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10) 해가 달에게 바톤을 터치할 쯤부터 시작된 미경의 생일파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되었다. “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미경이~ 후~ 생일축하합니다~ “ “ 생일 축하한다!! 서미경!! ” “ 미경아 생일 축하해 ” 펑.펑.. 간단한 축하노래가 끝나고 여기저기서 축하의 말과 함께 폭죽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휘파람소리와 박수소리도.. 사실 널찍한 정원에서 이뤄지는 파티라는 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것이여서 파티에 참석한 모두들 상당히 들뜬 모습들이였다. 설아의 배경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가로등까지 설치되어 있는 상당한 크기의 정원과 어림집작해도 최고급 음식들로 가득채워진 테이블들은 감탄이 나오기에 충분한 것이였다. 재훈 역시.. 처음으로 해보는 이런 야외파티에 상당히 흥분되어 있었다. “ 자.. 다들 이거 마셔.. ” 왁자지껄하던 분위기가 잠깐 가라앉았을 때 설아가 자주빛으로 반 쯤 채워진 잔 두 개를 가져와 미경과 민혁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곧바로 똑같은 것으로 두 개를 더 가져와 재훈의 손에 하나를 넘긴다. “ 알마비바라는 와인이야.. 맛있을 거야.. ” “ 요즘 뜨고 있는 그 칠레산 와인? 꽤 비쌀텐데.. ” 바에서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미경만이 설아의 말을 알아들었다. - 뭐?.. 알리바바??.. 무슨.. 40인의 도적인가?? .. 와인에 대해서 문외한인 재훈과 민혁은 멀쭘히 와인잔을 바라보다가 먼저 재훈이 슬쩍 한 모금을 마셨다. 은은하게 맛과 향이 올라오는게.. 느껴졌지만 사실 재훈으로서는 그게 좋은 와인인지 어쩐지 구별할 방법은 없었다. 단지.. 다른 술에 비해서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 그 모습을 보던 민혁이 뒤따라서 와인을 마셨다. 소주라도 되는 듯이 들이켜 버린 민혁... 그 모습에 미경이 피식 웃는다. “ 민혁이 넌. 무슨 와인을 소주처럼 마시냐? ” “ 첫잔은 원래 원샷이야.. 캬.. 근데 이거 의외로 맛있다? ”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민혁에게 설아가 아예 병채로 가져와 다시 한 잔을 따라준다. “ 한 잔 더 마셔.. ” “ 그래도 되나??.. 비싼거 같은데..하하.. ” 하지만 말과는 달리 민혁은 설아가 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고는 다시 덥썩 한잔을 더 들이켰다. 이에 핀잔을 주는 건 미경이였다. “ 야.. 그만 좀 마셔라.. 그거 비싼거야.. ” “ 뭐야.. 이제 겨우 2잔인데.. ” “ 넌.그냥 두면 2박스는 너끈히 비울거 같아서 그런다.. ” “ 쳇 알았어.. 그만 마시면 될거 아냐!!!.... ” “ 하하 괜찮아.. 많이 있으니까 마음껏 마셔.. ” 설아가 다시 한 잔을 더 따르면서 말했다. 설아의 말은 과장이 아니였다. 와인뿐 아니라 맥주며 소주.. 각종 술들이 종류별로 가득 담겨있었다. “ 엄청나군...정말. 이걸 너 혼자 준비한거야?? ” 주위를 둘러보며 재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 후훗.. 사실은.. 몇 개만 내가 한거야.. 나머진 집에서 지원받았어.. ” 설아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 그래도 정말 고맙다.. 매번 이렇게 신경써줘서.. ” 미경의 솔직한 감사가 이어졌다. 사실 몇 일전 바에서 나눴던 대화가 생각나 가슴 한 쪽이 불안한 미경이였지만 애써 참아내고 있었다. “ 미경아.. 생일 축하해.. 안녕하세요.. 설아씨? ” 때마침.. 몇 명의 사람들이 미경에게 축하를 하기 위해 술잔을 들고 왔고 미경은 그 사람들에게 설아를 소개시켰고 자연스럽게 민혁과 재훈은 뒤로 물러났다. “ 으흠.. 와인이라는 것도 꽤 맛있지만..역시 난 맥주가 좋아.. ” 어느 순간 병맥주 두 병을 들고와 하나를 재훈의 손에 안기는 민혁이였다. 말없이 그것을 받아들고는 입으로 가져가는 재훈..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재훈에게는 와인과 맥주가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 설아말이야.. 꽤 좋은 여자 같아.. 소문으로는 완전 바람둥이라던데.. 내가 보기엔 그런거 같지도 않는데? “ 설아의 얘기를 꺼내는 민혁에게 재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가??.. ” “ 김재훈..이번에 꽉 잡아라.. 놓치기 아까운 여자야.. ” “ .......... ............. ......... ....... ..... ” 그저 묵묵히 맥주만 한모금 마시는 재훈을 보며 다시 말을 잇는 민혁.. “ 니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 해서.. 