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집 얻어달라던 시누이 그 후 얘기

미셸위2006.10.20
조회2,712

시누 우여곡절끝에 전세집 얻어서 내일 이사하게 됐어요.

집은 결국 발품팔아 자기가 얻었는데 우리 동네 근처는 괜찮은 집이 없는거 같으니 딴 동네는 아가씨가 좀 알아보라고 제가 말을 해줬다지요. 알아본지 얼마 안되서 집을 얻었는데 시어머니 왈, "니가 알아볼때는 없던 집이 걔가 알아보니까 금방 나온대냐" 이러대요. 아이고야~

시누 저도 양심은 있어서 시어머니가 그런 소리 하니까 그러더군요. "엄마 이거 오늘 아침에 나온 집이래. 내가 다녀봐도 쓸만한 집 별로 없더라고..."

시어머니들은 암튼 이쁘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기가 힘드네요. 그렇게 걱정되시면 당신이 직접 알아봐주시지 왜! (나중에 귀한 딸래미 시집가서 똑같은 경우 당하면 뭐라고 하시는지 한번 두고볼랍니다)

 

근데 그렇게 이사가 확정되고 나니 생각없이 산 가구가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 사는 셋집이 원룸이고 꽤 큰 평수여서 혼자살기 충분히 넓으니 이것저것 책장이며 소파며 들여놓았던 모양인데 새로 이사갈 집은 지금 집의 딱 절반만 하니 놓을데가 없어서 문제가 됐나봐요.

(바보...그러게 앞일을 생각했어야지, 월세 살면서 소파는 무슨놈의 소파)

어제 밤늦게 전화와서는 새로 이사갈 집에 소파를 놓을데가 없으니 저희집에 좀 놔도 되겠냐고 하더군요.

(아니, 우리집이 무슨 중고 물품보관창고도 아니고...이 생각이 들긴 했어도) 저 쓰던 가구 갖다놓겠다는 것까지는 그나마 이해했지만 오늘은 자기가 회의중이라 바쁘니 소파 실어갈 콜밴 예약을 저더러 하라는군요. 저 하기 싫은 일, 가기 싫은 곳 있음 꼭 회사 핑계대고 바쁜척 한다지요. 저도 다 알고 있지만 그냥 모른척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냥 넘어가기 싫어서 고대로 남편에게 전해줬습니다.

남편 왈, "이 싸가지, 지 아쉬워서 전화한 주제가 그런건 지가 알아서 할것이지 어디서!!!" 하면서 열을 내더군요. 소파 옮기는게 저 혼자 되는 일도 아니고 남편 손 빌어서 해야 하는 일이라, 요새 프로젝트 마감 겹쳐서 정말 밥먹을 시간도 없는 남편에게 도움요청 해놨더니 남편도 별로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던거지요. 게다가 소파 꺼내오려면 두 남매가 퇴근시간도 맞춰야 하는데 그것땜에 안그래도 바쁜 회사사정에 무슨 핑계로 빠져나갈까 신경쓰고 있는데 콜밴 예약 얘기까지 나오니까 남편 짜증이 확 나서 시누에게 전화해서 "콜밴 예약 정도는 니 손으로 해라" 고 했다는군요. 그랬더니 시누 저한테 전화와서 콜밴 예약 부탁해서 (전혀 미안하지도 않은 목소리로) 미안하다면서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소파 버려 버릴껄 그랬다네요.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

생전 안그러던 오빠가 그러니 서운한가보죠. ㅎㅎㅎ 전화해서 그딴 소리 할거였음 그냥 처음부터 버려 버리든가 알아서 처리할것이지 왜 전화는 해서 여러사람 애먹이는거냐곳!!! 

아주 이사하는 끝까지 이러는군요. 하긴 이러지 않으면 시누이가 아니겠죠? ㅎㅎㅎ

 

사실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많은 일이 일어나니까 이해 못하겠는 바도 아닌데(내 피붙이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평소 시누이가 생각없이 말하는것은 물론 저희 앞에서는 그냥 있다가도 시부모님들하고 만나기라도 할라치면 기세등등해서는 태도 돌변하는걸 수차례 봐온지라 남편없이 시부모님이랑 시누이 따로 만나는 자리는 일부러 피하는 지경입니다. 애매한 소리 해도 막아줄 방패도 없고 괜히 저만 서러우니까요. (아니 딴 사람은 없는 부모 혼자 가졌나? 초등학생도 아니고 유치하게 부모앞이라고 왠 위세?) 

그리하여 시부모님 앞에서 저에게 머리스타일이 어떻다는둥, 옷차림이 어떻다는둥, 화장이 어떻다는둥 말도 안되는 애매한 소리 막 해싸코 싸가지없게 구는 게 너무 많아서 작은 일도 그냥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지 않아졌답니다. 왜 저만 맨날 뭔소리를 들어도 바보같이 웃고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야만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서요. (제 옷차림, 화장, 머리스타일 결혼전이나 후나 달라진것 없고 늘 그냥 적당한 컷트머리에 옷도 전혀 튀는 스타일로 입는 것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편입니다) 저도 결혼하고서 성격 진짜 많이 까칠해졌나봐요. ㅠㅠ

지도 아쉬운 상황이 있는 법인데 평소에 그러게 정떨어지게 없는 말이나 하지 말것이지...이궁~

자기 아쉬울때만 전화하면서 되도않게 당당한 시누이 꼴보기 싫어서 별것도 아닌 콜밴 예약이지만 해주기가 싫으네요. 아니 무슨 돈 안들이고 비서채용 했느냐구요. 쳇~

 

제가 동생이 없어서 그런지 동생이 이러는 거 못본지라 좀 낯설어요.

저희도 작년에야 내 집 장만 했는데 내 집 없을때는 가구며 뭐며 그런 덩치 큰 물건들은 아예 살 생각도 안하고 살았던지라 월세집에 사는 시누이가 통크게 가구 들여놓고 이사갈때 가구땜에 어쩔줄 모르는거 보니까 왤케 바보같기만 한지...이번에 큰 월세집 얻었다고 다음번 이사때도 똑같은데로 갈줄 알았나?

아 정말 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건지...ㅠㅠ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어요. "그러게 셋집 살때는 작은 살림이라도 생각 많이 하고 사야 해요" 라고 

 잔소리는 듣기 싫었던지 대꾸도 안하고 화제를 딴데로 휙~ 돌려버리더군요.

이러는데 제가 뭐가 이뻐서 콜밴 예약은 해줘야 하는거냐구요!!!

아쉬워서 부탁하면서도 아주 너무 당연하고 당당한 시누이 태도 얄밉고도 얍밉네요.

 

정말 더도말고 울 시누이 결혼해서 자기랑 똑같은 시누이 딱 한명만 만나길 바랍니다.

그때나 되야 저도 제 잘못이 뭔지 느낄려나...으이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