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런글을 올리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도움을 청하지 않고서는 안되겠기에 올려봅니다.
저에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언니가 있는데 언니에게는 3년간 사귀어온 애인이 있습니다. 물론 친동생인 저도 알고 지내는 사이일뿐더러, 어찌나 자상하고 잘 챙겨주는지, 어떨때는 친오빠 같더랬습니다. 어쨌든 저와도 사이가 꽤 좋았더랬죠.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언니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그 사람과 싸우는 시간이 잦아지더군요. 그럴 때마다 평소에 매사에 무감각한 편인 저로서는 '사랑싸움이려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그 강도가 심해지더군요. 원래 집착이 심한 편인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전화 안했다고 그날 하루 난리가 난적도 있고 몇시에 일어났으며 몇시에 잤는지, 같이 있는중에 어디서 전화라도 오면 눈빛부터가 달라지면서 핸드폰을 마구잡이로 뺏어가 확인하고, 한번 해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받을 때까지 (핸폰을 깜빡하고 가져오지 않은 날, 핸폰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내가 전화하겠다,라고 말했음에도 하루종일 전화를 해대서 90통이 넘게 온날도 있었더랬습니다.) 그렇게 제 눈에도 위험요소가 보였지만 그래도 언니가 좋다는 사람이니까, 언니의 애인이니까. 더구나 설마, 도를 넘진 않겠지 하고 안일하게 넘기기도 한거죠.
그런데 오늘 집에서 쉬고 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언니가 전화로 싸우더군요. 언쟁이 오가는건 자주 봐왔지만 오늘은 유난히 심하더군요. 역시나 또 저는, 무심히.. 넘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언니가
"모모야, 얼른 신발신어. 도망가야돼!"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더군요. 왜? 어째서? 무슨일이야? 물어볼 새도 없이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신발만 신은 채로 언니에게 끌려나오다시피 했습니다. 어느사이 사색이 된 언니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잡지 못하고 헤매길래 안좋은 예감이 든 저는 무작정 집 뒤에 있는 강변도로로 언니를 끌었지요. 숨어야 한다고, 숨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읊조리듯이 말하는 언니를 진정시키고 물었습니다. 무슨일이야, 왜그래.
오빠가 집으로 오고 있다더군요. 그래서 '그런데?' 라고 물었습니다. 바로 두달전에 이사를 한데다 이사할 때도 오빠가 이삿짐을 거들어 주고 언니와 저, 여자 둘만 사는거 알려지면 위험할 것 같아 계약서 쓸 때도 같이 있어서 그 후에도 여러번 집에 들러서 밥도 같이 먹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언니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나서 언니가 우는 모습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난후 처음 보았습니다. 안으로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저희 언니, 굉장히 강한 사람입니다. 장녀라는 책임때문에 겪어야 했던 모진 성장과정이 언니를 강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언니가 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도 충격인데 그후 이어진 말들은 가히 기절할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이러저러한(사연이 굉장히도 많습니다만 각설하고) 일도 있었던 데다 갈수록 너무 힘들고 지쳐서 헤어지자고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집앞으로 찾아와서 너와 헤어지느니 같이 죽자고 하면서 술을 먹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욕하고, 덤비고. (참고로 그 분, 체격이 키는 180이 넘고 몸무게는 120키로가 넘는 거구입니다. 장난이라도 덤벼드는 제스처만 살짝 하면 두렵습니다. 언뜻 보면 소위 말하는조폭 인상에 딱, 그 체격입니다.) 나중엔 내가 너네 식구 가만 둘줄 아느냐고, 너네 사는 집에 다 불질러 버리고 너네 동생들도 다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하길래 겁이 나서 잠시 그 자리를 피하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미안하다, 내가 다 잘못했다, 내가 미쳤었나 보다, 내가 널 얼마나 고생만 시켰는데 이렇게 너를 보내주겠냐, 나한테 호강 한번은 받고 가라, 앞으로 내가 잘할게, 너만 사랑한다, 나한텐 너밖에 없다..... (이건 저도 알고 있는 레파토리입니다.) 그렇게 울기도 하고 빌기도 했다가 그래도 언니가 마음을 바꾸지 않자 또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또 무지막지하게 들이대는 바람에 흐지부지, 헤어지지도 못하고 만났던 건데 그런데도 계속 전화로 괴롭히고 집착하고 또 싸우고..
이런식으로 위태롭게 시간이 흘렀나 봅니다. 그게 벌써 2년전 일이고 어느새 언니는 노이로제에 걸려 있었던 거지요.
