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 들어주실꺼죠? 부탁입니다.

아픈 사람...2003.03.20
조회1,569

제 얘기 들어주실꺼죠? 부탁입니다.3월 20일은 제 생일이에여..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울하게 보내구 있네여.

오빠는 오늘 아침에 지방출장내려갔어여.

아침에 생일축하한다고 말은 했지만 워낙 무드없구

무심한 사람이라서 별 기대두 없었는데 역시 아무것도 없네여..

꼭 뭘 바래서가 아니라... 여태 그 사람한테 많이 서운했던 일이 자꾸 생각이 나여.

바보같이 진작 그러지 못했던 일이 너무 힘드네여..

 

첨에 오빠를 만났을 때 사귀던 사람과 3년전에 사별을 했다고 들었어여.

여자애가 심장이 좋지 않아서 먼저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결혼하려 했지만 여자쪽 부모님이 반대해서 하지 못했다고...

여자 아버님은 목사님이시고 나중에 알게 되어서 교회를 같이 다니게 되었다며 저에게

같이 교회다니자고까지 말하더군요..

제가 바보같아서 였을까여? 전 그 말을 듣는 대로 믿어버렸고

한쪽 가슴이 메어오면서 감싸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여.

상처가 많은 내가 오빠를 이해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여.

그렇게 처음 만나서 오빠집에 가게 되었어여.

첫 데이트때 오빠집을 가게 되었고 어쩌다 밤까지 같이 보내게 되었어여.

 첫 데이트때 잠자리까지 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아무래도

오빠를 넘 믿었었고 내 나이도 24살 때였으니까 의지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 넘 쉽게 허락했었나봐여.

담날 둘다 결근을 했어여. 그리고 하루종일 같이 보내면서 밥을 시켜먹

었는데 '띵~동'벨이 울렸어여. 오빠는 그릇 찾으러 온 사람인 줄 알고

바지만 대충입고 나갔는데 ..'아버지~!' 그러는거에여..

핸드폰이 되질 않고 회사에 연락했더니 아프다고 안나왔다고 해서

집까지 찾아오신거죠.

부모님이 저를 보고 싶어했지만 전 그럴 수 없었어여.도무지 챙피해서...

ㅜ.ㅜ암튼 그렇게 오빠한테 하루 빨리 인사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죄송스럽지

만 그냥 가셨어여. 제가 보낸 거져 뭐.. ㅡㅡ 씁..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하루종일 콩닥대는 가슴이 멈추질 않더라구여

그날 저녁.. 오빠는 집에 데려다 준다면서 씻고있었어여.

전 혼자사는 오빠 살림이 뭐가 있나 궁금해서 씽크대며 옷걸이며

구경했지여. 냉장고엔 먹다남은 치킨이랑 사다먹은 생수병들..

냄비랑 그릇들..  남방이랑.. 바지랑...!!!!!

근데... 이상한 옷이 있었어여.

오빠 남방을 걸어주려고 옷걸이에서 빼내는데 그 밑에 여자 슬립이 있는 거에여.

 넘 황당하고 어이없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여.

 3년전에 여자가 죽었다면서 여자슬립이 옷걸이에 걸어져 있다는 건 납득이 가질 않았어여..

 아무리 생각해봐도.............

씻고나온 오빠는 굳어진 내 얼굴표정을 보면서 왜 그러냐..물어왔지만

쉽게 얘기할 수가 없었어여. 그런말을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싫었고

날 그냥 스쳐지나가는 여자로 생각한 건지. 넘 혼란스러웠어여.

정리가 되질 않았어여.. 그 때 아찔하다는 말을 실감했지여.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말했어여.. ' 저 슬립뭐야?'

....... 그 때부터 오빠는 무릎까지 꿇으면서 싹싹 빌기 시작했어여.

아니라고.. 내말 좀 들어보라고.. 그럴려고 했던 거 아니었다고..

전 듣고싶지도 않았고 들을 이유도 없었어여. 날 가볍게 생각한 것 밖엔

.. 그것 뿐이었던 거구나..그런 생각밖엔 안들었어여.

그리고는 오빠집에서 나가려고 했는데 남자의 힘이라는 게 정말 당해낼

수가 없더라구요. 팔로 못가게 잡는데 그냥 침대에 주저 앉았죠.

그리고는 얘기하더라구요. 사실 3년전이 아니라 2월이었다고.. (오빠랑 저는 10월에 첨 만났어여.

그런데 나중에는 헤어진 게 4월이라고 말하더군요,. 근데 제가 알고 있는 건 늦은 6월이나 7월...

겨울 옷부터 여름옷까지 있었으니까여..)

그리고 죽은 게 아니라 살아있데여. 그렇지만 아픈 건 사실이라고..

일부러 속이려고 했던 게 아니라고.. 믿어달라고..

저는 배신감에 눈물밖에 안나왔어여.  꼭 거짓말을 하면서 날 만나려고 한건가?

실망이었죠... 그 시간부터 오빠는 쳐다보지도 않는 나에게 잘 해줄려고 엄청 노력했어여.

담날 회사까지 찾아와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억지로 웃어가면서 풀어주려고...

전 말한마디 하지 않았어여. 웃지도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어여.

그렇게 며칠을 한결같이 하니까 오빠도 나름대로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씩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어여. 한결같이 대해줄 수 있다면 일단은 믿어보자..

오빠는 일이 끝나면 저를 데릴러 왔어여.

집에 데려다 줄 때도 있었지만 혼자 있는 거 외럽다면서 오빠집에 같이 갈 때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며칠 씩 집에 들어가지 않으니까 부모님한테 연락이 오고..

결국엔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어여.

