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8) 누구나 기분 좋아지는 일요일.부지런한 성격의 재훈이였지만 역시 수업이 없는 일요일의 아침은 평소보다 한껏 여유를 부리는 편이였다. 그런 여유라고 해봤자.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지혜의 사진을 쳐다보는게 다였지만... .... 지난 시간을 뒤새기듯이 천천히 사진 속에 웃고있는 지혜를 보다 문득 지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나 말이야.. 웃는 모습이 너무 안 예쁜거 같아.. 조금 더 활짝 웃고 싶은데... 그럴지도 몰랐다. 자신의 기분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지혜는.. 웃는 모습도 그랬다. 살며시 짓는 미소가 그 웃음의 다였다. 하지만 재훈은 그 모습이 마치 백합같다고 생각했었다. 장미처럼 화려하거나 향기롭지는 않지만.. 순수한 느낌이라고... 그래서.. 그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신까지도..편안해지는 기분이라고..... .. 하지만 .. 그 말을 해주지 못했다. 부끄러워서일지도 몰랐다. 사랑을 표현한다는 게 아직은 서툴렀던 어린시절의 재훈은.. .. - 됐어.. 무슨 화회탈이라도 될려고 그러냐....? 본심과는 다르게.. 한없이 퉁명스러웠던 그 말.. ..... 그때는 몰랐었다. 앞으로.. 사랑할 시간이 많을 줄 알았었다. .. 함께한 시간보다 함께할 시간이 많을거라고..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해지면 그 때 말해주고 싶었다.. ... - 너 웃는 모습.... 세상 누구보다 예뻐 . ....... 이제는.... 들을 수 없겠지만... ........ ‘ 거봐요 내가 그랬잖아요~~~ 오늘은 기분 좋은 일들만 생길거라고~~~ ’ 최면에 빠진 듯이 가라앉고 있는 재훈의 정신을 핸드폰 벨소리가 흔들어 깨웠다 온몸을 감싸고 있던 지혜의 생각을 떨쳐내듯이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린 재훈은 베게 옆에 떨어져있던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예상대로.. 설아였다. “ 내가 깨운거 아니지? ” 핸드폰 저 편에서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덩달아 기운이 넘칠만큼 한없이 밝고 명랑한 목소리다.. “ 어.... 일어나 있었어.. ” “ 다행이네.. 야 1시간후에 k-마트로 와.. 기다리고 있을게.. ” “ 마트?.. 갑자기 무슨.마트냐?. ” “ 와보면 알아.. 빨리 와야 해. 알았지~? .. ” 뚝......... “ 야 이봐....... ............ ” 삐....이....삐......이..... 어느 순간 전화는 끊겨버렸다. 재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핸드폰을 닫고 고개를 저었다. - 다른 약속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이렇게 막무가내냐... 물론 다행이 다른 약속은 없었지만.. 너무나도 대책없는 말괄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재미있다고도 생각했다. 같이 있으면 뭘 해야 하나.. 고민거리가 잔뜩 생기는 여자보다도.. 훨씬 재미있으니까.. .. k-마트는 학교 근처에 있는 마트로.. 재훈의 자취방에서..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대형마트였다. - 1시간이라.. 시간은 넉넉하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 재훈이였다.. ..... . . . . . .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오는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성격 때문에.. 예정보다 10분 일찍.. 두 사람은 마트의 입구에서 만났다. “ 갑자기 웬 마트야? ” 앞뒤 사정은 죄다 잘라먹고 결론만을 말하는 설아의 전화버릇때문에.. 설아를 보자마자 재훈의 입에서는 그 말이 먼저 나왔지만....설아는.. 대답은 하지 않은 체.. 재훈의 손을 잡고는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 자 쇼핑하러 가자~~ ” “ 야.. 이..이봐.. ” 갑자기 덥썩 손을 움켜쥐어서 조금은 당황한 재훈이였다. 하지만 별다른 반항은 하지 못하고 설아에게 이끌려 쇼핑카트가 있는 곳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 오늘은 살게 많으니까.. 짐 좀 들어줘.. 알았지? ” “ .......................... ........................... ” “ ......... 싫은거구나... 알았어 그럼... ” 금세 풀 죽은 표정으로 힘없이 카트를 하나 빼는 설아.. 당연히 장난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그 표정이 방금전까지의 해맑은 모습과 극명하게 너무 애처로워서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는 재훈이였다. “ 누가 싫다고 했냐...? ” “ 그래??.. 