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마음은 연인 1

은하철도 200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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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연인



1



그 여편네를 생각하면 은근히 성질난다. 홀아비살림을 한번 꼭 구경하고 싶다고 나한테 자꾸 졸랐는데, 그 여편네도 사십 줄에 들자마자 남편을 황천으로 보낸 후, 혼자 산지 십 년이라고 했던가, 좀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리 여자가 궁하다고 해도 사십을 넘어선 여자가 여자인가, 어쩌다가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소 닭 쳐다보듯이 멀끔 시선 한번 던지고 마는데, 이 과부댁은 그게 아니다. 살살 눈웃음을 치면서 위 아래로 나를 훑어보는데, 내가 대단히 신기해 보이는 모양이다. 사실 내가 그 여편네에게 호감을 끌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내가 쓴 몇 편의 시와 수필을 보고 나한테 관심을 보일 뿐이다. 에휴, 하는 짓을 봐서는 꼭 여편네라든가 과부댁이라고 써야 하는데, 좀 귀찮다. 지금부터는 그냥 그녀라고 쓰자. 내가 그녀라고 표현한 것을 그 여편네가 봤다 하면 입이 귀에 걸리겠지만, 국물도 없다. 얌통머리 없는 그 말투에 내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자꾸 내 방을 구경하고 싶다는 말에, “빈털터리 홀아비 방에 뭐가 있다고 구경해요?”하고 몇 번 거절했는데, 작가의 방이 어떤지 궁금하다나, 원래 여자에게 홀아비 방을 보여줘 봐야 좋은 일 하나도 없다. 홀아비냄새와 담배냄새로 방이 찌들었다는 둥, 먼지가 사방에 쌓였다는 둥,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는 둥, 짜증나는 잔소리만 잔득 늘어놓게 마련이다.


어느 날 택배회사에서 물건을 배달한다는 전화가 핸드폰으로 왔었다. 마침 나는 밖에서 일을 보고 있었기에 할 수 없이 집 앞의 골목 모퉁이에 있는 구멍가게에 물건을 맡기라고 했는데, 그 가게 주인이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다음날 늦잠에 떨어져서 한참 자고 있는데 문을 쿵캉쿵캉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스스 눈을 뜨고 팬티 바람으로 문을 여니 그녀가 조그만 상자를 들고 앞에 서 있었다. 참 이 여편네가, 문짝 다 달아나겠네, 과부가 엄청 요란하게 홀아비 방을 두드리네, 아휴...... 그녀라고 표현하려는데 저절로 여편네라고 자꾸 써지는 것을 보니, 내가 그 여편네에게 품은 감정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에라, 닥치는 대로 쓰자. 여편네건, 과부건, 과부여편네건, 그녀건, 이 글에서는 나와 그 여편네뿐이니, 독자들이 헷갈릴 일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내가 섹시하지 않게 생겼어도 그렇지, 소위 싱글인 남자가 팬티만 입고 서 있는데 여자가, 그것도 십년과부가 목을 쭉 빼고는 머리통을 문 안으로 들이밀고 기웃기웃 거리니 기가 막혔다. 택배를 받아 준 공만 아니라면, 이 여편네가 돌았나? 왜 홀아비 방을 그렇게 들여다보고 그래? 하고 한 마디 던질 것이지만, 나는 삐죽삐죽 뒷걸음질치면서 들어와서 커피라도 한 잔 하세요, 라고 말해버렸으니, 얼른 방으로 뛰어 들어가 바지를 주워 입으려고 그냥 나온 소리다. 호호호, 홀아비 커피를 한번 마셔 볼까...... 이것이 바로 그 여자의 수준이다. 그냥 한 잔 타 주시겠어요, 해도 될 것을 꼭 염장 지르는 소리만 골라가며 던지니, 전에 있었던 일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날은 통장에 돈도 한 푼 없는데 담배도 떨어졌었다. 주머니마다 뒤지고, 서랍마다 쑤석거려 동전을 모았는데, 거의 만원 정도가 되었다. 그것도 십 원짜리 동전이 오 천원을 넘었다. 그녀의 가게에 가서 담배를 몇 갑 사고는, 내가 미안한 표정으로 동전을 쏟으며 정확하게 다 세어왔으니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는데, 그녀는 잠깐요 하더니, 나를 앞에 떡 세워놓고 열심히 동전을 세는 것이었다. 나는 기분이 나빴지만 동전을 싹싹 옆으로 밀어놓는 그녀의 손가락을 멀뚱멀뚱 내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딱 이십 원이 모자란다는 그녀의 말이었다. 잘못 센 것은 아니냐고 내가 말했다. 그러니깐 그녀가 호호 웃으며 잠깐요, 하더니 다시 동전을 세기 시작했다. 나는 또 동전을 다 셀 때까지 서 있어야만 했다.


