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연가 - 네번째 이야기』

Cute_zLol2006.11.10
조회693

"정민씨. 어디 아파?"

"네? 아.. 아니요. 저.. 화장실좀 다녀올께요."

"그래. 아프면 약이라도 먹고와."

"네.."

 

김선배의 말에 문득 정신을 차린 정민. 태형과의 통화후 정민은 계속 멍한 상태였다.

태형과의 이별을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였다고는해도 태형이라는 사람이 정민이

게 이토록 잔인해질수 있는 사람인지 7년을 만나오면서도 느끼지 못했었다.

항상 따뜻하게 웃어주던 사람... 늘 아픈 마음 달래주던 사람... 공허하기만 했던 정민의 마음

을 사랑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차곡 차곡채워주던 사람이었다.

그런 마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질수 있었는지.. 정민으로서는 태형의 잔인함을 이해할수

없었다. 어떤 영화에선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말이 나왔었던가...

정민은 이제서야 깨달았다. 사랑이라는 것은 쉽게 변할수 있다는 것을... 그 사랑에 휩쓸리다

가는 완벽하게 무너질수도 있다는것을...

사무실에서 나와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향하는 정민의 눈가는 어느새 흥건히 젖어있었다. 아

무리 닦아내도 끝이 없을것만 같은 눈물이었다.

아직도 이런 눈물이 정민에게 남아있었던가.. 정민조차 모르고 있었다. 

 

'서정민. 왜 우는건데.. 뭐때문에 우는건데.. 이렇게 울만큼 태형이를 사랑한거야?

 7년이라는 시간이 아까워서 우는거야? 뭔데.. 왜 우는건데..'

 

다행히 화장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화장실 문을 닫고 세면대 앞에서서 정민은 자신의 빨

개진 두눈을 보며 수도꼭지를 틀었다. 

두눈에 고여있던 눈물은 한줄기 빗방울처럼 정민의 창백한 뺨위를 흐르고 있었다.

한줄기 흐르던 빗방울 같은 눈물은 금새 폭풍우가 되어 휘몰아치듯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수도꼭지 사이로 힘차게 터져나오는 물소리에 눈물 소리를 숨긴채 정민은 정확히 14년만에

처음으로 목놓아 울어본다.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사무실로 돌아온 정민은 김선배에게 오전부터 정리했던 서류를 넘겨

주고 핸드폰을 열어 짧은 한숨을 담아 한글자, 한글자 정성껏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인형의 기사.. 기억해? 너는 절대 멍청한 기사는 되지않겠노라고.. 끝까지 나 놓치지 않고  

 지켜줄거라던... 우선 고맙다는 말부터 할께. 7년동안 지켜줘서 고마워. 능력있는 기사덕분

 에 오랜시간 행복한 꿈을 꿀수 있었어.

 7년의 시간과 작별하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금새 익숙해지겠지. 너의 미소에 쉽게 물들었던

 것처럼... 결혼.. 축하해-

 

'전송되었습니다'

 

한참이나 핸드폰에 쓰여진 전송되었습니다라는 메세지를 보던 정민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무엇이 전송되었다는 것일까.. 겨우 몇마디 문자로 모든게 다 전해질수 있는 것일까..

지금 내 마음, 지금 내 느낌, 지금 내 모습.... 모든게...

부질없는 정민의 생각은 정민의 자리에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흩어져 날아갔다.

 

 

 

 

 

 

 

 

"그래, 어떠냐."

"좋습니다."

"뭐 더 필요한건 없고?"

"네."

"이놈아. 얼굴이 왜 그모양이냐."

"좀... 피곤해서요."

"윤미랑은 어떻고?"

"그냥 그렇죠."

"조금만 참아라. 박회장만 죽어주면 유정은 니손에 들어오는거다. 하하하."

"...."

 

태형은 메아리처럼 울리는 태형의 아버지 정사장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다시한번 어금니를

꽉 깨물어야했다.

 

'아버지. 행복하십니까? 유정 그룹을 손에 넣게 되셔서 진정으로 행복하십니까?

 아버지.. 저는 후회하면서 살고싶지 않았어요. 가슴에 한을 담고 살고싶지 않았어요.

 아버지로 인해 제가슴에 한을 키우고... 후회하면서 살게될것 같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저는 지금 후회속으로 한발자국씩 내딛고 있습니다.

 행복.. 하십니까? 이런것이 아버지가 원하시던 행복입니까?'

 

"그래, 결정은 한게냐?"

"아직.. 못했습니다."