평소 그 사람, 표면적으로는 우리에게 잘 합니다. 너무 심하게, 심하게 잘한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보러 갈때도 동생하고 같이 나오라고 하고 (이것도 나중에 알았지만 언니가 그 사람과 단둘이 만나는게 무서워서 저를 꼭 대동했던 거라더군요.) 군대간 남동생이 휴가나오면 좋은 곳에 데려가서 식사도 하고 생일이며, 명절까지 챙겨주곤 해서 고맙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때마다 언니에게 어찌나 일일이 생색을 내는지 괴로울 정도였다더군요. 물론 그럴 의무가 없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신경써주는거,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색 내는 사람이 굳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동생들까지 챙겨주고 명절까지 신경써주는 사람이 흔한줄 알아?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이 희생하고 있는 줄 아냐? 그런데 감히 헤어지자는 소릴해?? '
..이런식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고맙다고 여겼던 그 모든 친절들이 저희 언니를 꼼짝달싹 할 수없게 만들기 위한 도구였다는걸 저는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언니가 단 한번이라도 바람을 피웠다거나 큰 죄를 진것도 아닙니다. 처음 사귈때와는 다른 오빠의 모습에 점점 지쳐서 사랑이 변한걸 솔직히 인정했던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요.
각설하고, 그렇게 점점 지쳐가던 언니도 좋은 소리는 나올리가 없었던지라, 오늘도 통화하다가 또 별별 트집을 잡고 화를 내면서 '내가 이제 값어치가 떨어졌냐는 둥, (누가 잘못 들으면 언니가 등꼴이라고 빼먹은줄 알겠죠.) 왜 아침에 전화를 안했냐는 둥, 내가 너한테 뭐냐는 둥 전화를 받자마자 화를 내길래 기어이 폭발한 언니 역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전화를 끊었는데 다시 또, '미안하다, 잘못했다, 너 밖에 없다, 앞으로 잘할께, 나 땜에 너 고생했는데 이렇게는 못 놔준다..' 그러다가 그래도 언니가 답이 없자 또 나중엔 '그래서 지금 헤어지자는 거냐. 어쩌자는 거냐, 너랑 헤어지느니 죽어버리겠다,' 미친 사람처럼 또, 그러길래 그래도 헤어지는게 낫겠다,라는 언니 한마디 말에 당장에 가만 안두겠다고 너네 집 다 부수고, 불 질러버리고 너도 죽고,동생들도 죽일거라고 집으로 쫓아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정말 10분도 채 안되서 집앞에 도착해서는 계속 전화가 옵니다. 지금 당장 나오라고 소리지르고, 지금 집이 아니라고 다음에 진정되면 얘기하자고 하니까 거짓말 말라고 어떻게든 찾아낼거라고,
겁이 나서 강변도로변 옆에 나무 뒤에 쪼그리고 앉아서 꼼짝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쯤 지나도 돌아갈 기미가 안보이자 참다못한 제가 가서 직접 얘기해보기로 하고 집앞으로 조용히 가봤더니 (이때까지만 해도 조금은 믿는 구석이 있었나 봅니다. 직접 본게 아니니까요) 집앞 도로에 소주 5~6 병이 깨진채로 뒹굴고 있고 거기 그 사람이 엉망이 되서 앉아 있더군요. 온동네 떠나갈 듯 소리 지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욕하고, 벽을 때리고.. 웃통까지 벗어던지고 집앞을 지키고 있는 그 사람을 보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언니는 지켜야겠기에 (언니가 몸이 좋지 않아서 추운곳에서 벌벌 떨고 있는 모습도 더 이상은 보기가 힘들었거든요. 급하게 나오느라 돈도 들고 나오지 못해서 피할데도 없었습니다)
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대책없더군요.. 이미 인사불성인채로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면서 '언니만 데려오라'고 폭력을 휘두르며(맞지는 않았습니다) 소리를 지르는데 무서웠습니다. 눈빛이 이미 완전히 사람의 것이 아닌 듯 했습니다. 언니는 '그 사람, 술마시면 사람 아니다. 너는 무조건 집으로 들어가서 문 잠그고 나오지 마라'고 시키는데 언니가 밖에 있으니 마음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태로 1시간 쯤 흘렀을까, 주민신고가 들어갔는지 경찰차가 오더군요.