다행이다.!!! 야호! ” -하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쇼핑카트를 받아드는 재훈.... - 나.. 완전히 이 아가씨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거 같애....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재훈이였다. 가장 가까운 곳의 카트를 끌고 들어가는 재훈과 옆에서 보조를 맞춰 걷는 설아... 재훈이가 아까부터 그렇게 궁금해하던 쇼핑의 목적은..매장 안으로 들어가서야 겨우 설아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 모레가.. 미경이 생일이잖아.. 알지? ” 설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물었지만 재훈이는 그제서야 잊어버린 레포트라도 기억해 낸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아.. 벌써 그렇게 됐나?? ” “ 뭐야! 친구 생일도 모르고 있었던거야? ” “ 그런거.. 일일이 다 기억못해.. 대충은 알겠지만... ” “ 우리 미경이! 무관심속에서 살고 있구나...슬퍼. ” “ 오버하지마!! ” 얼굴까지 빨개진 체 열을 올리는 재훈이였지만.. 그건 . 대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에게 바짝 밀착해있는 설아 때문이였다. 세상을 등지고 불도를 닦는 도인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서라면... 마음이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설아는 매력적인 여자였다. 심장이 빨라지고 얼굴까지 피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더구나 바로 자신의 옆에 있는 설아에게 이런 자신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상상만해도.. 머리가 무거워지는 재훈이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다음 순간에 일어났다. “ 농담이야.. 열내기는.. ” 그렇게 말하면서 슬며시 재훈의 팔짱을 끼는 설아.. 설아의 의도적인 행동이였지만.. 설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효과는 엄청났다. 이 갑작스런 행동에 순간적으로 재훈은 자신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온 몸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졌다. “ 왜 그래 어디아파? ” “ 아..아니..아프기는..아닌데.어디 아픈건가?.. 아니야 아픈거 아니야 하하.. ” 휭설수설까지 하는 재훈이였다. 그리고 그런 점이 오히려 더 설아의 장난끼를 자극했다. - 역시.. 귀엽단 말이야...후후.. “ 그래 .? 그럼 다행이고...아! 저기 육류코너로 가.. ” 육류코너에 들어서자 설아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팔짱을 세게 끌어안아서.. 완전 카오스 상태에 빠진 재훈이였다. “ 미경이 생일파티 열어줄려고... .. ” 잘 포장된 고기들을 카트안으로 집어넣으며 설아가 말했지만.. 아까부터 마구 뛰는 심장을 주체하기 힘든 재훈은... 가끄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을 받았다. “ ..생일파티?? .” “ 으흠.. 그렇다고 뭐 대단한 파티는 아니고.. 그냥 우리집에서 간단한 바베큐파티.!! ” “ ... 그래서.. 니가 준비하는 거야?? ” “ 후훗 당연하지.. 나 요리윤이라고 했잖아.!!!.. 뭐 출장뷔페를 불러도 되겠지만.. 역시.. 나한테 가장 소중한 친구니까.. 내 손으로 만들어주려고........ “ 그렇게 말하는 생긋 웃는 설아.. 아직도 제멋대로 뛰고있는 심장이었지만 그 웃음에는 .. 그것조차 기분좋아져버린다. 그리고 그 생각의 마지막에 지혜를 떠올렸다.. - 지혜가 말했던 웃음이라는게... 이런걸까?? 확실히 그랬다.. 설아의 웃는 모습은 누가봐도 기분좋아질 정도로..환하고 밝았다. 아무리 제멋대로에 통제불능이라고 해도.. 그 웃음 하나에.. 모든 것이 다 용서될 정도의.... ....... - 역시..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야.. . . “ ok 다 샀다..이제 가자...!!!. ” 쇼핑이 끝나기 까지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카트안에는 닭에서 소까지..각종 고기들과 여러 가지 채소와 양념들로 가득했다.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설아는 이 엄청난 물건들을 어떻게 옮기나 고민하는 재훈을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갔다. “ 옮기는거 귀찮을까봐.. 차 가져왔어.. ” “ 차도 있었냐? ” 아주 소박한 집안에서 자란 재훈에게는 설아의 말이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차라는 건..