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두살의 이별기..(글이 깁니다.)

샤이a2006.11.10
조회260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톡톡' 이란 곳에 글을 남기네요.

 

저는 요즘 한창 언론에 집중을 받고 있는 교대에 다니고 있는 3학년 학생입니다.

 

뉴스를 관심있게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번 주 수요일부터 전국 대부분의 교대가 동맹휴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하루하루를 학내투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이야기와 관련 있어서 부득이하게 썼습니다ㅠ)

 

저의 이별기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입니다..

저의 여자친구는 저보다 두 살 정도 위인 연상입니다.

여자친구는 2학년이구요.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들어와서 저보다 한 학년 아래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밤, 평소와 다름 없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습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목소리와 늘 나누던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말끝이 흐려지면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 상으로 물어봐도 잘 대답도 안하는 그녀 성격이라 이번에도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 이상을 통화하면서 그녀가 요즘 많이 힘들다고 그래서 내가 미워진 것 같다고 저에게 얘기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에 가슴 한 편이 먹먹하고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별을 겪어 보신 분이라면 다 아실 듯 해요..)을 받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전화를 끊고 새벽 1시가 넘어서 택시를 타고 그녀 집 앞까지 갔습니다.

전화를 걸어 잠깐 얼굴을 보자고 했더니 집에 부모님 계신다고 밤에는 못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조금 엄격하셔서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ㅠ)

못 볼거라 생각했지만 괜한 마음에 나올 때 까지 기다리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끊자마자 바로 전화가 와서는 기다려도 못 나온다고 힘들게 하지 말고 내일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날은 집에 왔습니다.

 

다음 날인 금요일,

 

학교에서 상경투쟁이 잡혀 있던 날이었지만 그녀와의 문제로 욕 먹을 각오하고 못 간다고 학교에 연락한 후, 그녀 집 앞으로 갔습니다.

며칠 만에 만난 그녀, 아직 손에는 커플링을 끼고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내심 안심했지만 그녀의 표정과 말투는 많이 싸늘했습니다.

그녀를 데리고 근처의 공원에 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주 못봐서 힘들고, 아플 때 옆에 있어 주지도 않고 해서 더 이상 저와의 관계를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더군요.

처음으로 그녀 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남자의 자존심, 아니 그런 것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하다고.. 하지만 정말 너 없이는 힘들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해봐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이렇게 몇 시간을 이야기하다가 그녀가 웃으면서 이런 나를 두고 못 떠나겠다고.. 그렇지만 지금 바로 돌아가면 앞으로 또 힘들거 같다면서 며칠만 시간을 달라더군요.

더 강해져서 돌아올께, 그 때까지만 연락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는 말에 마음은 아팠지만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 주 주말 내내 연락 한 번 못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녀가 강해지는데 방해가 될까봐.. 혹시라도 돌아오는 길에 내 전화를 받고 마음이 약해질까봐..

주말 내내 전 아파서 앓았습니다..

 

이윽고 이번 주 월요일,

 

학교에 왔습니다.

화요일에 있을 동맹 휴업 투표와 관련된 일로 학교는 어수선 했습니다.

수업 시간표가 안 맞아서 그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전화도 못했습니다..

 

이번 주 화요일,

 

동맹 휴업 투표와 관련된 학생 총회가 있었습니다.

점심 먹고 오후부터 총회가 시작되었는데 운동장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서 5시간 이상을 보냈습니다.

그 날 따라 전날 내린 비로 많이 추워진 터라 따뜻한 음료를 사서 그녀에게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더군요.

결국 용기를 내서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를 만나서 따뜻한 음료를 전해주려고 했지만 선뜻 받으려고 하지 않더군요.

과방에 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습니다.

아직 강해지지 못했냐고 묻자,

 

미안하다고 도저히 못 돌아갈 것 같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저번주에 헤어질때는 웃으면서 기분 좋게 헤어졌는데, 오늘 와서 이런다니요..

너무나 납득이 되지 않아 몇 번이고 물어보고 사정을 했지만 묵묵부답입니다..

제 얼굴 보는 자체가 힘들답니다.

설득에 지친 저는 너무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 결국 그녀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 날이 저희 학교 동맹 휴업이 성사된 날입니다.

 

그 날 저녁, 제가 반의 과대를 맡고 있다 보니 회의로 시간이 좀 늦어졌습니다.

회의 내내 정신나간 사람처럼 멍해있었죠..