부모님은 반대하지 않으셨고 저는 집에 있는 것보다 오빠집에 있는게 더 좋고 편해서

하루 빨리 나오고 싶었어여. 어릴 때 부터 늘 그런생각이 있어서인지

어쩜 저한테는 기회로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 후에 오빠집에서 살다시피 했어여. 아니 그 이후부터 동거하기 시작했어여..

그게 벌써 5개월.. 그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나중에 얘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여.... 그 때 결혼하려던 여자가 아픈 건 사실이지만

심장이 안좋아서가 아니라  빈혈기가 있어서 약을 먹어야 하는 정도..

그리고 결혼을 하려고 했던 건 사실이지만 아파서가 아니라 여자 부모님이 반대를 심하게 하셔서

결국엔 헤어지게 된거라고... 그리고 아버님이 목사님이 아니라 건설회사 다니시는 평범한 아버님이셨고

여자나이도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나서 21살 때 결혼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오빠가 26살 때 만난 여자가 고2였데여...... 어이 없습니다.

8살 차이 나는, 것도 고등학생이랑 연애질을 했다는 게 오빠가 넘 한심스럽게 보였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말 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었어여.

군대도 우리 부모님께는 교관생활했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산업체로 군복무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랑 동거까지 했더라구여............

첨에 오빠집에 왔을 때 생각보다 집이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깔끔한 성격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여.. 곳곳에 여자 흔적들..

커텐이며 여러가지 식기들이며 수납장.. 화분.. 냉장고 장식......... 여자 속옷...

그 땐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천천히 생각해보니 속았다는 생각이 드네여..

같이 살았냐고 물어보니까 죽어두 아니라네여..

하루 이틀씩 자고 가기는 했지만 너처럼 그러지는 않았다구..

이 사람 날 첨 만났을 때 그런 거짓말을 했는데 또 그러지 않으라는 법있나여.

인터넷을 설치하고 이것 저것 찾아보는데 처음 가는 싸이트인데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입력이 되어 있었고 인터넷에 싸게 파는 것들은 웬만한 건 다 샀더라구요..

이뻐서 사고 싶은 생각이 들면 어디서 많이 봤던 거고..식기들이며 조리 기구들..

오빠 문서함에 편지까지 썼던 걸 조금 더 빨리 눈치챘더라면...

아니 오빠가 대담했던 걸까여?

내가 옆에 있는데 편지를 열어보구 다음 카페에 있는 동거카페에 등록되어 있는 아이디로

확인해보구... 글 올라와 있는 거 확인해보구..

오빠가 그런 말도 했어여.. ' 너는 어린 애 보다도 못하냐구...'

첨에 거짓말로 날 울렸던 오빠가..... 무릎꿇고 빌던 오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다른 사람이랑 살고 있는 것 같았어여......... 그 때 왜 그만두지 못했나... 그게 넘 아쉬워여..

정신적으로 늘 불안해했던 엄마와 칼들고 라이타 들고 언제라도 일을 터뜨릴 것 같은 아빠..

늘 내 기를 죽이며 얼굴을 봐도 본척 마는 척 하는 오빠...

집에는 죽어두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아죠....그 집에도 있기 싫었지만 자리 잡을 때 까지만..

그 때까지만 참자.. 그런 생각으로 오빠집에서 머물렀어여.

오빠두 많이 흔들렸나봐여.

그 여자가 계속 오빠한테 연락을 했거든여..

한번은 잘 지내라고.. 잘 살라고... 또 한번은 오빠 못잊겠다고.. 힘들다고..자기 잘못이라고

다시 만나자고......................................................

.....그 땐 이미 저는 오빠 부모님과 친척들까지 본 상태였어여.

오빠는 책임감에 쉽게 그럴 수가 없었나봐여. 그랫던 거겠죠...

그 여자는 오빠한테 나란 존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오빠랑 출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빨래까지 해놓고 집안 살림도구를 몇가지 사놓고 가기도 했어여.

이 것두 그 때는 몰랏어여.

그 때 ' 오빠랑 나랑 같이 출근했는데 누가 빨래했어? '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물어봤는데 오빠는 '어머니가 하셨어.'

저는 바보 같이 또 그 말을 믿어버렸어여.. 제 속옷까지 빨려 있었는데...

제가 살던 5개월 동안 부모님은 한번도 다녀가질 않으셨는데..

제가 멍청한가봐여..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버렸던게... 바보인가봐여...

이런 얘기를 오빠한테 말하면 오빠는 없는 얘기 지어서 하지말라고 윽박부터 지르는 사람이에여.

난 분명히 기억이 나는데 오빠는 그런 일조차 없다고 말하니...

오히려 내가 이상하데여.

오빠는 거짓말을 하면 일단 아니라고 잡아떼는 스타일이에여..

그러니 제가 오빠를 어떻게 믿겠어여.

지금은 마음잡고 잘 해주려고 합니다..하지만 믿음은 크지 않아여.

오빠는 사랑한다고 이젠 너 뿐이라고.. 이젠 나만 믿으래여.

너 굶기지 않고 행복하게 해줄꺼래여.

여보! 내 아내~! 그러면서 잘 지내기는 합니다.

하지만 첨부터 깨져버린 믿음.. 다시 채우기는 힘이 드네요.

사랑을 받기전에 상처부터 받았는걸요..

생리중인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다가  혈흔이 묻어난  침대매트를

제 손으로 닦아내는 기분이란...................

손목에 칼자국까지......

지금까지 너무 힘이 들어서 지쳤나봐여...하지만 지금은 오빠가 잘 해주네여....

이제와서여......

 

이렇게 힘든 일 겪게 하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