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초월愛 [3]

쵸코쿠키200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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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오후의 햇살을 온 몸으로 느끼며 창턱에 기대앉아 졸고있던 라이먼은 뒷머리가 벽에 부딪힘과  동시에 잠이 확 달아나 버렸다. "아,,, 으~" 귀족적인 얼굴에 짜증이 잔뜩 배어나오고 새까만 밤하늘처럼 검은 눈동자는 무척이나 무료해 보인다.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검술선생인 다크슈가 이틀전 국왕의 부름을 받고 수도에 있는 저 아리엥  성으로 떠났을 때 따라 갔어야 했다. 아니 어쩌면 현 국왕의 아들 리훼이드 킹클리.. 녀석의 그 잘나빠진 얼굴을 보지 않는게 자신의 정신   건강에 더 이로울지도 모르겠다. "삐익~! 닥윈~!! 닥윈드!!" 라이먼은 그 어느선택도 자신에게 만족을 안겨주지 못할 것임을 알기에 지루함과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려  어딘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을 애마 닥윈드를 불렀다. 다각다각. 전력질주를 하고 난 후 닥윈드의 흥분을 잠재우려 느리게 산책하는 이 시간은 말할 수 없이 평온하다. 폐부속 깊이 몰아쉬는 숨은 비록 아릴지언정, 자신의 가슴속 공허함과 쓸쓸함을 채워주기에 반가운  손님일 뿐이다. 푸르르~ 푸르르… "왜. 목이 마르니? 하하. 그렇게 달렸으니 목이 마를만도 하지. 자 가자." 하지만 이미 녀석은 고삐를 틀기도 전에 벌써 호숫가로 향하고 있었다. '훗~! 눈치 하나는 끝내주게 빠르단 말이야.' 저만치 앞으로 형형색색의 꽃과 풀들로 둘러싸인 호수가 보인다. 그리고 크게 들썩거리며 웅크리고 있는 무언가도 보인다. '뭐지..?' 처음엔 작은 짐승인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다가갈수록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알게되었다. '사람이잖아..? 이런… 누가 내 사유지에 겁도 없이..!!' 이 성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이곳 바람의 호숫가 근처에 누군가가 얼씬거린다는걸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쯤은 모두 알것이다. 말을 조금 빠르게 달려 거리를 좁혔다. 호숫가에 다다르자, 화가 더해져 누가 되었든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생각으로 검에 손을 대었다. "넌 누구냐?!" 허나 말이 없다. '감히… 내 말을 흘려넘기다니!' 생각 같아서는 검을 빼어들어 단숨에 베어버리고 싶지만 아직 한번도 실전을 겪어보지 못한  자신으로썬 그것은 대단한 용기를 구하는 일이므로 생각에만 그쳐야했다. "이봐!!" 대신 검 끝으로 눈 앞의 소년을 쿡쿡 찔렀다. 감히 자신의 호수에서 수영이라도 했는지 온몸이 흠뻑 젖어있는 녀석은 머리에 두리뭉실한 무언가를 뒤집어쓰고 등에는 희한한 물건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꽤 아프게 찌르는데도 미동없이 웅크려있던 녀석이 벌떡 일어선 것은… "#$#%$#%%%? $%$^%##!@%&*&#?" 그러더니 알아들을수 없는 말로 무언갈 열심히 중얼거린다. 평소라면 알아들을 수 없는 그 언어가 내 정신을 온전히 사로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평소가 아닌가보다. 아니… 분명 아니다. 눈 앞의 녀석은… 아니 소녀는… 분명… 분명 검은 머리다.  두리뭉실하고 희한한 무언가에 둘러싸여 조금전까지만 해도 알수 없었던 사실이 그녀가 몸을 일으켜 날 마주보고 나서야 드러났다. 양 어깨와 가슴께를 지나 길게 늘어진 머리는 분명… 검은 색이다. '아리… 엘… 인가…? 정녕…?' 여자 치고는 보기 드물게 큰 키… 그리고… 검은 머리…  "#$#%$#%? $%$^%&#?" 내 혼을 쏙 빼놓은 검은 머리의 소녀는 다시 한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 뱉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아니, 쓰러지기전 재빠르게 부축했기에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훗~! 네가 정말 아리엘이라면.. 그렇다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시선을 내려 그녀를 관찰하던 라이먼의 표정은 빠르게 굳어져버렸다. '아냐. 넌.. 아리엘이 아니야. 아리엘은 이렇게… 이렇게…'  무릎위로 짤막한 잿빛의 옷과 그 아래로 주황의 해괴망측한.. 남자라도 절대 입지 않을법한 바지는 달의 정령 아리엘의 취향이 아니다. 그림속의 아리엘은 언제나 순백의 고결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누더기보다 더 형편없는… 난생 처음보는 이런 옷차림의 아리엘은 절대로 상상 할 수조차 없다. '넌… 대체 누구지..?' 