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마음은 연인 3

은하철도 200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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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마음먹고 그 여편네의 옷을 벗기려던 중요한 순간에 퍼지다니, 말이 되는가, 그러나 기회는 또 만들면 된다. 이상하게 감기약을 먹으면서 더욱 열이 오르고 진땀만 쭉쭉 흘렀다. 다음날 아침에는 정말 꼼짝도 하기 싫은 몸으로 눈만 멀뚱거리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에게서 온 전화였다. 몸은 좀 괜찮아졌어요? 아침식사는 했어요? 하고 물었는데, 나는 일부러 더욱 축 쳐지고 잠긴 목소리로 반은 신음을 끙끙 넣어가며 엄살을 부렸다. 더 아파, 아침 먹을 기력도 없어. 끙끙, 나중에 전화 해, 지금 말할 힘도 없으니깐, 하면서 동정심을 팍팍 유발시키는 작전을 썼다. 그게 맞아 떨어졌는지 그날 서너 번씩이나 전화가 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갈수록 근심이 더욱 쌓여가는 느낌이었고, 아주 조심스러웠다. 나는 계속 능청을 떨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못 먹었어. 먹으면 자꾸 토하네, 끙끙, 전화 끊어, 너무 힘들어, 나 잘래, 홀아비의 지혜란 아무리 아파도 밥술을 꼬박 챙기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먹다니, 땀을 비질비질 흘리면서 세 끼니는 다 챙긴 나인데, 그래도 전쟁과 여자를 쟁취하는 데는 거짓말이 없다고 한다. 아무리 속임수를 써도 이기면 다 정당화 되고 쟁취하면 진실로 변하는 법이다.


다음날은 예측한대로 아침 일찍 전화가 왔었다. 핸드폰에 그녀의 전화번호가 찍혔다. 이럴 때 바로 전화를 받으면 안 되지, 음음, 일단 받지 말고 통과시키자. 한참 벨소리가 울리다가 뚝 그쳤다. 그녀의 머릿속을 가늠해 봤다. 어머나, 정말 너무 아파서 전화도 못 받는 모양이네, 하고 더욱 가슴조이거나, 혹시 죽은 거는 아닌가? 왜 전화를 안 받을까, 하는 생각에 골똘할 것이다. 몸은 어제보다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일어나서 커피를 타 마시며 오늘 전개될 일을 추측하고는 혼자 실실 웃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또 핸드폰이 울렸다. 음흉한 눈초리로 찍힌 번호를 보니 그녀였다. 히히, 슬슬 걸려드는군, 하며 벨소리를 세어본다. 한 번 울리고, 두 번, 세 번, 음음, 다섯 번째 벨소리다. 바로 지금이 전화 받을 적당한 타임이다. 더욱 잠긴 목소리로 겨우 받는 척, 핸드폰을 열었다. 여보세요, 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더 축 쳐진 것이니, 나 보다 더 아파 보였다. 응응, 아까도 전화했었다고? 미안 해,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리긴 들렸는데, 눈이 안 떠지더라고, 몸이 어떠냐고? 몰라. 그저 그런 것 같아. 밥? 밥을 먹긴 먹어야 하는데, 꼼짝도 하기 싫어. 여기 온다고? 아냐, 오지 마. 바쁠 텐데, 일부러 올 필요는 없어. 이러다가 괜찮아지겠지, 하고 능청부리다가 더욱 처량하게 목소리를 축 늘어뜨린 채, 미안 해. 걱정시켜서, 정말 고마워. 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제 한숨 자면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녀는 얼른 조카를 불러서 가게에 앉히고, 여기저기 거래처에 전화를 한 후에, 은행에 들려서 볼일을 보고, 나한테 곧바로 달려올 것이다. 여자란 바짝 목을 죄듯 다루면 안 된다.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여 멀리 빙빙 돌아가며 철조망을 쳐 놓고 그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 그러면 한마디로 뛰어 봐야 벼룩이라고, 다 내 추리의 범위 내에서 놀게 마련이다. 딱 세 시간 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헤, 너는 내 손안에 있도다. 쾌재를 부르며 얼른 일어났지만, 일부러 죽어가는 목소리로, 누구세요? 하고 문에 대고 말하자, 나예요. 문을 열어요. 하는 그녀의 높다란 음성이다. 어그적어그적 문을 따는 소리, 그리고 횡한 눈빛을 일부러 보내며, 아이, 정말 말을 참 안 듣네, 바쁜데 왜 오고 그래? 하며 또 죽어가는 목소리를 그녀의 발아래 뚝 떨어뜨리고 비실비실 침대로 돌아와, 될 수 있으면 아주 불쌍한 폼으로, 그러니깐 픽 쓰러지듯 침대에 눕는데, 그것도 옆으로 웅크린 자세, 꼭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있는 폼으로 끙 하며 벽을 향하여 누웠던 것이다.


