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허골2006.10.23
조회443

낙엽을 밟으면서..........

가을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래서 사색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생각하면 생각나는 게 어디 한두 가지 이겠습니까
깊은 생각에 빠져 인생살이 속속 파헤쳐 본들
아픈 가슴만 더욱 아프게 할 뿐입니다
왜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지

몇년전 90대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부인을 몇 년간 정성껏 보살펴 오다가
갑자기 부인을 목 졸라 죽이고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유서를 이렇게 남겼다고 하지요
우리는 살만큼 살았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으며
가진 돈 250만원은 장례에 보태어 쓰라고 했답니다

이 소식이 뉴스를 타고 전국에 퍼질 때
쓸쓸한 가을을 더 쓸쓸하게 하였으며 삶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나하나 눈감으면 복잡하고 잡다한 일 들 묻혀지겠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야지요

가을의 울긋 불긋한 곱디 고운 단풍들......
곱게 떨어지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아름답게 떨어 질 수 있을까?
해가 갈수록 이런 생각은 더 절실한 바램으로다가 올 것 같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속에 내 삶도 깊어가고 늙어가나 봅니다

떨어지는 시기에 목매어 하지말고 어떤 빗깔을 낼 려고도 애 쓰지 말고
아무리 고운 자태 지녀봐야 언젠가는 반드시 낙엽이 된다는 법칙도 깨달아야 되겠지요
좀 있으면 한해가 간다는 확실한 징표 재야의 종도 울리겠지요
그때는 또 무슨 이야기를 쓸지
그때는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따뜻한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머리가 좋고 나쁘고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 잘살고 못살고 등등.....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데
여기에 목매어 천년만년 살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야구경기를 인생에 자주 비유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작전이 너무나 잘 보이고
순간의 실수하나가 게임을 망치기도 하고
재치 있는 판단 하나가 게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조마조마한 긴장 속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울다가 웃다가 9회를 마치면
그때서야 경기는 막을 내립니다
우리인생과 어쩌면 그렇게도 똑같이 닮았는지

세상일 사연 사연 들어보면 눈물나는 일도 많고 한숨짓는 일도 많은데
그래도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렇게 라도 굴러가나 봅니다
나는 세상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지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다면
오히려 그 반대방향으로 살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면 옷깃을 여미게도 할 것입니다

가을이면 매번 떨어지는 낙엽
작년에도 그 전년도에도 그리고 올해에도 내년에도 계속 반복되겠지만
낙엽 하나 하나 마다 숫한 사연들을 안고 떠나갑니다
그들은 세월이라는 크다란 물길을 타고 가는데
그 누가 그 물줄기를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엄연한 자연의 법칙 앞에서는 순응하며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념에 잠기어 낙엽을 밟고 지나가는데
낙엽의 숫자 못지 않게 낙엽을 밟고 지나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나갔을까요?
낙엽의 빚깔 만큼이나 화려한 꿈들을 펼치면서......
아니면 쓸쓸한 낙엽만큼이나 긴 한숨쉬며 쓸쓸히 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사색의 계절 가을의 생각을 낙엽 따라 걸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