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나기도 했지만, 주운 지갑을 돌려드렸습니다.

감기조심하세요2006.11.24
조회56,489

오늘의 톡이 되었네요; 처음 글 올린건데.. 좀 놀랐습니다 ^^;

이렇게까지 칭찬받을 행동은 아니었는데...

 

달아주신 리플들 하나하나 잘 읽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재혼하신건 아버지 자신보단 절 위해서 하신거였습니다.

새어머니께서도 저한테 잘 해주시려고 노력하시구요.

다만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오던 사람과 갑자기 가족이 된게 조금 어색한것 뿐이랍니다.

 

어떤분의 말씀대로 제 개인적인 이야기는 적을필요가 없었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이런곳에 또 글을 올릴 기회가 있다면 꼭 참고할게요 ^^

 

제 분에 넘치게 받은 칭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마음 곱게 쓰면서 살겠습니다.

제 글 읽고 관심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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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스무살의 여대생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엄격하지만 자상하신, 이른바 전형적인 한국의 아버지 이십니다.

덕분에 전 남부끄럽지 않은 가정교육을 받았고 그걸 실천한다고 자부하며 살고있습니다.

 

전 천성도 좀 고지식하게 타고나서 유치원때 배웠던걸 지금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약속시간 10분전에 약속장소에 도착하기

무단횡단 하지 않기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주운 물건 주인찾아주기

뭐 이런것처럼 대단한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일들이요...^^

 

그런데 어제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길에 아파트 단지에서 땅에 떨어져있던 지갑을 주웠습니다.

열어보니 운전면허증이 있는데 기재되어있는 주소가 굉장히 먼 곳이더라구요.

(어딘지 구체적으로는 생각이 안나지만 아예 도가 달랐습니다)

일단은 지갑을 가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뭔가 주소를 알만한게 없나해서 뒤적이니 당연히 돈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집안이 넉넉한 편이라 돈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남의 물건에 탐을 안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이래저래 돈이 나갈 일이 많아서 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고2 겨울방학때 부터 약 1년 6개월 가량 투병을 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올 9월에 아버지께서 재혼을 하셔서

병원비와 장례비용, 그리고 아버지의 결혼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거기다 이사도 해야했고 부모님께서 쓰실 가구도 새로 장만해야 했으니까요.

 

돈의 쓰임새를 알기 시작했던 무렵부터 저금했던 통장을 아버지께 드리고

아버지께서 재혼을 하심과 동시에 전 다시 통장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놀고싶은거 참고 입고싶은것도 참고 했더니 돈이 모이긴 모이더군요.

그런데 한번 돈에 욕심을 품으니 남의 것에 대한 욕심도 생겼나 봅니다.

 

지갑엔 돈이 2,30만원 가량 들어있었습니다.

아예 적을 액수였다면 '내가 돈 몇푼에 양심을 팔아야하나.' 하고 고민없이 돌려드렸을테고

더 많은 액수였다면 겁이나서 욕심을 못 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고민이 되더군요...

 

운전면허증을 뒤집어보니 이사하신 주소가 써있었는데 같은 단지내에 살고계신 분이었습니다.

결국 그 주소로 지갑을 돌려드리러 갔는데 집에 아무도 안계셔서 연락처와 함께 쪽지를 남겨뒀죠.

 

조금뒤에 전화가 걸려와서 나갔더니 젊은 아주머니께서 아이들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정말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었는데 지갑을 찾으러 한참 돌아다녔는지 코가 새빨갛게 얼었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돌려드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집에 들어왔는데 조금뒤에 아주머니께서 사과 한봉지를 들고 집에 찾아오셨습니다.

감사히 받고 한알을 깎아 먹었는데 정말 맛있는 꿀사과 ^^

슬쩍 가지려는 마음을 갖기도 했었는데 감사표시로 사과까지 사다주시다니...

제가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물질에 대한 욕심에 넘어가지 않아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그냥..대화하고 그러고 싶었는데

새어머니께 말씀드리기엔 좀 그렇네요...ㅎㅎ

사실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새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받아들이질 못해서요.

 

서두없이 주절주절 늘어놓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뭐.. 딱히 뭔가 주제를 가지고 말하고 싶었던건 아닙니다.

그냥 오늘따라 뭐든 말을 하고 싶었어요 ㅋㅋ;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욕심이 나기도 했지만, 주운 지갑을 돌려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