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그녀 vol.29

i aM JuNe200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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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한이네 집 앞.

 

"야. 이렇게 하고 들어가도 되겠어?"

 

우리둘의 모습.

정말 엉망이었다..

옷에는 흙과 피가 묻어 있었고

얼굴도 붓고 멍 들어 있었다.

 

"괜찮아. 우리 엄마는 암말 안할꺼야"

"그래도 쫌 그런데..."

"그럼 들어가자 마자 방으로 뛰어들어가"

 

진한이네 집은 빌라였다.

진한이가 문을 열었다.

거실에는 사람이 없는 듯 불이 꺼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진한이에게

"뛰어 들어가자"

 

신발을 벗고 진한이네 방으로 뛰어갈려는 찰나,

 

"거기 스톱!!"

 

곧 거실에 불이 들어왔다.

 

문쪽을 보니 진한이네 어머니가

파리채를 들고 문을 지키고 계셨다.

 

아마도 바깥으로 도망칠까봐

덫을 놓고 기다리신 가보다..

 

"아들들~~ 어디 갔다 와?"

 

아주머니의 말투는 평소와 같은 교양있는 말투셨지만

왠지 느낌은 평소와 많이 달랐다.

 

"저... 피.. 피씨방 갔다왔어요"진한이가 말했다.

 

 

진한이 녀석도 긴장을 했는지 평소완 다르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의 특징일까

맞을 것 같을 땐 존댓말이 나오는 것은..

 

"그래? 한영아. 사실이니?"

 

"네? 네.. 사실이에요.."

 

"그래. 그럼 들어가서 쉬어라"

 

"네. 안녕히 주무세요"

 

나와 진한이는 진한이네 방으로 향했다.

 

"찰싹~"

"아~"

 

그 소리를 나는 곳을 쳐다보니

아주머니 깨서 아주머니의 파리채 스윙이

진한이의 등을 강타한 것이었다.

 

"아!! 왜 때려~"

"뭐? 피씨방을 갔다 와? 넌 피씨방 갔다와 피 터지고 멍 들고 오니?"

 

그러고 보니..

우리 꼴이 말이 아니었구나..

안 걸릴 리가 없지..

 

"죄송해요....."

"너네 술 먹고 싸움질 하고 다니니?"

"죄송합니다.. 앞으로 다신 안 그럴께요"

"진한이 이놈아~ 너 때문에 착한 한영이까지 다쳤잖아"라고 하시며

파리채를 휘두르 신다.

 

"아! 아퍼~ 그만 때려. 우리가 먼저 싸움 건 게 아니라

 어떤 새끼들이 여자를 유괴 할라 그러잖아 그래서 싸운거야.."

"그래서? 여자애는 구했어?"

"당연하지.내가 누구 아들인데~ 불의를 보면 못 참잖아"

"하긴~ 니가 누구 아들인데"

 

진한이 아줌마의 화는 진한이의 재치에

급격히 사그라 들으셨다.

 

"어찌 됐든~ 한영이 얼굴 저렇게 되서 내려 가면

 한영이 엄마한테 죄송해서 어떡하니"

"괘..괜찮아요"

 

솔직히 그 말을 듣고 보니 조금 겁도 났다.

우리 엄마라면 다친 곳을 한번 더 때릴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영아. 어머니한테 잘 말씀드려라"

"네. 걱정하지 마시고 들어가서 주무세요"

"그래~ 그럼 씻고 자라~"

"네~주무세요"

 

나랑 진한이는 방에 들어갔다.

방 거울을 보니 우리 꼴이 말이 아니었다.

 

"야 일단 씻자"

 

진한이와 나는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어렸을 때 부터 같이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주 같이 씼었었다.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진한이가 나의 아래위를 한 번 훑더니,

"오홀~ 짜식... 남자 다 됐네"

"그럼~ 엉아 이제 남자지.크크"

 

벗은 진한이네 몸은 예전부터 느끼지만 단단한 느낌이다.

뼈만 앙상한 나랑은 비교가 되는 몸매였다.

 

참난다.. 저 몸매..

나도 내려가서 몸 만들어야지.

 

언제나 진한이와 같이 샤워를 할 때면

어김없이 이 생각을 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실행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진한이 몸을 부러운 듯 계속 쳐다보자

 

"왜? 형 몸 죽이냐?"

"그..그래.."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몸매다.

 

"너도 운동좀 해"

"할꺼야"

"나가자"

"그래"

 

우린 씻고 나왔다.

씻고 나오자 진한이는

샤워 후 맥주를 마시듯

쥬스 한 잔을 나에게 건네었다.

 

"땡큐~"

"너.... 그 여자애 좋아하지?"

"그 여자애?"

"하늘이"

 

역시 나의 최고 베프 답게..

내 속을 다 꿰고 있다...

 

"좋.. 좋아하긴!"

"여전하네. 당황하면 버럭~ 하는 버릇"

 

역시.. 다 꿰고 있다.

솔직히 진한이한테 숨길 것도 없고

숨기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다 말해도 괜찮았다.

 

"솔직히.. 모르겠다.내가 좋아하는 건지 아닌건지"

"왜?"

"그냥 걔가 안 보이면 생각나고, 학원에 안 나오면 걱정되고,

 다칠까봐 걱정되고, 나 보고 웃어주면 내가 더 기쁘고,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질투나고..

 이런게 좋아하는 건가?"

"이 새끼... 단단히 빠졌네"

"좋아하는 건가?"

"당연하지~"

 

"....그럼... 같이 있으면 웃게 되고, 가끔 생각나고,

 걔가 기쁘면 나도 기쁘고, 걔가 나를 좋아해주면 좋을 것 같은 건?"

"그 것도 좋아하는 거지.왜?"

