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9

2003.03.13
조회585

백수일기 아홉번 째 이야기다. 지난 줄거리는 저번편 참조바람. 등장인물은 나와 그

 

외분들. 나는 돈이 필요했다. 컴퓨터 수리비로 날린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아르바이

 

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라고 처음부터 백수가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

 

직이라도 나가서 벌어 보려고 단순 전자 조립하는 회사에 이력서 들고 찾아갔다.

 

나: 저... 일해 보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안내양: 예술 하는 분이세요?

 

이 질문이 왜 나왔냐 하면 내가 그때 백수 생활 한다고 머리 깎는 돈도 아끼느라 장발

 

로 갔다. 그래도 잘 씻고 갔다. 나갈 땐 항상 뺀질뺀질하게 하고 간다. 이건 어디까지

 

나 고정관념이다. 예술 하는 사람들은 머리 기르고 수염 기른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

 

들이 많은데 다 그렇지 않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런 생각이라면 버리기 바란

 

다. 어쨌든 안내양이 과장이란 사람한테 데려다 줬다.

 

나: 저... 일해 보려고 찾아 왔습니다.

과장: ( 한번 훑어보더니) 그런 머리 꼴로 무슨 일을 한다고?

 

나: 머리는 내일이라도 자르면 되는데요.

과장: ( 서류 뒤적뒤적 거리며) 일 없으니 그만 가보세요.

 

나: 아... 네... ㅡ_ㅡ;;;

할 수 없다. 며칠 후, 이번엔 이발을 하고 브라운관 조립하는 생산직 회사에 찾아갔

 

다.

 

나: 저... 일 해 보려고 찾아 왔습니다.

면접관: ( 한번 훑어보더니) 몸무게가 얼마죠?

 

나: 46인데요.

면접관: 집에 가서 기다리세요. 통과되면 전화 드릴게요. 삼일 후 까지 전화 없으면

 

안된 겁니다.

 

나: 네...

삼일 지나도 전화는 없더라. ㅠ.ㅠ 다시 며칠 후, 이번엔 집에서 부업을 해보기로 했

 

다. 색연필로 색칠하는 일이었는데 이거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전화를 했다.

 

나: 저기... 광고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전화 받은 여자: 남자는 안돼요. 딸깍~( 수화기 끊는 소리) 

 

남녀 평등 어쩌고 하는 시대에 이게 무슨 말이냐. ㅡ_ㅡㅋ 남녀 평등의 길은 아직 멀

 

었다.

 

그렇다면 3D업종(difficult 어려운, dangerous 위험한, dirty 더러운) 이라도 해야지 별

 

수 있나. 그중 나는 dirty 에 해당하는 청소 일을 하기로 했다. 오후 1시에 나가서 밤10

 

시까지 해야하는 힘든 일이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청소년들은 열심히 공부하기 바

 

란다. 이런 일 할게 못된다. 혹시라도 내가 안하면 누가 하랴 라는 사명감에 불타지

 

않는 이상은 추천해 주고 싶지 않은 직업이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라고 하지만 현실

 

엔 귀천이 존재한다. 없다라고 한다면 그건 윤리 교과서에나 나오려나. 교과서를 다

 

믿지마라. 교과서는 현실과 틀릴 수도 있다. 청소 일은 어떻게 됐냐고? 하루 하고 그

 

만뒀다. 다음날 목, 팔, 허리, 다리 온몸에 근육통으로 일어 날 수도 없었다. 하루 한

 

일당으로 파스값 빼고 나니 남는것도 없다. ㅡ_ㅡ;;;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