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직업.. 이젠 바꾸실 수 없나요..

ㅠ_ㅠ2006.10.28
조회908

21살 여자입니다.

 

 

저희 집은 제가 초등학교 때까지 서울에서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가난한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동네 어귀 도로 맞은편에는 200m 도 넘게 윤락가가 늘어서 있는. 그런 곳.

그 곳이 너무 싫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밤이면 붉은 등 밑에 앉아 있는 여자들을

보고 있는게.. 같은 여자로써 너무 안타깝고 .. 불쌍하고.. 그랬었거든요..

 

 

 

부모님.그곳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과일 노점에서 시작해 조그만한 과일가게로  그리고 옆 가게 인수해 과일.채소 가게로

그리고 3 가게 벽을 허물어 슈퍼 까지.

어머니는 아침 7시에 문여셔서 새벽 1시에 집에 들어오셨고,

아빠는 아침엔 회사에. 저녁엔 슈퍼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14년동안. . 정말 저희 부모님.. 고생 많이 하셨지요..ㅠ_ㅠ

그렇게 하루에 3시간 정도 주무시면서.

지금은 서울에 이 곳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아주는 소위 말하는

부자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이 곳 .. 전에 살던 동네와 많이 다르더군요.

부모님 직업들은 전부 의사에 변호사에 회사 사장. 부사장. ..

부모님 출신 학교들도 대단들 하시고..

 

 

이 곳에 이사오면서 저희 부모님은 슈퍼를 처분하셨습니다.

그 돈으로 이 동네로 왔지요. 돈 벌어서 저승에 싸갈것도 아니고.

그리고 제 어린 동생(9살) 까지 윤락가 있는 곳에서 교육시킬 수 없다면서

좀 더 좋은 요건에서 교육시키고 싶으시다고 하시면서요.

이 곳에 오면서 엄마는 가사에만 매진하시고.

아빠는 회사를 다니셨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오고 얼마 후, 아빠께서 술집을 하게 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친구분이랑 동업을 하신다고..

그때는 저는 그냥 젊은 사람들이 가는 그냥 호프집 같은거나 맥주바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당신께서 하시는 거면 다 믿고, 좋다고 했었지요.

 

 

근데 알고보니 그게 룸싸롱 이였더군요..ㅜㅜ제가 어렸을 때 부터 그렇게 싫어했던..

물론 윤락가랑은 다르지만...

아가씨들 대기해서 같이 술먹는.. 룸싸롱이라니..ㅠㅠ

하지만 아빠께서 이미 시작하셨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그냥 금방 그만 두시겠거니...하고 믿었습니다.

 

 

헌데. 그렇게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빠는 아직 가게를 하고 계십니다..ㅜㅜ

 

 

물론 .. 투자에 투자를 거듭해 가게를 6개 가지고 계셔,

슈퍼하실 때보다 돈 정말 많이 버시니깐.

좋긴 하지요...

하지만. 너희 아빠 직업이 뭐냐고 물었을 때 전 이 일이라고 대답할 수가 없어.

그냥 회사를 다니신다고만 합니다.

(물론 투잡이시라서 회사 다니는 건 맞지만요.)

 

그럼 회사 이름을 묻고 그래서, 어디라고 말하면

알지 못하는.ㅠ

친구들의 눈은 항상

그 회사에서 어떻게 이동네를 왔지?

 

이런 눈입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아빠께서 그런 곳에서 일하시니깐.

걱정도 되고.. 그러다 보니 별로 좋지가 않네요..

 

 

 

이 동네 아이들. 솔직히 100원 200원은 돈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노점할 땐 트럭에서, 과일가게할땐 그 안에 판자로

칸막이 만들고 아빠 배위에서 자고 그랬었고,

슈퍼 할땐 지하 창고. 맥주박스를 연결해놓고 그 위에 박스 깔아놓고

1년을 살고 그랬기 때문에. 돈의 소중함을 알아 한 푼도

허투로 쓸 수가 없어 항상 100원,200원도 아끼죠.

그러니 친구들은 더 절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이상한게 아니지만요.)

그러면서 저를 깔봅니다.

부모님 직업. 제가 아껴쓰는 습관 등에 대해 말이죠.

물론 의도적으로 그런건 아니고 그냥

남자애들, 여자애들 할 것 없이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서 그런지

그냥 남 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서 그런 듯..

 

 

 

아무튼 저는.. 우리집도 너희 만큼 살지만 결코 너희처럼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쓰진 않는다.

남도 돕고 그런다. 그러니 너희도 반성해라.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이 직업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 할수도 없어 당당함이 좀 부족하네요..ㅠㅠ

 

저는 조금 더 떳떳해지고 싶습니다.

주식투자로. 전세를 줘서 이렇게 살게 됐다. 하는 거짓말이 아닌.

솔직히 이렇게 몇번 말했는데. 친구들 그러냐고 하면서 게의치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속으로 너무 속상하더군요.

아빠께서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일인데.

언급조차 못하다니.....

 

 

 

하지만..저희 아빠 .하루에 3시간 주무시는걸 20년이상 해오시며 저희 가족을

이런 좋은집에서 살게 해주셔서..정말 존경하고. 감사하고. 너무 사랑하고.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걸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빠께서 다른 일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이 동네 사는거.. 전 좋습니다. 교통편도 좋고, 술집. 이런것도 거의 찾기 힘들구요..

깨끗하고. 아줌마들 입김이 쎄서 더 발전하구요..욕하신다면 어쩔 수 없구요...ㅠㅠ

하지만 저희 엄마 아빠 힘들게 일하셔서 온거니깐 너무 욕하지만은 말아주세요..ㅠ)

 

가게 안에..여자 벗은 사진...그런건ㅠ_ㅠ.. 이젠 보고 싶지 않아요....

 

(저 그때 고등학생 때 가게 교복입고 들어갔다가 행인들 시선 한몸에 받았었습니다..ㅜㅜ)

 

 

아빠..혹시라도 이 글을 회사에서 보시고 계시다면...

이젠 그만 두시면 안될까요................ㅜㅜ

가게를 내놓아도 잘 안팔리는 건 알지만..

전세를 놓는다든지..ㅠ_ㅠ

 

 

다른건 정말 다 좋으니깐 이젠 이 일만은 그만 해주시면안될까요?......ㅜㅜ

 

 

이 일을 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아빠 정말 사랑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