아직 먼 이야기인데... ...... “ 아버지가 억지로 사 준거야.. 잘 안 타고다녀.. 운전하는거 여러가지로 귀찮아서.....자 타.. ” 한 쪽에 주차된 차문을 열며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설아. 하지만 그 차를 보며 재훈은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audi A8 ... 직장인들도 웬만한 수입이 아니면 타기 힘든 그런 차를...... 예전에 레스토랑에서부터.. 방금전 산 그 음식의 가격을 보고 대충은 짐작했지만.. 그래도 이런 차까지 타는 걸 보니 새삼 놀라게 되는 재훈이였다. “ 너.. 엄청난 부자구나.. ” “ 나?... 나는 아니고 우리집이 부자지.. 안전벨트 매..목숨은 보장못해.. .. ” 차를 출발시키며 말을 잇는 설아... 설아의 집 역시 학교의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차로 설아의 집까지 들어가는 데는 약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보통 방 한칸을 빌려사는 재훈과는 달리.. 2층집에..마당까지 있는 집 한체를 설아 혼자서 쓴다는 것이 틀린 점이였지만.... . 자취라고 하는 것이 밑겨지지 않을 정도로 큰 집...... 웬만한 사람이 가정을 꾸릴 정도로 큰 집이였다. 새삼스럽게 설아의 차가 이해되는 재훈이였다. “ 나 ..집에 들어가도 돼? ” 설아 혼자 산다는 말에 트렁크에서 짐을 옮기고도 머뭇거리게 되는 재훈 집주인이 떡하니 허락을 했는데도.. 웬지.. 나쁜짓을 하는 기분이였다. “ 그럼... 이 짐을 나 혼자 옮기랴? ” 어느순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설아.. “ 아.. 그렇네.. 알았어. ”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는 재훈이가..웬지 귀엽게 느껴지는 설아였다. “ 보통 남자들은 나 혼자 산다고 하면 어떻게든 집에.. 들어올려고 안달이던데.. 넌 참 의외다..... “ “ 그런가??...왜 그러는데? ” “ 푸훗.. 그걸 몰라서 묻는거냐? 순진한거냐? 바본거냐? ” 재훈이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현관까지 킥킥거리며 들어온 설아.. . 그리고 그 웃음이 이해되지 않는 재훈이였다. 현관까지 들어와서야 설아의 웃음이 겨우 그쳤다. “ 영광인 줄 알아.. 우리집에 발들인 남자..그리 많지 않아.. ” “ 집.. 멋있네...... ” 대문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혼자 살기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 넓네.. 혼자살면 안 심심해? ” “ 왜? 같이 살아줄래?? ” “ 싫어!!!!!!!!!!! ” 버럭.. 소리지르는 재훈. “ 후훗.. 덥치거나 하지 않을테니까 걱정마.. ” “ 안 살아!!!! ” “ 농담한거 가지고.. 후훗. 원래 언니랑 같이 살았는데... 언니가 유학가는 바람에 혼자가 되었지 앉아있어 마실거 줄게.. ” 부엌에 짐을 내려놓고 거실로 돌아온 재훈은.. 가운데 큼직하게 놓여있는 소파에 앉았다 바로 옆으론 햇살이 잘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그리고 앞으론.. 70인치는 되어보이는 PDP TV가 놓여있었다. 그리고...사진.. ......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재훈은 TV 옆에 여러 가지 사진들이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물론 대부분은 가족사진이였고 설아와 여자친구들이 찍은 사진이 였다. 하지만.. 그 사진들의 뒷부분에.. 사진들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어떤 남자의 독사진이 놓여있었다. tv와 벽 사이에 가려져서 마치 숨겨놓은 듯한 느낌의 그 사진이 이상하게 재훈의 눈에는 크게 들어왔다. 마치... 숨겨진 보물이라도 되는듯이 재훈은 조심스럽게 사진을 들어올렸다. 멋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사진만 보기에도 뚜렷한 이목구비가 한눈에 잘생긴 남자였다. 부드러운 헤어스타일에.. 안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차분한 눈빛이.. 지적인 느낌을 주는 남자.... . 사진의 밑에는 설아가 적은 듯한.. 작은 글씨가 적혀있었다.. ' 사랑하는 민성오빠.. ‘........ - 사랑하는..... ??....... 그 순간이였다. 마친 음료수를 가지고 들어온 설아가 재훈이의 사진을 낚아챈 건.. ‘ 쨍그랑..’ 설아의 손에 들려있던 쟁반이 엎어지면서.. 컵이 바닥에 떨어졌다. 다행이 컵은 깨지지 않았지만.. 음료수가 흘려진 바닥은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 설아야?? ..” 예상치 못한 행동에 당황한 재훈... 하지만 정말 재훈을 당황하게 한 건....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음료수가 아니라 설아의 반응이였다. 