아무도 널 욕하지 않아.. 넌 정말.. 지혜 사랑했으니까..그걸로..충분하잖아... “ “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 “ 당연하지.. 나 말고 여기있는 사람들 다한테 물어봐라..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거야!! “ 막 홈런이라도 날린 4번타자처럼 자신 있는 민혁의 말과는 달리 재훈의 목소리는 패전투수처럼 낮았다. “ ..난.. 아닌 것 같아.. ” “ 무슨 말이야.? ” “ 지혜가 정말 나 때문에 행복했을까?.. 내가 지혜 때문에 행복했던 것 그 반만큼이라도 행복했을까?.. 아니.. 그건 내가 잘 알아.. 난.. 지혜한테 아무것도 해준게 없거든. 해준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난.. 이렇게 바보같이 보내고 나서도 계속 사랑하는 것 밖에.. 지혜한테 보답할 방법이 없어.. 정말.. 그것밖에는....... “ 겨울보다 더 쓸쓸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재훈을 보며 민혁은 재훈이 들고있는 맥주병에 자신의 맥주병을 부딪혔다. 팅!.. 병울리는 소리가 맑게 울렸다. “ 마셔라..이 바보팅아.... ” 속에서 일어난 열을 끄려는 듯이 맥주 한 병을 그대로 목으로 뿌려댄 민혁은 다시 입을 쓰윽 닦으며 말했다. “ 그런데 말이야..정말로 지혜도 그렇게 생각할까? .. ” “ .......... ............ ............ .................. ................ ...... ” “ 니가 그렇게 평생 자신을 잊지않고 살길 바랄까?.... ” “ ........................... ............ .............. ................ ............... ” “ 내가 아는 지혜는 착한 애야... 세상 누구보다도.... ” “ ......... .......... ............... .............. ........... ........ ....... ” - 정말로 그럴까?.. 지혜도 그렇게 생각할까? 잠깐의 침묵 끝에 재훈이 입을 열려고 했지만.. 그 때 나타난 제 3의 인물에 의해 둘의 대화는 중단되었다. “ 둘이.. 무슨 그렇게 심각한 애기를 하는거야? ” 재훈의 표정을 단번에 굳게 만든 그 인물에... 민혁이 대신 어설픈 웃음을 지어보였다. “ 하하.. 경아구나.. 안녕...? ” “ 그래...안녕..민혁아.. 너 오랜만인거 같다? ” “ 그러게 말이야.. 웬지 너랑은 수업이 잘 안 겹치네? 하하 ” - 신경아.. 설마 여기에 왔을줄은 몰랐는데.. ..... 민혁이가 인사를 하는 사이.. 재훈은 재빨리 표정을 풀어보려고 했지만.. 쉽사리 돌아와지지 않았다.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체 인사를 하는 재훈.. “ 안녕..경아야.. ” “ 그래.. 넌 요즘 잘 되가나보네.. ..그 설아라는 아가씨랑.. 후후.. ” “ ......... .......... ............. .............. ............. ” “ 좋겠네.. 그런 예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말이야.. ” “ .......그런 사이 아니라고 말했을텐데.... ” 설상가상이라는 사자성어를 이처럼 뼈져리게 이해했던 적이 있을까? 경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때마침 재훈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설아의 것이였다. “ 안녕하세요 또 만나네요? ” 슬쩍 재훈의 팔짱을 끼며 경아를 향해서 인사하는 설아.. 그런 설아의 모습을 보며 경아는.. 차가운 눈빛을 흘렸다. “ 네..안녕하세요.. 저번엔 인사를 못 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신경아라고 합니다.. “ 딱딱할 정도로 예의바른 말투.. 그 속의 들어있는 가시.. 하지만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했던 아니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바랬던 설아였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받았다. “ 네.. 안녕하세요.. 전 윤설아라고 합니다. ” “ 재훈이와는.. 사귀시나봐요? ” 팔짱낀 설아의 모습을 똑바로 보면서 말하는 경아의 말투에.. 재훈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지만.. 설아는 조금 더 재훈의 팔짱을 세게 껴안으며 말을 이었다. “ 아니요.. 그냥 저 혼자 좋아하는 거예요.. ” “ 쫒아다니는 남자가 강가의 자개나리다 더 많으시다고 들었는데.. 왜 하필 재훈이를 택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재훈이가 좋으세요? “ “ 그만해 신경아... ” 재훈이 애써 경아의 말을 막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설아는 그 상황을 즐긴다는 듯이 대꾸했다. “ 원래...여자는 자신한테 관심없는 남자한테 끌리는 법이잖아요?. ” 처음부터 설아가 바라는 상황이였다. 