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원이라는 업종을 아시나요

노처녀200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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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4살이며 서울의 꽤 이름있는 대학을 나왔다.

그러나 대학다닐 때 정신없이 노느라고 학점도 형편없었고 영어도 몰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을 그냥 부모님한테 용돈을 받으며 생활했다. 참으로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러다 마음을 잡고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토익 시험을 볼때마다 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그리고 나서 취직한 곳이 어린이 영어학원이다.

여러 영어학원을 전전했던 나날들에 대해서 구구절절 이야기 하는 건 생략하겠다. 말하자면 너무 기니까…

욕심 많은 원장 선생님에 버릇없는 아이들에 무식한 학부형들에 지칠대로 지친 나는 그냥 일반 회사에 취직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밀었다. 그리고 얼떨결에 취직했던 곳은 압구정동의 모 유학원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내 소개를 할 때 유학원에서 일한다고 하면 참 반기는 눈치인 것이 맘에 들었다. 유학! 그 얼마나 환상적인 단어인가! 이 번잡스러운 한국을 떠나 선진국에서 언어도 배우고 외국인들과 사귀고 한국에 귀국해서 대기업에 취직하고….그런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바로 내가 아닌가?

우리 유학원은 주로 강남의 돈많은 학부형들을 상대로 조기 유학과 어학연수를 진행하는, 고급지향적인 유학원이었다. 유학을 가려면 필수적으로 필요한 서류가 있는데 바로 소득금액증명이다. 우리 고객들의 소득금액증명을 보면 다들 하나같이 연봉 1억은 가뿐히 넘는 의사 변호사 자영업자 대기업 중역들이었다.

그러나 매일 꼭두새벽에 출근해서 7시가 되어서야 퇴근하는 나 자신의 연봉은 1800 만원이었다.

솔직히 영어학원보다 유학원에서 일하는 것이 낫긴 나았다. 그러나 이제 슬슬 주택구입도 생각하고 노후도 준비해야 될 시기에 연봉 1800이라….나는 명문대 출신에 토익도 900인데…

나는 때려치웠다.

회사를 그만둔 후 다른 유학원들도 알아보았다. 잘나가는 유학원들은 대부분 강남역이나 압구정동에 몰려있다. 그러나 조건은 다 거기서 거기였다. 유학원에 일하다 보면 이런저런 유학박람회니 설명회니 이런데 쫓아다니느라 토요일 일요일도 따로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졸 초임의 연봉은 1600 만원, 경력 연봉은 1800-2000 만원 정도이다.

 

나는 지금 유학원도 영어학원도 아닌 완전 새로운 직장에 다니고 있다. 다닌지 한 한달 정도 되었다. 초짜라 아직은 나 자신도 판단할 수 없어 차마 궁시렁궁시렁 글은 못 올리겠다. 아무튼 유학원보단 나은 것 같다. 최소한 지금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