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베리 어워드 수상작 발표

이지원200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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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 어워드 수상작 발표


해마다 아카데미 하루 전날 걸출한 최악의 영화, 배우들을 발표해 신랄한 야유로 그 노고를 치하해 온 골든 라즈베리 어워드. 500여명의 업계 관계자, 시나리오 작가, 영화팬들이 참여해 최악의 영화를 가려내는 이 영화제는 수상자 중 한 명도 시상식에 얼굴을 내밀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독특한 위상을 자랑한다.

올해도 라즈베리가 어김없이 수상자들을 발표했다. 수상 목록을 보노라면 가히 마돈나와 가이 리치 부부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아내의 지나친 유명세에 가려 노골적으로 ‘미스터 마돈나’로 불리기도 하는 가이 리치지만 재기 넘치는 그의 영화들은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스웹트 어웨이>의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의 참패로 가이 리치의 앞날에는 한동안 먹구름이 드리워질 전망.

<스웹트 어웨이>가 사상최초로 최악의 영화상과 리메이크 상을 동시에 거머쥔 가운데, 가이 리치는 그 공으로 당연히 최악의 감독상 부문 트로피를 수여 받았다. 한편 마돈나는 최악의 여배우상, 조연 여우상, 최악의 커플상을 아울러 수상하며 독보적인 면모를 과시. 팝 요정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마돈나라는 걸출한 디바의 뒤를 따르듯 각종 ‘최악’ 부분에서 자웅을 겨뤘지만, 역시 연륜 탓인지 역부족이었다.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마돈나와 가이 리치의 <스웹트 어웨이>는 영화 제목 그대로 래즈베리를 싹쓸이(swept away)해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 아래는 수상작 목록이다.

최악의 영화: <스웹트 어웨이>
최악의 남자배우: 로베르토 베니니*#. (래즈베리측은 “고질라 흉내내는 브레킨 메이어처럼 연기한다”는 코멘트를 덧붙이기도. 브레킨 메이어는 <클루리스>에서 다소 정신이 혼미해보이는 보드 소년 트래비스를 연기한 배우다)
최악의 여자배우: 마돈나# <스웹트 어웨이>,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로스로드> (올해의 결과로 마돈나는 가장 많은 래즈베리 트로피(나무딸기 모양의 플라스틱 트로피로 표면에 금칠이 되어있다)를 거머쥔 여배우로 기록되었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실베스타 스탤론이 선두)
최악의 조연 남배우: 헤이든 크리스텐슨 <스타워즈 에피소드 II: 클론의 습격>
최악의 조연 여배우: 마돈나# <007 어나더 데이> (자못 충격적인 결과다. 왜냐하면 <007 어나더 데이>에서 펜싱교사 역으로 카메오 출연한 그녀를 볼 수 있는 분량은 토탈 2분도 채 되지 않기 때문. 여기에 대해 래즈베리의 창립자 존 윌슨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영화 전체의 남은 부분을 통해, 그 우둔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끔찍하다. 습격 수준이다.” 이 가차없음, 과연 라즈베리라고 밖에는)
최악의 틴에이저 타겟 영화: <잭애스: 더 무비> (올해 신설된 부문)
최악의 영화 속 커플: 아드리아노 지아니니와 마돈나# <스웹트 어웨이>
최악의 감독: 가이 리치 <스웹트 어웨이>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의 재기는 어디다 숨겼단 말인가)
최악의 리메이크/속편: <스웹트 어웨이> (<스웹트 어웨이>는 1973년 발표된 이탈리아영화 <귀부인과 승무원>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로서 이 영화는 최초로 최악의 영화상과 리메이크 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음)
최악의 각본: <스타워즈 에피소드 II>. 조지 루카스*와 조나단 헤일즈
최악의 삽입곡: "I'm Not a Girl, Not Yet a Woman"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로스로드> 삽입곡. (정말 소녀와 여자의 과도기에 있다면 그녀에겐 정말이지 혹독한 성인식이 아닐 수 없다)

*표시는 아카데미를 수상하거나 노미네이트된 적이 있는 배우나 작품. #표시는 이전에 라즈베리를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른 적이 있는 배우 혹은 작품.

(2003년 3월 24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