그녀의 몸에서는 싱싱한 바람이 휙휙 도는 것 같았다. 등 뒤의 침대 모서리에 앉은 그녀가 빤히 내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겠지, 좀 따가운 느낌이 들지만 눈을 가소롬히 내려 뜨고 맥이 탁 풀린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에이, 쯧쯧, 이러다가 죽으면 어떻게 해? 정말 불쌍해서 못 봐 주겠네, 하며 그녀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대꾸도 없이 부스스 일어나서 비실비실 한발 두발 걸어 창가로 다가갔다. 그녀는 왜 저러는가 하여 빤히 쳐다봤다. 안쪽 창문을 열고, 밖의 덧창도 활짝 열어놓고는 다시 비실비실 침대로 돌아와 아까 그 자세로 픽 쓰러졌다. 왜 창을 다 열어놓고 그래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네가 온다고 했으면 일찍 창문을 열어놓고 홀아비냄새인지 뭔지 뺐을 것 아닌가, 자네 콧구멍이 불쾌해 할 까봐 환기 시키고 냄새 빼는 거야.“ 하고 말한 후, 아주 추워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이불을 머리까지 푹 뒤집어쓰고 끙 하며 돌아누웠다. 어머나, 왜 그래요? 아픈 사람이...... 찬바람 쐬면 어떻게요? 냄새 안 나니깐 걱정 말아요. 하며 그녀가 호들갑스럽게 창문을 다시 쿵쿵 닫는데, 작전이 통했을까? 아하, 이 사람이 몸도 아픈데 그깟 홀아비냄새 때문에 신경을 써 주다니, 정말 좋은 사람이야, 하고 생각했을까? 적어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약간은 목소리가 들떴으며 행동도 빨라졌을 것이다. 마치 어여쁜 자식 다루듯 이불을 다독여 다시 잘 덮어주고, 주방을 오락가락하는데, 미리 준비해온 죽거리를 요리하는 모양이다. 정말 완벽하다. 그녀를 배려하여 창문을 일부러 열었다는 그 행동은 테크닉의 압권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주방에 넘치는 저 모성본능,


어차피 시작한 능구렁이 짓인데, 이왕 때린 안타에 홈런까지 치자. 그녀가 잣죽이라고 쑤어온 그릇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마뜩치 않는 폼으로 숟가락을 들었는데, 한 입, 두 입, 정말 먹기 싫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떠 넣다가 그릇을 힘없이 내밀고는, 못 먹겠어. 입에서 아무것도 받지 않네, 하며 다시 누웠다. 그녀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 순간에 다시 일어나서, 진짜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죽을 다시 줘 봐, 자네의 정성을 생각하니 먹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 먹어야지, 정말 미안해. 하며 손을 내밀었다. 아, 순간적으로 그녀의 얼굴에 스친 환한 미소, 여자란 자기를 알아주는 남자를 위하여 목숨을 던지는 법, 그녀는 감격한 눈빛으로 내가 죽을 다 먹을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으니 또 한번의 감동의 압권이었다. 다 드셨으면 물을 마셔야지요, 편안히 누우세요. 이제 푹 자요, 약은 어디 있어요? 아휴, 약보다는 주사를 한 대 맞았으면 좋겠네, 담배요? 담배 피우지 말아요. 무엇보다 건강인데, 남들은 다 끊는 담배를 왜 자꾸 피워요? 앞으로 담배 끊으세요. 등등 그녀의 겨운 잔소리가 찰랑찰랑 밀려왔다.