마치.. 죄를 지은 범죄자인처럼..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아이처럼..설아는 고개를 숙이고는 사진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 ..미안해.. 설아야.. 사진 같은거 함부로 보는게 아니였는데....미안해 정말... ” 어쩔 줄 몰라하며 허둥지둥.. 근처에 있는 티슈를 집어들어 바닥을 닦는 재훈.. “ .................. ........................... ” “ ................................... ” “ 재훈아.. 내가 치울게.. 이만 나가줄래?.. 고마웠어..오늘..... ” 말을 내뱉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한마디씩 끊어내 뱉는 설아의 말투에.. 재훈은 무언가 위로를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가끔씩.. 내보이는 설아의 이런 모습... .. - 너와 어떤 관계인거야? 이 남자.. ....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안 재훈은 어쩔 수 없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는 발을 돌렸다. 재훈이 나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에.. 설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힘없이 그 사진을 쳐다봤다. 이걸로 벌써 몇 번째인지 몰랐다. 재훈이한테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인거..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그토록 수많은 남자를 만나면서도 한 번도. 이랬던 적 없었는데.. 저 재훈이란 녀석 앞에서는 이상하게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나버리는 것 같았다. - 버려야 하는데.. 버렸어야 할 사진인데.... ....... 숨겨놓는다고 숨겨지는게 아닌데.. 왜 못 버리는거야.. 왜 버려지지 않는거야. ......나..정말 바보인걸까?.. .. ------------------------------------------ 이런 허접한 글에 리플을 달아주시는 분이..계시다니.. 역시 세상은 아직 아름다운거군요..@.@..... 기뿐마음과 함께 걱정도 되네요..^^;;.. 하하 실망시켜드리지 않아야 할텐데요..에고고.. 언제나 노력만 하는 브리그리였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8)
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8)
누구나 기분 좋아지는 일요일.부지런한 성격의 재훈이였지만 역시 수업이 없는
일요일의 아침은 평소보다 한껏 여유를 부리는 편이였다. 그런 여유라고 해봤자.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지혜의 사진을 쳐다보는게 다였지만... ....
지난 시간을 뒤새기듯이 천천히 사진 속에 웃고있는 지혜를 보다
문득 지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나 말이야.. 웃는 모습이 너무 안 예쁜거 같아..
조금 더 활짝 웃고 싶은데...
그럴지도 몰랐다. 자신의 기분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지혜는.. 웃는 모습도 그랬다.
살며시 짓는 미소가 그 웃음의 다였다. 하지만 재훈은 그 모습이 마치 백합같다고
생각했었다. 장미처럼 화려하거나 향기롭지는 않지만.. 순수한 느낌이라고...
그래서.. 그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신까지도..편안해지는 기분이라고..... ..
하지만 .. 그 말을 해주지 못했다. 부끄러워서일지도 몰랐다.
사랑을 표현한다는 게 아직은 서툴렀던 어린시절의 재훈은.. ..
- 됐어.. 무슨 화회탈이라도 될려고 그러냐....?
본심과는 다르게.. 한없이 퉁명스러웠던 그 말.. .....
그때는 몰랐었다.
앞으로.. 사랑할 시간이 많을 줄 알았었다. ..
함께한 시간보다 함께할 시간이
많을거라고..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해지면 그 때 말해주고 싶었다.. ...
- 너 웃는 모습.... 세상 누구보다 예뻐 . .......
이제는.... 들을 수 없겠지만... ........
‘ 거봐요 내가 그랬잖아요~~~ 오늘은 기분 좋은 일들만 생길거라고~~~ ’
최면에 빠진 듯이 가라앉고 있는 재훈의 정신을 핸드폰 벨소리가 흔들어 깨웠다
온몸을 감싸고 있던 지혜의 생각을 떨쳐내듯이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린 재훈은
베게 옆에 떨어져있던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예상대로.. 설아였다.
“ 내가 깨운거 아니지? ”
핸드폰 저 편에서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덩달아 기운이 넘칠만큼 한없이 밝고 명랑한 목소리다..