경찰분들께 이런 저런 듣도 보도 못한 욕을 퍼붓습니다, 경찰이 두분이나 오셨는데도 그 사람 덩치가 워낙에 크니까 차로 옮기지도 못하고 집에 연락을 해서 부모님께 오시라고 했나 봅니다. 밖에서 언니는 계속 벌벌 떨고 있고 저는 안에서 떨고 있고.. 악몽같은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아버지 되시는듯한 분이 오셔서 경찰들과 인사를 나누시는 것 같길래, 만일을 위해 용기를 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아버지 되시는 분께 조용히 말씀드렸습니다. (조용히라기 보다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 말씀드린게 맞다고 해야겠습니다) 저희 언니와 사귀다가 헤어지기로 했나 본데 찾아와서 저러신다고. 언니는 무서워서 못들어오고 있고 저역시 혼자 두려웠다고, 부탁 좀 드린다고. 처음 뵙는 분인데다가 또 나중에 꼬투리라도 잡혀 무슨일이 생길까봐서 일단 최대한 사정을 줄여서, 나쁜 말은 안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연세가 좀 있으신 경찰분이 끼어들어서 그러시더군요. '아~ 애인이랑 사이가 좀 안좋았나 보네요.뭐 그럴수도 있지요.'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버지 되시는 분께서 경찰쪽이든, 어느쪽이든 이 지역에서 힘을 좀 쓰시는 분이신겁니다. 경악할 수 밖에 없었죠..
어쨌든 그렇게 오늘은 일단락 됐습니다. 아버지되는 분이 그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그 와중에도 별의별일들이 있었지만) 벌벌 떨던 언니가 들어오고.. 그러고는 울고. 무섭고 두려운건 둘째치고 일단 이성적으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어디로 도망가든 꼭 찾아낼거라고 협박까지 당한 마당에 아예 집도 옮겨버리고 어디로 도망가고도 싶지만 지금 당장 여건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언니 몸도 좋지 않아서 다른곳에 있을 수도 없구요. 또, 우리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나, 억울하고 무서워서 이대로 있을 수도 없습니다. 언니는 당장 내일부터는 더 심해질텐데 어떡하냐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지금 심정으로는 언니만이라도 어디든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동안 왜 언니에게 신경을 더 쓰지 못했는지 제가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혹시나 이글을 보게 될까봐도 걱정이 되서 조금 있으면 삭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제껏, 이런말 해 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와주세요
먼저, 이런글을 올리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도움을 청하지 않고서는 안되겠기에 올려봅니다.
저에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언니가 있는데 언니에게는 3년간 사귀어온 애인이 있습니다.
물론 친동생인 저도 알고 지내는 사이일뿐더러,
어찌나 자상하고 잘 챙겨주는지, 어떨때는 친오빠 같더랬습니다.
어쨌든 저와도 사이가 꽤 좋았더랬죠.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언니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그 사람과 싸우는 시간이 잦아지더군요.
그럴 때마다 평소에 매사에 무감각한 편인 저로서는
'사랑싸움이려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그 강도가 심해지더군요.
원래 집착이 심한 편인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전화 안했다고 그날 하루 난리가 난적도 있고
몇시에 일어났으며 몇시에 잤는지,
같이 있는중에 어디서 전화라도 오면 눈빛부터가 달라지면서
핸드폰을 마구잡이로 뺏어가 확인하고,
한번 해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받을 때까지
(핸폰을 깜빡하고 가져오지 않은 날, 핸폰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내가 전화하겠다,라고 말했음에도 하루종일 전화를 해대서
90통이 넘게 온날도 있었더랬습니다.)
그렇게 제 눈에도 위험요소가 보였지만
그래도 언니가 좋다는 사람이니까, 언니의 애인이니까.
더구나 설마, 도를 넘진 않겠지 하고 안일하게 넘기기도 한거죠.
그런데 오늘 집에서 쉬고 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언니가 전화로 싸우더군요.
언쟁이 오가는건 자주 봐왔지만 오늘은 유난히 심하더군요.
역시나 또 저는, 무심히.. 넘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언니가
"모모야, 얼른 신발신어. 도망가야돼!"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더군요.
왜? 어째서? 무슨일이야? 물어볼 새도 없이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신발만 신은 채로 언니에게 끌려나오다시피 했습니다.
어느사이 사색이 된 언니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잡지 못하고 헤매길래
안좋은 예감이 든 저는 무작정 집 뒤에 있는 강변도로로 언니를 끌었지요.
숨어야 한다고, 숨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읊조리듯이 말하는
언니를 진정시키고 물었습니다.
무슨일이야, 왜그래.
오빠가 집으로 오고 있다더군요.