분주하게 오가며 집안을 대충 치우고난 그녀는 내 곁에 앉았다. 내가 고마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여기 옆에 누워, 에휴, 몸이 이러니 사람이 그리워지네, 이제 좀 쉬어. 하니깐 그녀는 냉큼 침대에 올라서더니 내 옆에 눕는 것이 아닌가, 아하, 지금이 찬스다. 따끈따끈할 때에 얼른 집어 먹어야지, 그녀의 마음은 이미 무르녹아들지 않았는가, 내가 덥던 이불을 살짝 그녀의 몸에 걸쳐 올려 주면서, 괜히 고생만 시켜서 미안해. 덕분에 마음이 훨씬 개운하고 좋네, 하고 너스레를 떤 다음, 돌아누우며 슬며시 그녀의 배 위에 한 팔을 걸쳐놓고 반응을 살펴보니, 내 팔을 뿌리치는 것도 아니요, 끌어안는 것도 아닌, 그 중간...... 받아질 수도 있고 거부될 수도 있는 경계선에 놓인 느낌이었다. 나는 긴장의 눈빛을 감추고 몸을 더욱 바짝 그녀에게 붙였다. 속이 좀 떨렸다. 바야흐로 지금부터 남자의 능력이 발휘될 시점인데, 어떤 말을 던지며, 어떻게 그녀의 옷을 벗기는가, 괜히 끙끙 소리만 연거푸 내며 그녀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으니깐, 아쭈, 이번에는 그녀가 손으로 내 이마를 짚더니, 아직 열이 남아 있네요. 푹 주무셔야겠어요, 한다. 한발자국 더 바짝 다가선 기분으로 이번에는 그녀의 배를 슬슬 어루만지고는, 여자의 몸이 옆에 있으니 부드러운 게 참 좋다. 하고 어리광 부리듯 한 마디 던지고, 한쪽 다리를 그녀의 허벅지 위에 슬쩍 걸치고는 머릿속의 레이더를 팍팍 돌렸다. 이번에도 역시 가만히 있는 그녀다.


이 정도면 다 된 밥이 아닐까? 괜히 뜸만 더 들이다가 밥을 태워먹을 것 같으니 이쯤에서 돌격해도 될 것 같다. 드디어 늑대의 본색을 드러내 봐? 내 몸을 그녀의 몸에 반쯤 걸친 다음에 손으로 그녀의 바지 단추를 찾는데, 앞에서 아무리 더듬어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어랍쇼, 단추가 어디 있는 거야? 혹시 옆구리에 달리지 않았을까, 그래서 왼쪽 옆구리를 더듬거리니 거기도 밋밋하여 오른쪽 옆구리로 손을 돌려 더듬으니깐 후크로 잠근 매듭이 잡혔다. 팽팽하게 허리를 감은 바지라서 그런지 단박에 탁 풀리지 않는다. 낑낑대며 두 손을 동원하여 후크를 풀려는데, 눈을 반짝반짝 대며 빤히 쳐다보던 그녀가, 지금 뭐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한다. 뭐를 하긴...... 여자의 몸이 그리워서...... 보면 몰라? 하니깐, 몸이 그렇게 아프다는 사람이 뭔 힘이 있다고 그래요? 한다. 모르는 소리야, 술꾼이 술배 따로 있고 밥배가 따로 있듯, 남자의 기운도 따로 있는 법이야, 하니깐, 내 어깨를 슬쩍 밀면서 그녀는, 아휴, 옷이 다 구겨지겠네, 정말 꼭 이래야만 되요? 한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응, 꼭 하고 싶어. 정말이야. 하니깐, 그녀는 픽 웃더니, 알았어요. 내가 옷을 벗을게요. 정말 못 말려, 하고 침대에서 내려서더니 옷을 벗으려고 폼을 잡는 것이 아닌가,