“ 어.... 일어나 있었어.. ”
“ 다행이네.. 야 1시간후에 k-마트로 와.. 기다리고 있을게.. ”
“ 마트?.. 갑자기 무슨.마트냐?. ”
“ 와보면 알아.. 빨리 와야 해. 알았지~? .. ”
뚝.........
“ 야 이봐....... ............ ”
삐....이....삐......이.....
어느 순간 전화는 끊겨버렸다.
재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핸드폰을 닫고 고개를 저었다.
- 다른 약속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이렇게 막무가내냐...
물론 다행이 다른 약속은 없었지만.. 너무나도 대책없는 말괄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재미있다고도 생각했다. 같이 있으면 뭘 해야 하나..
고민거리가 잔뜩 생기는 여자보다도.. 훨씬 재미있으니까.. ..
k-마트는 학교 근처에 있는 마트로.. 재훈의 자취방에서..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대형마트였다.
- 1시간이라.. 시간은 넉넉하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 재훈이였다.. .....
.
.
.
.
.
.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오는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성격 때문에..
예정보다 10분 일찍.. 두 사람은 마트의 입구에서 만났다.
“ 갑자기 웬 마트야? ”
앞뒤 사정은 죄다 잘라먹고 결론만을 말하는 설아의 전화버릇때문에..
설아를 보자마자 재훈의 입에서는 그 말이 먼저 나왔지만....설아는..
대답은 하지 않은 체.. 재훈의 손을 잡고는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 자 쇼핑하러 가자~~ ”
“ 야.. 이..이봐.. ”
갑자기 덥썩 손을 움켜쥐어서 조금은 당황한 재훈이였다.
하지만 별다른 반항은 하지 못하고 설아에게 이끌려
쇼핑카트가 있는 곳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 오늘은 살게 많으니까.. 짐 좀 들어줘.. 알았지? ”
“ .......................... ........................... ”
“ ......... 싫은거구나... 알았어 그럼... ”
금세 풀 죽은 표정으로 힘없이 카트를 하나 빼는 설아..
당연히 장난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그 표정이 방금전까지의 해맑은
모습과 극명하게 너무 애처로워서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는 재훈이였다.
“ 누가 싫다고 했냐...? ”
“ 그래??.. 다행이다.!!! 야호! ”
-하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쇼핑카트를 받아드는 재훈....
- 나.. 완전히 이 아가씨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거 같애....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재훈이였다.
가장 가까운 곳의 카트를 끌고 들어가는 재훈과 옆에서 보조를 맞춰 걷는 설아...
재훈이가 아까부터 그렇게 궁금해하던 쇼핑의 목적은..매장 안으로
들어가서야 겨우 설아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 모레가.. 미경이 생일이잖아.. 알지? ”
설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물었지만 재훈이는 그제서야 잊어버린
레포트라도 기억해 낸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아.. 벌써 그렇게 됐나?? ”
“ 뭐야! 친구 생일도 모르고 있었던거야? ”
“ 그런거.. 일일이 다 기억못해.. 대충은 알겠지만... ”
“ 우리 미경이! 무관심속에서 살고 있구나...슬퍼. ”
“ 오버하지마!! ”
얼굴까지 빨개진 체 열을 올리는 재훈이였지만.. 그건 .
대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에게 바짝 밀착해있는 설아 때문이였다.
세상을 등지고 불도를 닦는 도인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서라면...
마음이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설아는 매력적인 여자였다.
심장이 빨라지고 얼굴까지 피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더구나 바로 자신의 옆에 있는 설아에게 이런 자신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상상만해도.. 머리가 무거워지는 재훈이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다음 순간에 일어났다.
“ 농담이야.. 열내기는.. ”
그렇게 말하면서 슬며시 재훈의 팔짱을 끼는 설아..
설아의 의도적인 행동이였지만.. 설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효과는 엄청났다.
이 갑작스런 행동에 순간적으로 재훈은 자신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온 몸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졌다.
“ 왜 그래 어디아파? ”
“ 아..아니..아프기는..아닌데.어디 아픈건가?.. 아니야 아픈거 아니야 하하.. ”
휭설수설까지 하는 재훈이였다.
그리고 그런 점이 오히려 더 설아의 장난끼를 자극했다.
- 역시.. 귀엽단 말이야...후후..