"못난 녀석. 사내놈이 그만한 포부로 뭘 이루겠느냐!"

"더 둘러보고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쪽이 어떠냐. 이번 신상품 프로젝트에 JY와 뭉치면 수호는 끝나는거다."

"아버지. 한가지만 여쭤봐도 됩니까."

"뭐냐."

"아버지가 원하시는게 어떤겁니까. 유정 그룹입니까, 아니면 수호 그룹의 파멸입니까."

"둘다지. 어차피 니가 윤미랑 혼인만하면 유정은 자연히 우리손에 들어오는거다.

 남은건 수호뿐이다. 니가 자동차쪽을 맡아라."

"생각... 해보겠습니다."

"후후. 김회장. 감히 나를 건드려? 하하."

 

 

 

 

 

 

 

 

"네. 기획실 서정민입니다."

"나 재하."

"어. 왜?"

"그냥. 뭐하나하고."

"뭐하기는. 일하지."

"점심 약속도 없던 노처녀는 저녁 약속도 없을거라 생각되는데.. 맞아?"

"훗.. 너무 정확하게 맞춰서 겁난다."

"요즘 노처녀는 멍청하네."

"뭐?"

"니가 왜 저녁 약속이 없냐? 약속있잖아."

"무슨 말이야?"

"나랑 저녁먹어야지."

"다른 사람이 보면 연애라도 하는지 알겠다. 같이 점심먹고 저녁먹고."

"까지꺼 연애하지뭐."

"하여튼.. 못말려."

"너 잊었어? 그때 내가 분명히 말했었는데.. 다음에 만나면 작업들어간다고.

 너 그렇게 머리나빠서 시집가기는 글렀다. 그냥 내가 작업걸때 넘어와."

"노처녀한테 왠 작업이셔. 널린게 파릇파릇한 여자들인데."

"나라도 구제해줘야지."

"나 바빠. 말장난할 시간없어."

"6시되면 칼퇴근해. 알았지?"

"왜.."

"내가 칼퇴근할거거든. 주차장에서 기다릴께."

"재하야."

"끊는다."

 

재하는 정민과의 전화를 끊으며 턱밑까지 차오른 숨을 겨우 내쉬었다. 당연히 거절할 정민

이었기에 긴장을 잔뜩 짊어진 재하는 통화를 하는내내 숨도 제대로 쉬지못할 정도였다.

정민과의 아쉬운 점심 시간을 끝낸 후부터 재하는 내내 저녁에 다시 만날 작전을 세우고 있

었다. 하지만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정민의 안정적이고 사무적인 목소리는 재하가 세운

많은 작전들을 무참히 실패로 무산시켰다. 결국 재하는 정민에게 고작 작업건다는 실없는 말

밖에 하지 못한 것이다.

 

"민재하. 왜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거야. 눈앞에 있잖아. 손만 뻗으면 잡을수 있잖아.

 눈앞에 없을때도 늘 기억했잖아. 비록 나와 인연이 되지못할지라도 언젠 가는 볼수있을거

 라고 믿어왔잖아. 이제 그 사람이 눈앞에 있잖아. 민재하. 서두르지말자."

 

재하는 비서를 불러 서정민씨의 전화는 연결하지 말라고 부탁한후,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데이트하기 좋은 레스토랑 Top 10' 으로 고개를 돌려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민씨. 나 오늘 신랑 회식있어서 늦는다는데 같이 저녁 먹을까?"

 

태형의 전화로인해 어수선했던 마음이 진정이 되기도 전에 마음대로 저녁약속을 잡아버린

재하때문에 정민은 퇴근 시간까지 편치않은 마음이었다.

재하에게 다음으로 미루자는 메세지를 남기려 비서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비서는 민이사님

과 지금 연락할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정민은 미리 핸드폰 번호라도 알아놓지

못한 것을 탓하며 퇴근 시간을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선배. 어쩌죠. 약속이 있는데.."

"정민씨. 오늘 바쁘네?"

"동창을 오랫만에 만났거든요. 그래서 얘기좀 나누느라고요."

"그래? 아줌마는 그럼 집에가서 고추장에 밥이나 비벼 먹어야겠다. 내일봐. 내일 봐요!"

 

JY에서 일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차도 없는 정민이 주차장으로 내려갈 일이

없었기에 생소한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이 얼마 지나지않은 시간이어서인지 주차장에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정민은 이 넓은 주차장 어디있을지 모르는 재하를 기다려야 하는것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주차장을 꽉 메운 승용차들 사이에서 왠지모를 이질감을 느끼던 정민은 갑자기 들려오는 

클락션 소리에 놀라 옆으로 한걸음 물러섰다.

