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애기 안고다니시는분들 예절 좀 지켜주세요!!

그린200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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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시청역 -> 사당 방면으로 지하철을 타고 있었어요
어제밤에 과제때문에 밤새고 감기까지 걸려서 초죽음상태였습니다
한참 졸고있는데 신촌쯤에서 웬 덩치가 왼쪽에 앉아서 저를 옆으로 밉니다-_-
보니까 애기 엄마가 애를 안고있더군요; (아기엄마니까 옷도 두껍게 입고 아기때문에 덩치로 착각)

자다 깨서 비몽사몽간에 오른쪽으로 궁둥이를 옮겼습니다.
근데 애를 안은 포즈가... 서로 마주보는 포즈 있지않습니까?

그럼 애엄마 팔 밑으로 애기 발이 삐져나오잖아요.
그 발이 자꾸 저를 차는거예요. 그냥 '치'는정도가 아니라 애가 자꾸 발버둥치면서 막 '찼'습니다.
무려 '신발'까지 신기고 있었어요-_-
 
제 몸이 정상이면 좀 참으려고 했으나, 너무 잠이 오는데 자꾸 깨고, 같은 데를 계속 차이니까
살이 아파졌습니다. 그래서 말했어요. 애 발이 닿으니까 조심 좀 해달라고... 물론 웃으면서 말했지요.

(저 정말 예의같은거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그랬더니 건성으로 '네~'하면서 애 발을 손으로 한번 감싸쥐더니
슬쩍 놓고는 그 자세 고대로인겁니다-_-;; 본좌의 의견은 0.2%도 수렴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기가막혀 하더군요.
 
2. 그냥 한숨이 나왔습니다. 더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 와중에 제 오른쪽자리가 비었습니다. 냅다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지요.
근데 어디선가 나타난 이 아기엄마의 친구분-_-;;; 저는 자고있었던지라 그런 사람이 또 있는줄은 몰랐어요.
이 두번째 아기 엄마가 또 제 왼쪽에 앉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사람도 애를 똑같은 포즈로 안고 있었던거예요 ㅠㅠ
이사람(차마 '분'이라는 호칭을 붙이기가 싫어요)의 아가는 더욱 발버둥을 치고 더 건강했습니다-_-

물론 그 아가도 신발착용상태. 정말 아팠어요;; 계속 같은 곳을 차더라구요.
 
참지 못한 저는 또 한 마디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랬더니 이번 아기엄마는 '이거 흙묻은것도 아니에요~'하데요-_-
제가 '흙이 문제가 아니라, 애가 자꾸 제 다리를 차네요. 제가 지금 잠을 자야 하거든요. 양해해주세요'
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 애가 그럴수도 있지...'라며 굉장히 불만을 크게 나타내시더군요.

 

당연히 아기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 조심해달라고 부탁하면 최소한 들어주는 표정이라도

지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오히려 저한테 화를 내시더군요.
 
3. 저는 무시하고 자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오른쪽의 할머니가 문제였어요...
이 왼쪽분이 저한테 화가 났는지, 저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의 할머니와 작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한테 애를 시켜 인사를 합니다. '인사해야지! 할머니한테 윙크~'등을 하며

난리 법석을 피우더군요. 저는 옆에서 지쳐서 졸고있고... 한쪽에서는 우렁찬 목소리로 아이 돌보고.
앞사람들이랑 다 놀고 뭐 애를 광대로 만들까... 아이가 주목받는 걸 참 즐기시는 듯 했습니다-_-

지하철 오는 내내 '윙크!'와 '인사해야지~'를 반복...
 
4. 그러다가 이 여자분이 아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어이구.. 답답하니?'

그다음엔 그 처음 아가엄마한테
'아니 움직이지도 못하겠네 워낙 뭐라고 해서...'라든지, '무서워서 지하철 타겠나'
'애들이 좀 움직일 수도 있지', '애를 안 낳아봐서 그래', '배려심이 없다', '진짜 웃기지도 않는다'등의
뒷담화를 저한테 다 들리게 하는겁니다.

저는 이미 화가 날 대로 나 있어서 잠은 오지도 않는 상태였지요... ㅠㅠ
 
5.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제 성격이 원래 좀...-_-;; 이렇습니다. 불의를 두고보지 못하지요.
여자분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다 들린다고. 내 뒷담화할거면 안 들리게 하든지 개념없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랬더니... 저한테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는데 왜 끼어드냐고 눈을 똑바로 뜨고 달려들더군요.
그쪽은 그쪽 혼자 가시라고-_- 끝까지 자기 아이는 자세를 답답해한다고 운운.
 
6. 오른쪽의 할머니가 개입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왼쪽 여자가 그랬습니다.