라이먼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은 채… 한참동안 말없이 눈 앞의 소녀를 노려보았다. 딱다구리 한마리가 아까부터 머리속을 헤집고 다니며 괴롭히는 중이다. 무거운 눈커플을 억지로 들고는 몸을 일으키는데, 주체할수 없는 메슥거림이 밀려온다. '세상에나… 물에 빠지는건 두번다시 할 짓이 못돼..' "어머나~! 아리엘님! 이제 정신이 좀 드세요? 카린! 어서 라이먼님께 알리거라. 어서!" "네. 오렌님." 잠깐 잠깐 정신이 들었을때 들리던 아리엘이라는 이름…  거대한 방안엔 영화속에나 나오는.. 마치 공주들이나 사용할 법한 어여쁜 가구들과 침대. 그리고 그 위에 내가 있다. 옆에서 걱정스러운듯한 손길로 날 어루만지는 여인은… 오렌이라고 했던가..? 온화한 표정의 아름다운 중년여인이었다. 그녀 역시 금발이었지만 눈동자는 푸른색이다. 이 모든게 꿈이라 생각했었는데,, 아까도 지금도…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그녀의 존재감은 확실한 현실임을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아까의 그 소년 역시 현실일 것이다. "라이먼님. 만약 그녀가 정말로 아리엘님이라면 이건 정말 라이먼님께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이름뿐인 왕 라실드 킹클리를.." "그만! 할아범.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러나..? 말 조심하게." "쿡쿡. 제 걱정이 되시는 겁니까..? 그러지 마세요. 저야 이제 살 만큼 산 노인네 아닙니까.. 그러니.." "할아범… 그런말은 하지마. 할아범마저 날 떠날셈인가…?" 시린눈으로 돌아보며 담담한 듯 얘기하는 라이먼이지만 일루이 노인은 자신이 저 앞의 말보다 더한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휴.. 이제 나도 노망이 들었나..? 저 휑한 가슴을 어찌할꼬…" 똑똑. "라이먼님."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일루이 노인에게 문밖에서 들려온 카린의 목소리는  마치 구세주와도 같았다. '이사람들이 지금..! 뭐.. 뭐 하는거야?' 가뜩이나 낯선 환경, 낯선 인종 때문에 잔뜩 위축되어 있는데 자신을 빙 둘러싸고 뚫어질 듯 바라보는 그들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TV 에선 가끔 봤지만 실제로는 처음 보는 외국인들이다. "아리엘님. 아리엘님이 맞으시지요?" 온 얼굴에 주름투성이인..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따스해 보이시는 깡마른 할아버지가 드디어 말문을 여셨다. "네..? 아 저.. 그러니까 전… 아리엘이 아닌데요..?" 그순간 방안의 공기는 찬물을 끼 얹은듯 순식간에 차디찬 바람으로 변해버렸다. 휘이잉~ 정말이지 바람한 점 불지 않는 이곳에서 찬 바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간듯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누군지는 몰라도 저들이 말하는 그 아리엘이 아니라면 이 침대에 있어서는 아니될 그런 느낌… 기대고 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무릎걸음으로 주섬주섬 기어나왔다. "아리엘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오렌이라 불리웠던 중년여인이 당황한 듯 내 팔을 잡는다. "네? 저기.. 그러니까 전 아리엘이 아니고… 여기에 잘못 와 있는것 같은데요? 그리고 헉!! 제 옷은..  제 옷은 어딨나요? 이건 누가 갈아 입힌거죠?" 모두가 하나같이 날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시선을 둘 곳 없어 아래로 향했더니.. 그야말로 공주들이 입는 요란한 레이스의 하얀 잠옷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누가 갈아 입혔든 무슨 상관이야? 어쨌든 아까 그 누더기 보단 나으니까 요란떨지말고 침대로 들어가! 넌 수치심도 모르니?!" 싸늘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까 긴 장검으로 날 쿡쿡 찌르던 그 녀석이었다. '우쒸~ 수치심은 무슨.. 이 사람들이 애타게 찾는 아리엘이 아닌데도 여기 눌러있는게 더 수치스러운 거다! 그리고 뭐? 누더기..?! 아직 2년도 채 안입은 교복이라구!' "라.. 라이먼님. 아리엘님에게 그 무슨 말씀이세요?" '잘한다~ 아줌마. 역시 아줌마는 마음이 좋아보여요. 근데.. 전 아리엘이 아니라니까요.' "저따위가 무슨 아리엘이야?! 저 입으로도 분명 아리엘이 아니라고 하잖아!! 어느 촌구석에서 올라왔는지 발음도 어눌한게… 에잇~!!" "라이먼님!!" "할아범. 어서 쫓아가 보게." 허허… 나참… 황당하여라. 방금전까지 손가락을 내 얼굴에 휘저어가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녀석은 문을 쾅 닫고 사라져 버렸다. 어른들도 계신데… 예의 없는것.. 그리고 뭐? 촌구석에서 올라와 발음이 어눌해..?  우쒸.. 