 

"어이~ 아가씨! 예쁜데? 오빠랑 차나 한잔 할까?"

"여기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서정민 여기있습니다! 손들고 서있었잖아?"

"시력 2.0 인정해줄께."

"타. 나 배고파."

"넌 아직도 어린애같다. 훗.."

 

문까지 열어주며 정민을 재촉하는 재하의 머리속에는 온통 예약해둔 레스토랑의 전망좋

은자리에 한시라도 빨리 정민을 앉히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정민의 앞에선 항상 서툰 모습이 되어버리는 재하가 정민의 눈에는 여전히 초등학교때의

어린 재하로만 여겨지는것 같아 재하는 조바심이 났지만 이미 레스토랑에서 주문할 음식

과 와인의 이름까지 완벽하게 암기해놓은 재하는 벌써부터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서정민. 어린애라고 하지마. 남자 민재하로 다가갈께. 물러서지 말고 민재하 똑바로 봐줘.'

 

레스토랑으로 향하는동안 정민은 잠시도 쉬지않고 쫑알거리는 재하를 보며 결국은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멋대로 약속을 잡아버린 재하에게 심술도 났지만 태형의 목소리가 아직

까지도 정민의 마음을 헤집었기 때문에 재하의 차에 타고서도 여전히 속은 아리고 있었다.

 

'우리 끝난 사이라는거 알지? 너희 어머니 전화 부담스럽다.'

 

정민은 태형의 잔인한 말들을 되씹어야 하는것인지, 잊어야 하는것인지 알수없었다. 

헤어진다는것... 세상 사람들 다 겪는 이별일 뿐이다. 사랑했던 시간이 단 하루였던 7년이었

던, 평생을 사랑했던 누구나 겪는 흔하고 흔한 이별일 뿐... 더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누구나 이별을 겪고 난후 가슴이 아리고 눈이 따뜸거리는 것이라면 정민역시 올바른 순서를

밟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재하는 정민에게 그럴틈도 주지않았다.

정민을 상대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재하의 노력에 정민은 두손 두발 다 들고 말았다.

환히 웃으며 재하의 얘기에 귀기울이는 정민을 보는 재하도 그제서야 웃을수 있었다.

재하를 기다리는 정민을 발견했을 때부터 계속 어두운 정민의 얼굴에 불안했었다.

다른 사람 생각을 하고있구나. 왜 그런 결론이 지어졌는지 재하도 알수없었다.

견딜수 없었다. 바로 옆에서 정민을 보고있는 자신을 두고 다른 사람 생각에 지쳐보이는 정

민의 모습이 싫었다. 그나마 레스토랑의 예약을 마치고 혹시나해서 찾아본 유머게시판의 글

들이 도움이 되었다. 잘 기억이 나지않아 이얘기 저얘기 섞어가며 앞뒤도 맞지않는 끝도 없

는 이야기를한 결과 정민의 웃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정민이 웃어주는것 만으로도 재하는 이미 정민의 마음을 얻은것만 같이 설레였다.

레스토랑이 위치한곳이 가까워 질수록 정민의 웃음소리도 커져만 갔고 재하는 더욱 속도를

높여 달리기 시작했다.

 

 

 

 

 

 

 

 

"너 설마 아직도 그 아이 만나고 다니는건 아니겠지?"

"...."

"왜 대답이 없는게냐?"

"안만납니다."

"그래. 행동 똑바로 하고나녀라. 윤미 만만하게 볼 아이는 아니다."

"걱정마세요. 계속 태형이 주위에 얼쩡거리면 제가 따끔하게 얘기할테니까요."

"어머니.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안만납니다."

"그런 근본없는 것들은 믿을게 못되는거야. 남자하나 잘만나서 신분상승이라도 해보려는 모

 양인데 우리 집안을 우습게봐도 유분수지. 지까짓게 감히 태형이를 넘봐?"

"끝냈습니다. 정민이랑 저 안만나요. 그러니까 정민이 일은 신경쓰지 마세요."

"흥. 내 그때 알아봤다. 어쩌면 모녀가 똑같은지.. 주제도 모르는지 눈치켜뜨고 나한테 덤벼드

 는 꼴이라니.. 상종을 못한 인간들이야."

"....."

