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현실이라는 말...

걱정녀2006.11.21
조회2,412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저같은 고민하시는 분도 참 많구요.

인생선배님들의 조언 듣고 싶어 글 씁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만난지 1년쯤  되었구요, .

얼마전 남자친구 집에 찾아갔습니다. .

전 당장 결혼할 거란 생각은 없었지만, 남친집에서 인사를 하러 오라는 말씀이 몇차례있었고

인사드리는것이 예의에도 맞다고 생각했기에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남자친구가 사귀고 나서 몇개월이 지나고, 자기집이 형편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힘든 얘기를 솔직히 꺼내 준 남친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 정말 인정하고 속내까지 말한다고 느꼈습니다.

또 한편으론 그래도 둘만 열심히 하면 남들 만큼은 잘 수 있다는 자신도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산 청년이라고 오히려 더 대견해 하고 믿음을 가지 신 듯 보였습니다. 

 

 남자친구는 능력이 꽤 좋은 편입니다. 명문대 졸업을 해서 회계사로 법인에서 일하고 있고,

저도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어서 둘이 벌면, 무일푼으로 시작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에... 나름 미래에 대한 계획을 했었죠.

 

남친집에 인사를 드리러 처음갔을때.....

정말 긴장도 많이 하고, 그런 자리는 또 처음이라 소화도 안되고... 참 그랬었습니다.

부모님을 처음 본 순간 자식 키우느라 수고가 많으셨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들에 대한 기대가 엄청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말 안해도 느낌이란게 있지 않습니까>.< 결혼해서 많이 챙겨드리고 해야겠다는....느낌...

거기까지는 각오가 되었지요.

부모가 살기 쉽지 않으면 챙겨드리는건 좋든 싫든 어쩔 수 없는 도리니까...

 

그런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좋은 선자리가 많았는데, 그 자리 다 마다하고 아들이 나를 택했다고 하더군요.

그 선자리도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하시고요.

순간 머리속에서 만가지 생각들이 다 들더군요.

저렇게 말씀하시는게 내가 부족하다는 뜻인가....

정말...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님의 말씀을....

 

나중에 남친과 그것때문에 싸웠는데...

그건, 그만큼 아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너를 그만큼 좋아한다는 뜻이랍니다.

잘난 아들... 아깝고,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또...혼자만 아는 이기적인 며느리는 싫다십니다.

처음본 저에게... 그리고는 생활비로 매달 100만원정도의 돈을 보내라고 하시더군요.

 

남친은 어머니가 저렇게 말씀하셔도 정이 많다고 하시고

남친 누나도 뒷끝 없는 분이시니 너무 걱정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말만으로도 부담되고

힘든 관계인데... 이런 얘기까지 듣고서 어떻게 걱정이 안될수 있겠어요...

 

참 예민한 문제입니다.

남자친구의 입장 충분히 이해도 되었지만,

솔직히 정말 남친 집 처음가서 그런 얘기 듣고 오는 여자 잘 없지 싶습니다...

며칠을 울고, 고민 많이했습니다.

남친과 이런 얘길 꺼내기도 부담스러웠구요.

그래도 이런 혼란스럽고 억울한 기분을 풀고자 남친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결혼 후에 당장 보낼꺼냐고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히려 결혼도 하기전에 돈에 제가 너무 예민하다고...

저를 탓하더군요.... 일순간 전 진짜... 돈만 따지는 여자가 되었구요..

자꾸 이런 걸로 왈가왈부하는 것도 돈으로 괜히 이야기 자꾸 꺼내는 것 같아

이야기하기도 껄끄럽습니다.  결혼할때도 도움하나 없이 집구하고 해야할 것 같은데...

 

저희 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봐 이런 얘긴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잘 갔다 왔고... 잘 해주셨다고...만...

그래도 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언니에게만 슬그머니 얘기를 했습니다.

부모님께 얘기드리지 말라고 하고...

언니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초면에 결혼할지도 안할지도 모르는

저에게 그런 얘기 다 하신다는게 시어머니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고

제가 그런  집안에 시집가서 잘 견디고 살겠냐고... 너무너무 걱정하더라구요.

자꾸 전화해서 남친하고 잘 상의해서 대화를 해보라고 하고,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고....ㅜㅜ

그래도 남친과 대화를 시도해봤자 늘 달라지는 건 없구요....

남친은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님은 정말 힘들어지신다고만 합니다....

서로 골만 깊어지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목소리듣고, 얼굴보면 눈물이 나네요.... 헤어지려고 해도...

자꾸 웃는 얼굴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다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고, 걱정하는 모습보면.... 자꾸 맘이 그러네요...

 

설령 그렇게 하더라도 처음 본 저한테 그렇게 말씀 안하셨더라면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멋도 모르고 그냥 결혼했더라면... 그냥 그랬으면.. 차라리 나았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걱정없이 그사람만 보고 시작하고 싶은데.....

자꾸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