에잇, 참 가난하다보니 별 일 다 있네. 하고 던진 내 말은 정말 기분이 나빠서 내뱉은 말이었다. 동전을 주워 담던 그녀는 뭐라고요? 하면서 번질번질 대는 눈빛으로 나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기껏 또 한다는 말이, 작가는 원래 가난한 거 아니에요?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에 핏대가 확 솟구쳤다. 속으로는 이 여편네가 염병하네, 작가가 뭔 가난뱅이의 대명사인줄 아나, 하면서 왜 작가가 가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고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옆으로 갸웃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짓다가, 가난해야 좋은 글이 나오잖아요. 안 그래요? 하는 것이었다. 얌통머리 없이 조잘대는 주둥이를 확 뽑아놓던지 아니면 머리통을 한대 콱 쥐어박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하여튼 귀여운 구석이라곤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그녀가 드디어 내 방에 들어선 것이다. 그녀는 우선 코를 킁킁거리더니 아유, 홀아비 냄새, 정말 지독하네, 했으니, 옆눈질을 해대며 나는 속으로 이런 개코 같은 여편네, 했지만 겉으로는 침대를 손바닥으로 톡톡 치면서 여기 앉으세요, 라고 말했다. 그녀는 침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시선이 딱 한 곳에 고정되었으니, 바로 내가 베고 자던 베개였다. 잽싼 그 여편네의 주둥이가 가만있을 리 없지, 아휴, 저 베개 좀 봐, 침 흘린 자국투성이네, 하는 것이었다. 내가 이 장면에서는 그래도 약간의 핏대만 솟았을 뿐이었다. 침 흘린 홀아비 베개가 얼마나 멋져? 아주 진솔하잖아. 하고 툭 반말로 응수했다. 사실 반말은 방금 그녀가 먼저 썼던 것이다.


커피를 타면서 곁눈으로 슬쩍 보니 그녀는 침대를 아주 불결한 물건처럼 내려다보다가 엉거주춤 방바닥에 앉았는데, 세상에 이런 얌체가 다 있나, 침대에 걸쳐 있던 수건을 바닥에 다소곳이 깔고는 그 위에 엉덩이를 털썩 앉혔다. 왜 수건을 깔고 앉아요? 하고 물으니, 호호호, 걸레질 한지 한 달 넘었죠? 도대체 그냥 앉을 수가 없잖아요. 하고 대답했다. 이 장면에서는 핏대가 확 솟구쳤다. 성질을 꾹 내리누르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수하고 얼굴 닦는 수건을 엉덩이로 깔고 앉으면 어떻게 해요? 엉덩이가 작기나 하나? 대빵 커가지고......하며 쏘아붙였다. 그러자 그녀는 좀 미안한지 엉거주춤 일어나면서 수건을 집어 올렸는데, 아이 참, 세수수건이 꼭 걸레처럼 더러운데, 이것을 그냥 쓰는 거예요? 한다. 나는 커피를 탄 잔을 내밀며, 얼른 드시고 짐승이 사는 동굴에서 나가주시죠. 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잔을 감싸 쥐고 마시려다가 뭔가 또 생각난 듯 잔을 유심히 살폈다. 눈썹을 찡긋거렸다. 뜨거운 커피 잔에 바퀴벌레라도 기어 다니는 모양이지?


그녀가 얄미워도 한 가지는 솔직히 인정해야겠다. 그녀가 보인 호감에는 다분히 연정이 깃들어 있었다. 싹싹하고 깔끔하며 빈틈없이 살아온 그녀는 지저분하고 흐느적거리며 멍청한 듯이 사는 나에게 어찌 저렇게 살까 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래도 쓸 만 하다는 판단을 했는지 모른다. 내가 일종의 호감이 가는 짐승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내 주위를 빙빙 돌며 탐색하고, 고민하고, 혼자만의 결론을 내리며 지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큰마음을 먹고 내게 접근을 시도했다. 신도시가 들어서는 곳에서 상가를 하나 분양받으려고 하는데, 나와함께 부동산사무실을 다녀보자고 했다. 여자 혼자서 부동산사무실을 다니면 남자들이 업신여길 수도 있으니, 옆에 따라다니면서 남편인 척 행동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원, 세상에, 별 일도 다 있네. 아주 데리고 살아 버리지, 뭔 남편인 척?