정말 극적인 순간이었다. 나도 이불 속에서 주섬주섬 옷을 홀랑 벗고는 황홀한 다음 정경을 상상하면서 그녀를 쳐다보니깐, 일단 브라우스를 벗은 그녀가 내복을 벗으려다가 나를 힐끔 내려다보더니, 아파서 쩔쩔매면서도 대드는 남자가 어떻게 그 동안에는 참고 지냈어요? 한다. 뭐...... 방법이 있나, 그냥 버틴 거지. 하고 말하자,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눈빛이더니, 대뜸 던진다는 소리가, 전에 쓴 글을 보니깐, 어떤 여자가 있던 것 같던데요? 보석이라고 했던가, 그녀를 생각하면 눈물이 보석처럼 묻어난다고 한 여자 말이에요. 얼래? 이 여편네가 별안간 뭔 소리하는 거야? 사실 이 장면에서 나는 성질이 났었다. 내가 글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손해를 봤다면 바로 이런 장면이었다. 작가가 꼭 경험에만 의지해서 글을 쓰는 법은 아니다. 사랑시를 쓰건 이별시를 쓰건, 경험이 없더라도 상상 하나로만 사실보다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쓸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꼭 당신의 이야기냐고 묻기 일쑤니, 어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내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상상해서 쓴 것입니다, 하고 대답해 봐야 믿지도 않는 그들이었다. 고백하자면 그 동안에 나에게 접근해왔던 여자들이, 설마하니 작가에게 여자가 한 둘이겠냐, 글을 보면 아주 프로 같은데...... 하는 오해를 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으니, 그럴듯한 로맨스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었다. 어찌 보면 잠재적으로 쌓였던 피해망상증이라고 할까, 나는 과민반응을 그녀에게 보였다. 부언하자면 지금 이 글도 내가 일인칭 형태를 동원하여 내 이야기처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노상 제 무덤 파고 들어앉아 허우적대는 꼴인데, 일인칭 소설은 그만큼 진지하게 줄거리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가 즐겨 쓴다.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았던 모양이었다. 뭔 소리를 그렇게 해? 내가 무슨 여자를 생각하고 어쩌구 그래? 하고 말을 던지자 그녀는, 어머나, 왜 그렇게 발칵 뒤집어져요? 목청 높이는 것을 보니 진짜 여자가 있긴 있는 모양이네요. 하고 빤히 쳐다본다. 에이, 정말...... 나는 글쟁이야. 그냥 쓴 글인데 뭔 여자가 있다고 그래? 하자 그녀는 또, 아무리 글쟁이라도 그렇죠,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게 써요? 안 그래요? 하고 맞받아친다. 그렇다면, 내가 이 여자 저 여자한테 찝쩍거린다는 말이잖아. 히야, 정말 사람 잡네, 하고 벌떡 일어나 않자, 그거야 모르죠. 내가 어떻게 알아요? 어떤 년들하고 놀았는지, 하고 픽 토라지듯 말한다. 이쯤 되자 나는 성질이 날대로 났다. 두 팔을 번쩍번쩍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좋아, 그렇게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해. 니 말대로 여자가 줄줄이 줄 섰다. 니가 오십 번째 여자다. 정말 치사해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하고 퍼부어대는데, 그녀의 얼굴이 별안간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파르르 떠는 음성으로 소리쳤다. 정말 왜 그래요? 징그럽게, 다 보이잖아요. 왜 발가벗고 그러는 거예요?


순간 뭔 소린가 해서 멍한 표정을 보였지만, 문득 내가 발가벗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챘고, 내가 설치는 바람에 아랫도리를 둘러친 이불이 벌어지며, 바로 거시기, 그러니깐 머시기냐, 바로 남자의 거시기가 삐죽 밖으로 드러난 것이었다. 어? 하고는 얼른 이불을 잡아 올리며 아랫도리를 가리고는 아까 벗어던진 팬티를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난감하게도 팬티는 침대 아래 저쯤에 떨어져 있었으니, 일어나서 주우러 갈 수도 없고 해서, 거기 떨어진 빤쓰나 좀 집어 줘, 하고 그녀에게 말하자, 어머나, 내가 왜 홀아비 빤쓰를 집어 줘요? 직접 주워다 입지, 싫어욧, 하는 것이었다. 염병하네, 빤쓰도 홀아비표가 따로 있어? 유부남표도 따로 붙어 있어? 왜 그러는 거야? 하고 언성을 높이자, 그녀는 자지러지듯 고개를 흔들더니, 내가 홀아비 방에서 뭐하고 있는 거야? 정말 내가 미친년이지, 애들이 보면 뭐라고 할 건지, 한심해 죽겠네, 하는 것이 아닌가, 얼래? 이 아줌마 말하는 것 좀 보게, 홀아비 방에 들어오면 다 미친년 되는 거야? 내 방이 어째서? 미친년 면하려면 어서 나가, 아휴, 정말 과부하고 말하기 싫다. 하고 나도 맞불을 놓고 대들었다. 그녀는 후다닥 옷을 입고 가방을 집어 들더니, 그래요 갈 거예요. 정말 내가 뭐 하러 여기 왔는지, 뭐에 홀려도 단단히 홀린 모양이야, 한다. 내가 몸을 반쯤 일으키면서, 홀라당 벗은 홀아비가 달려들기 전에 얼른 꺼지지 못해? 정말 군소리가 많네, 하자, 그녀는, 알았어요. 앞으로는 다시 이 방에 안 올 거야. 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정말 재수 없는 날이었다. 대낮부터 팬티를 내렸다 올렸다 하고 있었으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