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 (60)

새끼손가락2003.03.26
조회572

'할매 해장국?!'

 

"내가 예전에 자주 찾았던 곳인데... 보기와는 다르게 맛이 끝내줘. 국물이 일품이야. 그리

 

고 이집 할매 솜씨가 좋아서 깍두기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엄청 맛있어."

 

맛에 있어선 자신 있다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어깨에 힘을 주며 동석이 말했다.

 

'이 동네에 이런 곳도 있었네...'

 

줄지어 있는 횟집에 한식당들... 골목 전체가 식당가였다. 신사동이란 이름에 맞게 간판이나

 

실내 안에 모습도 거의 다 깔끔한 수준급들이었다. 하지만 오직 한 곳 자신들이 서 있는 이

 

집만은 간판 이름에 걸맞게 그 곳에 역사라도 말해주듯 다른 곳에 비해 좀 아니 너무 허름해

 

보였다.

 

'하.. 밥 먹기도 전에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데... 왠지 이곳을 보고 있으니깐 바퀴벌레들의

 

영상이 떠오르는 것 같아... 이러면 안 되는데...'

 

승희는 맛에 있어선 끝내 준다는 동석에 말을 들으면서도 눈에 보이는 모습들로 불안해 지

 

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콩나물 해장국인데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

 

다 아니라면 분명 눈물을 삼키며 먹어야 할 것은 뻔한 일이었고 그 분에 못 이겨 동석에게

 

깍두기 국물이 튀는 일이 없게 하기위해 자신을 억제해야 하는 일 또한 쉽지 않을 거라는 생

 

각이 들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한다면 실수처럼 가장하여 동석에게 깍두기를 집어 던지는

 

일이 벌어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와.. 진짜 맛있다. 정말 국물이...?! 헤.."

 

승희는 생각했던 보단 훨씬 맛이 좋은 국물 맛에 자신도 모르게 CF의 한 장면을 그대로 보

 

일 뻔 했다. 하지만 왠지 두 사람에 비해 자신만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

 

쳤고 겸연쩍은 웃음으로 때워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끝... 내줘요..."

 

가끔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동석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섰다. 그 CF의 모델마냥.. 솔직

 

히 그 모델은 예쁘장한 미모에 살짝 감은 모습이 상큼해 보이기라도 하지 그런데 동석은 눈

 

가에 주름이 잡힐 대로 잡힐 만큼 눈을 감았다 뜨면서 자기 딴엔 귀엽게 보여 본다고 모델

 

과 같은 미소로 마무리를 지어보였지만 그 모습은 정말이지 끔찍스러웠다.

 

'에휴 저 나이에 저 얼굴로 저러고 싶을까 도대체가 동석이 오빠는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걸까

 

... 흣 그래도 밉지가 않으니... 좋아, 좋아... 동석이 오빠도 봐 준다. 흐흐흐'

 

"흣.. 네 정말 끝.. 내줘요..."

 

승희는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동석에 천진스런 모습에 자신도 똑같이 모델과 같

 

은 표정으로 맞받아 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어이없어 하며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동

 

민. 동민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공통점을 발견했다. 음식 앞에선 둘 다 단순해진다는

 

것을... 그리고 잠시 뒤 승희의 먹는 모습을 보며 한 가지를 더 생각해 냈다. 가식으로 둘러

 

쳐진 여자들의 베일을 벗겨보고 싶다면 뜨거운 음식을 함께 먹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는 것. 뭐 끝까지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곯은 배를 움켜쥐며 침만 꼴깍꼴깍 삼키고 있

 

을 이들도 몇몇 있겠지만... 뜨거운 음식을 호호 부는 모습, 입안에 느껴지는 뜨거움 때문에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 뜨거운 음식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이라는 듯 김이 모락모락 나

 

는 수저를 입에 넣고는 그 뜨거운 맛에 만족해하는 모습... 그 사람에 모든 것을 알게 하고

 

도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 앞에 있는 승희라는 여자가 그 모든 모습

 

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뜨거움을 약간 식히기 위해 입을 모아 불고는 그

 

음식을 입에 넣고 뜨거움에 인상을 잠시 쓰다 만족해함에 눈을 한번 위로 치켰다 내리는 모

 

습으로... 일을 함께 하면서도 그녀의 이런 모습은 별로 본 적이 없던 그에게 있어 지금 그

 

녀의 모습은 커다란 수확이나 다름없었다. 그녀의 성격은 처음 인터넷에서 그가 받았던 그

 

느낌 그대로 털털함이었다.

 

'참.. 내숭이라곤 전혀 찾아볼 구석이 없는 모습이로군... 훗.'

 

동민은 그런 생각으로 살며시 미소 짓고는 동석과 승희 못지않게 음식으로 느껴지는 그대로

 

의 반응을 내 보이며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금 동민의 얼굴에 미소가 띄워졌다.

 

'훗 아무래도 내 눈에 뭐가 씌워도 씌웠나봐 저 모습이 예쁘게만 보이니...'