'좀 닿는다고 이러네요 허 참'
(닿는다고? 닿는다고? 너는 신발에 차여도 닿는다고 할거냐?????) <- 라는 생각이 속으로 들었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같잖다는듯이 본좌를 보며 '아니 그걸 좀 참지... 쯧쯧'이라더오-_-
 
순간 정말 화가 나더군요. 이미 주위사람들은 저를 쳐다보고있고,

순식간에 저는 거의 마녀사냥의 대상이 됐습니다. 완전 저만 개념없는 애가 되었지요;;

글쎄... 주위에서 보기에 솔직히 제가 불쌍해보였을 것 같아요-_-

하지만 참고 자는 척 했습니다.

두 눈을 감고 있었으나 눈꺼풀은 불불 떨리고 눈물이 치밀어오르고, 막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7. 할머니와 그 여자분의 작당은 계속되었습니다. '얼렐렐레 까꿍~'을 제가 중간에서 고개숙이고 자는 척 하는데도 아주그냥 다섯달만에 만난 커플마냥 저를 죄어드는겁니다-_-
또 참지못했습니다;; (흑 ㅠㅠ) 할머니한테 최대한 공손하게 말씀드렸어요.

'할머니 저랑 자리 바꾸시겠어요?'
↑ 요대로 말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할머니가 완전 기가막히다는듯이 본좌를 경멸에 찬 눈빛으로 쏘아보시더군요.
그러고는, 대답도 안 하고 그 할머니(미안하오-_-) 오른쪽 사람에게
'요새 젊은것들은 양보심이 없어서 원...'
 
아니 여기서 양보심이 왜 나옵니까? 할머니랑 자리바꾸는게 양보심 없는겁니까 -_-;????
아니면 그냥 시끄러워도 좀 참으라는 얘깁니까? 우리나라 공중장소 문화가 언제부터 이랬습니까?

나 비실거리고 계속 자는척하는거 보고있었으면서 이럴 수 있습니까...
 
할머니가 저를 욕하는 걸 듣고 제가 얘기했습니다.
'전 지금 몸이 안좋아서요, 할머니가 이 자리가 편하시다면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했더니
'아니 난 그런말 들을 필요 없어~'라면서 거의 인상을 쓰고 호통을 치시는 겁니다.

귀여운 아기랑 재밌게 놀다가 제가 방해한다고 생각하셨나봅니다. 여전히 경멸에 찬 눈빛이었어요;;
젊은여자는 어떻게 맞대응해보겠는데, 진짜 웬 할머니가 그런 눈빛으로 저한테 얘기하니까
진짜 무서웠습니다 ㅠㅠ 그냥 쫄았어요...
 
 
 
 
8. 당해봐라. 하면서 전화로 옆사람들 욕해야지 하면서 남자친구랑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둘다 안받더랍니다... 하필 그시간에... 정말 절망감이 컸어요.

그 35분이 왜 그렇게 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눈을 꽉 감고 있었는데, 눈물이 막 새어 비집고 나오고...

주위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 느껴지고, 뭐라고 할말은 더 생각나는데 눈물이 나와서 말을 못하겠고...
그상태로 눈물도 안 닦고 머리에 커튼치고 계속 울면서 사당까지 왔습니다.

눈물닦으면 우는거 들킬까봐 눈물콧물 다 흘리면서 훌쩍거리지도 않았어요.

진짜 눈물이 안 멈췄어요 끝까지...
 
진짜 서러웠어요. 지하철에서 내리니 친구한테 마침 전화가 와서 하소연하면서 엉엉 울었습니다.
집에 와서 아직도 생각나요. 꿈에 나올 것 같구요...
글로 읽으면 별것 아닐 것 같은데, 그여자분 둘이랑 할머니 셋이 삼단콤보로 연타 날릴때
주위사람들 시선이 완전 저한테 꽂혔는데, 정말 민망했어요.
 
제가 잘못했나 생각도 해보고, 내가 정말 배려심이 없나, 애를 안키워봐서 모르는걸까...
생각도 해보고 다른사람들한테 물어도 봤는데 그런경우는 정말 심하다고 저한테 공감하더라구요.

 

물론 양쪽 이야기를 들어봐야 아는 거겠지만

이건 아무리 저쪽입장을 생각해봐도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에서 아기 데리고 타시는 분들을 다 욕되게 하려는 건 아니에요.

예의 바르신분들도 많이 보았거든요.

 

다만, 저는 오늘 직접당한게 처음이지만, 아기를 묶어놓거나 조용하게 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차려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의 부탁을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셨어도...

 

제 어떤 친구는 길가다가 뒤에서 오는 유모차한테 발꿈치를 찍혔는데,

막 신발벗고 아파하고 있으니까 '내가 그런거 아니에요, 그쪽이 늦게간거예요~'라고 했답니다.

유모차 주인이랑 친구 어머니랑 그래서 엄청 싸우셨대요...

이런 분들은 없으셨으면 해요 ㅠㅠ 부탁이에요.

아이데리고 다니는 건 좋아보이지만 예의는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