마뜩치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는데, 그 여편네의 염장 지르는 소리가 또 들려왔다. 내일은 내 차를 타고 같이 가야 하니깐, 차 안에서 홀아비 냄새 안 나게 목욕하시고 속옷도 좀 새것으로 갈아입고 오세요. 알았어요? 하는 것이었다. 참 기가 막혔다. 나다니기 싫어하는 내 성질에 따라 가 주는 것만 해도 어딘데, 목욕까지, 그리고 속옷까지 새것으로 갈아입고 오라고? 정말 웃긴다. 그래서 다음날의 약속시간에 나가지 않고 침대에서 뒹굴 거렸다.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미쳤나, 전화 받을 일 없지. 핸드폰을 이불 속에 푹 쳐 넣고 눈 감고 있는데, 이번에는 문을 쿵캉쿵캉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작가아저씨, 뭐하고 계세요? 빨리 가야 되잖아요. 하며 밖에서 소리치는데, 꼭 자기 남편 부려먹듯 당당한 목소리다. 당연히 나는 따라 가야만 하는 사람 같았다.


창문을 열어놓고 가슈, 하고 나는 차에 오르며 말했다. 창문을 열어놔도 홀아비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하고 그녀가 말했다. 원, 개코 같으니, 불편해서 밝은 그 개코를 어떻게 달고 다녀? 하고 응수했다.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선 나는 좀 미안했다. 왜냐하면 그날따라 그녀는 머리를 보기 좋게 파마하고, 빨간 립스틱도 바르고, 눈썹도 살살 까만 칠을 해서 양쪽으로 곱상하게 뻗히게 했다. 매일 가게에서 몸빼바지 같은 옷을 입었는데, 그 날은 말끔한 정장차림이었으니, 오십을 갓 넘긴 그녀지만 사십 중반 정도의 나이로 보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표정에 활기가 넘쳤다. 별안간 젊어진 듯한 그녀의 모습과 활달한 분위기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슬쩍 한 마디 던졌다. 우리가 꼭 연애하는 사람들 같네....... 못들은 척 하며 가속페달을 밟은 그녀였지만 눈빛에는 뜻 모를 설렘이 스쳤다.


재물에 대한 여자의 욕심은 지칠 줄 모르기에 표독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신시가지 벌판에 잔뜩 들어선 부동산사무실의 여기저기로 끌려 다녔는데, 상가분양가격이 평당 얼마며, 위치가 어떻고, 세를 놓으면 보증금 얼마에 월세 얼마를 받을 수 있으며, 몇 년 후에 전철이 들어서면 얼마나 가격이 뛴다는 등, 중계인과 상담을 벌이는 그녀는 무척 정력적이었다. 한참 상담을 벌이다가 대충 알고 싶은 것을 다 알고 나면, 나를 슬쩍 한번 쳐다보고는, 남편과 상의해서 연락드릴게요. 한다. 나는 진짜 남편처럼 씩 미소를 짓고는 아내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하고 변죽을 맞추었다. 점심을 불고기나 갈비도 아닌 순두부로 때우게 하고 또 나를 끌고 다녔으니, 저녁에는 그만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어떤 상가를 분양받을까 하며 한 이야기를 하고 또 했다. 아무거나 사 두었다가 볶아 먹던지 삶아 먹던지 마음대로 하슈, 하고 짜증을 내었다. 노곤한 몸을 의자에 푹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녀는 피곤이 어린 내 얼굴을 슬쩍슬쩍 곁눈질하며 차를 운전하고 있을 것이다. 가물거리는 의식이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피곤한 내 얼굴이 더욱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와 헤어져서 집에 들어서자 한꺼번에 평온이 몰려오며 마음이 쫙 가라앉았다. 집 한 칸도 없는 내 주제에 분양가격이 어쩌고 하면서 억 억 소리를 그녀와 같이 내다 왔으니, 정신이 없었다. 나는 확실히 현실에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다. 모두가 돈을 쫓아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데 매일 방구석에서 자판이나 토닥거리니 굶어죽지 않는 것만 해도 기적이다. 그러나 사람은 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가난하건 어쩌건,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가 최고로 행복한 장소다. 옷을 벗고 샤워기 아래에 섰다. 수도꼭지를 틀었다. 솨 하는 소리와 함께 강한 물줄기가 머리 위로 쏟아진다. 나는 홀아비 냄새를 없애려고 샤워하는 것이 아니다. 밖에서 묻어 들어온 돈 돈 돈...... 그 돈 위를 날아다니던 세상 냄새를 없애려고 몸을 씻는 것이다. 그렇지, 속옷도 갈아입어야겠다.