평소에는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하던 미경의 생일파티를 굳이 대학교 과 친구들을 불러서 하자고 했던 까닭은 전부에게 자신과 재훈의 관계를 확실히 못 박아두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던 이유였다. “ 하지만 그럴거라면. 빨리 포기하시는게 좋아요.. 재훈이는 다른 여자한테 관심없거든요.안 그래? 재훈아? “ “ ........... .................. ........................ ............... ............... ” 아슬아슬한 경아의 말투에 재훈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심정이였다. 머릿속이 멍해져셔 어떤 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민지혜.. 재훈이 마음속엔 온통 지혜뿐이거든요.. 다른 여자가 들어갈 틈 같은건.. 없어요.. 손톱만큼도.. . “ “ 야!! 신경아 그만해!! ” 그 사이에 끼어든 목소리는 미경의 목소리였다. 아까부터 이쪽을 지켜보고 있던 미경이 결국엔 참지 못하고 끼어든 것이였다. “ 재훈이가 누굴 만나던 어떤 사람을 만나던.. 그건 재훈이 자유야.. 니가 간섭할 이유는 없어..... “ 평상시와 같은 담담한 목소리의 미경이였지만.. 오히려 그 쪽이 더 힘이 들어가 있었다. “ 뭐.. 간섭하는 건..아니고.. 재훈이가 그렇다는 거야.. 언제나 지혜뿐인 녀석이였잖아... 그랬잖아?? “ 한없이 차가운 그 말.. 한없이 날카로운 그 말이.. 얇디 얇게 얼어있던 재훈의 마음에 금을 가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재훈은 아무런 반항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조각상처럼 멈춰버린 재훈을 대신해..입을 연 것은 뜻밖에도 설아였다. “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맞아요.. 재훈인 언제나 지혜뿐이거든요..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죠.. 말했잖아요.. 일방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거라고.. “ “ 설아야..너... ” 알 수 없다는 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재훈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설아는 다시 말을 이었다. “ 괜찮아.. 니가 평생 그 사람 못 잊어도.. 아니 오히려 당연한거야... 넌 그렇게 사랑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사랑하는 건 내가 할테니까..넌 따라오면 돼... 그냥 내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돼.. 알았지? ..... “ 멍한 표정으로 설아를 바라보는 재훈에게 갑자기 설아가 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곤 흔들리는 눈동자로 여전히 설아를 바라본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재훈에게.. 설아는 까치발로 자신의 키를 올렸다. .. - 설아야..너 설마... ....... 재훈의 설아의 다음 행동을 눈치챘을때 이미 설아의 입술이 재훈의 입술을 살며시 어루만지고 있었다. 부드러웠다.. ..... 당황스러움보다.. 난처함보다.. 모두가 보고 있다는 부끄러움보다..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생각이 재훈의 온 몸을 휘감았다. 곧바로 주변이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뒤덮였지만... 재훈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였어. 말했잖아... 니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걸..시험하겠다고.. 너 역시 똑같은 남자인 걸.. 확인시켜주겠다고..그렇다면 철저하게 가장해야지.. 널 사랑하는 나를..모두의 앞에서.. 연기하는거야......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따뜻한걸까..?.. .... 이 남자와의 입맞춤은.... ..... ....... ------------------------------------------------------------------ 오.. 리플 달아주신 분이 바뀌었네요..^^... 감사합니다.. 언제나 길게 쓰려고 노력중인데...하아..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 아무튼 읽어주시는 분들꼐는 여전히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10)
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10)
해가 달에게 바톤을 터치할 쯤부터 시작된 미경의
생일파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되었다.