“ 그래 .? 그럼 다행이고...아! 저기 육류코너로 가.. ”
육류코너에 들어서자 설아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팔짱을 세게
끌어안아서.. 완전 카오스 상태에 빠진 재훈이였다.
“ 미경이 생일파티 열어줄려고... .. ”
잘 포장된 고기들을 카트안으로 집어넣으며 설아가 말했지만..
아까부터 마구 뛰는 심장을 주체하기 힘든 재훈은... 가끄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을 받았다.
“ ..생일파티?? .”
“ 으흠.. 그렇다고 뭐 대단한 파티는 아니고..
그냥 우리집에서 간단한 바베큐파티.!! ”
“ ... 그래서.. 니가 준비하는 거야?? ”
“ 후훗 당연하지.. 나 요리윤이라고 했잖아.!!!..
뭐 출장뷔페를 불러도 되겠지만..
역시.. 나한테 가장 소중한 친구니까..
내 손으로 만들어주려고........ “
그렇게 말하는 생긋 웃는 설아.. 아직도 제멋대로 뛰고있는
심장이었지만 그 웃음에는 .. 그것조차 기분좋아져버린다.
그리고 그 생각의 마지막에 지혜를 떠올렸다..
- 지혜가 말했던 웃음이라는게... 이런걸까??
확실히 그랬다.. 설아의 웃는 모습은 누가봐도 기분좋아질
정도로..환하고 밝았다. 아무리 제멋대로에 통제불능이라고 해도..
그 웃음 하나에.. 모든 것이 다 용서될 정도의.... .......
- 역시..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야..
.
.
“ ok 다 샀다..이제 가자...!!!. ”
쇼핑이 끝나기 까지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카트안에는 닭에서 소까지..각종 고기들과 여러 가지 채소와 양념들로 가득했다.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설아는 이 엄청난 물건들을 어떻게 옮기나 고민하는
재훈을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갔다.
“ 옮기는거 귀찮을까봐.. 차 가져왔어.. ”
“ 차도 있었냐? ”
아주 소박한 집안에서 자란 재훈에게는 설아의 말이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차라는 건..아직 먼 이야기인데... ......
“ 아버지가 억지로 사 준거야.. 잘 안 타고다녀..
운전하는거 여러가지로 귀찮아서.....자 타.. ”
한 쪽에 주차된 차문을 열며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설아.
하지만 그 차를 보며 재훈은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audi A8 ... 직장인들도 웬만한 수입이 아니면 타기 힘든 그런 차를......
예전에 레스토랑에서부터.. 방금전 산 그 음식의 가격을 보고 대충은
짐작했지만.. 그래도 이런 차까지 타는 걸 보니 새삼 놀라게 되는 재훈이였다.
“ 너.. 엄청난 부자구나.. ”
“ 나?... 나는 아니고 우리집이 부자지..
안전벨트 매..목숨은 보장못해.. .. ”
차를 출발시키며 말을 잇는 설아...
설아의 집 역시 학교의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차로 설아의 집까지
들어가는 데는 약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보통 방 한칸을 빌려사는
재훈과는 달리.. 2층집에..마당까지 있는 집 한체를 설아 혼자서 쓴다는
것이 틀린 점이였지만.... .
자취라고 하는 것이 밑겨지지 않을 정도로 큰 집......
웬만한 사람이 가정을 꾸릴 정도로 큰 집이였다.
새삼스럽게 설아의 차가 이해되는 재훈이였다.
“ 나 ..집에 들어가도 돼? ”
설아 혼자 산다는 말에 트렁크에서 짐을 옮기고도 머뭇거리게 되는 재훈
집주인이 떡하니 허락을 했는데도.. 웬지.. 나쁜짓을 하는 기분이였다.
“ 그럼... 이 짐을 나 혼자 옮기랴? ”
어느순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설아..
“ 아.. 그렇네.. 알았어. ”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는 재훈이가..웬지 귀엽게 느껴지는 설아였다.
“ 보통 남자들은 나 혼자 산다고 하면 어떻게든 집에..
들어올려고 안달이던데.. 넌 참 의외다..... “
“ 그런가??...왜 그러는데? ”
“ 푸훗.. 그걸 몰라서 묻는거냐?
순진한거냐? 바본거냐? ”
재훈이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현관까지 킥킥거리며 들어온 설아.. .