 

동민은 그 순간 확실히 깨달았다. 자신에게 느껴지는 지금의 모든 것들이 말로만 듣던 사랑

 

이라는 것을...

 

 

 

"음.. 밥도 먹고 시간도 널널하고 우리 어디 가까운 바에 가서 칵테일이나 한잔씩 할까? 오

 

랜만에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인데 그냥 들어가기는 좀 뭐하지 않겠어? 어때? 괜찮

 

지?!"

 

동민과 승희 둘 다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에 반면 운전을 해야 하는 동석으로

 

서는 바에 간다고 해도 알코올이 들어있는 칵테일은 입에 대지도 못할 것이라는 것 때문

 

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둘 다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런 두 사람에 생각을 읽었는지

 

동석이 다시 말을 꺼냈다.

 

"괜찮아. 난 그냥 무알코올 칵테일로 마시면 돼. 어때 괜찮지? 그럼 내가 아는 곳으로 간

 

다."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차를 출발 시키는 동석. 그런 동석을 보며 동민과 승희는 같은 생

 

각을 했다. 눈치에선 둔한 놈이, 사람이 오늘은 웬 일이래... 그렇게 해서 동민과 승희는 동

 

석이 이끄는 바에 도착했다. 그곳 역시 바라는 명칭에 걸맞게 안은 어두침침했고 왠지 자신

 

도 모르고 있는 내면속의 고독을 자아 낼만큼의 그런 분위기였다.

 

'허.. 참.. 이런 분위기에서 술이 들어갈까 과연?!'

 

이렇다할 연애 한번 해보지 못했던 승희로서는 바라는 곳에 올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곳

 

에 분위기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뭐 마실래? 음 동민이 너는 항상 마시던 걸로 마실 거지? 이름이 침대.. 속으론가?!"

 

'아니!'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동석이 먼저 말을 해 버렸다. 동민의 얼굴에서 열기가 느껴

 

졌다. 다행히도 그곳은 어두웠기 때문에 눈에 띄지는 않았다. 동민은 침대 속으로라는 칵테

 

일을 즐겨 마셨다. 알코올 도수도 다른 칵테일에 비해 높았고 맛과 향 또한 달지도 진하지

 

도 않았기 때문에 그 칵테일을 선호했다. 하지만 이름 그대로 야시시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

 

에 승희가 있는 지금 만큼은 다른 걸로 시켜려고 했었다.

 

'으... 이 자식!'

 

동민은 화를 억누르며 힘주어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런데 그 화도 가라않히기도 전...

 

'으... 김 동석...!!!'

 

동민의 주먹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눈치 없는 동석이 동민의 속내도 모르며 한 술 더

 

떴기 때문이었다.

 

"이 자식은 생긴 거에 맞지 않게 이런 야시시한 이름에 칵테일을 좋아한단 말이야..."

 

아마도 거기서 한마디만 더 했더라면 동민의 주먹은 동석의 얼굴에 꽂혀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상이 의심스럽다느니 아니면 알다가도 모를 놈이라느니 뭐 그런 한마디... 승희는 메뉴판

 

을 들려다보느라고 동석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메뉴판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칵테일에

 

이름들이 무수히 적혀 있었기 때문에 어떤 것을 골라야 제대로 골랐다 하는 말을 들을 수 있

 

을 것인지 하는 생각으로 신경은 온통 메투판에 쏠려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도 잠시 메뉴

 

판 한 곳에 그녀의 시선이 멈춰졌다. 다른 칵테일은 이름만이 적혀 있었는데 이 칵테일은 사

 

진과 함께였다. 투명한 유리잔에 약간 붉은 색을 띠고 있는 액체 그리고 작은 우산과 레몬,

 

체리로 장식이 되어있는 것이 왠지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음 보기에 맛있게 보이는데... 과연 어떤 맛일까? 좋아 이걸로 하자.'

 

"전 섹스 온 더 비치(SEX ON THE BEACH)로 할래요."

 

승희는 메뉴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아무 생각 없이 눈에 들어오는 이름 그대로를 읽어서 말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무런 대꾸도 들려오지 않았다. 승희는 자신이 뭘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으로 고개들 들어보았다. 자신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동민과 동석이 바라보

 

있었다.

 

'왜들 저러지?!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승희는 다시금 메뉴판으로 눈을 돌리곤 자신이 고른 칵테일을 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그 칵

 

테일에 이름을 다시금 읽어보았다.

 

'섹... 스 온 더 비치?! 헉..'

 

동민과 동석 둘 다 승희의 말을 듣고는 왠지 모르게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동

 

민은 더 했다. 침대 속으로나 섹스 온 더 비치나 거기서 거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

 

었다.

 

 

 

 

 

----------------------------------------------------------------------------------

 

 

 

 

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 (60)안녕하셨는지요... 오늘도 일찍 서둘렀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면서

전 이만 물러감다. 그럼... 아차! 잊을 뻔 했네요. 언제나

말없이 제게 힘을 주시는 분들 (따뜻하게 말해 주시는 분들도)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