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살고 싶다.

찐~200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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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집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기독교를 믿었다.

울 아부지는 굉장히 복잡한 사연으로 종교를 가지기 시작했고..

신의 부르심으로. 지금까지 전도사로 일을 하고 있다.

남들은 교회라고 하면 돈을 팍팍 긇어모으는줄 아는데 울 아부진 한 달 생활비로 내월급보다 훨씬 적은 50만원에.. 상여금 같은 것도 없이..

 말그대로 연봉 600만원짜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울 아부지는 손재주가 좋아서 집짓는 일도 하고..

이것저것 일을 해서 우리 삼남매 대학보내고.. 그랬다.

 

아무리.. 사명이라곤 해도. 힘들지 않을까.

전도사의 딸이라는 내 타이틀만으로도 어려서부터 힘들었던 난데..

울 아부지..한참 많이 인간적으로 힘들어했다.

울 어무니.. 가끔 아부지한테 그런말을 한다..

"당신같이 재주도 많은 사람.. 그냥. 건축일이라도 하고 살았음..편했을껀데.."

울 아부지 그냥. 암말도 안한다.

 

울 아부지.. 나는.. 솔직히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교회에서의 모습과.. 집안에서의 모습. 더군다나 한참 방황했을때 모습..

너무도 극단적인 성격이.. 싫었다. 지금은 그나마 나도 철이 들고.. 울 아부지도 짠해보인다.

나는 나 스스로 날나리 신자라고 말한다.

그냥.. 뱃속때부터 다녀서 생활이 된거라고..

나는.. 뜨거운 믿음도 없고.. 그냥. 막연히 주일이면 교회엘 간다.

아침에 꼬마들 예배다녀오고 좀 있다가 대예배엘 나간다.

그리고 점심먹고. 저녁이 되면 또 저녁예배를 간다.

난 주일에 그렇게 3탕을 뛴다.

울 교회 쪼끄만 면 단위에.. 할머니들만 한 스무명 계신다..

그나마.. 울 아부지가 사는건.. 그 할머니들이 아들처럼.. 많이 사랑해주는게 아닌가 싶다.

집에서 낳은 계란 몇개 보퉁이에 싸들고 오고.. 자식들이 드시라고 사온 과자며 사탕까지..

울 아부지 한번은 그런다.

모모 집사님이 댁에 방문했더니 소화제를 주면서 드시라더라고..(드링크젠줄 알구..)

그래도 다 드시고 오는 울 아부지를 보면.. 역시 사명인가 싶기도 하다..

 

하여튼.. 울 집안이 이렇다.

특이한 적업탓에 나는 초등학교만 세곳을 다녔고. 그 후로도 이사를 많이했다.

나도 모르게 사람에게 정주는 일이 두려워진것 같다..

사람을  만나도 쉽게 금방 친해지지만 그건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일 뿐 정말 마음을 트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참.. 나쁜 사람을 많이도 만났다.

2년이나 사귄 다른 여자가 있으면서 대쉬해온 남자나..

전 여자가 자기 아이를 가졌다며 내게 어떡할까 물어온 남자..

내가 좋아했던 남자의 친구였으면서 끈질기게 대쉬하더니 결국은 날 보면 그 친구가 생각나서 견딜수 없다며 떠나갔던.. (알고보니..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그것도 나랑 이름이 같은 여자를...)

내가 그정도 밖에 안되서 그런 사람들을 만났겠지만...

쉽게 쉽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어려서부터 단련이 되온탓인지. 상처도 길지 않았지만..

흉터위에 또 상처가 생기고..다시 아물고.. 그러면서 점차 점차 군살이 생겨갔다.

 

지금 만나는 사람은... 참.. 나를 많이 사랑해준다.

여태..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그렇게...

이제 나도 25살... 결혼을 생각하는 나이다.

울 어무니.. 그를 첨 만나는걸 눈치챘을 때..

다른건 아무것도 묻지도 않았다.

 

"종교는 가지고 있냐?"

그... 군대있을때 초코파이 먹으러 딱 한번 가본거 말고는 없다.

"아니.. "

"적당히 사귀다 끝내라.."

하마터면  먹던 밥이 튀어나올뻔 했다.

울 어무이 내성격 알기에 당장 헤어지라하면.. 더 불붙을 줄 알기에..

적당히 사귀다 끝내란 말로 못을 박은거겠지..

묻고 싶었다. 적당히가 어디까지야?라고.

 

하여튼.. 그런것에 걱정하면서도 우리는 잘 만났다.

그 집에 인사도 가고.. 그 집에서도 교회다닌다는 내가 걱정이 됐는지..

첨 인사간 날..그의 아부지가 그랬다.

울 아들 우리집에 인사가면 반대하는거 아니냐고...

당신들도 종교가 없는분들이라.

"울 아들은 인제 자네랑 결혼하면 다닐란지 모르지만.. 우리는 안다니네.."

이러셨다...

 

 

얼떨결에 울 어무니한테 인사도 하고

 

어느날은 그가 사온 고등어 구이를 먹다가 울 어무니..그런다.

 

"교회를 다니라 하던지 아니면 끝내라. 오래 사귀면 서로 상처받고.."

"그래도 엄마 많이 양호해진거네.. 헤어지라더니."

"더 분명해진거지. 넌 걱정안되는데 그사람 상처받을까 걱정된다"

 

참....울어무닌...내가 상처도 안받는 무적인줄 안다..

큰딸로.. 어려운 사정 알기에 항상 뭐한번 해달라소리 안하고 컸던 나라서..

그렇게 무던한줄 아시는 모양이다.

나라고 왜.. 막둥이 놈처럼 음악하고 싶다고 서울 보내달라소리 철없는소리 할 줄 모르겠나..

다 접고.. 그냥. 이렇게 사는게.. 나라고 가슴아리지 않을까.

 

"엄마 맘에 맞는 남자 만나 결혼할라면.. 난. 죽을때까지 혼자 살겄네.."

 

그와 만난지.. 8개월쯤...

생각안하려 하지만.. 때때로 걱정이 된다.

우리가 정말 결혼할 수 있을지..

결혼하고나서.. 행복할수 있을지...

 

나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

 

기독교인에 성실하고 성격만 올바른 사람이면 된다는... 아주 단순한 조건을 내거는 울 어무니.

난  울 아부지 같지 않은..( 성격이나.. 여러가지 것들. 차마 말은 할수 없다. )

그가 좋다.

그가... 나처럼. 그냥 날나리 신자였으면 좋겠다.

그냥 생활처럼 같이 교회에 가고.. 그렇게.. 살았음 좋겠다.

이것도..그에겐 힘들겠지만...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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