“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미경이~ 후~ 생일축하합니다~ “
“ 생일 축하한다!! 서미경!! ”
“ 미경아 생일 축하해 ”
펑.펑..
간단한 축하노래가 끝나고 여기저기서 축하의 말과 함께 폭죽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휘파람소리와 박수소리도..
사실 널찍한 정원에서 이뤄지는 파티라는 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것이여서 파티에 참석한 모두들 상당히 들뜬 모습들이였다.
설아의 배경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가로등까지 설치되어 있는 상당한
크기의 정원과 어림집작해도 최고급 음식들로 가득채워진 테이블들은 감탄이
나오기에 충분한 것이였다. 재훈 역시.. 처음으로 해보는 이런 야외파티에
상당히 흥분되어 있었다.
“ 자.. 다들 이거 마셔.. ”
왁자지껄하던 분위기가 잠깐 가라앉았을 때 설아가 자주빛으로 반 쯤 채워진 잔 두
개를 가져와 미경과 민혁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곧바로 똑같은 것으로 두 개를
더 가져와 재훈의 손에 하나를 넘긴다.
“ 알마비바라는 와인이야.. 맛있을 거야.. ”
“ 요즘 뜨고 있는 그 칠레산 와인? 꽤 비쌀텐데.. ”
바에서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미경만이 설아의 말을 알아들었다.
- 뭐?.. 알리바바??.. 무슨.. 40인의 도적인가?? ..
와인에 대해서 문외한인 재훈과 민혁은 멀쭘히 와인잔을 바라보다가
먼저 재훈이 슬쩍 한 모금을 마셨다. 은은하게 맛과 향이 올라오는게..
느껴졌지만 사실 재훈으로서는 그게 좋은 와인인지 어쩐지 구별할
방법은 없었다. 단지.. 다른 술에 비해서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
그 모습을 보던 민혁이 뒤따라서 와인을 마셨다.
소주라도 되는 듯이 들이켜 버린 민혁...
그 모습에 미경이 피식 웃는다.
“ 민혁이 넌. 무슨 와인을 소주처럼 마시냐? ”
“ 첫잔은 원래 원샷이야.. 캬.. 근데 이거 의외로 맛있다? ”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민혁에게 설아가 아예 병채로 가져와
다시 한 잔을 따라준다.
“ 한 잔 더 마셔.. ”
“ 그래도 되나??.. 비싼거 같은데..하하.. ”
하지만 말과는 달리 민혁은 설아가 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고는 다시
덥썩 한잔을 더 들이켰다. 이에 핀잔을 주는 건 미경이였다.
“ 야.. 그만 좀 마셔라.. 그거 비싼거야.. ”
“ 뭐야.. 이제 겨우 2잔인데.. ”
“ 넌.그냥 두면 2박스는 너끈히 비울거 같아서 그런다.. ”
“ 쳇 알았어.. 그만 마시면 될거 아냐!!!.... ”
“ 하하 괜찮아.. 많이 있으니까 마음껏 마셔.. ”
설아가 다시 한 잔을 더 따르면서 말했다. 설아의 말은 과장이 아니였다.
와인뿐 아니라 맥주며 소주.. 각종 술들이 종류별로 가득 담겨있었다.
“ 엄청나군...정말. 이걸 너 혼자 준비한거야?? ”
주위를 둘러보며 재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 후훗.. 사실은.. 몇 개만 내가 한거야..
나머진 집에서 지원받았어.. ”
설아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 그래도 정말 고맙다.. 매번 이렇게 신경써줘서.. ”
미경의 솔직한 감사가 이어졌다. 사실 몇 일전 바에서 나눴던 대화가
생각나 가슴 한 쪽이 불안한 미경이였지만 애써 참아내고 있었다.
“ 미경아.. 생일 축하해.. 안녕하세요.. 설아씨? ”
때마침.. 몇 명의 사람들이 미경에게 축하를 하기 위해 술잔을 들고
왔고 미경은 그 사람들에게 설아를 소개시켰고 자연스럽게 민혁과
재훈은 뒤로 물러났다.
“ 으흠.. 와인이라는 것도 꽤 맛있지만..역시 난 맥주가 좋아.. ”
어느 순간 병맥주 두 병을 들고와 하나를 재훈의 손에 안기는 민혁이였다.