그리고 그 웃음이 이해되지 않는 재훈이였다.
현관까지 들어와서야 설아의 웃음이 겨우 그쳤다.
“ 영광인 줄 알아.. 우리집에 발들인 남자..그리 많지 않아.. ”
“ 집.. 멋있네...... ”
대문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혼자 살기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 넓네.. 혼자살면 안 심심해? ”
“ 왜? 같이 살아줄래?? ”
“ 싫어!!!!!!!!!!! ”
버럭.. 소리지르는 재훈.
“ 후훗.. 덥치거나 하지 않을테니까 걱정마.. ”
“ 안 살아!!!! ”
“ 농담한거 가지고.. 후훗. 원래 언니랑 같이 살았는데...
언니가 유학가는 바람에 혼자가 되었지 앉아있어 마실거 줄게.. ”
부엌에 짐을 내려놓고 거실로 돌아온 재훈은.. 가운데 큼직하게 놓여있는
소파에 앉았다 바로 옆으론 햇살이 잘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그리고 앞으론..
70인치는 되어보이는 PDP TV가 놓여있었다. 그리고...사진.. ......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재훈은 TV 옆에 여러 가지 사진들이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물론 대부분은 가족사진이였고 설아와 여자친구들이 찍은 사진이
였다. 하지만.. 그 사진들의 뒷부분에.. 사진들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어떤 남자의 독사진이 놓여있었다. tv와 벽 사이에 가려져서 마치 숨겨놓은
듯한 느낌의 그 사진이 이상하게 재훈의 눈에는 크게 들어왔다.
마치... 숨겨진 보물이라도 되는듯이 재훈은 조심스럽게 사진을 들어올렸다.
멋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사진만 보기에도 뚜렷한 이목구비가
한눈에 잘생긴 남자였다. 부드러운 헤어스타일에.. 안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차분한 눈빛이.. 지적인 느낌을 주는 남자.... .
사진의 밑에는 설아가 적은 듯한.. 작은 글씨가 적혀있었다..
' 사랑하는 민성오빠.. ‘........
- 사랑하는..... ??.......
그 순간이였다. 마친 음료수를 가지고 들어온 설아가 재훈이의 사진을 낚아챈 건..
‘ 쨍그랑..’ 설아의 손에 들려있던 쟁반이 엎어지면서.. 컵이 바닥에 떨어졌다.
다행이 컵은 깨지지 않았지만.. 음료수가 흘려진 바닥은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 설아야?? ..”
예상치 못한 행동에 당황한 재훈... 하지만 정말 재훈을 당황하게 한 건....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음료수가 아니라 설아의 반응이였다. 마치.. 죄를 지은
범죄자인처럼..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아이처럼..설아는 고개를 숙이고는
사진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 ..미안해.. 설아야.. 사진 같은거 함부로 보는게 아니였는데....미안해 정말... ”
어쩔 줄 몰라하며 허둥지둥.. 근처에 있는 티슈를 집어들어 바닥을 닦는 재훈..
“ .................. ........................... ”
“ ................................... ”
“ 재훈아.. 내가 치울게.. 이만 나가줄래?.. 고마웠어..오늘..... ”
말을 내뱉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한마디씩 끊어내 뱉는 설아의
말투에.. 재훈은 무언가 위로를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가끔씩.. 내보이는 설아의 이런 모습... ..
- 너와 어떤 관계인거야? 이 남자.. ....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안 재훈은
어쩔 수 없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는 발을 돌렸다.
재훈이 나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에.. 설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힘없이 그 사진을 쳐다봤다.
이걸로 벌써 몇 번째인지 몰랐다. 재훈이한테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인거..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그토록 수많은 남자를 만나면서도 한 번도.
이랬던 적 없었는데.. 저 재훈이란 녀석 앞에서는 이상하게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나버리는 것 같았다.
- 버려야 하는데.. 버렸어야 할 사진인데.... .......
숨겨놓는다고 숨겨지는게 아닌데..
왜 못 버리는거야.. 왜 버려지지 않는거야.
......나..정말 바보인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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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허접한 글에 리플을 달아주시는 분이..계시다니..
역시 세상은 아직 아름다운거군요..@.@.....
기뿐마음과 함께 걱정도 되네요..^^;;..
하하 실망시켜드리지 않아야 할텐데요..에고고..
언제나 노력만 하는 브리그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