"아..아니야. 근데 하늘이는 남자친구 있어"

"괜찮아 괜찮아~ 엉아가 뒤에서 코치해주면 안 넘어 오는 여자 없어"

 

하긴.. 진한이는 원래 인기가 많았었다.

곱상한 외모에 활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너랑 나랑은 생긴것도 성격도 다르지"

"똑같애~ 여자들이 남자 외모 본다는 거. 다 거짓말이야

 남자들이 예쁜 여자 쳐다보듯 여자들도 멋진 남자 쳐다보는 것이고

 남자들이 항상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는 게 아니듯,

 여자들도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남자한테 끌리는 거야

 그러니까 진심이면 다 통해 남자든 여자든"

 

진심......?

근데 아직 내 진심이 뭔지 모르겠다.

 

"나도 내 진심을 모르겠어"

"으이구~ 우유부단한 건 여전하네"

"내 성격이 어디 가겠냐?"

"그래도 너 많이 밝아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예전엔

여자한테 말도 못 붙였었는데...

이젠 꽤나 자연 스러워졌다.

 

예전엔 나를 좋다고 하던 여자애도

나랑 몇 번 만난 후론 연락이 없었다.

너무 재미없다는 이유였다.

 

"그래?... 어떤 여자애 때문인가?"

"어떤 여자애?"

"있어~ 여자 이진한"

"그럼 걔도 얼짱이겠네?"

"성격이 그지 같지.크크"

 

"하긴.. 내 성격이 좀 그지 같지 크크

 어쨌든 너무 우유부단해 하지마. 니가 진심이란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버스가 지나가 버렸을 지도 모르니깐"

 

"이 자식~ 이럴 때만 말을 잘해요"

"내가 또 연애박사 이박사 아니냐"

"그 머리로 공부 좀 열심히 해"

"공부는 너한테 맡겨 두고 있잖아.

 이 형님은 너의 연애사업을 뒤에서 물심양면 도와주지"

 

어쨌든 진한이의 말을 들으니

머릿 속이 한결 상쾌해진 느낌이다.

 

"근데 너 내일 몇 시쯤 내려갈려고?"

"한 다섯 시?"

 

맞다. 내일 하늘이랑 같이 내려가기로 했지

 

"근데.. 하늘이가 같이 내려가재"

"대구에?"

"응"

"걔도 너 좋아하는 거 아냐?"

 

하늘이가.... 나를?

 

"아.. 아니야.. 걔 남자친구 있다니까"

"어찌됐든 너를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 건 확실한 거 같네.

 그럼 이젠 너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겠군"

"내 태도?"

"그래~ 니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늘이의 마음이 너한테 올 수도 있고 너한테서 떠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데?"

"그건... 열심히!"

".....장난하냐?=_="

"여자 마음을 잡는데는 열심히!가 제일 중요한 거야

 니가 좋아하는 마음을 열심히 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라구"

 

열심히..라...

 

"그래. 명심하마"

"얼른자자"

 

그렇게 서울에서 2번째 밤이 저물었다.

 

다음 날 11 시쯤 일어났다.

 

난 얼른 씻고 근처에 사는 고모네를 찾았다.

우리가 사는 곳으로 오겠다며 고모는 우리 집 옆으로 이사왔다.

요새 티비를 보면 어른이 되서 남매끼리 싸우는 것을 종종 보여주는데

우리 아빠와 고모는 누가 보면 부부로 보일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오~ 한영이 왔네~ "

"예 고모~ 잘 지내셨어요?"

"그래 나야 잘 지냈지~ 너는?"

"저도요~ 준희 는요?"

 

준희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사촌 동생이었다.

준희는 나와 많이 닮아서

어렸을 땐 쌍둥이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다.

 

"여자 친구가 생겼는지 요새 바깥으로 자주 나가네"

"그 나이 땐 다른 거죠"

 

나는 마치 나는 그 때를 다 지난 듯 얘기 하고 있었다.


"그래. 너는 여자친구 있고?"

"아뇨. 아직 없어요"

"그래~ 없는 게 좋은거야. 공부할 나이에 여자한테 정신팔리면 안되지"

"네"

".... 요새 부모님끼리 안 싸우지?"

 

우리 아빠와 엄마는 평소엔 금술이 좋다가

갑자기 어느 날 크게 한바탕을 하시곤 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자주 그러셨는데

내가 크면서부터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으셨다.

 

"네. 요샌 안 그러세요"

"그래. 니가 엄마한테 잘해야 된다"

"네"

"그래 밥은 먹었니? 안 먹었으면 먹고 가라"

"고모 음식 잘 하시잖아요~ 왔으니 그 맛있는 걸 꼭 먹고 가야죠.헤헤"

"뭐라고? 한영이~ 넉살이 많이 늘었네"

"헤헤"

 

고모네 집에서 밥을 먹고 고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차...

하늘이 한테 연락하기로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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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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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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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있어서

 지금 바깥에 나와있어

 아무래도.. 오늘 같이

 못 내려갈 꺼 같애...

 미안........

 

 2003/12/21 03:22pm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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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슨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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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좀 있어서...

 미안..

 너혼자내려가야겠다..

 

 2003/12/21 03:28pm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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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알았어

 안 좋은 일인가봐...

 힘내구!!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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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문자를 보내는 걸 보면

어제 일로 하늘이와 많이 친해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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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야~

 어쨋든 고마워~

 대구 가서 보자~

 

 2003/12/21 03:33pm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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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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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지...

힘이 없어 보이네.....

 

나는 고모네 집에서 3시간 정도 기달려서

고모부를 뵈었다. 고모부는 하루 자고 가라고 계속 말씀하셨지만

나는 다음 날 학원 가야 되서 내려 가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고모네 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나는 나와서 서울역으로 갔다.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