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를 해보자!

1004200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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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편집국에 9명의 수습기자들이 들어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르는 수습기자들은 첫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9명 중 절반이 "빚을 갚겠다"고 말해 선배를 깜짝 놀라게 했다. 4년차 선배이면서 재테크의 'ㅈ'자를 조금씩 알기 시작한 기자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긴급 모임을 가졌다.

능현 : 신용카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라는 분들과 아예 만들지 말라는 분들이 있어서 혼란스러워요

희정: 신용카드는 말 그대로 신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거래를 통해 쌓아놓은 신용만큼 한도액이 높아지죠. 요즘은 대학생들도 신용카드 한 장쯤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게 올가미가 될 수 있어요. 일단 늘어난 소비는 줄이기 어렵고 소비를 통해 진 빚은 부메랑처럼 돌아옵니다. 그 빚 때문에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구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연회비가 없는 카드로 하나는 만들되 신용카드가 있다는 것을 잊고 생활하세요.

성휘: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데 통제가 안되는 것 같아요. 아직 첫 월급도 못 탔는데 양복에 구두까지 산다고 벌써 꽤 긁었거든요.

희정: 저는 학생 때부터 신용카드를 사용했어요. 경품에 홀려서 길거리에서 만들었는데 한도를 최소한으로 설정했지만 카드가 없었을 때보다 지출이 늘더군요. 찾지 않던 패밀리 레스토랑도 할인혜택을 핑계로 자주 가게 되고요. 신용카드사의 할인혜택이 유용하긴 하지만 그만큼 쓰지 않아도 될 돈을 쓰게 만든다는 걸 유념하세요. 카드빚이 남의 일 같지만 무절제한 소비로 사용대금을 제 때 막지 못하는 분들이 많답니다.

상연 :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없으면 손해 아닌가요?

희정: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도 소득공제받을 수 있어요. 5000원 이상 현금으로 결제해도 현금영수증을 통해 공제받을 수 있죠. 계산할 때 핸드폰번호나 주민번호를 제시하면 국세청에 기록이 남아요. 국세청 홈페이지에 등록해서 현금연수증 카드를 발급받을 수도 있어요. 결제할 때마다 현금영수증을 끊어 달라고 말하는 것을 번거로워 하는 분들이 많지만 현금영수증제도는 개인의 소득공제 혜택 뿐 아니라 자영업자의 납세 투명화에도 기여합니다. 하지만 소득공제는 소비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세금에서 제해 주는 것이니 공제액을 늘리기 위해 소비를 많이 한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셈입니다. 아껴야 잘 살죠(웃음).

혜영 :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월급인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은 것 같아요. 첫 월급 어떻게 관리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희정: 첫 월급 타면 친지들께 한 턱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죠. 그러다 보면 흔적도 없이 은행잔고가 바닥나 월말에 허덕이기 십상이예요. 첫 월급을 받으면 제일 먼저 청약통장과 주택마련저축부터 가입하세요. 주택마련저축은 소득공제에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죠. 만기가 7년 이상이니 장기자금 마련을 위해 이용하고, 중ㆍ단기 자금은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고 만기가 짧은 상품을 이용하세요. 저금리 추세로 저축 대신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지만 투자비율은 펀드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서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시복 : 자취를 하면 돈을 모으기가 어려워요. 지방 출신이면서 서울에 올라와 직장을 다니는 자취생들이 유의해야 할 점 좀 일러주세요.

희정: 자취를 하면 돈이 나갈 구멍이 많아요. 주거비와 각종 세금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식사도 사먹게 되죠. 용돈,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품위유지비(?)까지 생각하면 언제 돈 모아 내 집을 살 지 막막해지죠. 하지만 집에서 다닌다고 모두가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성인이 되고 직장도 가졌지만 소비행태나 경제지수는 유아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결혼 전 혼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축복이에요. 생활비 한도를 정해놓고 일기 쓰듯 가계부를 적다보면 자기 절제력도 늘어납니다.

종일 : 적립식 펀드가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는데 투기와 투자의 차이가 뭔가요.

희정: 투자와 투기는 결과가 아니라 투자 과정에 의해 결정됩니다. 충분히 연구하고 객관적 분석을 통해 확신을 갖고 투자했다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실패한 '투자'죠. 하지만 남들의 말에 편승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덜컥 맡겼다면 결과가 좋아 자산을 불렸어도 성공한 '투기'입니다. 성공한 투기는 언젠가 지금 얻은 수익보다 더 큰 손실을 불러오게 돼 있구요. 생활경제인이라면 내 자산에 대한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경제감각을 익혀야 해요.

경욱 : 펀드 가입할 때 은행에서 가입하는 것과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게 다른가요?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싶어요.

희정: 실제로 펀드를 관리하고 수익률을 결정짓는 것은 운용사에요.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회사는 각기 다른 운용사의 상품이 밀집되는 일종의 유통점이죠. 같은 판매사지만 증권사는 간접투자인 펀드로 시작해 직접투자인 주식 매매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요. 현재 시판되는 펀드들은 운용사보다 판매사의 수수료가 더 높은데 운용사 직판 상품이 나오면 수수료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은령 : ETF는 어떻게 투자하나요. 영화, 연예 관련 주식과 펀드는 어떨까요?

희정: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리스크가 낮은 상품에서 높은 상품으로 단계를 밟아 투자하세요. 처음부터 섣불리 주식을 매매하고 주요시장이 아닌 틈새시장을 찾다보면 기대수익만 높아지고 원금까지 손실될 수 있으니까요. ETF(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는 지수연동형 펀드로 개별 종목처럼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습니다.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고 지점이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실시간 매매할 수 있죠. 영화ㆍ연예 관련 주식은 유명 연예인들이 주요주주가 되면서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해당 회사의 가치에 대한 확신없이 일시적인 호재만 믿고 투자해서는 안되겠죠. 엔터테인먼트 펀드는 아직 태동기라 리스크가 크고 공모펀드가 많지 않아요.

해욱: 아직 젊은 나이인데 보험에 가입해야 할까요. 가입한다면 어떤 상품이 좋을까요.

희정 : 지금의 내 몸과 50~60년을 더 동행해야 한다면 아픈 것에 대한 대비는 필수죠. 일단 건강보험, 암보험, 상해보험 등 보장성 보험으로 한정하고 보장내역을 꼼꼼히 따져보세요. 보장기간이 긴 상품을 선택하되 보험료의 합이 수입의 10%는 넘지 않도록 하시고요. 건강보험이나 상해보험이 필수라면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은 각자의 '선택'입니다. 보험은 자산을 불려주는 재테크 상품이라기 보다는 위험에 대비하는 '비용'에 가깝죠. 과도한 보험료가 종자돈 형성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