 

기억하고싶지 않은 일이었다. 수호 그룹에대한 아버지의 배신과 태형과 윤미의 결혼 진행에

대한 계획을 처음 들었을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당당히 말씀드렸었다. 만나는 사람이 어

느 집안 누구냐는 계속되는 어머니의 추궁에 태형은 정민의 존재를 알려드렸다.

어차피 아버지가 수호 그룹을 떠나 유정 그룹으로 가신다면 태형의 결혼까지 진행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태형은 정민의 존재를 부모님께 알려드렸다는 사실에 행복하기만 했

다. 반드시 정민과의 만남, 그리고 결혼을 허락받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정민이는 술에 잔뜩 취한 모습으로 태형을 찾아왔다.

 

"우리... 헤어지는게 좋을까?"

"헤어져? 너랑 내가? 왜?"

"훗. 난 신데렐라를 꿈꾼건 아니었는데.."

"신데렐라라니? 무슨일 있었어?"

"신데렐라는 평생 새엄마와 새언니의 구박을 받으며 허드렛일을 하는게 옳았을까?"

"도대체 무슨말 하는거야."

"주제도 모르고 왕자님을 만나서 행복할 생각을 한 신데렐라가 나쁜걸까?"

"서정민."

"너희 어머니. 너를 많이 사랑하시나봐. 사랑하는 아들이 겨우 나같은거랑 만나는거. 용납

 할수 없으시대. 사랑하는 당신 아들이 겨우 나같은걸 사랑해선 안된대. 꿈도 꾸지말래."

"우리 어머니가? 어머니 만났었어?"

"헤어져야.. 하는거야?"

"서정민. 내 말 똑똑히 들어. 내가 사랑하는건 너야. 너를 사랑하는 나 정태형을 사랑하는

 여자하나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남자로 만들지마. 알아들어? 내가 선택한건 너고, 니가 선

 택한건 나야. 우리 선택은 영원한거야. 알아들어?

"영원... 이라는게 존재할까?"

"나 무능한 기사 맞나보네.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서정민 공주님 속상하게 해버렸어.

 공주님. 부디 무능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두번다시 공주님 마음 다치는일 없을겁니다.

 무능한 서정민 공주님의 수호기사 정태형. 온세상을 다 걸고 맹세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태형의 공주 정민은 많이 아팠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태형이 앞에서 눈물 한방울

보이지않았다. 화를 내거나 따지지도 않았다. 차라리 울기라도 했으면 꼭 안아주기라도 했

을것을..

우는것마저 태형에게 짐이 될까봐 찢어지는 가슴 부여잡고 예쁜 눈에 눈물 가둬두고 사랑

을 맹세하는 태형에게 작은 미소만을 남길 뿐이었다.

 

"정민이.. 그런 사람 아닙니다."

"뭐야? 너 그 계집애 몰래 만나는게냐?"

"아닙니다. 단지.. 정민이에 대해 나쁘게 말씀하시는게 싫을뿐입니다."

"시끄럽다!"

"정민이.. 두번다시 안만날겁니다. 확실히 끝냈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

"저도 정민이 잊었으니까 어머니도 정민이 잊으세요. 마음에 두지 마세요."

"그깟 계집애따위 마음에 둘 생각도 없다. 하지만 명심해라.

 근본없는 쓰레기같은 계집애다. 나중에 딴소리하면서 너 물고늘어질지 모르니 똑바로 처

 신해."

"... 네..."

 

태형의 대답을 들은후, 아버지와 어머니는 수호 그룹에 대한 얘기로 화제를 돌리셨다.

수호 그룹이 발표하고 준비중인 신상품에 관한 모든 자료를 유정 그룹에게 넘긴 태형의 아

버지. 유정 그룹은 그 자료에 보완작업까지 마치고 자동차 계열에서 단연 상승세를 보이

고있는 JY와 손을 잡아 같은 시기에 출시할 예정이었다.

수호 그룹의 김회장이 이번 신상품에 얼마나 많은 투자와 기대를 쏟고 있는지 알고있는

태형의 아버지는 이렇게 김회장을 물먹일 계획이었다.

 

'정민이를 남자하나 잘만나 신분상승이나 하려는 여자라고 하셨습니까.

 그 이유로 정민을 욕하고 헐뜯는 겁니까. 어머니.

 좋습니다. 정민이가 그런 여자라고 치죠. 그럼 저는 뭡니까. 유정 그룹을 얻기위해 윤미와

 결혼하는 당신 아들은... 뭡니까... 부모님의 신분상승을 위한 도구밖에 더 됩니까?