말없이 그것을 받아들고는 입으로 가져가는 재훈..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재훈에게는 와인과 맥주가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 설아말이야.. 꽤 좋은 여자 같아.. 소문으로는 완전
바람둥이라던데.. 내가 보기엔 그런거 같지도 않는데? “
설아의 얘기를 꺼내는 민혁에게 재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가??.. ”
“ 김재훈..이번에 꽉 잡아라.. 놓치기 아까운 여자야.. ”
“ .......... ............. ......... ....... ..... ”
그저 묵묵히 맥주만 한모금 마시는 재훈을 보며 다시 말을 잇는 민혁..
“ 니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 해서.. 아무도 널 욕하지 않아..
넌 정말.. 지혜 사랑했으니까..그걸로..충분하잖아... “
“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
“ 당연하지.. 나 말고 여기있는 사람들 다한테 물어봐라..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거야!! “
막 홈런이라도 날린 4번타자처럼 자신 있는 민혁의 말과는 달리
재훈의 목소리는 패전투수처럼 낮았다.
“ ..난.. 아닌 것 같아.. ”
“ 무슨 말이야.? ”
“ 지혜가 정말 나 때문에 행복했을까?.. 내가 지혜 때문에 행복했던
것 그 반만큼이라도 행복했을까?.. 아니.. 그건 내가 잘 알아..
난.. 지혜한테 아무것도 해준게 없거든. 해준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난.. 이렇게 바보같이 보내고 나서도 계속 사랑하는 것 밖에..
지혜한테 보답할 방법이 없어.. 정말.. 그것밖에는....... “
겨울보다 더 쓸쓸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재훈을 보며 민혁은
재훈이 들고있는 맥주병에 자신의 맥주병을 부딪혔다.
팅!.. 병울리는 소리가 맑게 울렸다.
“ 마셔라..이 바보팅아.... ”
속에서 일어난 열을 끄려는 듯이 맥주 한 병을 그대로 목으로
뿌려댄 민혁은 다시 입을 쓰윽 닦으며 말했다.
“ 그런데 말이야..정말로 지혜도 그렇게 생각할까? .. ”
“ .......... ............ ............ .................. ................ ...... ”
“ 니가 그렇게 평생 자신을 잊지않고 살길 바랄까?.... ”
“ ........................... ............ .............. ................ ............... ”
“ 내가 아는 지혜는 착한 애야... 세상 누구보다도.... ”
“ ......... .......... ............... .............. ........... ........ ....... ”
- 정말로 그럴까?.. 지혜도 그렇게 생각할까?
잠깐의 침묵 끝에 재훈이 입을 열려고 했지만..
그 때 나타난 제 3의 인물에 의해 둘의 대화는 중단되었다.
“ 둘이.. 무슨 그렇게 심각한 애기를 하는거야? ”
재훈의 표정을 단번에 굳게 만든 그 인물에...
민혁이 대신 어설픈 웃음을 지어보였다.
“ 하하.. 경아구나.. 안녕...? ”
“ 그래...안녕..민혁아.. 너 오랜만인거 같다? ”
“ 그러게 말이야.. 웬지 너랑은 수업이 잘 안 겹치네? 하하 ”
- 신경아.. 설마 여기에 왔을줄은 몰랐는데.. .....
민혁이가 인사를 하는 사이.. 재훈은 재빨리 표정을 풀어보려고 했지만..
쉽사리 돌아와지지 않았다.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체 인사를 하는 재훈..
“ 안녕..경아야.. ”
“ 그래.. 넌 요즘 잘 되가나보네.. ..그 설아라는 아가씨랑.. 후후.. ”
“ ......... .......... ............. .............. ............. ”
“ 좋겠네.. 그런 예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말이야.. ”
“ .......그런 사이 아니라고 말했을텐데.... ”
설상가상이라는 사자성어를 이처럼 뼈져리게 이해했던 적이 있을까?
경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때마침 재훈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설아의 것이였다.
“ 안녕하세요 또 만나네요? ”
슬쩍 재훈의 팔짱을 끼며 경아를 향해서 인사하는 설아..
그런 설아의 모습을 보며 경아는.. 차가운 눈빛을 흘렸다.
“ 네..안녕하세요.. 저번엔 인사를 못 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신경아라고 합니다.. “
딱딱할 정도로 예의바른 말투.. 그 속의 들어있는 가시..
