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고맙다윤영아2006.11.23
조회65,291

내나이 28살

고졸출신에 3년정도 공부해서

정말 운좋게 경찰시험에 합격하고 이제막 순경을 하고있는 초보순경입니다.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저에게는 저25살되는 봄에 만난 3년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보다 3살어린 귀여운 여자친구지요.

군대제대를하고 휴대폰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으로온 여자분을 휴대폰을 이용해 번호를 따는데 성공한 셈이지요..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제여자친구는 참 어리고 철이없어보였습니다

외동딸이라 저를 참 잘따랐고 직업이 보육교사라서 그런지

팬시점가는걸 제일좋아하고 이쁜볼펜,수첩,스티커에 열광했었죠..;;

500원짜리 스티커몇장 사주면 세상을 다가진듯 하루종일 싱글싱글 웃었습니다. 

그리곤 내 폰에 스티커 붙인다고 1시간동안 혼자 말없이 잘노는....;;;

 

 

그리고 저는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아버지와 남동생 저 이렇게 3명이서 살고있습니다.

저보다 3살어린 제동생은 뇌기능 장애를 앓고있는 장애인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자폐증으로 알려져있죠.

언어기능저하로 말도 제대로 못하고

6살정도의 꼬마아이같습니다.

보통 자폐아보다 낯도 잘안가리고 너무나도 밝은성격<?>이라 저랑은 잘놀기도했죠.

집에서는 늠름한 형노릇도하고 같이 놀아주고 챙겨주고했지만

그런 동생이 얼마나 부끄럽고 싫은지 어릴때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몇몇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절대 집에 데려온적이 없었습니다.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물론 여자친구도 그런 제 사정을 몰랐었죠.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아버지와 동생이랑 저랑사는것만 말했을뿐

더이상 동생까지 장애인이라고하면 혹시나 내연애에 방해가 될까봐 철저하게 숨겨왔습니다.

 

 

 

그러던 두달전쯤이었습니다.

집에있었는데 여자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김치가 다떨어져서 조만간 사러가야겠다고 말을한적이 있었는데

그걸 언제또 기억을 했는지..저를 깜짝 놀래켜줄려고

김치를 들고 동네에왔다고 집이어딘지 모르니 데리러나오라더군요.

내심 고맙긴 했지만,

집에데리러오면 동생을 보게될텐데..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김치만 받고 그냥 돌려보낼수는 없고.. 고민고민하다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집에들어왔습니다

 

 

 

동생몰래 여자친구를 내방에 데리고와서 티비를 보고있는데

제발 동생이 얌전히 있어줬으면..제발내방에안왔으면 하는바램은

몇분되지않아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상한 말소리를 내면서 내방문을 휙~열었고

내방에들어와 방바닥에서 수영하는 흉내를 내더군요..

내여자친구 얼굴을보니 조금 당황한표정이 눈에보였습니다.

어찌할바를 모르고있는데 여자친구가 생각보다 밝은 목소리로 묻더군요..

" 오빠 동생이야? "

" 어.. "

" 아~ 이제서야보네~ 나랑동갑이랬지? "

" 어... "

당황한 저도 가만히 대답을 하니 여자친구가 제동생에게 말을 걸더라구요

" 안녕하세요~ 우리동갑인데~ 으히히히 " (제여자친구 특유의 웃음소리)

제동생이 대답할리가 있겠나요.

계속 수영하는흉내내다가 냅다 일어나더니

여자친구손에있던 과자봉지에 손을넣고 과자를 한손에 가득쥐고 먹더군요..

여자친구는 아무말없이 웃기만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그렇게 잠시있다가 여자친구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집으로 갔지요.

괜히 이런이유로 날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을했지만

그뒤로 여자친구는 제동생에대해 더이상 묻지도않았고

평소처럼 그렇게 행동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지나 바로 3일전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왜그리도 바쁜지 일을마치고 집에갈려고 지구대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쪽에서 여자친구가 보였어요.

그런데 깜짝놀라고말았습니다.

여자친구 옆에는 제동생이 있었습니다.

" 여기서머해? 어떻게된거냐? "

" 오빠~ 나 오빠동생이랑 친구먹었어~ 으히히히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

 

 

 

내막은 그러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월급날이었답니다.

그런데 저는 늦게 일이 끝나니 그냥 집에갈까하는데 갑자기 제동생이 생각났다고하네요.

그래서 저희집에가서 동생을 불러내서

문구점가서 구경하다가 동생한테는 야광스티커를 사주고

자기는 인형달린 볼펜하나 사고

둘이 피자사먹으러갔다가 피자2조각이 남아서 저를 줄려고 포장해왔다는겁니다.

" 우리끼리 먹을려니 피자가 목에서 넘어가야말이지~ "

남은피자를 꺼내더니 제입에 물려주는데

그순간 어려보이고 철없어 보이기만했던 여자친구가 얼마나 이쁘고 고맙던지

저는 아무말못하고 지구대앞 밖에서 꾸역꾸역 피자2조각을 해치웠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피자중에서 제일맛있는 피자였습니다..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보잘것없는 저를 사랑해주고  

불편한 제동생을 자신의 친구라고 말하는 제여자친구..

평생사랑해주고싶고 꼭 결혼하고 싶은여자입니다.

외동딸이라 여자친구집에서 저같은놈한테 귀한딸 쉽게 안주시겠지만

이렇게 이쁘고착한 여자를 데리고 올려면

어떤한일도 감수하고 더노력하는 순경..아니..경찰이 되어야겠지요?

어릴때부터 나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놈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저는 어느누구보다 복받은 놈이었습니다.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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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되면 보통 후기글 쓰던데 저도 따라해봅니다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하...다들 좋은말들 너무 고맙습니다!!

어제는 유난히 많은 취객들과 한판씨름하고..

야간근무끝나서야 집에와서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나 네이트톡에 너이야기썼는데 톡됐다? 그러니깐......

..............................................................................."톡이머야?" ....;;;;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

제여자친구가 톡을 모르나봅니다..;;

여자친구 근무끝나고 집에가면 톡주소 가르쳐줘야겠습니다..

지금 점심시간이 훌쩍지났는데 톡이되었다는 설레임에 잠이안오네요

아무튼 다들 좋은말들 정말 감사하구요.

그만큼 더 자랑스러운 순경이 될수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정말 복받은 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