얼마 후에 나는 이사했다. 월세가 좀 더 싼 방을 얻어간 것이다. 아무 일도 안하고 글만 쓰려면 거의 이슬을 받아먹는 수준의 생활이 필요했다. 비록 담배 한 개비에 가슴조이는 생활이지만 그것이 내 행복이고, 가장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떠나는 내 모습에 그녀의 눈빛이 처연해졌었다. 전화나 자주 하자는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내가 무척 냉정해 보였을 것이다. 만약 그녀와 가까워져서 살림이라도 같이 차리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했었다. 나는 작가가 아닌가, 그 정도의 상상이야 기본이다. 내 삶의 반은 그녀에게 할애해야 하는데, 구멍가게라도 잔손이 많이 간다. 그녀의 손가락질에 따라서 물건을 이리저리 운반하고, 정리하며, 손님이 없더라도 구석에 있는 텔레비전에 시선을 놓은 채 가게를 지켜야 한다. 글에 많이 매달리는 새벽에는...... 아내를 꼭 끌어안고 자야 할 남편의 의무가 있고, 그것이 아니라도 내 마음대로 방안에서 활개 치며 자판을 마구 투닥 거리기도 힘들겠지, 그러다보면 짜증이 날 것이고, 성질도 팍팍 살아날 것이고,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며칠에 한번씩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슬쩍슬쩍 외로움을 하소연하는 내용이었고, 내가 있는 곳에 오고 싶어 하는 눈치가 역역했다. 나는 끝까지 그녀에게 오라는 말을 안 했다. 전과는 달리 이제는 그녀를 집안에 일단 끌어들이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고, 그러다보면 비록 골방이지만 작가인 나만의 성전이 무너질 것이 뻔하다. 나는 새로 사온 신간소설을 보고 있었다. 여류작가가 직접 체험한 일을 소설로 엮은 것인데, 등장하는 여자주인공의 삶이 아주 비극적이었다. 삶의 바닥에 떨어진 연체동물이 짓밟히고 찢어진 채, 희망 없는 창공인 줄 알면서도 희망이라는 관념 하나를 그 창공에 던지며 죽어가는 장면이 눈물겨웠다.


아마 밤 열두시 경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음악소리가 들렸다. 어디냐고 물으니 차 안이라고 말했고, 전에 분양받은 상가가 알고 보니 맨 구석에 박혀 있는 볼 품 없는 상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가 혼자 사는 여자라는 것을 알고 분양사무실에서 그렇게 일을 처리했다고 울먹였다. 나는 퍼부어대듯 말했다. 이 여자 웃기네, 집도 있고, 일터인 가게도 있고, 차도 있고, 또 돈이 남아돌아가서 상가도 분양받고, 그랬는데 뭐가 부족해서 사방팔방으로 차를 몰며 울고 다녀? 음악소리도 좋구먼, 아주 우아하고 품위 넘치게 무드 잡으며 울고 슬퍼하시는구먼, 역시 멋쟁이야. 실컷 울다가 죽던지 집으로 생환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셔.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한참 소설책의 주인공에 심취되어 있다가 그런 전화를 받으니 무척 짜증이 난 것이었다. 염병하네, 이 소설의 여자주인공 같으면 벌써 돼져버렸겠다. 팔자 좋은 여자야. 쯧, 하고 벌러덩 누워 있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 내가 그 여편네에게 퍼부어댔지? 꼭 내 마누라한테 퍼부어대는 것처럼 난리치다가 전화를 끊었단 말이야. 그렇다면...... 내가 퍼부어대도 찍소리 못하고 듣고만 있던 그 여편네는 또 뭐야? 내가 지 남편이라고 생각했나? 허...... 그것 참, 신경쓰다보니 별일도 다 있네.<계속>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