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했던 그녀..

공산각치오2006.11.17
조회9,277

지금 이글을 읽고 계신분들은 사랑을 하고 계신가요?

솔직히 사랑의 정의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보면 저는 엄청 많은 사람들을 사랑해온것 같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많은 만남들이 사랑이였을까란 생각도 들지만

어쩌면 이런 생각들 마저도 당연한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누군가를 쉽게 좋아해버리는 스타일 인것 같거든요..

쉽게 좋아하고 쉽게 사랑하고.. 하지만 매번 사랑을 할때마다 진지합니다..

매번 사랑을 할때마다 이순간 만큼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분명 저는 그순간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어버릴겁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첫눈에 반한 이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두번 있었습니다..

첫눈에 반한다는게 말이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당연히 있을겁니다..

첫눈에 반한다는건 말 그대로 그사람의 성격이 아닌 외모에 반한다는 말일겁니다..

 

제가 첫눈에 반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한번 써보겠습니다..

때는 1998년도 당시 저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저는 안양공고를 나왔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오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때 버스 정류장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를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정신나간듯 한동안 멍하니 그녀만 보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교복을 보아하니 안양예고 학생인듯 했습니다..

그 당시엔 길 한복판에서 말이라도 걸어봐야겠다는 상상같은건 할줄 몰랐습니다..

단지 그녀가 가려고 하는 방향이 나와 같은 방향이여서 내가 타야할 버스를

같이 탔으면 좋겠다 라는 상상뿐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제가 기다리던 3번 버스가 오기도전에 다른 버스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그때 저에게는 그녀가 타는 버스를 따라탈 용기조차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3번버스를 타고 집에 오려고 하는데 그당시 같이 어울리던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범계에 있는 새로 생긴 콜라텍에 있다고 거기로 오라는 거였습니다.. ㅡㅡ;

콜라텍 같은건 제 취향이 아니였지만 돈대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당시 콜라텍 일인 입장료가 2000원 이였습니다..)

범계에서 내려 새로 생긴 콜라텍을 찾아갔습니다.. 콜라텍 이름이 용가리 였습니다..

이름도 참.. 용가리 입구 앞에서 친구한테 전화를 하자 친구가 나왔습니다..

친구가 2000원을 지불하자 입구에서 제 손목에 도장을 찍어주었습니다.. ㅡㅡ

나이트란곳도 가본적 없던 저는 콜라텍의 분위기에 솔직히 좀 위축돼었던게 사실입니다..

문 두개를 열고 들어가자 쩌렁쩌렁 울리는 스피커 음악소리에 맞춰 교복입은 학생들이

무데기로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ㅡㅡ;;

처음에는 즐길줄을 몰라서 그냥 의자에 앉아 열심히 춤추는 친구들을 구경만 했습니다..

그러고 몇분이 지났을까 조명이 어두워 지고 음악이 조용해지며 춤추던 학생들이 하나둘씩

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쉬는시간.. ㅡㅡ 아 쉬는시간이란것도 있구나..

 

한참후 쉬는 시간이 끝남을 알리기 위해 조명이 다 꺼지고 또다시 음악이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무대를 보니 그 어둠속에서 사람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한곳을 주시하니 점점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였습니다.. 여자 같았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대위에서 여자 혼자 쩌렁쩌렁 울리는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추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느낀것도 잠시쯤 번쩍 번쩍 조명이 켜졌습니다..

역시나 무대위엔 여자 한명밖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음악에 맞춰 격렬하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춤을 추고 있던 그녀는 버스정류장에서 보았던 그녀였습니다..

저는 어이없는듯 허탈한 웃음이 나왔습니다.. 검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정신없이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나는 또한번 반해버렸습니다..

 

그날이후 저는 그곳에 가면 그녀를 볼수 있을것 같아 친구들을 꼬드기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날마다 용가리에 갔습니다.. 날마다 그녀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ㅡㅡ;

언제 부터인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형도 우리가 오면 반갑게 맞아주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알바형이 나에게 춤한번 춰보라고 강요를 했습니다..

중학교때 친구들하고 춤추며 싸돌아 다니던 시절이 있어서 그 당시엔 저도 한춤 추었습니다..

알바형의 성하에 못이겨 저는 쉬는시간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텅빈 무대위에서 혼자

윈드밀을 돌고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았습니다.. (아 쪽실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는 그녀를 의식했었을 겁니다..

분명 그녀는 나란 존재는 신경조차도 쓰지 않았을거구요..

 

한동안 그렇게 콜라텍을 다니고 어느 휴일날 친구들하고 편의점 앞에서 사발면을 먹고 있는데

우연히 그 편의점 앞을 그녀와 알바형이 손을 꼭 붙잡고 지나가는 것이였습니다..

우리는 알바형과 그냥 가볍게 인사하고 보냈습니다..

나는 손을 꼭 붙잡고 멀어지는 그둘의 뒷모습을 그냥 한참동안 바라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제가본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였습니다..

나중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녀는 정식 명칭은 모르겠지만 나이트 디제이 같이

음악 깔고 판 돌리는 그런일을 배우러 다닌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이야기는 그때쯤의 나에겐

그냥 한쪽 귀로 흘려버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차피 나와는 인연이 아닐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의 그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기억은 결국에는 그녀의 이름조차 모르고 그녀와 대화한번 나누어 본적 없지만

그냥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아 버린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끝이 너무 허무하다고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저도 결말은 영화처럼 멋지게 거짓글이라도 쓸수 있었겠지만

그냥 사실 그대로의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냥 가볍게 시작해 보려 했던글이 정신 없이 쓰다보니 이렇게 길어져 버렸네요..

끝까지 읽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