내가 영어를 이만큼 배우기까지 얼마나 피땀흘려 노력했는지 니가 알기나 해?  남들 다 다니는 학원 한번 안다니고 나 혼자 독학했다고~! 너도 책 줄테니까 2년안에 한글 독학해봐~!!! 이 나쁜놈! "흠. 아리엘님, 라이먼님의 말은 신경쓰지 마세요. 성격이 급하시긴 하지만 절대 나쁜 분은 아니랍니다. 그런데 저…" "네..?" "혹시… 기억을 잃으셨나요..?" "오 아뇨.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제 기억은 멀쩡해요.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전 아리엘이 아니에요." "아직 몸이 온전치 않으신거 같아요. 좀 더 쉬셔야 겠어요." '으.. 으…' 눕지 않으려 버티는 날 내리누르는 힘은 정말이지 엄청났다. "이제 전 나가보겠습니다." 돌아나가려는 오렌의 손을 황급히 잡았다. "부정의 말을 하시려는 거라면 듣지 않겠습니다." "아니. 그게아니고.. 저,, 배가.. 고파요." '으~ 도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말도 안돼.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얘기라구~!!' 뱃속에서는 어서 빨리 음식을 넣어달라 아우성이지만 도무지 눈앞의 진수성찬을 먹을 기분이 아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딱 두가지. 하나는 아주 길고 지루한 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신병자 소굴에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음식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순진해보이는 청록색 눈동자의 카린을 설득해 좌초지정을  들을수 있었다. 얘기 하는 내내 무슨 일급비밀이라도 되는양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재잘거린 내용인 즉슨, 지금은 1706년 이란다. 여기는 바다 한가운데 놓여진 독립된 나라 아리스타 랜드이며, 내가 있는 이 곳은 아리스타 랜드의  왕 라실드 킹클리의 조카 라이먼 킹클리의 성이란다. 그러니까 아까 그 싸가지 없던 금발머리가 주인이라는 얘기지.. 말도 안돼. 새파랗게 젊은놈이 성의 주인이라고..? 아니 이런저런걸 떠나서 아까부터 쉴새없이 오르내리던 아리엘이란 이름은 바로 달의 정령을 일컫는  말이란다.  1706년을 더 많이 거슬러 올라간 아주 먼 옛날 아리스타 랜드가 세워지기도 전, 그때에 실존했던  인물로써 당시 순수한 시골청년이었던 남자와 사랑에 빠졌고 후에 나라를 만들어 자신의 사랑을 왕으로 만든 여인. 또한 실제로 이 나라를 통치했던 여왕이기도 하단다. 달의 정령이자 이 나라의 진정한 여왕이었던 그녀는 형형 색색의 온갖 머리색이 즐비한 이 나라에서 단 하나뿐인 칠흑같이 검은 머리였다고 한다. 인간이었던 왕이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별세하자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남긴채 역사속으로 사라져간 그녀. 그리고 철통수비를 자랑하는 이 성에 나타난.. 어디서 솟아오른지 모를 검은 머리의 나. 이쯤이면 어느정도 감이 잡힐만도 한데,, 도무지 믿을수 없는 얘기는 내 정신을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되는 얘기야.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죄다 아리엘이게..? 아무래도 나 이상한 곳에 말려든것 같아. 무슨… 사이비 종교 집단이나 뭐 그 비슷한 곳일거야. 세상에.. 1706년 이라니… 300년이나 거슬러 올라간 이상한 곳에 내가 떨어졌을리도 없고… 여기서 빠져나가야겠어.' 넓디 넓은 방안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비연은 조심스레 이불을 들추고 창가로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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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 주이자

한주를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 입니다.

그런데 비가 오네요..

전.. 비가 정말로 싫은데 말이에요. 흑흑.. ㅜㅜ

빨리 비가 그쳤으면 좋겠어요.

 

이제 조금 있으면 퇴근 시간이네요~ ㅎㅎ

그래서 기분이 좀 나아졌답니다.

 

 

음.. 제 글이 조금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해주시고 앞으로도 많은 애독 부탁드려요..(__)

우선은 실존하지 않는 제 상상의 나라를 만들었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하나 하나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ㅎㅎ 실은 이 얘기를 하려고 마지막 주네... 비가 싫으네... 주절거렸답니다. ^^)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라며.. 저는 이만 물러가요~ ㅇㅇ/