 어쩌면.. 오랜시간 부모님을 원망하며 용서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녁 잘먹었어."

"괜찮았어?"

"응. 호박죽에 그만한 저녁 대접이라. 넘치게 괜찮았어."

"나 서정민한테 점수좀 딴거야?"

"훗.. 이제 그만가."

"들어가는거 보고갈게."

"이런 동네사는거 보여준것도 나 챙피해."

"이런 동네가 어떤 동넨데?"

"챙피한 동네."

"야... 서정민 되게 못됐네."

"뭐가?"

"내가 여기 살았으면 서정민 엄청 비웃었겠네."

"훗.. 바래다줘서 고마워."

"서정민. 내일 점심때는 뭐 싸올꺼야?"

"내일 점심은 사무실 사람들하고 김치찌개 먹을 예정이야."

"그럼 나는?"

"글쎄.."

"치사하다."

"재하야. 회사에서는 우리.. 만나는거 하지말자."

"신경쓰여?"

"조금.."

"하루종일 혼자 그 방에 갇혀있으려면 얼마나 답답한지 알아? 얼마나 심심한데."

"회사에 놀러 다니니? 이런 상사를 믿고 계속 그 회사 다녀야되나.."

"니가 가끔 놀아주면 열심히 일할께."

"재하야.."

"알았어. 내가 양보할께. 그럼 매일 점심 시간만 나한테 투자해."

"..."

"니 친구 심심해서 죽는거 보고싶어?"

"내 핸드폰 번호 알지?"

"응.."

"문자보내. 문자로 놀아줄께."

"얼굴도 보여주라."

"어서가. 늦었어."

 

재하는 가로등 불빛에만 의지하고있는 어두운 골목 사이에서도 또렷하게 보이는 정민을

아쉬운듯 바라보다가 할수없이 차에 올라탔다. 시동을 거는 재하에게 정민은 손을 흔들

어 보였다.

 

"서정민! 내일 점심 시간 맞춰서 안올라오면 나 기획실가서 드러눕는다! 잘자!"

 

정민이 재하를 불러세울 틈도 없이 출발해버리는 재하. 하지만 저녁내내 재하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즐거울수 있었던 정민은 재하의 차가 모습을 감추는 것을 지켜보며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집으로 향했다.

 

 

 

 

 

 

 

 

정민이 젊은 남자의 차에서 내리는 모습, 그리고 다정히 얘기를 나누는 모습, 출발하는 차

가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을 보고있던 태형은 뒤돌아 집을 향해 

걷는 정민을 보며 전봇대 뒤에서 빠져나와 뒤를 따랐다.

손에 들고있는 쇼핑백을 앞으로 뒤로 흔들어가며 걷다가 집앞에서 벨을 누르고 안으로 들

어가는 정민을 보는 태형은 한참이나 정민의 집 대문을 지켜보고 있었다.

낮에 잠깐 들었던 정민의 목소리는 흔들렸었다. 떨고 있었다. 많이 아파하고 있을거라고 생

각했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면서도 자꾸만 이 바보가 울고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어

서 참아야 한다는걸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정민의 집앞 골목까지 와버린 것이었다.

전화라도 해볼까. 어머니의 전화도 그렇게 끊어버렸었는데.. 인사라도 드리고 나올까 고민

하고있을때 정민이 젊은 남자의 차를 타고 온것이었다.

두사람의 사랑을 배신한건 태형이였다. 태형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젊은 남자와

웃으며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는 태형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결코 미워할수 없는 사람인줄 알았던 정민이 미치도록 미워지는 순간이었다.

 

"서정민. 지금 내가 본거, 내가 생각하는거.. 아니지.. 아닌거지.. 

 벌써 니맘에서 나 버린거 아니지.. 널 내 기억에서 지워야만 너를 지킬수 있는데.. 난 그게 죽

 을만큼 아픈데... 벌써 나 지워버린거 아니지.. 정민아.... 아니지..."

 

 

 

 

 

 

 

안녕하세요 Cute_zLol입니다.

스타 33편까지 정리 끝내고~ 글 올리고 가요~

흐흣.. 이제 찜질방에 갈거랍니다 호홋~

또 다시 두가지의 글을 올려서 음~ 두개씩 올리다보니 괜시리 도배를 하는건 아닌지..ㅠㅠ

여튼~ 즐거운 금요일 되시구요~ 저는 내일~ 다시 올꼐요~~

어서어서 찜질방에를 ㅇ_ ㅇ 늘 모든분들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