 며느리라 맘 비우구 살지만 결혼하구 일년은 맨날 질질 짜기만 했을 정도로 아들 유세 심한 울 시댁...

결혼하구 두달만에 첨 맞이하는 제 생일...대단했지요..

생일 일주일전 시아버지 울 신랑한테 전화하셔서 "28일이 쟤 생일인데 둘이 좋은 시간 보내라"라고 하셔서 좋아라고 콘도 예약하고 버스 예약했지요(그때만 해도 우리 차두 없었거든요..)

드뎌 생일날 운 좋게두 주말이기까지 해서 토욜 아침 기분 좋게 버스타고 속초로 gogo하고 있는데 신랑이 조용히 전화를 받더니 제 눈치를 보며 얼굴이 사색이 되더군요...

전화내용인즉슨(듣고 싶지 않았으나 쩌렁 쩌렁 울리는 시아부지 목소리와 울신랑의 답...)

시아부지(이하 "시"): 우리(시부모님) 지금 올라간다 니들 집에 있거라

신랑 : 아버지 지금 저희 어디 가는데요, 무슨 일있으세요?

시 : 며느리 첫 생일인데 생일상 받으러 간다(잉?? 잘못들었나 했습니다..)

신랑 : 예? 생일상이라뇨?

시 : 저녁먹게 상차리라고 해라 (허거거..아버님 제 생일인데요...)

신랑 : 우리 지금 놀러가는 중이라 오늘 안되요..둘이 좋은 시간 보내라구 그러셔놓구 왜 갑자기 그러세요?

시 : 다시 돌아와서 집에 들어가 상차리라니까

신랑 : 버스라서 못 돌아가요

시 : 휴게소에서 내려서 다시 오면 되쟎아

 

ㅋㅋㅋ 잼있죠? 제 생일이라 저녁상 받으러 올라오시겠다는 말씀...휴게소 내리면 거기서 집에 가는 버스가 저희를 기다리고 있나요??

암튼 제 얼굴 표정관리 절대 안되시고...다른 시댁처럼 용돈이나 맛난거 사주시는 거 기대는 안했지만 저한테 상 차리라 하실줄은 몰랐던 저는 저도 모르게 눈물만...

결국 속초가서 놀지도 못하고 밤새 울다가 지쳐서 까무라쳐 잠들었답니다..

물론 이 전화이후로도 몇번 더 전화하셔서 노여워 하시고 시누이들까지 셋트로 어른 올라오신다는 데 싸가지 없게 놀러갔다고 욕을 욕을 해대는 통에 즐겁게 놀 수 없었죠..

게다가 우리 눈치없는 신랑은 케익은 커녕 즉석 미역국도 없더군요...

이게 제 결혼후 첫 생일의 추억이랍니다...ㅋㅋ

지금요?

작년 생일엔 축하한다 전화하셔서 딱 한마디 더 하시더군요

"올라가고 싶지만 니가 난리칠까 무서워서 안 가마" ㅋㅋㅋㅋㅋㅋ

올해는 아예 전화도 없으셨답니다..그 귀한 손자까지 낳아드렸건만 제 생일에 전화하셔서 손자 안부만 물으시더군요...솔직히요?? 그냥 제 생일 잊어주시는 게 더 편해요..

울신랑은 그 뒤로 많이 변해서 이제는 시누이들 전화해서 잔소리하면 자기가 전화대신 받아 싸워주네요 ㅋㅋ

올해는 아들 낳아주었다고 거하게 생일 선물도 받았답니다...장미꽃 내 나이만큼...감동의 물결이었죠

근데 왠 아들 타령이냐구요? 울 신랑 누나 다섯에 막둥이 겸 늦둥이 외아들 장손이거덩요..

아들 낳고 팔자 편해졌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