그래서 '그런데?' 라고 물었습니다.
바로 두달전에 이사를 한데다 이사할 때도 오빠가 이삿짐을 거들어 주고
언니와 저, 여자 둘만 사는거 알려지면 위험할 것 같아
계약서 쓸 때도 같이 있어서 그 후에도 여러번 집에 들러서
밥도 같이 먹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언니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나서 언니가 우는 모습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난후 처음 보았습니다.
안으로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저희 언니, 굉장히 강한 사람입니다.
장녀라는 책임때문에 겪어야 했던 모진 성장과정이
언니를 강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언니가 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도 충격인데
그후 이어진 말들은 가히 기절할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이러저러한(사연이 굉장히도 많습니다만 각설하고) 일도 있었던 데다
갈수록 너무 힘들고 지쳐서 헤어지자고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집앞으로 찾아와서 너와 헤어지느니 같이 죽자고 하면서
술을 먹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욕하고, 덤비고.
(참고로 그 분, 체격이 키는 180이 넘고 몸무게는 120키로가 넘는 거구입니다.
장난이라도 덤벼드는 제스처만 살짝 하면 두렵습니다. 언뜻 보면 소위 말하는조폭 인상에 딱, 그 체격입니다.)
나중엔 내가 너네 식구 가만 둘줄 아느냐고,
너네 사는 집에 다 불질러 버리고 너네 동생들도 다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하길래
겁이 나서 잠시 그 자리를 피하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미안하다, 내가 다 잘못했다, 내가 미쳤었나 보다,
내가 널 얼마나 고생만 시켰는데 이렇게 너를 보내주겠냐,
나한테 호강 한번은 받고 가라,
앞으로 내가 잘할게, 너만 사랑한다, 나한텐 너밖에 없다.....
(이건 저도 알고 있는 레파토리입니다.)
그렇게 울기도 하고 빌기도 했다가
그래도 언니가 마음을 바꾸지 않자 또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또 무지막지하게 들이대는 바람에 흐지부지, 헤어지지도 못하고
만났던 건데 그런데도 계속 전화로 괴롭히고 집착하고 또 싸우고..
이런식으로 위태롭게 시간이 흘렀나 봅니다.
그게 벌써 2년전 일이고 어느새 언니는 노이로제에 걸려 있었던 거지요.
평소 그 사람, 표면적으로는 우리에게 잘 합니다.
너무 심하게, 심하게 잘한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보러 갈때도 동생하고 같이 나오라고 하고
(이것도 나중에 알았지만 언니가 그 사람과 단둘이 만나는게 무서워서
저를 꼭 대동했던 거라더군요.)
군대간 남동생이 휴가나오면 좋은 곳에 데려가서 식사도 하고
생일이며, 명절까지 챙겨주곤 해서 고맙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때마다 언니에게 어찌나 일일이 생색을 내는지
괴로울 정도였다더군요.
물론 그럴 의무가 없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신경써주는거,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색 내는 사람이 굳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동생들까지 챙겨주고 명절까지 신경써주는 사람이 흔한줄 알아?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이 희생하고 있는 줄 아냐?
그런데 감히 헤어지자는 소릴해?? '
..이런식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고맙다고 여겼던 그 모든 친절들이
저희 언니를 꼼짝달싹 할 수없게 만들기 위한 도구였다는걸 저는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언니가 단 한번이라도 바람을 피웠다거나 큰 죄를 진것도 아닙니다.
처음 사귈때와는 다른 오빠의 모습에 점점 지쳐서 사랑이 변한걸 솔직히
인정했던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요.
각설하고,
그렇게 점점 지쳐가던 언니도 좋은 소리는 나올리가 없었던지라,
오늘도 통화하다가 또 별별 트집을 잡고 화를 내면서
'내가 이제 값어치가 떨어졌냐는 둥, (누가 잘못 들으면 언니가 등꼴이라고 빼먹은줄 알겠죠.) 왜 아침에 전화를 안했냐는 둥, 내가 너한테 뭐냐는 둥
전화를 받자마자 화를 내길래 기어이 폭발한 언니 역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전화를 끊었는데
다시 또,
'미안하다, 잘못했다, 너 밖에 없다, 앞으로 잘할께, 나 땜에 너 고생했는데
이렇게는 못 놔준다..'
