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를 보고.............[펌]

자기야200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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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피아니스트" 를 보고...▶

"피아니스트"를 보고.............[펌]


감독 : 로만 폴란스키 출연 : 애드리안 브로디 (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 스필만" 역 ), 토마스 크레치만 ( 독일군 장교 "빌름 호센펠드 장교" 역 ) "피아니스트"를 보고.............[펌]
* 영화 "피아니스트" 는.... *
명상에 잠긴듯한 피아니스트의 섬세하고 노련한 손길이 피아노 건반을 스치면 쇼팽의 야상곡이 흘러 나옵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외모에서 품격이 배어나오는 신사, '블라디슬로프 스필만'.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이 사람에게 '폴란드의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호칭은 항상 함께했고, 대중의 사랑과 장래를 보장받은 그의 앞날에는 행복과 영화만이 기다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1939년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고 있던 스필만은 갑작스런 폭격으로 인해 자신의 연주를 미처 끝마치지 못한 채 피난길에 오르게 되고, 강제 수용소에서의 긴장된 생활 끝에 유태인인 스필만의 가족들은 모두 죽음으로 가는 기차에 오르지만, 스필만은 극적으로 홀로 남습니다. 이후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에서 하루하루를 비참하게 연명하다 독일군 장교의 도움으로 전쟁에서 살아남은 그는 자신의 회고록을 남겼고, 2000년초 역시 나치의 희생자였던 로만 폴란스키와 영화화 하기로 합의합니다.
담담한 영상 속에 흐르는 감동적인 피아노 선율.. 일곱 살 때 부모와 함께 나치의 아우슈비츠로 끌려가던 중 홀로 빠져 나왔고, 임신 중이던 아내 샤론 테이트는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의 광신도들에게 잔혹하게 살해 당했으며, LA에서 13세 소녀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파리로 가서 25년째 생활하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 지독한 완벽주의자인 그에게도 이 영화만큼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작품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을 시작했을 당시 그의 가슴에는 분노와 사명감이 가득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비평가들이 "여기선 로만 폴란스키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 철저히 자신을 배제했습니다. 관객들의 감정까지 친절하고 자세히 지시해주는 음악과 효과음을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역시 최소한 절제된 대사들과 감독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이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사물을 투영하는 카메라는, 그래서 비참하고 잔혹했던 그 시대를 더욱 실감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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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안 보셨다면...*
이 영화에는 악역은 분명히 있지만 실체로 보이지 않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멋진 영웅도 없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요. 가뜩이나 마른 체형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10키로를 넘게 감량을 하고서 눈에는 공포와 불안을 가득 담은 채, 화면 구석구석으로 쫓기듯 방황하는 모습만 계속 나옵니다.
살아 남으려는 본능만 남아있는 이 작고 나약한 영혼은 끌려가는 가족들과 폭동을 계획하는 동료들을 외면하는 비겁함마저 공포에 짓눌려 의식하지 못하지요
이 상처입은 영혼이 빛이 발하는 순간은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을때지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독일군 장교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의 연주가 시작되면, 지저분한 수염과 남루한 옷을 걸친 부랑자가 위대한 영혼으로 승화되는것을 봅니다. 피아니스트의 존재 이유는 연주하는 것, 전쟁에서 살아남은 그의 연주는 위대했지만 영웅이 아니라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루하고 피폐한 전쟁 이야기에서 울려 퍼지는 쇼팽의 야상곡은 전쟁의 폐허에서 소생을 꿈꾸는 희망의 메시지처럼 들립니다.
클래식 피아노를 좋아한다면, 엔딩 크레디트를 놓치지 마십시요. 건반 위를 춤추는 두 손의 실제 주인공은 스필만과 같은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자누스 올레니작'으로, 그의 탁월한 연주는 영화에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었지요.
* 그 뒤의 이야기 * 이 영화에 나오는 유일한 인간적인 독일군 장교인 빌름호젠필드는 소련군에게 잡혀 1950년 소련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나중에 25년의 중 노동형으로 감형된뒤 1952년 수용소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주인공 블라디슬라프는 63년까지 폴란드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했으며, 자기를 살려준 독일군 장교 빌름호젠필드의 아들과도 만났으며 2000년 7월 89세로 사망 했습니다.
* 영광 *
지난 2월 22일 프랑스 영화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28회 세자르 시상식에서바로 이 영화 "피아니스트"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무대장치상, 음향상, 촬영상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