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 학교에서 퇴출당하다.

폭행몬스터2006.07.14
조회3,826

"대학통폐합 과정 진행中

 

∴ 너의 재입학을 불허한다."

 

많은 분들이 '대학통폐합'에 대한 이야기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지방캠퍼스와 본교의 통합, 혹은 주/야간이 합쳐진다던가

여러 개의 과가 합쳐진다던가...

 

이러한 경우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수능점수와 사회적 인지도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득"을 얻게 되는 분들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사실 "득"을 얻게 되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들 들으셨을 거에요.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억울하고도 황당한 피해를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군대를 제대하고 1년동안 나름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동생 녀석이 있습니다. 엊그저께 술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이 녀석이 겪게 된 억울한 사정입니다.

 

 

군대를 가기 전에 집안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2학기 때의 등록금을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사립대학교의 입장에서는

"돈줄"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제적" 처리를 해버렸죠.

 

학칙상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대부분 1학년때 휴학이 힘들죠.

집안 사정상 등록금을 내지 못한다고 해도 학교측에는 이러한 사정이

먹혀 들어가지를 않았으니... 게다가 1학년 철부지 시절인지라

"앞으로 내가 대학을 다닐 수 있을까..."라는 확신이 없어

등록금 마련을 일찍 포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었으니 당연히... 군입대를 결심!

컴퓨터 업체에서 일을 하며 1년 정도의 시간을 보냈죠.

자기가 군대에 가고 없는 동안 가정을 꾸릴 생활비 마련을 위해...

 

그리고 입대를 했습니다.

 

2년 남짓한 시간이 흐르고 제대를 했죠.

 

군대 가기전의 사회생활, 그리고 군대에서의 경험을 통해

대학에서 더욱 많은 경험을 쌓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답니다.

그래서 등록금을 마련하여 재입학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시금 1년동안 열심히 일을 해서 등록금을 벌었답니다.

 

자, 이렇게 해서 그 청년이 제적을 당한 후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죠?

그 친구는 당당히 올해 2월에 재입학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어이없고 황당한 소식에 어깨를 늘어뜨리고

교문을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답니다.

 

"현재 진행중인 대학통폐합 작업으로

 

인해 올해부터는 재입학을 불허"

 

한다는...황당한 소식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통폐합이란 곧 '구조조정'작업이라고 하더군요. 교육부에서 통폐합을 하는 학교들에

제공하는 "혜택"들의 조건이 바로 "인원 감축"이라고 합니다.

성공적으로 통폐합을 완수하게 되면 얻게 되는건 당연히 교육부로부터 제공되는

"돈"이죠.

 

이 동생이 다녔던 학교는 전문대인데, 4년제 대학과 합쳐지게 되면서 이와 같은

지침이 내려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러한 소식(통폐합) 자체는 현재 언론에 대외적으로

알려진게 아니므로 직접적으로 학교명을 거론할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IP 추적 당해서 빵갔다 오기 싫습니다. )

 

- 힌트 :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의 이름이 같다.

    4년제 통폐합과 함께 국립대로 바뀐다.(당연한 거겠죠.)

    캠퍼스가 이전한다.

 

그리고 학칙을 살펴보면 제적을 당한 학생의 재입학 여부의 판단은 객관적인 내규로

정해지는게 아니라 학교장 재량에 따른다고 되어 있답니다.

(학교장인가? 불확실...아무튼 비슷한 의미)

 

고로 해당 학교에서 "재입학을 불허"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는

상태인거지요.

 

뭐...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정도 학교의 입장...도 옳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직 해당 학교간의 통폐합이

성사된 것도 아니고 현재 내부적으로(비공개) 처리되는 상황인데도 단지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학생을 희생시켰다는 점입니다.

아직 통폐합 성사 여부도 100% 알 수가 없는 거랍니다. 아니, 재입학을 해봤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한다고...

 

결국 대학 등록금을 위해 벌었던 그 돈을 학문 탐구(?)를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재수학원...

 

또다시 수능 준비로 인해 돈버리고 시간버리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러한 돈과 시간을 잃은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거대한 세력간의 이익을 위해 말없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너무나 열심히 살아오던 한 청년의 열정이 사라질까봐...

그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혹여나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되면 부모님께서 안타까워 하시고

죄책감을 느끼실까봐 아무말씀 드리지 않았답니다.

(학원에 가는 줄 모르시고, 학교 다니는 줄로 아시죠.)

 

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 제대 후 1년간 일을 했던 아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는데,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소식 들으면

부모님 가슴 얼마나 찢어지시겠습니까?

 

 

막잔을 기울이며 마지막으로 했던 동생의 말이 기억에 남는군요.

 

"가난한 것은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나한테 많은 기대를 했던 가족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멋지게 대학생활 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그것이 너무 힘들답니다.

 

 

에휴.... 글을 적고 나면 뭔가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슴 한켠이 애려오는군요.

퇴근하는 길에 소주나 한 잔 기울여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