그러다가 그래도 언니가 답이 없자
또 나중엔
'그래서 지금 헤어지자는 거냐. 어쩌자는 거냐,
너랑 헤어지느니 죽어버리겠다,'
미친 사람처럼 또, 그러길래
그래도 헤어지는게 낫겠다,라는 언니 한마디 말에
당장에 가만 안두겠다고
너네 집 다 부수고, 불 질러버리고
너도 죽고,동생들도 죽일거라고 집으로 쫓아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정말 10분도 채 안되서 집앞에 도착해서는 계속 전화가 옵니다.
지금 당장 나오라고 소리지르고,
지금 집이 아니라고 다음에 진정되면 얘기하자고 하니까
거짓말 말라고 어떻게든 찾아낼거라고,
겁이 나서 강변도로변 옆에 나무 뒤에 쪼그리고 앉아서 꼼짝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쯤 지나도 돌아갈 기미가 안보이자
참다못한 제가 가서 직접 얘기해보기로 하고 집앞으로 조용히 가봤더니
(이때까지만 해도 조금은 믿는 구석이 있었나 봅니다. 직접 본게 아니니까요)
집앞 도로에 소주 5~6 병이 깨진채로 뒹굴고 있고
거기 그 사람이 엉망이 되서 앉아 있더군요.
온동네 떠나갈 듯 소리 지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욕하고, 벽을 때리고..
웃통까지 벗어던지고 집앞을 지키고 있는 그 사람을 보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언니는 지켜야겠기에
(언니가 몸이 좋지 않아서 추운곳에서 벌벌 떨고 있는 모습도 더 이상은
보기가 힘들었거든요. 급하게 나오느라 돈도 들고 나오지 못해서
피할데도 없었습니다)
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대책없더군요..
이미 인사불성인채로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면서
'언니만 데려오라'고 폭력을 휘두르며(맞지는 않았습니다) 소리를 지르는데
무서웠습니다.
눈빛이 이미 완전히 사람의 것이 아닌 듯 했습니다.
언니는
'그 사람, 술마시면 사람 아니다.
너는 무조건 집으로 들어가서 문 잠그고 나오지 마라'고 시키는데
언니가 밖에 있으니 마음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태로
1시간 쯤 흘렀을까, 주민신고가 들어갔는지 경찰차가 오더군요.
경찰분들께 이런 저런 듣도 보도 못한 욕을 퍼붓습니다,
경찰이 두분이나 오셨는데도 그 사람 덩치가 워낙에 크니까
차로 옮기지도 못하고 집에 연락을 해서 부모님께 오시라고 했나 봅니다.
밖에서 언니는 계속 벌벌 떨고 있고 저는 안에서 떨고 있고..
악몽같은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아버지 되시는듯한 분이 오셔서
경찰들과 인사를 나누시는 것 같길래,
만일을 위해 용기를 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아버지 되시는 분께 조용히 말씀드렸습니다.
(조용히라기 보다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 말씀드린게 맞다고 해야겠습니다)
저희 언니와 사귀다가 헤어지기로 했나 본데 찾아와서 저러신다고.
언니는 무서워서 못들어오고 있고 저역시 혼자 두려웠다고,
부탁 좀 드린다고.
처음 뵙는 분인데다가 또 나중에 꼬투리라도 잡혀 무슨일이 생길까봐서
일단 최대한 사정을 줄여서, 나쁜 말은 안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연세가 좀 있으신 경찰분이 끼어들어서 그러시더군요.
'아~ 애인이랑 사이가 좀 안좋았나 보네요.뭐 그럴수도 있지요.'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버지 되시는 분께서 경찰쪽이든,
어느쪽이든 이 지역에서 힘을 좀 쓰시는 분이신겁니다.
경악할 수 밖에 없었죠..
어쨌든 그렇게 오늘은 일단락 됐습니다.
아버지되는 분이 그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그 와중에도 별의별일들이 있었지만) 벌벌 떨던 언니가 들어오고.. 그러고는 울고.
무섭고 두려운건 둘째치고 일단 이성적으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어디로 도망가든 꼭 찾아낼거라고 협박까지 당한 마당에
아예 집도 옮겨버리고 어디로 도망가고도 싶지만
지금 당장 여건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언니 몸도 좋지 않아서 다른곳에 있을 수도 없구요.
또, 우리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나, 억울하고 무서워서
이대로 있을 수도 없습니다.
언니는 당장 내일부터는 더 심해질텐데 어떡하냐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지금 심정으로는
언니만이라도 어디든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동안 왜 언니에게 신경을 더 쓰지 못했는지
제가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혹시나 이글을 보게 될까봐도 걱정이 되서 조금 있으면 삭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제껏, 이런말 해 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