회의가 끝나고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잊을 수가 없다고.. 어떻게든 좋으니까 기다릴테니 돌아와달라고..

나올 수 없다 하여 전화로 얘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주 수요일,

 

이별의 영향인지 온 몸이 아팠습니다.

큰 병은 아니지만 급성 인두염으로 주사를 두 대 맞고 하루 종일 울면서 누워있었습니다.

왜 이별한 연인들이 죽고 싶은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몸은 조금 나았지만 여전히 마음은 아팠습니다.

하루종일 멍히 전화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오늘,

 

기분 전환 겸 가족과 함께 주산지로 바람을 쐬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같은 반의 친한 형이 전화가 와서는 괜찮냐면서, 얼른 몸조리 하고 학교서 보자는 안부전화 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학교에 오는 길에 그녀가 다른 남자와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또 다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

 

제가 그렇게 이별 이유를 물었을 때 그 이유는 아니라고 했는데..

확인 차 그녀에게 전화를 걸 수 밖에 없었습니다.(눈에 보이는게 없더군요..)

 

물어봤지만 아니라는 그녀의 대답..

그러나 이미 직감으로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같은 반의 그녀와 동갑인 남자가 있는데 얼마 전에 2년이상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얘길 그녀에게 들었습니다.

평소부터 같은 반이고 같은 나이라 친한 것 같긴 했는데 그녀가 절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친하게 지내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 남자와 손을 잡고 걷고 있다니요..

 

그녀에게 다 알고 있다고 나에게 이야기 안한 건 나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문자가 오는 그녀,

 

끝까지 직접적으로 저에게 얘기는 안하더군요..

 

그러면서 너무 미안하다고 자길 미워해달라고 하더군요..

 

나 때문에 힘든 건 사실이고, 그렇지만 견디지 못한건 자기 잘못이랍니다.

자기 생각만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그녀는 그 남자에게 빠진 것 같고 그렇지만 저는 미치도록 못 잊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돌아온다면 당장이라도 뛰어나갈텐데..

 

그녀가 그 남자와 어떻게 친해졌는지도 대충 알게되었습니다.

 

교대는 3학년 2학기에 2주간 초등학교에 실습을 나갑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실습을 가게 된 터라 그녀를 자주 만나지 못했습니다.

지도안 짜는 것도 바쁘고 집까지 통학하는데도 1시간이상 걸리는 터라 실습 첫주 이틀동안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실습 첫 주 토요일에 그녀가 제가 있는 학교로 찾아와서 같이 점심도 먹고 시간도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이의 3일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녀가 감기로 많이 아파했는데 그 남자가 그녀를 불러냈던 모양입니다.

싸이방명록에도 그런 느낌을 받게 하는 글이 있어 그녀에게 넌지시 그 기간동안에 어디 갔었냐고 물어봤지만 아니라는 눈치였습니다.

 

실습 둘째주,

 

세안 수업과 이것저것 행사로 그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실습이 끝난 일요일, 그녀와 만나 모처럼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아마도 실습 기간 중에 그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했던 모양입니다.

그녀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여자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면 크게 의지를 한다는 것도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그녀와 이별하게 된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너무 아파 죽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별을 경험해보셨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너무 아프네요.

 

그녀 외에는 내 삶에서 아무 것도 없는데..

 

그녀만 바라본다고 어리석게도 주변의 인간관계를 깊게 맺어두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떠나가자 제 주변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더군요.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사람은 어찌나 힘든지..

 

이별이 두려운 건 그녀를 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익숙했던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는 시간 동안 한 번이라도 전화해서 그녀의 마음을 다잡았더라면ㅠ

이별엔 늘 후회가 뒤따른다고 하지만 너무나 힘이 듭니다.

 

다음 주 월요일 부터 당장 학교가면 같은 과에서 그녀와 그 남자를 봐야 할텐데..

그걸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요..

 

이별의 결과로 그녀는 새로운 남자를 얻었지만 저는 아무 것도 없네요..

그래서 더욱 아픈 생각뿐입니다.

 

그녀에게 저주라도 퍼붓고 싶지만 사랑했다는 이유로 그럴 용기도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해보면 교대 3학년이라는 이유로.. 실습 기간만 아니었더라도.. 상경투쟁만 없었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은 아직도 간절한데..

욕도 좋고 충고도 좋고 따뜻한 말도 좋으니 이 글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합니다ㅠ

 

이렇게 긴 글을 다 읽어주실 분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