하지만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했던 아니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바랬던 설아였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받았다.
“ 네.. 안녕하세요.. 전 윤설아라고 합니다. ”
“ 재훈이와는.. 사귀시나봐요? ”
팔짱낀 설아의 모습을 똑바로 보면서 말하는 경아의 말투에..
재훈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지만..
설아는 조금 더 재훈의 팔짱을 세게 껴안으며 말을 이었다.
“ 아니요.. 그냥 저 혼자 좋아하는 거예요.. ”
“ 쫒아다니는 남자가 강가의 자개나리다 더 많으시다고 들었는데..
왜 하필 재훈이를 택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재훈이가 좋으세요? “
“ 그만해 신경아... ”
재훈이 애써 경아의 말을 막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설아는 그 상황을 즐긴다는 듯이 대꾸했다.
“ 원래...여자는 자신한테 관심없는 남자한테 끌리는 법이잖아요?. ”
처음부터 설아가 바라는 상황이였다. 평소에는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하던
미경의 생일파티를 굳이 대학교 과 친구들을 불러서 하자고 했던 까닭은
전부에게 자신과 재훈의 관계를 확실히 못 박아두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던 이유였다.
“ 하지만 그럴거라면. 빨리 포기하시는게 좋아요..
재훈이는 다른 여자한테 관심없거든요.안 그래? 재훈아? “
“ ........... .................. ........................ ............... ............... ”
아슬아슬한 경아의 말투에 재훈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심정이였다. 머릿속이 멍해져셔 어떤 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민지혜.. 재훈이 마음속엔 온통 지혜뿐이거든요..
다른 여자가 들어갈 틈 같은건.. 없어요.. 손톱만큼도.. . “
“ 야!! 신경아 그만해!! ”
그 사이에 끼어든 목소리는 미경의 목소리였다.
아까부터 이쪽을 지켜보고 있던 미경이 결국엔 참지 못하고 끼어든 것이였다.
“ 재훈이가 누굴 만나던 어떤 사람을 만나던.. 그건
재훈이 자유야.. 니가 간섭할 이유는 없어..... “
평상시와 같은 담담한 목소리의 미경이였지만..
오히려 그 쪽이 더 힘이 들어가 있었다.
“ 뭐.. 간섭하는 건..아니고.. 재훈이가 그렇다는 거야..
언제나 지혜뿐인 녀석이였잖아... 그랬잖아?? “
한없이 차가운 그 말.. 한없이 날카로운 그 말이..
얇디 얇게 얼어있던 재훈의 마음에 금을 가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재훈은 아무런 반항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조각상처럼 멈춰버린 재훈을 대신해..입을 연 것은 뜻밖에도 설아였다.
“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맞아요.. 재훈인 언제나
지혜뿐이거든요..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죠..
말했잖아요.. 일방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거라고.. “
“ 설아야..너... ”
알 수 없다는 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재훈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설아는 다시 말을 이었다.
“ 괜찮아.. 니가 평생 그 사람 못 잊어도.. 아니 오히려 당연한거야...
넌 그렇게 사랑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사랑하는 건 내가 할테니까..넌 따라오면 돼...
그냥 내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돼.. 알았지? ..... “
멍한 표정으로 설아를 바라보는 재훈에게 갑자기 설아가 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곤 흔들리는 눈동자로 여전히 설아를 바라본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재훈에게.. 설아는 까치발로 자신의 키를 올렸다. ..
- 설아야..너 설마... .......
재훈의 설아의 다음 행동을 눈치챘을때 이미 설아의 입술이 재훈의
입술을 살며시 어루만지고 있었다. 부드러웠다.. .....
당황스러움보다.. 난처함보다.. 모두가 보고 있다는 부끄러움보다..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생각이 재훈의 온 몸을 휘감았다.
곧바로 주변이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뒤덮였지만... 재훈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였어. 말했잖아... 니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걸..시험하겠다고.. 너 역시 똑같은 남자인 걸..
확인시켜주겠다고..그렇다면 철저하게 가장해야지..
널 사랑하는 나를..모두의 앞에서.. 연기하는거야......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따뜻한걸까..?.. ....
이 남자와의 입맞춤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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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리플 달아주신 분이 바뀌었네요..^^...
감사합니다.. 언제나 길게 쓰려고 노력중인데...하아..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
아무튼 읽어주시는 분들꼐는 여전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